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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강아지의 조합은 늘 반갑다. <지니어스 독>은 의욕 넘치는 과학소년 올리버(가브리엘 베이트먼)가 생각을 읽는 장치를 개발해 반려견 헨리와 소통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둘은 기계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정확히 알게 되고, 깊은 우정을 나눈다. 그렇게 두 친구는 서먹해진 부모를 다시 이어주려고 힘쓰는 한편 올리버의 발명품을 가로채려는 과학자이자 사업가 밀스(쿠널 나이어)와도 맞선다. 다만 영화의 중심에 아이와 동물이 놓이다보니 성인 캐릭터와 그들이 처한 문제는 가볍게만 그려지는 경향이 있다. ‘개처럼 생각하라’는 원제의 메시지만큼은 귀엽고도 유쾌하게 전달한다.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이프 온리>의 길 정거 감독이 자신의 반려견과 쌓은 유대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
'지니어스 독' 길 정거 감독이 자신의 반려견과 쌓은 유대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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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사이에 두고 존재하는 두개의 놀이공원. 그린렌드 형제가 운영하는 낡은 놀이공원과 달리 온통 민트색으로 뒤덮인 닌니(프리다 구스타브손)의 놀이공원은 2차 세계대전 중인 각박한 현실을 잊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닌니는 길 건너 형제 중 형인 욘(알빈 글렌홀름)과 조우하면서 사랑을 느끼게 되고, 안 그래도 밥그릇 싸움 중인 두 집안은 자식 문제로 싸움을 벌인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놀이공원으로 가져온 작품으로, 볼거리는 화려하지만 다소 산만한 구성이 아쉽다.
'어트랙션'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놀이공원으로 가져온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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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을 그만두고 살인청부업자로 활동하던 에이바(제시카 채스테인)는, 조직의 금기를 어겼다는 이유로 제거 대상으로 설정돼 사이먼(콜린 패럴)에게 쫓기는 상황에 처한다. <에이바>는 킬러인 에이바의 서사와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킬러 영화와 차별화된 작품이다. 가령 에이바가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한 후 가족들과 사이가 틀어진 점, 항상 타깃에게 ‘무엇을 잘못했냐’고 질문하며 살인을 정당화하고 싶어 하는 점 등을 강조하며 관객이 에이바에게 더 깊이 몰입하고, 그의 입장에서 상황을 관망할 수 있도록 한다. 전작에선 볼 수 없던 제시카 채스테인의 밀도 높은 액션도 영화를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나 능력 있는 요원을 성적 매력을 가진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에이바' 기존의 킬러 영화와 차별화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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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5년 만에 처음 떨어져본다는 감희(김민희)는 남편이 출장 간 사이에 지인들을 만나러 다닌다. 영순(서영화)을 만나 고기를 구워 먹고, 수영(송선미)과 함께 식사를 한다. 두 차례 약속된 만남이 지난 후 감희는 영화관에서 우연히 우진(김새벽)을 마주한다. 세번의 만남과 오가는 대화 속에서, 수면 위에 비치는 알 수 있는 것들과 수면 아래 미지의 순간들이 교차한다. <도망친 여자>는 최소화의 서사와 담백한 구성이 도드라지는 작고 사랑스러운 영화다. 여성들이 나누는 대화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겉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눈앞에 주어진 것들의 진실함이 한층 선명해진다. 수면 위와 수면 아래 파도처럼 넘실대는 장면의 리듬을 통해 끝내 영화에 대한 믿음과 신비를 회복시키는, 홍상수라는 세계. 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도망친 여자' 최소화의 서사와 담백한 구성이 도드라지는 작고 사랑스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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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4년 만에 극장 개봉하는 <공포분자>는 에드워드 양 감독의‘타이베이 3부작’ 중 <타이페이 스토리>(1985)와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의 중간에 위치한 작품이다. 등장인물 4명이 릴레이하듯 서사를 끌고 가는 구조인데 형식주의자로서 그의 완벽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찍기가 취미인 소년은 경찰 수사를 피해 달아나다가 다리를 다친 소녀를 우연히 카메라에 담고, 사진 속 그녀에게 점점 매료된다. 이립중(이립군)과 주울분(무건인)은 결혼 생활에 지쳐 권태기에 빠진 부부다. 의사인 이립중은 동료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까닭에 과장 승진 기회를 얻는다. 결혼 생활에 회의를 느낀 주울분은 소설을 쓰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불량 학생과 어울리는게 못마땅한 소녀의 엄마는 소녀를 집에 가두고, 소녀는 무료한 생활이 지겨워 전화번호부를 뒤져 무작위로 장난 전화를 건다. 그때 소설을 쓰던 주울분이 소녀의 전화를 받는다.
