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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를 계기로 최근 몇년간 소개된 일본영화를 연이어 보면서 이들 영화에서 괜한 안쓰러움을 느꼈다. 처음에는 상실과 허무의 시대를 안간힘을 다해 버텨내는 인물에 대한 느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정작 그 시대를 버텨내고 있는 것은 허구의 세계 그 자체였다.
허무와 상실의 세계에서 버텨내는 삶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의 인물들은 모순적이다. 생동감이 넘치다가도 그 활기의 끝자락에서 씁쓸함이 우리를 덮쳐온다.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면은 세 남녀가 클럽에서 맘껏 노는 장면이다. 특히 여주인공 사치코를 연기하는 ‘이시바시 시즈카’가 클럽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순간은 여느 영화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영화적 쾌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의 중력을 지웠기에 가능한 생기다. 시즈오(소메타니 쇼타)의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 이후 그들은 여전히 어울려 놀지만 그들에게는 그 이전의 자유와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현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와 일본 청춘영화, 그리고 트라우마적 사건 이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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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림 감독의 신작 <비상선언>에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에 이어 박해준, 김소진, 임시완이 추가로 캐스팅을 확정했다. <비상선언>은 항공 재난에 직면한 여러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담은 영화로, 제목인 ‘비상선언’은 재난 상황으로 인한 기장의 항공기 착륙 선언을 뜻하는 말이다. <우아한 세계>, <관상>으로 두 차례 한재림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배우 송강호는 항공 재난의 원인을 쫓는 형사를 연기한다. 이병헌은 비행기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나 딸을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을, 전도연은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장관을, 김남길은 항공기의 부기장 역을 맡았다.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로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화제를 모은 박해준이 위기관리센터의 실장 역을, 한재림 감독의 <더 킹>으로 주목받은 김소진이 승무원을, 전역 후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임시완이 홀로 비행기에 오른 승객을 연기한다.
<비상선언>은 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임시완 등 역대급 라인업 완성한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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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이후 프랑스의 시계는 멈춰 서 있다. 칸국제영화제를 비롯해 각종 문화 행사가 연이어 취소되었고, 전국 2200개 극장, 5천여개의 스크린이 8주째 완전히 활동을 멈췄다. 정부는 2200억유로(약 290억원) 규모의 영화긴급지원금을 발표했지만 프랑스 영화관 연맹의 리처드 파트리 대표는 3억유로(약 4천억원) 정도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이렇듯 프랑스 영화산업이 제대로 된 산소통 없이 깊은 잠수를 강요받고 있는 동안, 3월 미국 VOD 플랫폼 서비스에 가입한 프랑스인들은 46%로 전년 대비 무려 10%나 증가했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관객이 아예 극장에서 영화 보는 ‘습관’을 잊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파트리 대표는 이 시기만 지나면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올 거란 낙관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격리 기간 동안 스트리밍 사이트가 이렇게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은 프랑스인들에게 영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방증한다고 믿기 때문
[파리] 코로나19 시대에 프랑스영화계가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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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워런트는 영국 왕실 납품 업체에 주어지는 품질 인증서다. 고층아파트에서 가장 살기좋은 층수도 로열층이라 부른다. ‘로열 또라이’도 있다. 교도소에 죄수 신분으로 잠입한 국가정보원 산업보안팀 소속 백찬미(최강희)가 그렇게 불린다. 내키는 대로 활개를 치고 다니다가 교도소 내 왕따 폭력 현장을 단신으로 제압한 찬미를 두고 죄수들은 ‘로또(로열 또라이)’라 부른다. 미치광이처럼 보여도 뭔가 다르다고 해서 ‘로열’이 붙었다.
SBS 드라마 <굿캐스팅>은 국정원 요원들의 목숨을 앗아간 산업스파이를 잡으려 대기업에 위장취업한 세명의 여성 요원 이야기다. “실력도 최고, 똘끼도 최고”로 평가받는 찬미는 현장 경험이 전무한 IT 분야 특채 사원 임예은(유인영)과 국내 안보파트 24년차 베테랑이자 슬슬 ‘관절에 바람에 들기 시작’한 황미순(김지영)과 팀을 이루자니 걱정이 많다. 그런 찬미가 새벽 6시 특훈을 지시하자, 예은이 아이가 있어서 새벽은 곤란하다고 답하는 대목이 있었다.
