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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는 <도망자>를 보고 있었다. 한순간 해리슨 포드의 동료의사로 분한 여배우가 눈에 들어왔다. 3분. 그녀가 등장했던 시간은 단 3분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스필버그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쥬라기 공원2>(1997)에 출연할 생각이 있냐고. 이번에는 3분이 아니라 120분 내내. 제프 골드블럼의 상대역인 여주인공 사라 하딩 역이었다. 오디션? 필요없었다.
군법무관인 아버지를 따라 23개 도시를 떠돌아다니던 어린 시절, 줄리언 무어는 내성적이고 눈에 띄지 않는 소녀였다. “왜, 학교 다닐 때 왕따당하는, ‘엽기적인’ 애들 어디에나 있잖아요. 땅꼬마에 안경끼고 운동은 젬병인 애. 그게 나였어요.” 유년기와 사춘기를 오로지 책과 함께 보냈던 ‘엽기소녀’는 어느 날 연기로 방향을 바꾸었다. 보스턴대학 드라마스쿨을 졸업한 뒤 80년대에는 오프 브로드웨이 연극무대에 섰고, TV드라마 <아일 테이크 맨해튼>(1987) 등 TV에도 얼굴을 내밀
세월이 흐를수록 연기는 아름다워, 줄리언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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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글레나가 뭐지? 생물시간에 배우긴 한 것 같은데…. ‘체내에 엽록체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하는 식물, 혹은 입이나 수축포를 이용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편모충류 동물.’ 즉 식물과 동물의 중간형 존재인 유글레나는 배우 강성진(30)에게 적합한 명명이었는지 모르겠다. 여장한 친구를 몰라본 채 두근거리는 감정에 빠지는 <찜>에서의 그는 세심한 식물성을 띠지만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사회를 향한 불만을 온몸으로 표출하던 딴따라나 <휴머니스트>의 컴플렉스 덩어리 유글레나는 분명 강한 동물성의 상징이다. “신인 때 한 감독님이 ‘너한테는 두 가지 모습이 다 있다. 하지만 악역부터 하면 네가 가진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게 될지도 모르니까. 개구쟁이 같은 모습부터 보여줘라’ 하셨어요. 이후엔 정말 예언처럼 그 말이 맞아들어갔고요.”
중앙대학교 영화과에 입학한, 스무살 강성진의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하지만 91년 “이런 저런 경험 많이 해보자”는 정말 단순한
유글레나, 식물이거나 또는 동물이거나, <휴머니스트>의 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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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개막작 기자회견이 그렇지만 <물랑루즈>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은 수백명의 기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날렵하고화사한 차이나풍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니콜 키드먼과 긴 은발머리를 뒤로 넘긴 감독 바즈 루어먼에 가려 이원 맥그리거나 존 레귀자모가 초라해보인이날 기자회견에서 호주 기자들은 시종 “이걸 호주영화라고 부를 수 있냐”는 질문을 던져 좌중을 썰렁하게 만들었다. 감독은 영화의 국적에대한 거듭되는 질문에도 짜증내지 않고 기자회견 분위기를 유쾌하게 끌고갔다.[호주 기자 A] 나는 몇년간 파리 물랭루주가 위치한 지역에 살았다. 그곳에는 호주 여자들이 많았는데 호주와 물랭루주를 연관시켜본다면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바즈 루어먼 이 영화는 연극적 특성을 띠고 있다. 나의 의도는 음악이많이 들어간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물과 세계가 변화하는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이 영화를 위해 몇년 전 파리에 머물면서 보헤미안과19세기 말 물랭루주 모습에 대한 자료를 수집
<물랑루즈>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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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9일 54회 칸영화제 개막, 개막작은 바즈 루어먼의 <물랑루즈>지중해에 쏟아지는 햇살은 어딘가 다르다. 빛을 머금은 비취색 바다가 속삭이듯 일렁이면, 칸의 5월은 아직 코트를 벗지못한 파리 사람들을 비웃듯 여름 분위기를 뽐낸다. 바닷가엔 온통 수영복의 남녀 혹은 토플리스 차림의 여인들이 시선을 현혹시키지만 오래 지켜볼구경거리는 아니다. 칸의 눈부신 여름이 시작되는 곳은 해변이 아니라 팔레 드 페스티발의 붉은 계단이다. 5월9일 저녁 6시, 제54회 칸영화제의개막을 알리는 팡파르와 함께 연미복을 입은 남자들과 우아한 드레스의 여인들이 좌우로 의장대가 호위하는 팔레의 계단에 들어서자 약속이라도한 듯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이날은 특별하다. 신과 여신들이 1년에 한번 지상에 내려오는 때이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신전처럼 웅장한자태를 드러내며, 영화제 행사 대부분이 열리는 건물인 팔레는 늦은 오후를 밀어내고 신비감과 황홀경에 입맞춘다.올해 이곳에 모인 이들이 목청높이 부른
