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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가 또 다른 테러 사태를 방지할 전환점이 되긴커녕 수사 요원들의 성과급과 진급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바로 이같은 내용을 풍자적으로 다룬 작품이 크리스 모리스 감독의 <더 데이섈 컴>이다. 9월 27일 미국 내 한정 개봉한 <더 데이 섈 컴>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모세(마샨트 데이비스)와 그의 가족, 그리고 그를 따르는 몇몇 젊은이들이 FBI의 함정수사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모함받는 과정을 풍자적으로 그린다. 마이애미에 사는 모세는 착한 아내 비너스(대니얼 브룩스)와 어린 딸, 그를 따르는 동네 젊은이들과 함께 ‘스타 오브 식스’라는 신종교를 전파하고 있다. 가족들의 의식주를 해결하고, 흑인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총기 폭력을 막고, 조용히 농사를 짓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박한 소망도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FBI는 집과 신전을 빼앗긴 모세를 함정수사에 엮어 테러리스트로 몰아가고, 그때부터 예상치 못한 우스운 일들이 펼쳐진다. 이 작품을 단
[뉴욕] 영국인의 눈으로 미국 사회의 현실 그린 풍자 코미디 <더 데이 섈 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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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 출연 마이클 J. 폭스, 크리스토퍼 로이드, 리 톰슨, 토머스 F. 윌슨, 엘리자베스 슈 / 제작연도 1989년
영화 <엑시트>는 미래영화다. 2019년 7월 31일에 개봉했지만 영화 속 유독가스 테러사건이 벌어지는 날은 2019년 9월 7일이다. 근미래지만 미래, 의도치 않게 데뷔작으로 미래영화를 찍게 된 셈이다. 물론 지금 시점에선 모든 것이 과거가 돼버렸지만.
슬프지만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 <백 투 더 퓨처2>가 개봉하자 막내 삼촌은 나와 누나를 데리고 시내에 있는 극장으로 향했다. 친구 집에서 비디오로 본 1편이 충격적으로 재밌었던지라 몇 정거장만 더 가면 2편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날 굉장히 들뜨게 만들었다. 하지만 비도 오는 데다가 어린애 둘을 데리고 가는 여정이 쉽지는 않았을 터, 우린 결국 상영시간에 늦게 도착했고 영화 초반 10분을 놓친 뒤 좌석에 앉게 됐다. 얼마나 기다렸던 2편인데 10분이나
[내 인생의 영화] 이상근 감독의 <백 투 더 퓨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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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 새 시즌이 시작했다는 사실을 여기저기 뜨는 ‘짤’(인터넷상에 올라오는 사진, 그림이나 짤막한 영상)을 보고 알았다. 몇년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던 ‘100일 기념 이벤트로 번화가에서 하회탈 쓰고 상모놀이 펼치다가 여자친구에게 차인 썰’을 재구성해 찍은 콩트는, 원글의 클라이맥스인 “여자친구를 유혹하려는 것처럼 어깨춤을 추면서 다가갔다가 멀어졌다가 다가갔다가 멀어졌다” 장면을 실로 완벽히 구현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프로그램은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유행한 모든 ‘드립’과 유머 코드를 쏟아부어 이를 공유하는 시청자로부터 웃음을 낚는 예능이다. 그래서 아는 만큼 웃기기도 하고, 보이는 만큼 찜찜할 때도 있다. 수평적 문화와 독창적 비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젊은 꼰대인 대표(권혁수)의 기분에 좌우되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IT 스타트업을 배경으로 한 코너 ‘스타트엇!?’에는 노골적인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구도’가 등장하다
<최신유행 프로그램>, 모든 것은 드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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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Maurice
감독 제임스 아이보리 / 출연 휴 그랜트, 제임스 윌비 / 수입·배급 알토미디어 / 개봉 11월 7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이전에 이 영화가 있었다. <모리스>는 영국 헤리티지 필름의 전성기를 이끈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대표작이다. 관객에겐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각색가로 익숙하겠지만,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은 <전망 좋은 방> <하워즈 엔드> 등 문학작품을 기반으로 한 우아하고도 섬세한 시대극으로 1980, 90년대를 풍미한 연출자다. 그의 1987년작 <모리스> 또한 영국 작가 E. M. 포스터가 세상을 떠난 뒤 비로소 발간된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세기 초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을 배경으로, 우연히 만나게 된 동갑내기 청년 모리스(제임스 윌비)와 클라이브(휴 그랜트)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서로를 향한 감정은 명확하지만, 사
[Coming Soon] <모리스>, 우아하고도 섬세한 시대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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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조커> 코미디 같은 세상에 나만 맨 정신이었던거야.
