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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시절 정보경찰이 정부에 비판적인 영화를 문제 삼고, ‘좌파가 장악한 영화계’를 우려하는 등 영화계 동향을 전방위로 사찰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6월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문건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의 범죄일람표’를 살펴보면 정보경찰은 “좌파들이 장악한 영화계에 맞서기 위해서는 ‘종북 척결’, ‘안보’ 등 다양한 소재의 영화를 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2년 6월 22일 작성된 문건 ‘사회 비판적 영화 증가, 안보 등 소재 다양화 필요’에 따르면 “<연평해전> 외에 남북분단 상황과 안보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을 독려하고,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2012) 등 진보 성향에 대한 평론가들의 칼럼 등을 통해 영화 접근 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 자세를 당부”하며 “관련 정부 부처에서도 영화의 왜곡된 정보 전달에는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청와대에 제언했다
정보경찰이 <변호인> 주시하며 ‘좌파 영화계’의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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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국 장르영화는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의 단골 품목이 됐다.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5)과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2008)가 초청된 이후 창감독의 <표적>(2014)부터 홍원찬 감독의 <오피스>(2015),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6),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정병길 감독의 <악녀>(2017), 윤종빈 감독의 <공작>(2018)을 거쳐 올해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에 이르기까지 2편이 함께 초청됐던 2017년을 포함해 6년 연속으로 한국 장르영화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을 장식했다. <오피스> <부산행> <공작>을 제외하고는 <달콤한 인생>부터 <악인전>까지 이른바 ‘한국형 누아르’ 혹은 ‘조폭영화’라 부를 수 있는데, 어쨌거나 그들 영화가 한국 내에서의 비평적
[주성철 편집장] 조폭영화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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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길
조성희 감독의 신작 <승리호>(배급 메리크리스마스)가 캐스팅을 마치고 7월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 <승리호>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 대작이다. 승리호의 파일럿 태호 역에 송중기(왼쪽), 선장 역에 김태리(오른쪽), 살림꾼 타이거 박 역에 진선규가 캐스팅됐다. 유해진은 로봇 역을 맡아 모션 캡처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루이스픽쳐스, 브로콜리픽쳐스
홍의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 <소리도 없이>(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에 유아인, 유재명이 캐스팅됐다. <소리도 없이>는 범죄조직 뒤처리를 하며 살아가는 두 남자에게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오는 7월 크랭크인한다.
수필름, 홍필름
장유정 감독의 신작 <정직한 후보>(배급 NEW)가 6월 15일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을 잘하던 3선 국회의원이 어느 날부터 거짓말을 못하게 되며 일
조성희 감독 <승리호>, 송중기·김태리 캐스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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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영화 복원 사업에 대한 재정을 안정적으로 지원해 자발적인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6월 17일 국회에서 진행된 토론회 ‘한국영화 100년,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주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한국영상자료원·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복원 업체가 자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이 있다면 복원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업체가 늘어나 자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발제자로 참석한 김홍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각국의 필름 아카이브 기관들이 자국의 고전영화와 복원 사업을 알리기 위해 복원한 영화들을 적극적으로 출품하고 있다”며 “한국 고전영화의 복원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2007년 시작된 한국영상자료원의 고전영화 복원 사업은 단숨에 국제 복원 경쟁 레이스에서 선두 그룹으로 올랐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연속으로 칸국제영화제 복원 섹션에 복원 영화를 출품했고,
‘한국영화 100년,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 토론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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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유월도 막바지로 향하면서 2019년의 허리까지 와 버렸다. 2019년의 남은 6개월은 좋은 영화와 만나게 될 미지의 시간에 부쳐 두고, 올해 만났던 영화들을 되짚어 보며 상반기를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 여러 주요한 영화들 중 월별로 두 편씩을 추려 12편의 영화를 모았다. 관객들의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을 기반으로 약간의 사심을 더해 본 리스트다.
<레토> 1월 3일 개봉
2019년의 첫 음악영화 <레토>의 제목은 러시아어로 '여름'을 뜻한다. 러시아의 록 음악 신에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 빅토르 최. 인기 밴드 키노의 보컬리스트인 그는 고려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서구 문화가 유입되기 시작하던 때, 그의 저항 정신을 담은 펑크록 음악과 문학적인 가사는 대중들의 공감을 얻었고, 빅토르 최와 밴드 키노는 변화하는 시대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작품이다.
2019년 상반기 반드시 챙겨보길 권하는 영화 1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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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업사이드>가 6월13일 국내 개봉했다. 무일푼 백수가 전신마비 백만장자를 돕는 이야기다. 백만장자 필립은 TV 시리즈 <브레이킹 배드>로 유명한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맡았다.