'굿캐스팅', 편견을 버리면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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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은 팡위커(송위룡)는 두꺼운 안경과 교정기를 벗어던지고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파티장에 등장한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 팡위커는 린린(송운화)에게 키스를 하며 두 사람간 로맨스의 시작을 알린다. <나의 청춘은 너의 것>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린린과 팡위커의 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팡위커는 따뜻한 린린의 품성에 반해 어릴 때부터 그를 좋아했으며 세심하게 린린을 챙기는 인물이다. 훈훈한 외모로 스타덤에 오른 송위룡은 덥수룩한 머리와 안경으로 얼굴을 가린 채 팡위커를 연기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그는 팡위커에 완벽하게 몰입하기 위해 매 촬영에 진지하게 임했다. 대몽영 감독은 “그는 오케이 사인이 난 후에도 항상 한번 더 찍자고 말했다”며 송위룡의 열정을 칭찬했다. <나의 청춘은 너의 것>으로 지난해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송위룡은 “더 많은 영화로 관객을 만날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중국
'나의 청춘은 너의 것' 송위룡 - 얼굴 천재의 완벽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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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수감된 만희(이시후)는 조폭 출신 범털(이설구)이 권력을 잡고 있는 방에서 각기 다른 죄목과 개성의 재소자들과 생활하게 된다. 만희와 같은 날 입소한 반대파 두목 태수(유상재)가 범털 방 사람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교도소 내부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중심 사건은 늘어지고 메시지는 어색하다. 불쾌하다 못해 난잡한 성적 묘사, 범죄를 가벼이 여기는 태도, 이 둘을 함께하며 우정을 쌓는 전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범털' 억울하게 수감된 한 남자가 개성의 재소자들과 생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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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학자인 시본(헤르미온느 코필드)과 일행은 아일랜드 어선을 타고 접근 금지 수역에 진입했다가 괴생명체가 내뿜는 독성 때문에 감염병으로 고통받는다. 해양 재난영화의 스펙터클보다는 심리 스릴러적 요소에 집중하고 있는 <씨 피버>는 바이러스 공포를 시의적절하게 건드린다. 장르의 공식을 지나치게 충실히 이식한 플롯과 연출, 사건의 전개를 대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씨 피버' 바이러스 공포를 시의적절하게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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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 에이스 테오(말룸 파킨)는 아빠 로랑(프랑수아 다미앙)을 위해 아스널 유소년팀에 스카우트되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술에 절어 살던 로랑은 아들을 위해 영국에서 새 출발을 하겠다며 재기를 다짐하고, 테오는 뿌듯한 한편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아빠의 성장을 응원하는 아들과 아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아빠의 마음이 교차하며 잔잔하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모든 인물들이 서로를 도와가며 한뼘씩 자라나는 과정이 따스하다.
'어쩌다 아스널' 모든 인물들이 서로를 도와가며 한뼘씩 자라나는 과정이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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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목장에서 수제 치즈를 만드는 와타루(오이즈미 요)는 마을의 동료들과 함께 신선한 농작물을 재료로 한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한다. 믿고 따르던 스승 오타니(고히나타 후미요)가 세상을 떠난 후 크게 낙심하지만 가족, 동료들의 위로를 통해 상황을 극복해간다. 익숙하고 전형적인 서사지만 그렇기에 무리 없이 위로를 전한다. 평화로운 전경, 신선한 재료, 각자의 이야기로 완성된 음식이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해피 해피 레스토랑' 익숙하고 전형적인 서사지만 그렇기에 무리 없이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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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집을 잃은 소년 스텟(개릿 워레잉)은 그의 노래 실력을 알아본 교장 선생님 덕에 국립소년합창단 오디션 기회를 얻는다. 가까스로 합창단원이 된 스텟은 단장이자 지휘자인 카르벨레(더스틴 호프먼)를 만나 자기 안의 목소리를 발견해나간다. 반항아가 좋은 스승을 만나 역경을 딛고 자란다는 빤한 스토리에 갈등이 손쉽게 사그라들지만, 어린 재능을 지켜주려 애쓰는 어른들 품에서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소년을 지켜보는 감동이 있다. 예정된 성취로 이야기를 맺는 대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인물을 조명하는 결말도 따뜻하다. 소년합창단의 노래를 내내 감상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스텟 역의 개릿 워레잉이 솔로 파트를 소화했고, 팝페라 스타 조시 그로반이 O.S.T에 참여했다.
