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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란 무엇인가. 인류사에서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아니 해결할 의지가 없는 질문. 토마스 빈터베르의 <어나더 라운드>는 술에 관한 흥미로운 고찰을 시도한다. 무료한 일상에서 사라진 열정을 되찾기 위해 알코올 농도에 대한 실험을 벌이는 이 영화는 술에 대한 유쾌한 통찰과 애정으로 가득하다. 2021년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과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비결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균형감각에 있다. 술을 사랑하게 되는 중년 남자들의 해프닝을 해맑게 그리다가도 불현듯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감독의 솜씨는 그야말로 잘 익은 위스키처럼 성숙하다. 여기에 <더 헌트>(2012)에서 호흡을 맞췄던 마스 미켈센, 토머스 보 라센 등 배우들의 연기는 한층 농익어 표정만으로도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진실은 술 속에 있다. 진실을 이야기할 기분이 되기 위해서는 취해야 한다.”(리케르트) 영화가 전하는 진심 속에 흠뻑 취해봐도 좋을 것이다.
술은 꼬리가 길
애주가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고찰 '어나더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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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한 고압산소 치료 시설에 큰불이 나 사망자가 발생한 뒤 1년이 지나 재판이 열린다. 재판이 열린 나흘간의 이야기를 다룬 <미라클 크리크>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앤지 김의 데뷔작이다. 앤지 김이 경험한 이민자로서의 삶, 병치레가 잦았던 자녀들, 변호사로 일하며 얻은 지식이 모두 합쳐진 작품인데, 주요 증인이자 사건에 깊이 연루된 사람들의 속내와 법정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번갈아 보여주며 진행된다. 일을 하는 한국인 이민자 유씨 가족이 정착한 작은 마을 미라클 크리크. 그들은 이곳에서 고압산소 치료 시설을 운영한다. 찾는 이들이 늘어나던 어느 날, 산소 탱크 폭발로 치료 중이던 자폐아 헨리와 다른 환자의 어머니인 킷이 사망했다. 시설 운영자인 유씨와 그의 딸을 비롯한 사상자도 발생했다. 이 화재의 원인이 의도적인 방화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 사망한 헨리의 어머니 엘리자베스가 방화범으로 지목돼 재판을 받는다. 엘리자베스가 아들의 자폐증을 고치기 위해 했던 여러
씨네21 추천도서 - <미라클 크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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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두더지, 까마귀, 용을 비롯해 많은 동물 반려 로봇이 ‘켄투키’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켄투키를 이용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인형 로봇을 구입해 ‘소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돈을 주고 연결 암호 코드를 사 켄투키가 ‘되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켄투키를 ‘소유’한 쪽이 로봇을 네트워크와 연결하면 켄투키 ‘되기’를 선택한 전세계의 사람 중 하나와 매칭된다. 어느 쪽이든 상대를 선택하는 일은 불가능하며, 켄투키의 작동은 ‘되기’를 선택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러니 반려 로봇을 소유한 쪽은 동물의 눈동자에 달린 카메라 렌즈 너머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알 도리가 없고, 반려 로봇이 되기를 선택한 쪽은 오로지 렌즈로 보이는 정보에 의지해 낯선 사람의 사적인 공간에서 지내게 된다. 사만타 슈웨블린은 초연결 시대의 사람들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엿보기’로 인한 두려움을 느끼던 이들조차도, 외국 어딘가에 살고 있는 사람의 삶과 연결된다는 사실에 매혹을 느낀다.
씨네21 추천도서 - <리틀 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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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는 ‘아이 키우다 현타 온 엄마를 위한 대사들’. 방송 작가로, 특히 공중파 3사 영화 정보 프로그램을 모두 담당할 만큼 맹렬히 활동한 저자는 한때 노처녀를 위한 잡지까지 만들었으나 지금의 남편을 만나 아이가 바로 ‘한방에’ 생기고 결혼을 하여 ‘한방이’를 낳았다. 사실 예상치 못한 결혼이라 시작부터 무서웠단다. 이때 도움이 된 영화가 “사람은 누구나 부조종사가 필요하지”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인 디 에어>. 태어난 아기가 산후조리원에서는 그렇게 효자로 손꼽히더니 집에 와서는 ‘등센서’가 작동해서 밤새 울어대는 바람에 성악설을 믿게 되었다는 대목에서는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다 생명의 의미와 육아가 주는 깨달음을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통해 살펴보는 기발한 발상도 웃음을 추가한다.