[정훈이 만화] <조커> 코미디 같은 세상에 나만 맨 정신이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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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은 <인생> <형제> 등의 소설을 쓴 중국 작가 위화의 산문집이다. 위화가 1998년과 1999년에 쓴 산문, 그리고 1994년에 있었던 인터뷰를 묶은 이 책은 문학(가)에 대한 글, 문학과 음악을 비교하는 글, 음악(가)에 대한 글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에서는 문학의 ‘선율’과 음악의 ‘서술’이라는 표현을 써 재치 있게 문학과 음악의 교차점을 만들었는데, 실제로는 위화의 산문집 중 일부를 번역하고 새롭게 제목을 지었다. 문학동네에서 2016년에 나온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라는 책에 원서의 나머지 글이 실렸다.
예술가가 다른 예술가에 대해 말할 때, 사실은 자신의 예술적 성장배경에 대해 고백하거나 관심사, 혹은 역할모델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일 때가 종종 있다. 윌리엄 포크너, 루쉰, 보르헤스를 말할 때 그의 문장은 뜨거워지고, <천일야화>와 셰에라자드의 이야기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순간에 영원이 깃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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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국제영화제와 텔루라이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가 끝난 후 외신에서 2020년 오스카 노미네이트 가능성이 높은 작품 리스트를 선정하고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유력 작품상 후보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아이리시맨> <두 교황> <결혼 이야기> <기생충> <페어웰> <조커>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포드 V 페라리> <조조 래빗>을 꼽았다. 감독상 후보로는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마틴 스코시즈(<아이리시맨>), 페르난두 메이렐리스(<두 교황>), 봉준호(<기생충>), 노아 바움백(<결혼 이야기>)을 예상했고, 각본상 후보로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 <기생충> <페어웰>
2020년 오스카를 품을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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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올해 부산의 뉴 페이스 중 한명이다. 그는 정상화를 넘어 재도약을 기치로 내세운 올해 부산영화제의 여러 섹션에 소개되는 한국 장편 극영화 선정을 담당했다. “프로그래머로서 영화를 선정할 때는 그 영화를 독려하는 마음이 더 크다”며 프로그래머의 선정 업무를 설명하는 그는 폐막작으로 선정된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를 비롯해 뉴커런츠,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비전, 한국영화 회고전 부문 등에 소개되는 총 49편의 한국영화를 한자리에 모았다. 그가 이야기하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작품 선정 기준은 당연하고 명쾌했다. “다른 신인감독 작품에 비해 높은 퀄리티를 지니고 있는 작품”을 뉴커런츠 부문에, “말 그대로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 그리고 “동시대 한국 주류 대중영화에서 엄선되어야 할 만큼 좋은 개봉작”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명망 있는 감독들의 신작”, 그리고 신인감독의 작품들을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 작품 선정 기준은 독려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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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감독 김보라)가 지난 9월 27일 10만 관객(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돌파했다. 개봉 30일 만이다.
영화는 9월 30일 제25회 아테네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0년 동안 개봉한 한국영화를 전수 조사한 결과, 한국영화 1433편 중에서 여성감독은 9.7%, 여성 제작자는 11.2%에 불과했다.
‘한국 영화산업 성평등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는 10월 5일 오후 2시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609호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제2회 한국영화 성평등정책포럼에서 중간 발표된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가 11월 7일부터 13일까지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전세계 퀴어 영화인들이 만든 신작부터 다시 보고 싶은 고전까지 다채롭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자세한 상영 정보는 영화제 홈페이지(www.sipff.kr)를 참조할 것.