'보이콰이어' 어린 재능을 지켜주려 애쓰는 어른들 품에서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소년을 지켜보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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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이>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수상한 셀린 시아마 감독이 2011년에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다. 여름방학 중에 새 동네로 이사온 10살의 ‘톰보이’ 미카엘(조 허란)은 이웃집 소녀 리사(진 디슨)와 통성명을 하고 친구가 된다. 리사덕에 동네의 또래 남자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게 되지만, 사실 미카엘은 로레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다. 여동생 잔(말론 레바나)도 언니와 오빠를 동시에 가진 듯한 기분이 나쁘지 않아 기꺼이 로레/미카엘의 거짓말에 동참한다. 고정된 성역할을 거부하고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스스로 선택하려는 로레의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아름다운 클로즈업 촬영으로 묘사하고 감각하게 하는 셀린 시아마 감독의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톰보이' 셀린 시아마 감독이 2011년에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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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라 불리는 곳은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깊은 수직 감옥이다. 콘크리트가 아래로 이동하면서 수감자들에게 그 위에 놓인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는데, 아래층 수감자는 위층에서 먹다 남긴 걸 먹어야 하는 형국이다. 48층에서 눈을 뜬 주인공 고렝(이반 마사구에)은 심술궂은 노인 트리마가시(조리온 에귈레오)가 음식을 먹고 난 뒤 아래층 수감자들을 골려주기 위해 침을 뱉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만 이내 구덩이의 체계에 적응한다. <더 플랫폼>은 기이한 규율이 작동하는 지옥도다. 잘 차려진 음식이 찌꺼기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인간의 미식과 탐식 문화에 회의감마저 든다. 감옥은 계급을 은유하려는 듯 보이지만 파괴적인 내러티브는 본래 목적과 달리 위악적이고 인간혐오적이다.
'더 플랫폼' 기이한 규율이 작동하는 지옥도 속에서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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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서 도망친 타지마 유리코(이토 란)는 센다이의 한 술집으로 흘러든다. 10살 아들을 두고 떠난 그녀는 이후 18년 동안 소란스런 사건 하나 없이 술집에서 일하며 검소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술집 손님이자 그녀의 연인도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유품은 아들에게 인도되고, 아들은 어머니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어머니의 연인을 만나고자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유리코의 아들은 ‘카가 형사’(아베 히로시)로 성장한다. 목을 졸라 죽이는 살인사건이 두 차례 발생하자 카가는 어머니의 유품을 번뜩 떠올리는데, 두 교살사건과 관련이 깊어 보이는 어머니의 유품을 단서로 삼아 살인자를 찾아나선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는 일본 유명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카가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추리극에 걸맞은 빠른 진행과 군더더기 없는 프레이밍은 원작 소설의 팬은 물론 영화를 통해 카가 형사의 이야기를 처음 접한 관객 모두를
'기도의 막이 내릴 때' 일본 유명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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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는 길 위의 고양이들과 그 고양이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고양이와의 공존을 꿈꾸는 ‘집사’들을 만나고자 고양이 마을 조성을 추진 중인 춘천 효자동을 시작으로 성남, 노량진, 부산 청사포, 파주 헤이리를 오간다. 그 출발점이자 중반부까지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춘천 효자동은 특히 다채로운 고양이와 집사들로 가득하다. 툴툴대면서도 기어이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밥때마다 고양이 도시락을 챙기는 중국집 사장 부부, 벽화 골목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의견을 구하며 고양이 마을을 가꾸려는 동사무소 직원들,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고양이에게 무심한 듯 사려 깊게 공간을 내어주는 바이올린 가게 사장이 있는 한편, 각자의 특징에 맞게 레드, 조폭이, 예쁜이라 이름 붙여진 고양이들이 동네를 지킨다.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다양한 성격과 소통 방식을 지닌 고양이들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 고양이와 사람이 교감하는 순간들은 물론 고양이들끼리 맺
'고양이 집사' 길 위의 고양이들과 그 고양이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