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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는 배트맨의 천적이자 고담시의 제일가는 악당인 조커의 기원을 써내려가는 영화다. 알려졌듯 DC 코믹스 <배트맨> 시리즈에서 캐릭터와 배경을 가져왔지만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진 않는다. 토드 필립스 감독과 스콧 실버가 함께 쓴 각본은 코미디언으로 성공하고 싶은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는 과정, 즉 반영웅의 탄생 서사를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1976)의 톤으로 그린다. 히어로와 안티히어로의 초능력이 충돌해 우주적 재앙을 불러오는 21세기 슈퍼히어로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다. 더불어 토드 필립스의 <조커>는 팀 버튼의 <배트맨> 시리즈와도 다르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시리즈와도 다르다. 캐릭터 드라마에 가까운 <조커>는 조커라는 인물에 온전히 집중하며 조커의 내면에 깊숙이 접속한다.
사회 또한 병들어 있다
영화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위기에 직면한 고담시의 상황과 거
[<조커>의 모든 것①] 기존 <배트맨> 시리즈들과 다른 길 가는 <조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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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필립스 감독이 연출하고 호아킨 피닉스가 조커를 연기한 <조커>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코믹스 영화 사상 최초의 수상이라는 타이틀뿐만 아니라 영화를 둘러싼 반응은 <조커>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10월 2일, 드디어 <조커>가 개봉한다. DC 코믹스 최고의 악당 중 한명이자 배트맨의 숙적인 조커가 주인공이지만 <조커>의 조커는 우리가 알던 조커와는 조금 다르다. <조커>는 광대 아서 플렉이 악당 조커가 되어가는 이야기다. <조커>의 리뷰는 물론 <조커>를 둘러싼 엇갈린 반응과 평가, <조커>에 영향을 끼친 영화와 코믹스, 조커가 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까지 꼼꼼히 뜯어보았다. 더불어 LA에서 진행한 토드 필립스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의 인터뷰도 전한다.
[스페셜] <조커>의 모든 것 ①~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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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폭발하는, 강렬한 여자주인공을 원했다.” 지난 9월 중순 개봉한 <시스템 크래셔>의 노라 핑샤이트 감독이 독일 일간지 <쥐트도 이체차이퉁>에서 한 말이다. 핑샤이트 감독의 극영화 데뷔작인 <시스템 크래셔>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등과 함께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핑샤이트 감독은 결손가정을 돌보는 프로젝트를 다큐멘터리로 찍으며 이 영화의 소재를 발견했다. <시스템 크래셔>는 문제아동을 돌보는 사회교육자와 의사들의 노고를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주인공 소녀의 감정을 날것 그대로 전달한다.
심각한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9살 소녀 베니는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사회보호시설을 전전한다. 그녀의 핑크색 재킷은 곧 뿜어낼 에너지의 전조 같다. 제멋대로인 소녀의 모습은 말괄량이 삐삐와 흡사하다. 하지만
[베를린] 분노조절장애 소녀 그린 인상적 영화 <시스템 크래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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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크 웹 /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 / 제작연도 2009년
23살 때였던가. <500일의 썸머>를 처음 영화관에서 봤을 때 나이가. 당시 23살의 나는 여느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내 앞에 놓인 여러 과제들을 버겁게 해내고 있었고 불투명한 미래에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한편 그때의 난 매일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활기찬 에너지가 넘쳤으며, 또 영원할 것만 같은 20대의 사랑을 하고 있었다. 여러 의미로 나에겐 역동적인 시기였다.
영화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내레이션으로 아주 경쾌하게 시작된다. 각기 다른 환경과 가치관으로 자라난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임을 알려줄 그들의 성장배경이 짧은 필름으로 지나간다. 칙칙한 사무실에서 자신의 꿈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던 톰(조셉 고든 레빗)의 인생에 파란색 나비를 달고 나타난 썸머(주이 디샤넬)의 해맑은 웃음은, 그녀가 그에게 앞으로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사랑을 가져다
[내 인생의 영화] 강한나 배우의 <500일의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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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산 게장 골목에서는 딸이나 며느리에게 게장 저작권과 상속권이 승계된다. 요리를 하는 여성이 권력을 잡고 그들의 남편이나 아들은 식당 주차요원을 하거나 손님에게 파인애플을 판다. KBS <동백꽃 필 무렵>에는 요식업이나 식재료를 취급하는 여성 사장만 여덟이다. 혼자 아들을 키우는 외지인 동백(공효진)도 게장 골목에 술집 ‘까멜리아’를 열고 나름 6년을 버텼다. 술을 판다고 막 대하는 사람들 틈에서 상처를 입던 동백이 각성하고 변화하는 이야기인 만큼 이웃의 면면에도 눈이 간다. 특히 ‘3대 며느리 게장’의 CEO 박찬숙 역의 김선영 배우를 보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화려한 부인복의 목깃을 세우고, 귀걸이와 목걸이는 늘 세트로 맞춘다. 푸른빛 도는 회색의 눈썹 문신, 진한 립스틱은 입술 안쪽이 지워져 테두리만 남아 있다. 동백 네 개업 떡을 잘라 입에 넣는 손가락의 매니큐어가 군데군데 벗겨진 것까지 구현하는 디테일에 감탄만 나온다.
