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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의 잔치, 오스카 시상식. 지난 1월 14일 발표된 후보군 가운데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기생충>의 선전으로 국내 관객들의 이목이 한층 집중된 상황이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의 <조커>, 노아 바움백의 <결혼 이야기> 등 화제 속의 작품들이 <기생충>과 겨룰 일만 남았다. 한편, 총 2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작품들 중 아직 국내 관객들과 만나지 못한 낯선 영화들이 있다. 그중 앞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을 모아 정리했다.
*2020년 2월 4일자에 쓰여진 기사입니다.
[개봉작]
조조 래빗
2020. 02. 05 개봉
두 편의 아카데미 영화가 극장을 방문했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조조 래빗>은 지난해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관객상을 거머쥐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말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우울한 시대상을 비틀어 독일 소년단원을 주인
2020 아카데미 주요 작품들의 개봉 일정 한눈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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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외국어영화상 현 국제영화상. 오스카 시상식을 앞둔 <기생충>의 가장 유력한 수상이 점쳐지는 부문이다. 영화제 측이 봉준호의 뼈 때리는 "로컬 영화제" 발언을 얼마나 의식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기생충>은 국제영화상을 비롯한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는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수상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그날이 오기 전까진 누구도 알 수 없는 법. 어떤 영화들이 <기생충>과 경합을 벌이는지 후보에 오른 4편의 영화를 살펴보자.
문신을 한 신부님 / 폴란드
폴란드 영화 <문신을 한 신부님>은 사제가 된 죄수의 이야기를 한다. 절도, 마약, 과실치사 등의 죄목으로 소년원을 간 다니엘이 가석방되고, 신부 토마시의 도움으로 목공소에 일자리를 얻는다. 하지만 목공소로 향하던 중 소년원에서 몰래 훔친 사제복 때문에 얼결에 신부 행세를 하게 된
<기생충>과 경합할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의 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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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군부독재가 막을 내리던 시간이 시월의 마지막을 향하던 때였음을 새삼 깨닫는다. 나무들은 누런 색깔로 변했다. 세상도 온통 늦가을의 황색- 생명력이 없는 메마른 색깔의 옷을 입고 있었다. 네명의 남자들이 활동하는 곳은 아예 지하의 공간처럼 보인다. 창이 없어 빛이 스쳐 지나간 흔적 정도만 느껴지고, 꽉 틀어막히고 억압된 공기는 바람의 흐름마저 통제한 듯하다. 아마도 거기는 무덤 아래이거나 거대한 관 내부의 방일 것이다. 푸석한 얼굴에 소리를 지르는 박통(이성민), 김규평(이병헌), 박용각(곽도원), 곽상천(이희준)은 자기들이 이미 죽었음을 알지 못한다. 중심에 선 박통은 <노스페라투>(1922)의 주인공을 빼닮았다. 주변의 피를 뽑아먹고 사는 존재이니 올록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다. <남산의 부장들>은 유령들이 드글대는 영화다(그런데, 유령의 피를 뽑아먹는 게 가능한 일일까?). 그게 <남산의 부장들>의 인상이다.
현실을 누아르로 만든 네 남자
[남산의 부장들] 자멸한 범죄자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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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의 장르적 성취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사건 자체보다는 그것이 파생시킨 인물의 정서로 극의 분위기를 만들고 관객으로 하여금 거리를 두고 이를 지켜보게 하는 것, 그것이 장 피에르 멜빌(과 알랭 들롱)로 대변되는 프렌치 누아르의 매력이다. <남산의 부장들> 역시 마찬가지다. <달콤한 인생>(2004)에서 자신이 프렌치 누아르에 얼마나 적합한 배우인지 이미 증명한 바 있는 이병헌의 연기를 전면에 내세운 뒤, 김규평(이병헌)의 심리적 변화에 따라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뜨겁게 영화의 분위기를 조절하는 <남산의 부장들>은 장르영화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문제는 <남산의 부장들>이 단순한 장르영화가 아니라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장르 속으로 흡수한 영화라는 점이다.
