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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배우가 있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에서 곽철용 역을 맡았던 김응수다. 누가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타짜> 속 그의 모습, 대사들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푸른색 옷을 자주 입고 나와 ‘Blue(청색) Iron(철) Dragon(용)’이이라는 별칭까지 생겼으며, 곽철용을 주인공으로 한 가상의 팬 메이드 포스터·예고편도 등장했다.
심지어 9월25일 개봉한 김응수의 출연작 <양자물리학>도 온통 그의 이야기로 도배되고 있다. 조연임에도 불구, 이용자들이 직접 입력하는 명대사란에는 곽철용을 패러디한 대사들로 가득하다. 현재 김응수의 소속사에는 인터뷰, 광고 문의 등이 끝이지 않고 있다고. 현시점에서, 새롭게 ‘붐’을 맞이한 김응수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나이
응수옹의 생신을 챙기고 싶은 이라면 기억하자. 김응수는 1961년 2월12일생으로 올해 만 58세를 맞이했다. 그런데, 사실 그
“묻고 더블로 가!” 우리들의 곽철용, 김응수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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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t Badass Asian. MBA를 처음 알게 된 건 래퍼 딥플로우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다. “오늘 나온 MBA 크루 앨범 강력 추천. 엉뚱한 애들 빨지 말고 앞으로 대세에 얘네 넣어라.” 딥플로우가 멋있다고 하니 관심이 갔다. 그와 나는 힙합을 보는 눈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멋의 기준 말이다. 그 ‘멋’을 바꿔 말하면 ‘태도’가 될 수도 있다. 힙합이 다른 어떤 장르보다 스스로의 고유한 태도를 유별날 정도로 중요시해왔다는 점을 잊지 말자. 그리고 MBA는 최근 몇년간 한국 힙합을 통틀어 힙합의 그 속성을 가장 강력히 떠올리게 하는 크루다. 암, 그렇지. 힙합은 태도지. 처음부터 끝까지. MBA의 노래 <무리>는 태도 그 자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힙합 고유의 태도 그 자체다. MBA는 이 노래에서 우린 무리라고 말한다. 우린 집단이고 뭉쳐 있으며 형제이고 식구라고 말한다. 발라드를 즐겨 듣는 사람은 이 노래 앞에서 당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힙합을 좋아하는
[마감인간의 music] MBA <무리>, 힙합은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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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초반부, 배우지망생 파트너와 지루한 섹스를 치르면서 샘(앤드루 가필드)은 이곳저곳으로 시선을 분산시킨다. 벽에 붙은 커트 코베인 포스터에 관해 이야기하고, TV에 나오는 도시의 대부호 제퍼슨 세븐스의 실종 뉴스에 눈을 돌리는 식이다. 산만한 보기, 또는 성기와 눈이 따로 움직이는 분열적인 신체의 활동이라 말하고 싶다. 이런 증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눈앞의 섹스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원인을 유추하는 것도, 그것을 극복하는 것도 분명치 않다. 이미지의 과포화 속에서 성애의 환상은 비루한 감각(너무 쉽게 ‘지리는’)으로 주어지고 있다. 섹스의 실패, 이것이 데이비드 로버트 미첼의 <언더 더 실버레이크>가 제기하는 단순하지만 치명적인 구속의 상태다.