그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가 스탠드업 코미디의 대가 케빈 하트. 그는 백수 델을 연기, 특유의 찰진 대사로 원작에 비해 코미디 요소를 끌어올렸다. 아직 국내 관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케빈 하트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미국의 국민 코미디언이다. <업사이드>의 개봉과 함께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불우한 유년시절
케빈 하트는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마약 중독자였으며, 어머니가 홀로 케빈 하트와 그의 형을 키웠다. 케빈 하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생계를 위해 신발 판매원으로 일하며, 밤에는 클럽 무대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을 펼쳤다. 처음에는 유
‘마이크 하나로 5만 명을’ 스탠드업 코미디의 대가 케빈 하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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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TV 시리즈 세계의 ‘왕좌’를 차지해왔지만, 마지막 시즌 8이 혹평 세례를 받으며 씁쓸하게 마무리된 <왕좌의 게임>. 그 프리퀄 TV 시리즈가 촬영을 시작했다. 6월18일(현지 시간),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왕좌의 게임> 프리퀄이 조용히 촬영을 시작했다. 촬영 장소는 <왕좌의 게임>의 주요 촬영지였던 북아일랜드다”라고 전했다.
<왕좌의 게임> 프리퀄은 2017년 5월 제작이 확정됐다.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의 작가 조지 R.R. 마틴이 직접 참여해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킹스맨> 시리즈 등의 각본가 제인 골드만과 함께 각본을 작성했다. 자세한 줄거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왕좌의 게임> 시점에서 수천 년 전의 이야기를 그리며 백귀의 탄생, 스타크 가문의 전설, 아시아적 요소 등이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R.R. 마틴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씁쓸함을 남긴 <왕좌의 게임>의 프리퀄 시리즈, 조용히 촬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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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캐릭터 토니 스타크로서의 사명을 다했다. 단, MCU의 미래에 대한 그의 아이디어는 계속된다. 마블 코믹스의 작가 이브 L. 유잉은 지난 주 시카고의 진 시스켈 필름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이언하트가 MCU에 합류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마블 팬들은 이와 같은 발언에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며 새로운 어벤져가 될 아이언하트에 주목하고 있다.
토니 스타크를 잇는 2대 아이언맨으로 등장한 마블 코믹스의 아이언하트는 리리 윌리엄스라는 이름의 10대 흑인 히어로다. 천재 공학도 소녀인 리리는 15세의 나이에 MIT에 입학해 아이언맨 수트를 만든다. 그녀의 수트가 토니 스타크의 관심을 끌게 되고, 결국 그의 승인을 받아 차기 아이언맨이 된다. 이 캐릭터는 <인빈서블
아이언맨 세대 교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이언하트 MCU 합류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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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변호인>이 개봉 전부터 홍보 문구로 한차례 논란을 빚었다. 영화는 성평등으로 가는 지름길을 터준 위대한 여성의 이야기인데 반해, SNS에 공개된 홍보 문구는 황당하게도 여성의 패션과 겉모습을 강조하고 있었던 것. 시대착오적인 사태로 먼저 영화를 접했지만, <세상을 바꾼 변호인>을 지나치기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유의미한 이야기가 아쉽다. 여성 주인공 영화의 파이가 조금씩 커져가는 요즘, 실존했던 위대한 여성들을 담은 영화 다섯 편을 추렸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성차별이 합법이던 시대
<세상을 바꾼 변호인>의 모델이 된 긴즈버그의 다큐멘터리가 먼저 올해 3월 개봉됐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합법적인 성차별을 지성으로 맞서 바꾼 역사를 쓴 여성이다. 그녀가 반대한 것은 이러했다. "남성만 입학할 수 있는 군사학교에 여성의 입학을 허가하는 것", "기혼 남성이 받는 주택 수당을 기혼 여성도 받게 하는 것",
세상을 바꾼 위대한 여성들의 실화 바탕 영화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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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투어는 무엇일까? 2009년 유투의 ‘360도 투어’다. 무려 8700억원을 벌었다. 그렇다면 2위는? 2017년 에드 시런의 ‘Divide 투어’다. 무려 71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공연으로 유명한 롤링 스톤스, 마돈나보다 높다. 에드 시런이 지금의 팝스타를 넘어 역사상 손꼽히는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런데 에드 시런의 신곡 《I Don’t Care》는 4집 첫 싱글이란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 때문에 빌보드 1위로 데뷔하지 못했다. 릴 나스 엑스의 《Old Town Road》다. 처음 1위에 오른 4월 13일부터 연속 정상을 밟더니 에드 시런의 등장에도 꿈쩍 않고 1위를 지켰다. 테일러 스위프트도 예외가 아니다. 컴백 싱글 《Me!》로 ‘여성 아티스트의 24시간 최다 시청 비디오’ 기록까지 세웠으나 《Old Town Road》에 가로막혀 2위에 머물렀다.