54회 칸영화제 개막 The 54th International Film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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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3류 카바레를 전전하는 3류 개그맨 진영(윤다훈). 그에겐 호적에도 올리지 못한 채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맡아 키우는 7살짜리 딸 가영(김지선)이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딸을 떠맡게 된 진영. 그러나 그는 사사건건 잔소리만 늘어놓는 딸이 영 불편하고 가영은 대책없이 사는 아빠가 늘 불만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티격태격만 할 것 같던 부녀도 서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에겐 가슴아픈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 Review<고해>는 착한 영화다. 하는 일마다 안 되는 아빠를 깊은 속내로 응원하는 어머니 같은 딸이 있고, 딸의 상처에 몇천원 더 비싼 약을 발라주기 위해 약국에서 빈 호주머니를 내보이며 동정표를 얻는 사랑스런 아빠가 있다. 유치장에서 우연히 만난 1류 개그맨이 3류 개그맨을 돕기 위해 그를 자신의 쇼에 초대하는 행운이 있는가 하면,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을 7년 만에 한 밥상앞에 앉혀놓는 눈물나는 갸륵함까지 있다.그러
시사실/ <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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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머리 좋고 잘생기고 타고난 악당에다 엘비스 프레슬리 숭배자인 머피(케빈 코스트너)는 ‘큰집’에서 우애를 쌓은 동료들과 함께 카지노를 턴다. 이들이 거액을 손에 넣자 악당의 본색을 드러내 서로 총질을 하는 바람에 돈의 향방은 머피와 마이클(커트 러셀), 그리고 좀도둑 아들을 데리고 사는 영리한 여자 시빌(커트니 콕스)의 3자 구도로 압축된다.■ Review 같은 영화에 대해 말하면서 고상함을 잃고 싶지 않다면 짧게 가는 게 상책이다. 예컨대 이런 식으로. 극한 상황에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이지적이면서도 냉소적인 캐릭터를 유지해온 케빈 코스트너는 과연 시나리오나 끝까지 읽고 계약서에 사인했던 것일까? 이 영화는 최근 뮤직비디오와 CF를 거쳐서 주류 상업영화에까지 널리 퍼진 시각적 스타일들을 총출동시키면서 매너리즘의 극치를 보여준다. 엘비스를 흉내내는 사람들(Elvis impersonators)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엘비스 현상’에 대한 어떠한 이해도 제공하지 않으며,
<3000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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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캐롤(린다 피오렌티노)은 양로원의 간호사로 일한다. 한때는 고교 졸업파티의 여왕으로 뽑힐 만큼 잘 나갔지만, 지금껏 오리건주를 벗어나보지도 못한 채 노인들의 뒤치다꺼리로 바쁜 일상에 지쳐 있다. 그런 캐롤의 양로원에 유명한 은행강도였으나 전신이 마비된 노인 죄수 헨리(폴 뉴먼)가 실려온다. 헨리의 간호를 맡게 된 캐롤은, 그가 감옥에서 나오기 위해 전신마비를 가장하고 있음을 알아챈다. 하지만 캐롤은 헨리의 속임수를 밝히는 대신 오히려 다시 은행을 털자고 제안한다. 처음엔 코웃음치던 헨리도, 전 파트너에게 맡겨둔 돈을 찾는 데 실패한 뒤 캐롤, 그녀의 남편 웨인(덜모트 멀로니)과 현금 수송 차량을 털기로 한다.■ Review<내일을 향해 쏴라>의 부치 캐시디가 칠순 노인이 됐다면, 과연 어땠을까. 더구나 은행을 털다가 정전으로 금고에 갇히는 바람에 감옥 신세를 지고 있다면 말이다. <웨어 더 머니 이즈>의 헨리는 ‘노년의 부치’에 다름 아니다. 전설
<웨어 더 머니 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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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17살 소녀 사토카(다나카 레나)의 봄방학은 짝사랑의 실패와 어머니의 입원으로 시작된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어머니의 낡은 오르골. 그 속에서 사토카는 꼭 자기만한 나이 때의 어머니가 품고 있었던 첫사랑의 추억을 발견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차마 부치지 못한 채 오르골 속에 봉인했던 낡은 편지와 사진. 사토카는 과거 속에 묻혀버린 어머니의 첫사랑을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Review 이루지 못한 사랑은 마냥 아름다운 것일까? 영화 <첫사랑>은 17살 소녀가 바라본 첫사랑에 관한 낭만적이고 부드러운 수채화 같은 영화이다. 죽음을 앞둔 어머니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오르골 속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빛바랜 편지와 사진. 사토카는 어머니의 그 봉인된 추억과 기억 속으로 헤집고 들어가기 시작한다. 편지에 쓰인 지명을 찾아가고, 어머니의 애잔하고도 풋풋한 사랑이 묻어 있는 벚꽃나무를 발견해낸다. 그리고 그 공간을 함께 나누었을 어머니의 첫사랑, 후지키를 만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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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메리(제니퍼 로페즈)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웨딩 플래너. 