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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4일에서 18일까지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는 프랑스 영화교육의 요람인 국립영화학교 ‘페미스’의 개교 2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제가 열렸다. 페미스는 프랑스 고유의 교육 시스템인 그랑제콜로 영화와 오디오비주얼 분야의 전문인을 양성하는 국립교육기관이다. 어려운 입학시험과 엄격한 나이 제한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입학생을 선발하는 이 학교는 프랑스에서 영화를 전공하려는 많은 영화학도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20년 동안 600여명의 인력을 양성했으며,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랑수아 오종, 아르노 데스플레생, 노에미 르보브스키, 세드릭 칸 등도 이 학교 출신이다. 페미스는 촬영, 조명, 음향 등 테크닉 분야를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에콜 루이-뤼메에르’(Ecole Louis-Lumiere)와 더불어 프랑스 영화교육을 주도하는 학교이다. 개교 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졸업작품 중 단편영화 20편과 페미스 출신 감독의 대표 장편영화 20편을 상영했다. 상영과 더불어
[파리] 프랑스 영화의 현재와 미래는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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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새로운 공룡이 탄생했다. 세계 최대의 검색 사이트 구글(www.google.com)이 지난 10월9일 세계 최대의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를 합병했다. 구글이 유튜브를 매입하는 데 지불한 가격은 모두 16억5천만달러(약 1조5천억원). 구글의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액수다.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트는 “유튜브는 전세계의 정보를 수집해서 체계화하는 구글의 능력을 크게 보완해줄 것”이라는 말로 합병을 자축했고, 유튜브 창업자인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 역시 “구글의 자본력과 온라인 광고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마침내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인터넷의 두 왕(two Kings)이 뭉쳤다”는 말로 합병의 의의를 밝혔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유튜브를 합병한 구글이 인터넷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구글이 유튜브의 비디오 콘텐츠를 이용하는 수천만명의 소비자를 끌어들인다면, 그들을 통해 벌어들이는 광고 수익 또
“인터넷의 두 왕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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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사상 최대 제작비를 들인 코미디가 탄생할 전망이다. 유니버설픽처스가 제작하는 <에반 올마이티>(2007년 개봉예정)가 순제작비 1억6천만달러, 마케팅 비용 포함해 2억5천만달러의 초대형 블록버스터급 예산으로 완성될 예정이라고 <LA타임스>가 지난 10월9일 보도했다. 순제작비로 쳐도 <에반 올마이티>는 <미션 임파서블3>(1억3500만달러)보다 비싸고 <수퍼맨 리턴즈>(1억8500만달러)에 육박하는 프로젝트다. <에반 올마이티>는 짐 캐리 주연, 톰 섀디악 연출의 <브루스 올마이티>(2003) 속편 격이다. 연출자는 동일하며 주연은 최근 미국 내에서 화제가 된 인디영화 <리틀 미스 선샤인>의 주인공 스티브 카렐이 맡았다.
<에반 올마이티>가 이처럼 고가의 프로젝트가 된 까닭은 줄거리 때문이다. 성서 속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패러디하는 <에반 올마이티>는 전편에
<에반 올마이티>, 세상에서 가장 비싼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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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티브> 특별호, <카이에 뒤 시네마> 특집, 400쪽 분량의 중요한 책 한권, 텔레비전과 파리의 한 극장에서의 회고전 등…. 1970년대 미국영화가 유행이다. 아마도 이 현상은 부시의 두 번째 임기의 보수주의와 일부 할리우드영화의 무기력함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반대로, 1970년대의 위기는 미국 영화사에서 가장 성숙한 영화들을 탄생시켰다. <이지 라이더>(1969)가 거둔 의외의 성공에 이어 스튜디오들의 주류는 반문화와 청년문화의 비주류에 문을 열었다. 할리우드는 코폴라, 스코시즈, 알트먼, 드 팔마, 스필버그, 루카스와 그 밖의 많은 감독들이 만개하는 것을 보게 됐다. 이 시기는 1975년 <죠스>와 함께 쇠락하기 시작했다. 작품의 장점이 어떠했든 간에 영화는 <씨네21> 독자들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새로운 배급방식을 구축했다. 일반 작품이 125~200개 스크린에서 개봉하던 당시, <죠스>
[외신기자클럽] 류승완 감독, 쓸쓸한 얼굴로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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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정치스릴러인가, 무례한 인신공격인가. 2007년 10월 시카고에서 벌어진 부시 대통령의 암살을 다룬 ’가짜’ 다큐멘터리 <대통령의 죽음>이 미국 개봉을 앞두고 예상했던 반대에 부딪혔다. 오는 10월27일 미국 전역 개봉을 앞두고 각각 6300개와 2500개의 스크린을 거느린 리얼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시네마크 USA, 거대 극장 체인 두곳으로부터 개봉 불가 통보를 받은 것이다. 미국 최대 규모의 리얼 엔터테인먼트 그룹 대변인 딕 웨스터링은 “가상의 대통령 암살을 그리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5600개 스크린의 AMC 엔터테인먼트는 개봉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일찍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 논쟁적인 영화를 개봉한 바 있는 배급사 뉴마켓 필름즈의 자문을 맡고 있는 리처드 아바모위츠는 이에 대해 “성급한 판단이다. 이 영화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작품이 아닌 사려 깊은 정치스릴러”라며 100여개의 지역 상영관과 예술영화관을 통