줄거리만 보면 연관
'공포분자' 무려 34년 만에 극장 개봉하는 에드워드 양 감독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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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이도가 마을을 덮치면서 혼자 살아남은 소녀 대니(블루 헌트)가 사건 당일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한다. 그러자 멀버리 정신병원의 닥터 레예스(알리시 브라가)는 “트라우마가 가짜 기억을 만들 수 있다" 고 말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토네이도가 마을을 집어삼킬 때 숨어있던 대니의 뺨으로 눈송이가 떨어져 녹아내리던 감각은 또렷하다. 하지만 토네이도가 불 때 눈이 내릴 수는 없는 법. 그때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대니가 기억하는 과거는 진짜일까, 닥터 레예스의 말대로 가짜 기억에 불과한 걸까.
어린 뮤턴트들을 수용하는 멀버리 병원에 가장 마지막으로 입원한 대니는 자신이 돌연변이인 ‘뮤턴트’라는 사실을 알지만, 정확히 어떤 초능력을 가졌는지는 모른다. 먼저 입원한 레인(메이지 윌리엄스)은 늑대인간으로 변하고 샘(찰리 히턴)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어디든 뚫고 지나간다. 입원 첫날부터 대니에게 까칠하게 대하는 일리야나(애니아 테일러조이)는 오른팔을 검푸른 검으로 만들어
'뉴 뮤턴트' 개성 강한 뮤턴트들의 서사시인 <엑스맨> 시리즈의 스핀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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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오! 문희' 엄니, 우리 보미의 뺑소니범은 우리가 잡어유!
[정훈이 만화] '오! 문희' 엄니, 우리 보미의 뺑소니범은 우리가 잡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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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그라운드
한국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가 9월 21일(월)부터 10월 7일(수)까지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작품을 공모한다. 장편 20편, 단편 50편을 선정해 각각 500만원과 200만원의 유통지원금을 지급한다. 2018년 1월 1일 이후에 완성된 작품은 장르와 관계 없이 온라인(www.indieground.kr/movie)으로 신청 가능하며 선정작은 11월 초에 발표된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가 배두나와 공유, 이준을 캐스팅했다. 자원 고갈로 황폐해진 지구를 배경으로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에 어떤 샘플을 회수하러 가는 이야기다. 배우 정우성이 제작자로 참여하며 원작인 동명의 단편영화를 연출한 최항용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시민 덕희>가 배우 라미란, 박병은, 이무생, 안은진을 캐스팅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덕희(라미란)가 범죄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로 올해 하반기 크랭크인이 목표
한국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가 9월 21일부터 10월 7일까지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작품을 공모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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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제18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축소 개최를 발표했다
9월 17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모든 부대행사를 취소하고 상영관 관객수를 50인 이하로 제한한다. 10월 22일 시작하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기존 6일에서 4일간으로 일정을 축소하고, 피칭 등의 행사는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글로벌 가상 팬이벤트 DC팬돔의 멀티버스가 9월 13일 새벽 2시에 오픈한다
24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DC 유니버스의 TV시리즈, 영화, 코믹스, 게임을 아우르는 50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코믹스를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코스프레와 팬아트로 만나볼 수 있다. DC팬돔 홈페이지(http://dcfandome.com)에서 진행되며 PC, 모바일 접속 모두 가능하다.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 10인을 공개했다
심사위원장은 <환상의 마로나>로 지난해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 10인을 공개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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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암울한 극장가는 아직 추석 시즌 개봉 영화 inside 라인업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승리호>는 최근 재확산으로 다시 개봉을 연기했다. <승리호>가 빠진 자리에는 장혁 주연의 <검객>과 신민아·이유영 주연의 <디바>가 개봉예정이다. 성동일·김희원·하지원 주연의 <담보>도 애초 9월 10일에서 30일로 개봉을 미뤘다. (-<일요신문> 9월9 일자 ‘<승리호> 기권한 추석 극장가 <뮬란>이 ‘성룡’ 될 수 있을까’ 중)
대목에 대작이 없다. 기대작 <승리호>가 추석 개봉을 연기하면서 올해 추석 시장은 <디바>(9월 23일), <검객>(9월 23일),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9월 29일), <담보>(9월 29일이나 30일) 등 중급 규모의 한국영화들이 몰렸다. 할리우드영화는 <뮬란> 정도가 눈에 띈다. 대
[김성훈의 뉴스타래] 이대로 가면 극장이 줄도산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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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실사영화 <뮬란>을 둘러싼 논란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한국 개봉을 앞둔 <뮬란>의 보이콧 움직임이 아시아 곳곳으로 확산될 분위기다. 올해 초 뮬란 역을 맡은 유역비 배우가 홍콩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지난 9월 4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뮬란>의 엔딩 크레딧이 또 한번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 ‘중국 신장위 구르자치구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는 크레딧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공안국이 관계한 수용소가 반극단주의 훈련을 위한 자발적인 학교라고 밝혀왔지만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측은 지난해 취재를 통해 위구르인 100만명을 강제수용, 재교육해온 곳이라고 고발한 바 있다. 이에 홍콩의 운동가 조슈아 웡은 지난 7일 트위터에“<뮬란>을 보는 것은 모슬렘 위구르인 집단 감금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이라며 보이콧을 독려하고 있다.