그들의 섹스가 불만족스럽다면 그건 무언가의 결여 또는 과잉으로 인한 결과인 걸까. 영화는 ‘왜’라는 문제를 질문하는 대신 샘이 처한 조건에서 몇 가지 변수를 작동시킨다. 첫 번째는 죽음과의 결합을
<언더 더 실버레이크>, 미스터리를 통해 이뤄낸 세계와의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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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부터 1488일이 지난 2018년 5월 12일, 세월호 가족과 국민들이 함께 만든 4.16재단이 출범했다. ‘생명·안전·약속’의 실천을 지향하는 4.16재단은 올해 7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또한 그 일환이다. 10월 28일부터 11월 11일까지 세월호 참사와 기타 사회적 재난을 주요 소재로 다룬 장편 극영화/다큐멘터리의 시나리오, 트리트먼트를 공모하는 이 사업(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416foundation.org/) 참조)은 영상매체의 힘을 빌려 세월호 참사가 남긴 여러 사회적 의제들을 다시금 환기하고자 한다. 박래군 운영위원장은 인권재단 사람의 소장이자, 지난 1980년대부터 한국사의 굵직한 항쟁과 참사의 한복판에서 피해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온 인권운동가다. 동생 박래전을 비롯해 수많은 열사들의 장례식을 치렀기에 사람들은 그를 ‘재야의 장의사’라 부르기도 한다. 그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인권운동가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여는 박래군 4.16재단 운영위원장 - 큰 사건을 사회적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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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콩트르샹을 수상한 <어웨이>는 여러모로 애니메이션의 본질과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각본부터 음악까지 모든 과정을 홀로 작업한 이 창조적인 작품은 한 소년이 작은 새와 함께 이상한 섬을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일체의 대사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치 무성영화를 연상시키지만 동시에 3D 실시간 랜더링 엔진을 활용하는 등 어드벤처 게임을 닮은 부분도 있다. 미니멀한 연출과 풍성한 레퍼런스가 돋보이는 <어웨이>는 기본의 힘과 고전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애니메이션이란 형식이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제시한다. 2019년 인디애니페스트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한국을 찾은 질발로디스 긴츠 감독을 만나 그 창조적인 작업 과정에 대해 물었다.
-<어웨이>가 인디애니페스트2019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43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수상을 시작으로 29회 자그레브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 이른바
<어웨이> 질발로디스 긴츠 감독, "단순할수록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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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의 경험과 10%의 상상이 담겨 있다. (웃음)” 한가람 감독은 <아워 바디>의 자영(최희서)처럼 시험을 오래 준비했고, 친구에게 소개받은 리서치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 있다. 동영상을 보며 동작을 익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달리기를 한 것도 모두 실제 그가 겪은 일이다. <아워 바디>가 한국영화아카데미(이하 영화아카데미) 장편과정의 디벨롭을 거치며 용감한 선택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이 소재가 온전히 ‘자기 것’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여년간 토론토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서 다양한 관객 반응을 마주하며 “애초 생각한 것과 달리 한 가지 방향으로만 이해되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는 한가람 감독을 만났다.
-영화아카데미 교수·동기들과 함께 의견을 교류하며 시나리오를 발전시켰다.
=트리트먼트 심사를 받을 때 한 감독님이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어떤 마음이 들었냐”고 질문했다. 즉각적으로 “연민을 느꼈다”고 답
<아워 바디> 한가람 감독 - 자영이 몸이 하나의 우주처럼 보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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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채널>에 나올 법한 겉모습만 보고 방심하면 큰코다친다. <미드90>의 주인공 스티비 얘기다. 자신을 어리게만 보는 엄마와 폭력적인 형 사이에서 설 자리를 잃은 스티비는 자유롭게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거리의 소년들을 동경한다. 문제는 그들에게 보드 타는 법만 배운 건 아니라는 점이다. 술, 담배 그리고 섹스. 소년들에게 금지된 것을 거침없이 행하는 형들을 보며, 스티비는 조금씩 불온해져간다. 감독 조나 힐은 <미드90>이 “<동물의 왕국>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라나야 하는 어린 사자 새끼”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고 말한 적 있다. 그 ‘어린 사자 새끼’를 연기하는 이가 바로 2005년생 미국 배우 서니 설직이다. LA에 위치한 스케이트보드 파크에서 보드를 타다가 조나 힐에게 캐스팅된 그는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키는 또래보다 작지만 내면은 3m가 훌쩍 넘는 아이”였다고 한다.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잊히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더 빠르고