[What's Up] 선거 전에 개봉해야 흥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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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화면에 잠시 등장한 현수막 하나가 법적 소송까지 일으켰다. 한국토지공사는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한 장면에 등장하는 현수막의 내용이 자사의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내용으로 지난 10월11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영화의 제작사 상상필름과 배급사 프라임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남자주인공에게 살해된 파출부의 어머니가 사는 달동네를 묘사하는 장면에서 ‘때려잡자 토지공사 각성하라’고 쓰인 현수막이 정지화면으로 4∼5초간 노출돼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월곡동 재개발 지역에서 촬영했다는데 당시 토공은 월곡동 재개발 지역에서 사업을 하지 않았으므로 현수막은 영화사가 의도적으로 설치한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토공의 홍보팀 유재영 대리는 “끼치는 악영향이 분명히 있다. 이미 상영된 영화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2차 저작물에서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한 것”이라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사단
[충무로는 통화중] 현수막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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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인권센터가 ‘서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하 평통사)의 평화영화제 개최를 허락했다가 평택 관련 영화가 포함된 사실을 알고 급작스럽게 불허를 통보했다. 문제의 영상물은 정일건 감독의 다큐멘터리 <대추리 전쟁>. 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한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고통을 포착한 <대추리 전쟁>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하다. 평통사는 10월26일부터 4일간 열릴 영화제를 준비하던 중 지난 6월 인권보호센터에서 인권영화제가 열린 사실을 접했다. 8월 말부터 담당자를 만났고 공문과 추천서를 발송한 뒤 서너 차례에 걸쳐 허락을 받아냈다. 그러나 9월28일 인권센터는 갑자기 장소 사용을 불허한다는 공문을 팩스로 발송했다. 담당자는 허락 사실 자체를 부인했고 센터책임자 센터장은 “평택 이야기를 다룬 영상물이 부담스럽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 중단을 위해 활동한 평통사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후 평통사는 인권센터에 약속을 지킬 것을 수차 요구했으나 센터쪽
인권보호, 말로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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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시즌을 겨냥해 개봉한 <그루지2>가 1위로 데뷔했다. 일본공포영화 <주온>을 리메이크한 <그루지>의 속편으로, <주온>과 <그루지>를 연출한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의 개봉성적은 2200만 달러. 지난 주 정상이었던 <디파티드>를 2위로 밀려났다. 전편이 <주온>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른 영어판 <주온>이라면 2편은 리메이크면서도 <그루지2>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더 링>에 출연한 바 있는 앰버 탬블린이 출연하며 전편의 주인공이었던 사라 미셸 겔러는 카메오로 영화의 초반에 등장한다.
한편, 지난 주 1위를 거머쥐며 스코시즈 감독에게 최고 개봉성적의 영광을 안겨줬던 <디파티드>는 1867만 달러로 2위로 내려섰다. <디파티드>의 개봉 2주차 누적흥행성적은 5660만 달러이고 스코시즈 감독 최고개봉성적에 이어 최고흥
공포영화 <그루지2>, 1위로 할로윈 시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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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김영호 촬영감독님이 릴레이에 참여하셨을 때 예감했다. (웃음) 나를 추천한 양우상 조명감독님이랑 셋이서 <안녕, 형아> 찍을 때 붙어다녔으니까. 꼭 그런 인연의 결과가 아니더라도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 <안녕, 형아> 찍고 난 다음부터는 아무래도 아픈 아이들에게 좀더 눈길이 가는 게 사실이고, 또 요즘 친구 덕에 외국인 노동자에도 관심을 조금씩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을 적극적으로 준비하시는 분들이 더 긴요한 곳에 내 작은 성의를 전달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다음 주자로는 김대승 감독을 추천한다. 학교 다닐 때부터 좋아하는 형이었다. 엊그제 잠깐 만났을 때 말하려다가 때를 놓쳤다. 좋은 일이니 기꺼이 받아주실 거다.”