사안은 영화계
'뮬란', 엔딩 크레딧 논란으로 보이콧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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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이하 여성영화제)가 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지난 9월 10일 오후 7시,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여성영화제 개막식은 네이버TV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와 여성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개막식은 관객 없이 진행됐다. 배우 이엘과 정용실 아나운서가 공동 사회를 맡았고 뮤지션 선우정아의 축하 공연으로 개막식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의 보이스상을 수상한 추적단 불꽃과 래퍼 슬릭은 영상을 통해 수상 소감을 전했고, 곧이어 여성영화제의 공식 트레일러가 상영됐다. 그 밖에도 올해 공식 상영작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 영상, 국내외 게스트들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영상들이 차례로 공개되며 개막식에 열기를 더했다.
변재란 여성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올해 여성영화제 공식 슬로건인 ‘서로를 보다’는,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모두 연결된 존재로서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자는 의지의 표현”이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 무관객 온라인으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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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 출연 케이트 블란쳇, 빌리 크루덥, 크리스틴 위그 / 수입 kth / 배급 디스테이션 / 개봉 10월 8일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2019년에 발표한 <어디갔어, 버나뎃>은 섬세한 심리묘사, 건조한 유머와 스릴러적 터치를 다채롭게 펼쳐낸 영화다. 남편과 딸에게 헌신하며 살아온 버나뎃(케이트 블란쳇)은 사실 과거에 최연소 맥아더상을 수상한 천재 건축가다. 괜찮은 척하지만 남몰래 일상의 피로와 공허에 신음하는 버나뎃은 그녀가 국제범죄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FBI의 등장과 함께 급작스런 소동에 휘말린다. 가족여행을 앞둔 어느 날 화장실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진 여자는 어디로 탈출하려는 것일까? 미국 작가 마리아 셈플의 베스트셀러 소설에 기반한 작품으로 개성 넘치는 가족과 이웃에 대한 묘사, 타자와의 교류 속에서 자아 찾기에 나서는 개인의 성장담이 링클레이터 감독의 관심사와 잘 맞아떨어진 듯 보인다. 재능을 감추고 살아온 중년 여성의 도약과
[Coming soon] '어디갔어, 버나뎃' 섬세한 심리묘사, 건조한 유머와 스릴러적 터치를 다채롭게 펼쳐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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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좌석마다 모니터를 놓아야 할까봐요.” 언젠가 극장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휴대폰으로부터 10분도 눈을 떼기 힘든 관객이 적지 않은 만큼, 두 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게 하려면 좌석에 모니터를 설치해 인터넷과 메신저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특단의 조치라도 취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에서 나온 얘기다. 그의 말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던 건, 우리가 손을 뻗어 TV 리모컨을 찾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5G 시대를 이미 살아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나 터치 한번으로 초연결이 가능한 사회에서 오랜 시간 한 가지 콘텐츠에 깊이 집중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중이 문화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니 매체들도 앞다투어 변화를 선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8월 말을 끝으로 81년 만에 지면에서 TV 편성표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확고하게 스트리밍의 시대에 와 있다. TV 편성표가 더는 사람들의 TV 시청 방식을 반영하지
[장영엽 편집장] 숏폼 콘텐츠의 부상이 의미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