<벌새>(감독 김보라) 10만 관객 돌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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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엑시트>가 천만 영화가 되길 바랐건만 941만 관객에서 그쳤다. 아깝게 천만 관객에 다다르지 못한 다른 영화들로는 970만 관객의 <검사외전>(2016), 935만 관객의 <설국열차>(2013) 등이 있다. 아무튼 그러길 바랐던 이유는 <엑시트>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한국영화 역대 박스오피스에서 유일하게 20대 주인공이 등장하는 천만 영화가 되기 때문이다. 믿기 힘들지만 1761만 관객의 <명량>(2014)부터 1008만 관객의 <기생충>(2019)에 이르기까지, 총 19편의 역대 천만 한국영화들 중 동시대를 다룬 영화에서 20대 주인공은 찾아보기 힘들다. 1174만 관객의 <태극기 휘날리며>(2004)에서 장동건과 원빈이 연기한 두 형제는 한국전쟁 당시 확실히 20대 이하일 테지만, 동시대 영화는 아니다. <암살>(2015)의 독립군과 <실미도>(2003)의 부대원들도 20
[주성철 편집장] 20대 관객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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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월광
<검사외전>의 이일형 감독이 이성민, 남주혁과 <리멤버>(배급 미정)로 호흡을 맞춘다. 친일파에게 모든 걸 잃은 80대 노인(이성민)이 복수를 준비하고 이를 감행하는 이야기로, 남주혁이 노인의 복수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았다. 내년 2월 촬영을 시작한다.
더 램프
‘워너원’의 옹성우가 뮤지컬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에 출연한다. 생일선물로 학창 시절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요구한 아내 오세연(염정아)과 어쩔 수 없이 함께 길을 떠나게 된 남편 강진봉(류승룡)의 이야기로, 옹성우는 세연의 첫사랑을 연기한다.
곰픽쳐스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배급 리틀빅픽처스)이 9월 26일 촬영을 마쳤다. 봉인에서 풀려난 악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성민, 박해준, 김유정, 남다름이 출연한다. 2020년 개봉예정.
최국희 감독 <인생은 아름다워>, '워너원' 옹성우 출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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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연례행사(?)가 된 태풍도 시네필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일까지 열흘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올해는 총 85개국에서 온 303편(월드 프리미어 상영작 장편 97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상영작 장편 28편)이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출신인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리사 타케바 감독의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 폐막작은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가 선정됐다. 배우 정우성과 이하늬가 진행하는 개막식은 10월 3일 오후 7시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모흐센 마흐말바프·브리얀테 멘도사·임권택 감독,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인 정일성 촬영감독, 배우 안성기·류승룡·조여정·조정석·임윤아·엄정화·천우희 등 국내외 영화인들이 레드카펫을 밟는다.
“연초부터 대대적인 조직 개편, 인사 개편, 프로그래밍 재개편을 통해 올해는 재도약의 시기를 삼고자 한다”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의
태풍도 시네필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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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6일, 쟁쟁한 한국 독립영화 두 편이 동시에 개봉했다. 최희서 주연의 <아워 바디>와 이주영 주연의 <메기>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배출했다는 것과 10월 3일 개막하는 2019년 BIFF에 맞춰 관객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진중한 드라마 <아워 바디>와 독특한 코미디 <메기>. 상이한 분위기의 두 영화지만 배우들의 호연이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들처럼 BIFF에서 배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들에는 누가 있을까. 독립을 넘어 상업까지 진출한(혹은 진출 예정인) BIFF 배우상 출신 스타 6인의 캐릭터를 돌아봤다.
<죄 많은 소녀> 전여빈 / 2017년 올해의 배우상
첫 번째는 2017년 올해의 배우상 수상자인 <죄 많은 소녀>의 전여빈이다. <간신>, <우리 손자 베스트>, <
이 배우도? 부산국제영화제 배우상 출신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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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유니버스의 새로운 막이 올랐다. 4대 조커가 된 호아킨 피닉스는 캐스팅 단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모았다. 10월 2일 개봉한 <조커>에 볼 수 있는 그의 광기 어린 연기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작품과 배우의 화제성과 더불어 주목을 받은 건 다름 아닌 감독 토드 필립스. 그가 코미디 영화 <행오버>를 쓰고 찍은 장본인이라는 사실이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견 DC의 예외적인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알면 알수록 <조커>의 적임자처럼 보인다. 그에 대한 사실 12가지를 모았다.
<행오버> 시리즈, 19금 코미디의 대가
토드 필립스를 19금 코미디의 대가로 만든 <행오버> 시리즈. 결혼을 앞두고 벌인 총각파티 폭음의 여파로, 기억을 잃고 깨어난 친구들이 사라진 예비 신랑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다. 1편인 <더 행오버>는 한국에서 정식 개봉한 적은 없지만 2009년 북미 박스오피스 총
<조커> 감독 토드 필립스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12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