[만원 릴레이] 임태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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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봐도 제일 재밌는 게 영화인 것 같다며 인생의 진로를 결정할 무렵 현재 서울아트시네마의 전신인 문화학교 서울에 들어갔다. 폭식증에 걸린 환자처럼 세계 영화사의 정전을 섭렵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던 그곳에서의 시간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은인이자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이다. 학생이건 영화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건 좋은 영화를 보는 것이 가장 좋은 유희며 공부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시네마테크를 후원하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 자신을 후원하는 일이다. 영화를 보고 나와 기쁨에 겨워 낙원상가 4층 옥상에 대자로 누워 하늘을 껴안고 싶을 만큼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을 갖는 일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후원 방법은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이다. 영화 보는 것 외에 미천하지만 나의 후원내역은 번역과 언제든 데려다 쓸 수 있는 노동력 제공이지만 후원금, 자료기증, 강의 등의 방법도 있다.”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릴레이] 손소영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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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막이 올랐다.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12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개막식을 열고 9일간의 항해에 들어갔다. 오후 6시경 역대 부산국제영화제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대형 화면을 통해 보여지면서 고조되기 시작한 분위기는, 6시30분경 국내외 게스트들이 레드 카펫을 통해 입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개막작 <가을로>의 김대승 감독을 비롯해 임권택, 박중훈, 이준기, 유지태, 김지수, 이병헌, 정우성, 유덕화 등 국내외의 화려한 게스트들이 차례로 입장하자 객석은 환호의 물결을 이뤘다.
본격적인 개막식은 7시30분경 사회를 맡은 안성기, 문근영이 무대에 오르면서 시작됐다. “부산영화제는 이제 세계적인 영화제가 됐다”며 인사말을 연 허남식 조직위원장은 “아시아의 영화 발전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갖고 나아갈 것”이라며 개막을 선언했고, 뉴커런츠 부문의 심사위원장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스트반 자보 감독은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나는 행복한 날들이 되길 기원한다
부산, 영화와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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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스틸 라이프>로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지아장커 감독이 2004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전작 <세계>의 개봉을 맞춰 한국을 방문했다. 베니스수상 이후 홍콩영화제 등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지아장커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기 위해 방한한 뒤 지난 10월13일 오후 7시20분 필름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하전영 출신으로 <소무> <플랫폼> <임소요> 등 급격하게 자본주의로 이행중인 중국 내부의 문제를 다뤘던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영화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의 다섯 번째 장편 <세계>는 북경에 위치한 ‘세계’라는 이름의 공원을 무대로 시골에서 상경한 두 남녀의 관계를 그리는 영화로 대도시를 살아가는 현재 중국 젊은이들의 일상을 플래시애니메이션 등을 동원해 표현한 영화. 현재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들은 모두 “다 날아다니는 영화(웃음)”라고 말한 지
<세계>로 한국 방문한 지아장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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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이었다. 영화팀으로 인사발령이 난 뒤 처음으로 언론시사회에 갔다. 난생처음 영화를 보는 사람처럼 떨리는 가슴을 가누며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영화팀 선배가 대뜸 이런 질문을 던졌다. “네 인생의 영화는 뭐니?” 머릿속이 멍해지고 말문이 막혔다. 돌이켜 보니 나한테는 ‘내 인생의 영화’는 물론, ‘내 인생의 무엇’이라고 할 만한 그 ‘무엇’이 없었다.
그 뒤로 1년 반, 아니 탯줄을 끊은 지 30년 만에 드디어, 얼마 전 ‘내 인생의 영화’를 영접했다.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다. 누구는 “좋은 영화긴 하지만 걸작은 아니지 않으냐”며 깔깔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수많은 걸작들 속에서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어떤 것이 그 속에 있었으니, 〈라디오 스타〉는 내 인생의 영화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이렇게 말했단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독자가 결코 자신에게서 경험하지 못했을 무엇인가를 분별해낼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기구일 뿐이다. 따
[팝콘&콜라] 내 인생의 영화 <라디오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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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를 보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로 멕시코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뒤 한국에서 그대로 일어날 것이다.”
알프레도 구롤라 멕시코 영화감독노조 위원장은 14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멕시코의 사례를 들며, 한·미 FTA 체결과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FTA와 문화다양성 협약 그리고 스크린쿼터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멕시코는 1994년 나프타에 가입했다. 멕시코 영화인들은 다국적 독점기업의 손에 영화산업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영화를 협정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친미성향 관료들은 3천년 이상 지속된 멕시코문화처럼 멕시코 영화산업도 자유무역을 견뎌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한국영화 경쟁력’을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멕시코 정부도 ‘멕시코영화 경쟁력’을 주장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지금 멕시코 영화산업은 처절하게 파괴됐
구롤라 멕시코 영화감독 노조위원장 한국에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