올해 상반기 최대 히트곡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대부분 《Old Town R
[마감인간의 music] 릴 나스 엑스 《Old Town Road》(Remix)(Feat. Billy Ray Cyrus), 논쟁마저 히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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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머물던 근세가 지상으로 올라와 빛을 쬘 때의 기분과 비슷하다. (웃음)” <기생충>이 개봉한 지 2주 만에 매체 인터뷰에 나선 배우 박명훈의 소감이다. 영화의 가장 강력한 스포일러 캐릭터로서, 박명훈의 존재는 <기생충>의 마케팅 과정 내내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혹여나 관객이 눈치챌까 칸국제영화제 공식 시사에서도 박명훈은 다른 배우들과 함께 입장하지 못했다. 그런 점이 아쉬웠을 법도 한데, 그는 뤼미에르 극장에서 관객의 기립박수가 쏟아지는 순간, ‘다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을 아꼈다. 15년여간 대학로 무대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다가 <산다> <스틸 플라워> <재꽃> 등의 독립영화를 통해 영화와 인연을 맺은 박명훈은 사회와 모든 관계를 단절한 채 지하실에 머무는 <기생충>의 근세 역으로 성공적인 상업영화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을 만난 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
<기생충> 배우 박명훈 - 기이함보다는 평범함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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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의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전설적인 여성 대법관조차 자신의 딸을 이기지는 못한다. 미국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이 조명하는 모녀 관계는 그래서 더 흥미롭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엄마 루스가 학생들에게 성차별과 관련된 법을 가르칠 때, 그의 딸 제인은 학교 수업을 빠지고 페미니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연설을 들으러 간다. “앉아만 있는 게 무슨 운동이냐”고 엄마에게 되묻는 딸은 자신의 눈앞에서 기회의 문이 닫히더라도 쉽게 체념하거나 무너지지 않는 전투력을 갖췄다. “널 좀 봐! 넌 자유롭고 두려움 없는 젊은 여성이야.” 음담패설을 일삼는 남성 노동자들에게 한바탕 욕을 퍼붓는 딸을 보며 루스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직감한다. 변화를 갈망하던 1970년대 미국의 호방함과 자유로움을 표상하는 신여성으로서의 제인 긴즈버그를 연기하는 건 올해 스무살이 된 미국 미주리 출신의 신인배우 케일리 스페이니다. 그는 2018년
<세상을 바꾼 변호인> 케일리 스페이니 - 실화의 강인함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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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로서 봉준호는 언제나 영감의 출처를 밝히길 주저하지 않는,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열렬한 영화광이며 동료들의 애호가다. <기생충>이 장르영화의 최전선에 우뚝 서기까지, 오마주와 창조적 변주, 그리고 무의식적인 측면을 포함해 감독의 지하실에서 어떤 영화적 유령들이 배회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하녀>(1960)를 만든 한국영화의 독보적인 ‘변태’ 김기영 감독에 대한 존경과 상찬을 밝혀왔다. 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당시엔 연단에 올라 프랑스 감독 앙리 조르주 클루조와 함께 클로드 샤브롤을 언급했다. 일본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에 관해서는, 이미 네번의 대담을 나눈 적 있는 친밀한 대화 상대이며 서로를 현존하는 감독들 중 가장 좋아한다고 밝히는 영화의 솔메이트라고 불러도 좋겠다. 김기영, 클로드 샤브롤, 구로사와 기요시를 중심으로 <기생충>과 나란히 보면 좋
[<기생충> 비평⑥] 김기영, 클로드 샤브롤, 구로사와 기요시의 영화와 <기생충> 함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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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수상 순간으로 돌아가보자. <카날플뤼스>에서 진행하는 칸영화제 폐막을 겸한 시상식 라이브에서, 진행자가 레드카펫에서부터 참석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익숙한 얼굴이 잡혔다. 턱시도를 입은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를 알아본 그들이 레드카펫 위에서 잠시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기생충>이 얼마나 엄청난 영화였는지, 거의 모든 게스트들의 입장이 끝나자 그들은 한참 동안 이번 칸에서 가장 인상 깊은 영화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프랑스 개봉일인 6월 5일이 얼마 안 남았죠. 무조건 극장으로 달려 가야 해요. 이런 영화를 만난다는 건 영화만 보는 우리한테도 흔치 않아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면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좋았다고 한 작품이 못 받을 때가 더 많았어요. <기생충>을 좋아한다는 걸 너무 티내지 말아야죠. 중립적으로 말해야지. (웃음)” “맞아요. 설레발이 될 수도 있어요
[<기생충> 비평⑤] 프랑스 현지 개봉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