“모든 분야에서 꼰대들의 활약은 지칠 줄 모르지만 유독 결혼과 육아 분야에 있어선 ‘꼰대 오브 더 꼰대’가 지리멸렬하게 존재한다.” 임신 때는 출산의 고통과 노산의 위
씨네21 추천도서 - <육퇴한 밤, 혼자 보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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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라는 대상에 대해 한 가지 일관된 입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린 시절의 음주란 금기 혹은 터부를 과감히 깨는 모험이 된다. 그러다 성인이 되어 사회가 술을 끝없이 허락하면 주량을 확인하고 또 자랑하며 재미를 구한다. 외로운 젊은이라면 술의 힘을 빌려 헛헛한 마음을 터놓을 힘을, 타인을 향한 애정을 고백할 힘을 빌린다. 내가 모르는 은밀한 이야기, 술잔과 함께 오고 가는 다정함을 놓칠까봐 새벽까지 술자리를 꾸역꾸역 쫓아다닌 경험이 많이들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서 혹은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서 술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술자리에서 성희롱이며 주사 등 좋지 못한 경험을 겪어 자연스레 술을 피하게 될 수도 있다.
<영롱보다 몽롱>에는 술에 대해 딱 떨어지는 문장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없을 다채로운 이야기가 있다. 특히 필자가 여성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술과 술자리가 얼마나 매혹적이며 동시에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소상하게 다루어진다.
씨네21 추천도서 - <영롱보다 몽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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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처럼 쏟아지는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이해관계를 가진 현대 사회 속 인간들이 서로 얼마나 다른 존재들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서로 중시하는 가치도, 당대 사회에서 가장 위중하다 판단하는 문제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세대, 국가, 이념 불문하고 환경과 젠더가 동시대 가장 뜨거운 이슈였음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생태와 젠더를 주제로 기존 문학 작품들을 선별한 ‘해시태그 문학선’은 해당 주제들이 섬세하게 반영된 소설 13편과 시 140여편을 묶었다. <#생태_소설> <#생태_시> <#젠더_소설> <#젠더_시> 총 4권의 책이다. 작가들이 생태 또는 젠더를 주제로 청탁받아 새로 쓴 작품이 아니라 1970년대부터 2020년까지 근래의 문학 중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들을 추려낸 것이다. 덕분에 메시지만을 위한 문학이 아니라 독자는 이야기 속으로 천천히 발을 내딛어 함께 사유하고 상상하게 된다
씨네21 추천도서 - <해시태그 문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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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두고니의 <내 동생의 무덤>은 형사물과 법정물을 절묘하게 조합한 스릴러다. 1993년, 부모님이 하와이로 여행을 떠나자 트레이시는 남자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하러 가면서 동생 세라에게 꼭 고속도로로 운전해서 귀가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그 이후로 20년, 트레이시는 세라를 보지 못했다. 감쪽같이 사라진 세라 때문에 트레이시의 가족은 슬픔에 잠겼고, 부모님도 차례로 돌아가셨다. 학교에서 선생으로 일하며 동생과 가까이서 살고자 했던 트레이시의 소원 역시 물거품이 되어, 지금 트레이시는 고향을 떠나 강력반 형사로 일하고 있다. 세라의 사체가 20년 만에 발견되자, 트레이시는 고향으로 잠시 돌아와 사건을 다시 파헤치고자 한다. 세라를 살해한 범인으로 강간범 에드먼드 하우스가 이미 1급 살인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 중이지만 트레이시는 당시 실종 상태인 세라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하기 위해 에드먼드 하우스가 누명을 썼다고 판단하고 그를 석방시키려고 노력한다. 진범을 찾기 위해서.