장르, 역사와 허구의 봉합
우리는 동일한 사건을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한 또 다른 영화 한 편을 알고 있다. <그때 그사람들>(2005). 10
[남산의 부장들] 탈역사 시대의 장르영화를 즐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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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이 논쟁적인 화두를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필연적으로 논쟁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좁게는 사실의 왜곡에 관한 문제부터 넓게는 재현의 윤리까지,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결국 영화언어의 본질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사의 갈림길에 놓였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를 두고 안시환, 이용철 평론가가 서로 상반된 의견을 보내왔다. 이것은 답이 아니라 또 다른 질문이다. 두편의 글은 <남산의 부장들>을 볼지 말지에 대한 판단을 제시하는 대신 어떤 방식으로 텍스트를 탐험해나가면 좋을지, 모험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이야기와 메시지에 매달려온 딱딱한 인식에 균열을 내는 이 글들을 통해 영화를 향한 각자의 길을 발견해나가길 바란다.
<남산의 부장들>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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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가 고희를 맞는다. 두명의 신임 집행위원장은 지난 1월 29일 제70회 베를린영화제 라인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직 운영을 맡은 마리에트 리센벡과 프로그래밍을 담당한 카를로 카트리안이 새로 단장한 올해 베를린영화제의 윤곽을 소개했다. 큰 틀은 변하진 않았다. 다만 칸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준하는 ‘인카운터스’(Encounters) 섹션이 새로 생겼다. 대신 경쟁부문에 소개되지만 경쟁작은 아닌 ‘경쟁 외 작품’이 없어지고, 음식과 관련된 영화를 선보이는 ‘미각’ 섹션도 사라졌다. 기자회견 분위기도 예년과 달리 사무적으로 진행됐다. 카트리안은 영화 축제는 감독, 영화 프로그래머, 평론가, 전문가, 관객간의 토론 장소가 되어야 한다며 “영화관은 관객에게 세계를 알아가고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끝없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장소”라고 했다. 올해 영화제 주제는 매년 베를린영화제의 관심사였던 ‘지속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경쟁작에 오른 작품은
[베를린] 베를린국제영화제 라인업 발표, 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 경쟁부문 후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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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티븐 달드리 / 출연 니콜 키드먼, 줄리언 무어, 메릴 스트립 / 제작연도 2002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 마트에서 개봉한 지 몇해가 지난 영화의 DVD를 10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영화를 좋아하니까 영어 공부를 핑계로 가끔 DVD를 한장씩 사모으곤 했다. <디 아워스>도 그렇게 보게 된 영화 중 하나였다. DVD에는 한글 자막이 당연히 없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건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다. 왜냐하면 당시 내 영어 실력은 형편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어른이 되었다는 기쁨으로 스무살을 정신없이 보내고 스물한살이 되었을 때 갑자기 우울해졌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어느 순간 내 나이가 너무 많게 느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이가 없어서 돌아가서 한 소리 해주고 싶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물셋이 되었을 때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부모님에게 마
[내 인생의 영화] 한가람 감독의 <디 아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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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육아 예능 캡처 게시물에 ‘출산 바이럴’이라는 제목이 달린 것을 보았다. 게시물 주인공인 어린이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에 미소 지으면서도, 착하고 예쁘고 민폐 끼치지 않는 ‘TV 속’ 아동만을 향한 성인들의 열광에 경계심이 들었다. 미디어는 어린이를 어떻게 비추어야 할까, 성인은 아동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모처럼 그 실마리를 제공하는 tvN 예능 <나의 첫 사회생활>은 5~7살 사이의 어린이들을 모아 관찰하며 소아정신과 의사 등 전문가와 실제 양육자인 연예인 패널들이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너 몇살이야? 나한테 까불면 안돼!” “내 형은 일곱살이야!” “우리 누나는 여덟살이야!” “우리 아빠는 열한살이야!” “우리 아빠 나이보다 적네.” “우리 아빠 열백살이야!” 제작진의 개입 없이, 교사의 개입도 최소화한 상황에서 담아낸 아이들의 ‘사회생활’은 결코 귀엽기만 하지는 않다. 서열을 따지고 허세를 부리고 거짓말하고 서로 다툰다. 아이도
<나의 첫 사회생활>, 동료 시민으로서의 아동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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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제작 용필름 / 감독 이충현 / 출연 박신혜, 전종서, 김성령, 이엘, 박호산, 이정세, 이동휘 / 배급 NEW / 개봉 3월 예정
<침묵>(2017) 이후 오랜만에 영화에 모습을 비치는 박신혜와 <버닝>(2018)의 신예 전종서가 만났다. 영화 <콜>은 20년의 시차를 두고 살아가는 과거와 현재의 두 여자가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랜만에 고향집에 돌아온 서연(박신혜)은 집에 있던 낡은 전화기를 통해 영숙(전종서)이라는 낯선 여자와 연결된다. 서연과 영숙은 곧 서로가 다른 시간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서연은 영숙을 통해 과거에 죽은 아버지를 살려내고, 서연은 그 대가로 영숙의 미래를 알려준다. 아마도 <콜>의 장르적 동력은 과거를 바꾸려는 여자와 미래를 바꾸려는 여자가 팽팽하게 대립함으로써 발생하는 긴장감이 아닐까 싶다. 박신혜와 전종서뿐 아니라 서연의 엄마로 출연하는 김성령과 영숙의
[Coming Soon] <콜>, 과거와 현재의 두 여자가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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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이 연기한 박희철은 주상숙(라미란)의 그림자다.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이 어딜 가든 믿고 기댈 수 있는 보좌관이다. 보좌관이 국회의원을 보좌하듯이 김무열은 라미란의 말과 행동에 충실하게 ‘리액션’하는데 공을 들인다. 상대배우와 대등하게 서사를 이끌어갔던 전작(<인랑>(2018), <악인전>(2019))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영화에서 이렇게 많이 웃는 역할은 처음 아닌가.