찬숙은 싱글싱글 웃으면서 상대방 말꼬리를
<동백꽃 필 무렵>, 김선영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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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아이> 天気の子
제작 신카이 마코토 / 목소리 출연 다이고 고타로, 모리 나나, 오구리 슌, 혼다 쓰바사 / 수입·배급 미디어캐슬 / 공동배급 워터홀컴퍼니 / 개봉 10월 30일
<너의 이름은.>(2016), <언어의 정원>(2013), <초속 5센티미터>(2007)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비가 그치지 않던 어느 여름날, 가출 소년 호다카(다이고 고타로)는 수상한 잡지사에 취직을 하고, 비밀스러운 능력을 지닌 소녀 히나(모리 나나)를 만난다. “지금부터 하늘이 맑아질 거야.” 신기하게도 히나의 기도에 멈추지 않던 비가 멈춘다. 환한 빛의 기쁨도 잠시, 두 사람은 세계의 거대한 비밀을 마주한다. 날씨와 시대의 운명에 휩쓸린 소년과 소녀의 판타지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섬세한 작화와 언어로 아름답게 구체화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화가 다무라 아쓰시가 작화감독으로 참여했고, &
[Coming Soon] <날씨의 아이>, 날씨와 시대의 운명에 휩쓸린 소년과 소녀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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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레플리카> 이게 붕어빵 가족으로 보이십니까? 복제인간입니다.
[정훈이 만화] <레플리카> 이게 붕어빵 가족으로 보이십니까? 복제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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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급업자들에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은 언제나 명심해야 하는 진리다. 내 영화와 경쟁 영화가 각각 가진 장단점을 냉정하게 파악하면 흥행으로 가는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1년 52주(때로는 53주), 영화 800여편이 흥행이라는 같은 목표를 두고 극장에 줄을 서는 상황이니 눈치작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배급하는 사람들이 즐겨 하는 얘기 중 하나가, 영화는 생물과도 같아서 개봉일을 언제로 잡고, 관객과 얼마나 교감하는가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는 거다. 개봉일을 잡는 일을 ‘데이팅’(dating)이라고 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데이팅을 하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살아남을 수 있다. 오래 기다렸다. 1998년 시네마서비스에 입사해 그해 개봉한 추석영화 <정사>(감독 이재용)를 시작으로 150여편의 영화를 배급한 이하영 하하 필름스 대표가 최근 쓴 <영화 배급과 흥행>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배급이 흥행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과학적으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영화 배급과 흥행> 배급 선수가 바라보는 영화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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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HBO>와 아마존, 그리고 영국인들의 밤이었다. 지난 9월 22일 저녁,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71회 에미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시즌8로 막을 내린 <HBO>의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이 TV드라마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12개 부문 수상으로 가장 많은 상을 가져갔고, 올 상반기 화제의 드라마 <체르노빌>(<HBO> 5부작 드라마)이 TV 리미티드 시리즈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10개 부문 수상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마존의 영국 코미디 <플리백>은 TV코미디 부문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상을 휩쓸며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으며, 역시 아마존의 코미디물인 <더 마블러스 미시즈 마이젤> 또한 8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선전했다.