씨네21 추천도서 - <내 동생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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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아버지에게 혼이 나 덜덜 떨면서도, 그 모습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냉정하게 관찰하고 분석해서 기억 속에 저장하는 내가 있었다. 어렴풋이 이것이 소설의 좋은 소재가 될 것이라고 느끼면서.”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인 <긴 하루>의 작가 노트 중 이 부분에 공감할 창작자가 많을 것이다. 나쁜 일이 생기거나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겪으면 몹시 괴로워하는 당사자이면서도 자아의 일부가 떨어져 나와 ‘이건 나중에 글 소재가 되겠다’라고 남의 일처럼 바라볼 때가 있다. 한이 작가의 <긴 하루>는 치매에 걸려 집을 나간 어머니를 찾는 주인공의 시선이 소년 시절로 이동하며 가족의 비밀을 들춘다. 치매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방에 가두는 설정은 과거 모자가 살기 위해 공모했던 어떤 사건을 은유하고, 뒤이어 전모가 밝혀지면 독자도 기이한 가담자가 된다.
이번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에는 어떠한 경향성 같은 것이 엿보인다. 사회면 뉴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게 아닌가 싶
씨네21 추천도서 -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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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으로 독서를 마음먹은 분들을 위한 책 리스트. 한국의 추리 단편소설들을 한데 묶은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술에 대한 다양한 에세이를 묶은 앤솔러지 <영롱보다 몽롱>, 생태와 젠더를 주제로 기존 문학 작품들을 선별한 ‘해시태그 문학선’, 공중파 3사 영화 정보 프로그램을 모두 담당했던 이력을 지닌 방송 작가의 육아와 영화 에세이 <육퇴한 밤, 혼자 보는 영화>, 변호사 출신인 작가들이 쓴 범죄 소설 <내 동생의 무덤>과 <미라클 크리크>, 곧 현실로 이루어질 듯한 SF 소설 <리틀 아이즈>를 소개한다.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1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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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맞아 새로운 앨범 구상을 위해 하루에 몇 시간 정도는 책상에 앉아 있는다. 예전에 써뒀던 내용들을 들여다보며 고치기도 하면서 기타도 좀 치고… 를 반복하다 보면 밤도 금방 깊어지는 일상이다. 오랫동안 반복해온 일이지만 여전히 과정은 평탄하지만은 않다. 최단거리로 목적지에 바로 도착할 수 있는 일이라면 참 좋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 과정은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어릴 적 시장에 심부름하러 갔다가 무엇인가에 홀려(장난감이나 게임기였겠지?) 해가 다 지고서야 돌아왔던 경험을 떠올리지 않아도 작업을 하기 위해 준비한 이 방과 책상에는 주의력을 빼앗아가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렇게 무엇인가에 주의를 빼앗기기를 반복하는 것이 작업자의 숙명이겠거니 하면서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혹시나 인터넷에는 그런 방법이 있을까? 프리랜서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는 책을 읽으면서 집중력을 회복하기 위한 팁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지만 사실 그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비트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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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 선임연구원. 영화 속 혜성 충돌은 오늘날 우리 인류가 맞닥뜨린, 그러나 애써 무시하고 있는, 전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 문제들로 치환해볼 수 있다. 위기의 종류가 무엇이든 간에 우리가 대처하는 자세는 비슷할 것 같다.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돈 룩 업>을 봤다. 영화를 먼저 본 지인들은 내게 구체적인 힌트는 주지 않고 추천만 했다. 재밌는데 무섭다고 했다. 과학자와 정치가가 등장한다는 말에, 그거 참 재밌겠다 싶어 무선 이어폰을 끼고 개수대 맞은편에 태블릿을 올려두었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고무장갑을 꼈다. 여느 때처럼 설거지를 해치우는 동안 가볍게 영화나 보며 집안일의 지겨움을 쫓을 요량이었다. 시작과 동시에 찻주전자에 물이 끓는 휘파람 소리가 신경을 긁었다. 공포물인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하는 찰나, 뜨거운 차 한잔과 간식을 들고 모니터 앞에 앉아 음악으로 지루함을 쫓으며 관측을 시작하는 천문학자가 보였다. 아니구나. 곧이어 기이한 소
천문학자가 본 '돈 룩 업', 신중한 과학적 묘사보다 눈길을 끈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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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평론가의 프런트 라인]
배우의 얼굴은 영화를 위한 작은 장소다. 클로즈업된 얼굴에는 그 자체로 영화적인 힘이 내장되어 있다. 프랑스를 연기한 레아 세두의 얼굴은 영화적인 동시에 영화적인 것을 무너뜨린다.