<미드90> 서니 설직 - 스케이트보드의 리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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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나리오들과 만났다. 지난 9월 24일 오후 2시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2019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사업 시나리오 쇼케이스가 열렸다.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은 ‘2019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 공모’에 지원한 273편 중 15편을 엄선해 기획개발을 도왔다. 감독조합의 공동대표인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김용균·부지영·안상훈·이호재·정윤철·홍지영 감독이 멘토로 참여해 3개월간 멘토링에 나섰다. ‘시나리오 쇼케이스 행사’에서 영화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15편의 작품을 산업 종사자들에게 최초로 공개했다. 1, 2부로 나눠 진행된 피칭 이후 비즈니스 미팅, 수상작 발표 및 시상이 이어졌다. 감독조합 공동대표인 민규동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작가님들이 피칭 수업까지 들으며 이번 행사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멘토로 나선 감독님들은 본인이 먼저 겪었던 경험담을 나누고, 시나리오 개발 단계
2019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 시나리오 쇼케이스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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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가장 보편적인 은희(박지후)의 이야기를 꺼내든 <벌새>가 1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08년 <똥파리>의 12만 관객에 이어, 10여년이 흐른 후 다시 경험하는 한국 독립영화의 의미 있는 발자취다. 이 영화가 전진하기까지 주인공 은희뿐만 아니라 은희가 사는 세상, 그 공기 속 인물들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 있고 입체적으로 그려진 점이 큰 힘이 됐다. 또한 지난 10여년, 한국 독립영화계의 고비고비마다 지치지 않고 중요한 작품을 통과하며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준 배우 길해연•정인기•이승연 등 세 배우의 파워를 <벌새>를 통해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연기력과 열정으로 무장된 세 배우가 <벌새>라는 정교한 시나리오를 만났을 때의 파급력이야말로 이 기록적인 작품의 날갯짓을 가능하게 만든 힘센 동력이다. <똥파리>에 세 배우가 함께 참여한 지난 역사부터, 그들의 이야기가 곧 한국 독립영화계의 현재이자 미래로 짜맞춰지는
배우 길해연·정인기·이승연이 말하는 <벌새>의 힘 - 10만 돌파 <벌새>의 숨은 페이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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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계 미국인 배우 샌드라 오에게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TV시리즈 드라마 부문의 여우주연상을 안긴 그 작품, 바로 <킬링 이브>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배우 샌드라 오가 골든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 수상과 더불어 사회자를 맡아 입지를 드러낸 데에는 이 드라마의 인기가 주효했다. 채널에서 2018년 4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킬링 이브>는 루크 제닝스의 소설 <코드네임 빌라넬>(2014)을 드라마화한 작품. 시즌1이 시작된 이후 에피소드 3화 방영 무렵에 이미 시청률이 2배 가까이 상승했고, 새 시즌이 시작되는 즉시 곧바로 다음 시즌 제작이 결정되며 인기를 증명했다. 2019년 4월에 방영된 시즌2를 통해선 또 다른 주인공인 조디 코머가 두각을 드러내며 지난 9월 22일 열린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아시아인 여성주인공이 정보국요원으로 등장하는 스릴러라는 컨셉만으로 한국 시청자를 흥분
첩보 수사관과 사이코패스의 로맨틱 스릴러 <킬링 이브>의 매력 탐구 - 여자, 장르를 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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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2일 미국에서 열린 제71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체르노빌>(감독 요한 렌크, 작가 크레이그 메이진)은 리미티드 시리즈 19개 부문 후보로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10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다. 미국 <HBO>와 영국 <SKY>가 공동제작한 이 드라마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을 거느린 프랜차이즈물이 아닌데도 지난 5~6월 방영 당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시청률 52%를 기록했다. 이것은 <왕좌의 게임>이 가지고 있던 최고 기록인 46%를 훌쩍 넘긴 것으로, <HBO> 드라마 중에서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체르노빌>은 현재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인 왓챠플레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거짓의 대가가 무엇일까?” 1화가 시작되자마자 등장하는 누군가의 묵직한 고백은 이 드라마가 이끄는 방향을 명확하게 가리킨다. “거짓을 진실로 착각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정말로 위험한 건 거짓을 듣다보면 진실을 보는
제71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수상한 드라마 <체르노빌> - 진실을 보는 눈을 되찾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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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세기말, <매트릭스>의 등장은 대중 상업영화의 지평을 과감히 열어젖힌 하나의 사건이었다. 당시 형제 감독으로 불리던 워쇼스키 자매는 센세이션이라 말할 법한 갖은 시도를 <매트릭스>에 응집했다. 영화 속에 제시된 다양한 철학적 주제는 영화 밖으로 사유가 이어지는 인식의 확장을 이끌었고, 전례 없는 카메라 퍼포먼스와 독창적인 액션 연출은 오직 <매트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의 볼거리였다.