한편 올해의 에미상 시상식은 지난 2월 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과 마찬가지로 사회자
제71회 에미상 주요 수상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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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 대전에서 승기를 잡은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명절 영화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를 영화 초반부터 충족시킨다. 국도에서 경찰 승합차와 죄수들이 탄 호송버스, 덤프트럭 등이 부딪치는 시퀀스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가장 공들인 부분이었다. 배수홍 프로듀서는 “충남 아산에 있는 미개통 도로에서 촬영했다. 원래 2차선 도로였는데, 거대한 추돌사고를 구현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았다. 새로 선을 그어 3차선 도로로 만든 후 나머지 한쪽 차선은 CG로 채웠다”고 전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신을 비롯해 다양한 액션 물량을 선사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촬영 당시 효율적인 프로덕션을 지향했다는 점이다. 호송버스가 주유소에 들르기 전 드론으로 찍은 도로 부감숏은 김포 외곽, ‘나쁜 녀석들’이 김창민(박상욱)을 추격하는 골목길은 수원에 있는 재개발 단지, 박성태(박형수)를 찾아낸 노래방은 부천에 있었다. 이렇게 충청도·대전지역 위쪽으로 로케이션을 밀집한 덕
<나쁜 녀석들: 더 무비> 배수홍 프로듀서 - 꼼꼼한 일정 관리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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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팬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렸을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아홉 번째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하 <할리우드>)가 드디어 국내 개봉했다. 1969년 할리우드, 한물간 액션배우 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스턴트맨 클리프(브래드 피트)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유쾌한 블랙코미디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타란티노 감독의 연출도 연출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기대감을 자극하는 것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의 만남이다. 두 사람 모두 눈부신 외모, 매력적인 캐릭터 등으로 1990년대 전성기를 맞이해 지금까지도 위상을 지키고 있는 배우들이다. <할리우드> 속 배역과는 정반대인 셈. 그렇다면 1990년대 할리우드를 씹어먹었던 남성 배우들의 ‘그때 그 시절’은 어땠을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를 포함한 네 배우의 초창기를 간략히 돌아봤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1990년대 할리우드를 씹어먹던 남성 배우들의 ‘그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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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복원된 한국 고전영화, 이제 TV로 본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KBS와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 방영 업무 협약’을 맺었다. 10월 11일부터 12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 밤(12시 45분) KBS1을 통해 볼 수 있다. 총 12편의 영화가 4K, HD급 디지털 스캔과 영상·음향 복원,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친 영상으로 공개된다. <오발탄> <하녀> 외 고화질 복원판은 지상파에서 이번이 첫 공개다.
-인디애니페스트2019가 대상인 ‘인디의 별’ 수상작을 발표했다.
지난 9월 24일 폐막한 인디애니페스트2019가 국내경쟁부문 대상에 정다희 감독의 <움직임의 사전>을 선정했다. 아시아경쟁부문대상인 ‘아시아의 빛’ 수상작은 <내가 늑대야?>의 아미르 오유샹 모에인 감독에게 돌아갔다. 송영성 감독의 <창조적 진화>는 심사위원 특별상과 음악/사운드 특별상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한국영상자료원, KBS와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 방영 업무 협약’을 맺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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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complete me.” <제리 맥과이어>(1996)에서 스포츠 에이전시 매니저 제리(톰 크루즈)가 도로시(르네 젤위거)에게 고백하며 유명해졌던, ‘넌 나를 완성시켜주는 존재’라며 멜로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대사는 <다크 나이트>(2008) 취조실 장면에서 조커(히스 레저)가 브루스 웨인(크리스천 베일)에게 하기도 했다. 선이 있으면 악도 있고 배트맨이 있는 세상에 조커도 있다는 의미로, 조커는 그렇게 배트맨을 필요로 했다. 자신에게 쨉도 되지 않는 재미없는 경찰들에 비하자면 배트맨은 그야말로 흥미로운 적수였기 때문이다.
올해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한 코믹북 원작 영화 중 최초로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가 된 <조커>에는 바로 그 조커(호아킨 피닉스)의 영혼의 파트너 배트맨이 등장하지 않는다. 나중에 배트맨이 될 어린 브루스 웨인과 그의 아버지 토마스 웨인(브렛 컬런)이 등
[주성철 편집장] <조커> 보며 <펭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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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미디어코프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배급 CJ엔터테인먼트)로 뭉친다. <오피스>(2014)를 연출했던 홍원찬 감독의 신작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으로 주어진 청부살인 의뢰를 받고 추격전을 펼치는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신세계>(2013) 이후 6년 만에 재회하는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의 호흡이 기대를 낳는다. 9월 23일 크랭크인했다.
어바웃필름
<앵커>에 신하균, 이혜영, 천우희가 출연을 확정하고 9월 11일 크랭크인했다. <극한직업>을 만든 어바웃필름이 제작하는 <앵커>는 <봄에 피어나다>(2008), <이제 난 용감해질 거야>(2010) 등으로 독립영화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정지연 감독의 입봉작이다. 신구 세대 앵커들을 주인공으로 한 심리 스릴러물인 <앵커>가 형사 세계의 코믹한 묘미를 잘 살려냈던 어바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주연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9월 23일 크랭크인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