브루노 뒤몽이 현재로 돌아왔다. <까미유 끌로델> <잔 다르크> 등 실존 인물의 삶을 다룬 시대극과 어딘가 현실에서 한발 물러난 영화를 만들어오던 뒤몽은 미디어에 둘러싸인 인물의 삶을 조망하는 <프랑스>를 통해 완전한 현재에 뛰어든다. <프랑스>의 도입부는 마치 현재를 재정의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너무 평범해서 도리어 이상한 첫 장면에서부터 두드러진다. 스타 방송인 프랑스 드 뫼르(레아 세두)에게 사람들이 몰려든다. 카메라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 놓여 있다. 잠시 후 무리를 등지고 카메라쪽으로 걸어와 카메라 앞 적당한 거리에 멈춰 선 프랑스는 이어폰을 통해 아들과 통화한 뒤 무리 속으로 되돌아간다. 이 장면에서 주목할 것은
브루노 뒤몽의 '프랑스'가 카메라 시대에 던지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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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도 극장가엔 오랜만에 훈풍이 불었다. 비록 살만 칸의 액션 스릴러 <안팀: 더 파이널 트루스>는 기대치를 밑돌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수르야반시>에 이어 1983년 인도 크리켓 월드컵 대표팀의 신화적 승리를 스크린에 재현한 란비르 싱의 스포츠 드라마 <’83>이 순항하며 마침내 길었던 흥행의 갈증을 풀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극장가를 더욱 뜨겁게 달군 복병이 있었으니 바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다. 급기야 발리우드 넘버원인 <수르야반시>의 기록을 능가하는 흥행 성적을 거뒀는데,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례적으로 외화가 ‘올해의 인기상’을 거머쥔 셈이다. 제아무리 기라성 같은 할리우드 대작도 이와 같은 성공을 보장받지 못하는 곳에서 이 거미 인간 시리즈만큼은 이미 여러 차례 입지전적인 성공을 거둬왔고, 이번에도 외화의 대표주자다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만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최대 규모의
[델리] 자국 영화 선호하던 경향에서 벗어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흥행 고공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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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이구나” “쉽진 않았어요.” 대한민국을 쥐고 흔드는 성진그룹의 실세 서한숙(김미숙)과 10년을 꾸민 계략으로 일격을 날린 둘째 며느리 윤재희(수애) 사이에 불꽃이 튄다. 재희는 시어머니가 가진 모든 것을 갖겠노라고 선언하고, 한숙은 유력 인사들의 치부를 모은 비밀 서재의 출입 키를 재희에게 건넨다. 일종의 곳간 열쇠를 주고받으며 맺은 JTBC <공작도시>의 고부 동맹. 서한숙은 남동생에게 넘겼던 그룹 회장직을 되찾아 큰아들에게 잇게 하고자 유능한 며느리를 활용하고, 윤재희는 성진가의 혼외자인 남편 정준혁(김강우)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시어머니를 든든한 뒷배로 삼는다. 이들에게 아들과 남편은 오로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위치를 마련하는 수단이다.
사람을 수단으로 삼는 일에는 자연히 리스크가 따른다. 나랏일을 논하고 진정성을 입에 올리는 자들이 성매수, 성추행을 저질러도 요직은 여전히 남자가 차지하는 세상을 살아온 시어머니는 그들의 치부를 공격하는 쪽보다 덮어주는
며느리의 진심, JTBC '공작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