지난 9월 25일, <매트릭스> 트릴로지의 첫 번째 시리즈가 극장가를 다시 방문했다. 이번 재개봉은 4DX 상영까지 이뤄지며, 오감으로 느끼는 생생한 가상현실의 세계로 관객들을 이끌고 있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주제들을 함축하면서도 대중성까지 놓치지 않은 <매트릭스>. 거듭 볼수록 흥미로운 <매트릭스>를 명대사로 풀어봤다.
※ 영화 <매트릭스>의 도입부터 결말까지 이어지는 주요 대사를 모은 글입니다.
스포일
명대사 명장면으로 다시 보는 SF계의 걸작 <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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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미국 방송계의 왕좌를 가리는 에미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미 몇 시즌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들이 있는 반면, 새롭게 떠올라 세대교체를 이룬 작품들도 있었다. 주요 부문에서 수상의 쾌거를 이룬 드라마들 중 한국 관객들의 흥미를 돋울만한 드라마 몇 편을 소개한다.
포즈 Pose
<포즈>는 1980년대 후반 뉴욕을 배경으로 볼 문화(Ball Culture)의 화려함을 비춘다. 볼 문화는 LGBTQ 커뮤니티에 뿌리를 둔 문화로 댄스와 패션 등을 겨루는 파티라고 볼 수 있다. 80년대 미국은 에이즈에 대한 공포,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했던 시대다. 편견의 대상이던 그들이 유일하게 당당할 수 있었던 도피처인 하우스에서는 눈을 뗄 수 없이 화려하고 과감한 쇼가 펼쳐진다. 트랜스젠더 배우들을 대거 기용하면서부터 화제가 된 <포즈>는 소수자의 삶을 비단 핍박의 대상으로만 조명하지 않으면서, 외려 주도적인 그들의 문화를 아낌없이 드러내 보인다. 배우
2019 에미상 시상식에서 눈에 띈 화제의 드라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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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생략된 ‘은희’와 ‘지숙’의 두 번째 투숏은 지숙의 방 침대에 누워 ‘sex’를 발음하는 전자사전 기계음을 반복 청취하며 자지러지는 모습이다. 사적 공간인 ‘방’에서 기계음을 빌려 크게 발음해보는 섹스, 섹스, 섹스…. 영화가 대서사시처럼 그려낸 10대 여성의 “광대한 마음의 지도”, “정서적 스펙트럼”의 한축은 분명 온갖 종류의 ‘친밀성’에 대한 갈구다. 그건 ‘성애적인 것’을 포함하며, 결코 특정 성별을 대상으로만 작동하지도 않았다. 영화 <벌새> 이야기다.
은희는 “우리 키스하자”라며 남자친구 지완과 이성애 행위를 실험하지만, 그와 나란하게 교차되는 것은 록카페에서 “X” 맺기로 결의한 “보이시한” 후배 ‘유리’, “짧은 머리”에 담배를 피우며 은희를 매료시킨 ‘영지’와의 관계다. 그 관계들은 순식간에 돌변하고 상실된다는 점에서, 은희에게 공평하게 소중했고 가혹했다.
유리 옆에서 은희가 <사랑은 유리 같은 것>을 부르는 장면은 단연 최근 본
사랑은 유리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