=그간 코미디영화 출연 제안이 안 들어온 건 아니다. 장르나 캐릭터를 따지기보다 시나리오가 재미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편인데 <정직한 후보>는 시나리오가 무척 재미있었다. 라미란 선배가 출연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평소 배우 라미란을 지켜보면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자극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와 함께 연기하고 싶어 출연을 결정했다.
-시나리오의 어떤 점이 재미있었나.
=처음 읽었을 때 박희철의 분량은 지금보다 훨씬 적
<정직한 후보> 김무열 - 리액션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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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는 라미란 ‘원톱’ 영화다. 그가 맡은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은 서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인물이다. 전체 분량의 98%에 등장할 만큼 주상숙이 나오지 않는 장면이 없다. 라미란은 “주인공으로서 거리를 두고 서사의 흐름을 지켜보기보다 서사 안에 있었다. 이 장면은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까, 고민하면서. 그러니까 숲을 본 게 아니라 숲에 들어가 나무를 보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언론배급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 때 유독 말을 아꼈는데.
=블라인드 시사에 이은 두 번째 관람이었는데 두번 봐서 그런지 약간 혼란스러웠다. 빠져나갈 구멍이 있었던 <걸캅스>와 달리 이 영화는 ‘웃겨보자’ 작정하고 뛰어든 작품인데 그날 내 눈높이가 스스로에게 가혹했던 것 같다. 배급 관계자들이 모인 상영관에서 보았는데 반응이 조용해서 ‘멘붕’이 왔다. (웃음)
-<정직한 후보>는 <걸캅스>가 끝난 뒤 고른 작품인데
<정직한 후보> 라미란 - 마음에 들어서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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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는 액션과 리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코미디영화다.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은 4선에 도전하는 선거를 앞두고 거짓말을 할 수 없게된다. 최고의 무기인 거짓말을 잃게 된 주상숙은 선거전에서 불리하게 되고, 그의 보좌관인 박희철(김무열)은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이 영화는 국회의원과 보좌관의 직업 특성상 라미란이 장군을 던지면 김무열이 멍군으로 응수하는데서 웃음이 발생하는 이야기다. 배우 라미란·김무열이 전하는 액션과 리액션의 비결을 들어보자.
<정직한 후보> 라미란·김무열 - 나 이 사람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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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클로젯> 가족이 사라집니다
[정훈이 만화] <클로젯> 가족이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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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간 할리우드영화들은 최소한 한국영화보다는 다양성 측면에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고들 한다. <겨울왕국>이 처음 개봉했던 때, 어린 소녀들이 공주 대신 왕이 되고 싶어 한다고, 그래서 ‘대관식’ 이벤트를 부모에게 요구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엘사는 파괴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자신의 능력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고, 두 자매는 그렇게 남자를 얻는 대신 세상을 얻었다고 말이다. 하지만 엘사는 왕이 된다 해도 허리를 조인 드레스를 입고 메이크업을 한 모습이었다. 외양으로는 공주와 분간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새로운 엘사를 보여주는 방법은 어땠어야 하는가. “강한 얼굴 표정을 사용하든지 그런 표정과 아울러 다른 옷을 입게 하든지, 성적 매력과 무관한 변신 장면을 보여주든지 했어야 했다.” 현재의 상황은 페미니즘의 승리가 아니라, 혹시, <대중문화는 어떻게 여성을 만들어내는가>에서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를 인용해 말하는 것처럼 “반페미니스트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대중문화는 어떻게 여성을 만들어내는가>, 21세기식 백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