멋진 결혼식을 연출하며 승승장구하는 그녀는 결혼적령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미혼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의 소꿉친구 마시모(저스틴 챔버스)와 결혼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전혀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트럭에 치일 뻔한 그녀를 구해준 매력적인 의사 스티브(매튜 매커너헤이)를 만난다. 그와 데이트를 하게 된 메리는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알고보니 그는 자신의 중요한 고객인 프렌(브리지트 윌슨)의 약혼자다. 메리는 아픈 가슴을 숨긴 채 프렌과 스티븐의 결혼식을 준비한다. 한편 스티브도 메리에 대한 감정을 속이지 못하고 프렌과의 결혼에 회의하게 된다.■ Review 일이냐 사랑이냐. 유능한 커리어우먼 메리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일을 택하자니 사랑이 울고, 사랑을 택하자니 커리어에 치명적이다. 그러나, ‘그대, 사랑의 불가항력에 복종하라!’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로맨틱코미디답게 <
<웨딩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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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어느 날, ‘제1회 교도소 월드컵’을 제안하는 팩스가 유엔인권위원회로부터 날아든다. 이에 한국의 상부기관은 회의를 소집, 우승팀에는 선수 전원에게 잔형을 감해주겠다며 전국대회를 열겠다고 부산을 떨지만, 당사자인 전국의 교도소장들은 떨떠름할 뿐이다. 원주교도소의 장 소장(박인환) 역시 공연히 나섰다 망신만 살 게 뻔한 자리에 나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열여섯개 출전 팀을 뽑은 결과 원주 교도소가 포함되고, 결국 전직 축구선수였다 부상으로 교도관의 길을 택한 방 감독(황인성)을 비롯해 열다섯명의 죄수들이 ‘희망’팀의 선수로 뽑히게 된다.■ Review <교도소 월드컵>은 의도된 농담이며, 광고 카피처럼 ‘Goal 때리는 영화’다. UN이 교도소 월드컵을 주최한다는 설정부터 말이 안되지만, 선수로 나서는 죄수들도 하나같이 현실감 없이 과장된 캐릭터들이며, 당연히 앞뒤 연결도 엉성하다. 개그콘서트와 별 다를바 없는 좌충우돌 소동과 황당한 농담 속에 &
<교도소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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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1942년 히틀러의 제3제국군은 한때 우호관계를 맺었던 소련을 침공했다. 순식간에 소련 영토를 장악해가던 독일군은 소련군의 마지막 보루인 스탈린그라드에서 주춤하며 장기전에 들어간다. 소련군의 선전장교 다닐로프(조셉 파인즈)는 우랄지방에서 막 전장에 투입된 병사 바실리(주드 로)를 만난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서 늑대사냥을 배웠던 바실리는 순식간에 독일군 5명을 사살하는 탁월한 저격솜씨를 보여준다. 다닐로프는 바실리를 영웅으로 만들어, 막강한 독일군의 위력에 의기소침한 소련병사의 사기를 높일 계획을 세운다. 바실리는 저격병으로 전출되어 매일 독일장교를 사살하고, 전설적인 소련의 영웅으로 만들어진다. 그러자 독일군에서도 최고의 저격수인 코니그 소령(에드 해리스)를 파견하여 바실리를 사살하려 한다.■ Review실화에 기초한 <에너미 앳 더 게이트>는 이상한 전쟁영화다. 2차대전의 격전지 스탈린그라드를 둘러싼 두 ‘독재국가’의 야만적인 전투를 그려나가면서도, 정정
<에너미 앳 더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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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워싱턴의 고급 주택가 조지타운. 여배우인 크리스(엘렌 버스틴)는 12살짜리 딸 리건(린다 블레어)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사춘기 시절에 흔히 있는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의사들은 ‘신경 장애’말고는 별다른 진단을 내리지 못한다. 날이 갈수록 리건의 발작은 심해지고, 병원에서는 조심스럽게 엑소시즘을 권한다. 귀신들린 것은 아니지만 자기암시로 병이 낫는 경우도 있다며. 크리스는 가톨릭 사제인 카라스 신부(제이슨 밀러)를 찾아간다. 심리학과 의학을 공부했던 카라스는 리건을 만나 대화하면서 악마가 소녀에게 들어갔음을 확신한다. 카라스는 교회의 상층에 신고하고 엑소시즘을 허락받는다. 그리고 엑소시즘의 대가인 노신부 메란(막스 폰 시도)과 함께 악마와 전쟁을 시작한다.■ Review“왜 하필 저 아이를”이라는 카라스의 질문에, 메린은 답한다. “우리를 절망하게 하기 위해서,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함을 의심하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73년 개봉되어 공포영화
<엑소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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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낡을 대로 낡고 오는 사람이라곤 부랑자밖에 없는, 동전 대신 단추를 입장료로 받는 외딴 수영장. 안톤(드니 라방)은 아직도 수영장이 성황이라고믿고 있는 눈먼 아버지에게 사람들의 소음이 녹음된 테이프를 틀어주면서, 바깥 세상과 고립된 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름다운 소녀에바(슐판 하마토바)가 선장인 아버지와 함께 수영장을 찾는다. 수영하는 에바의 나체에 매료되는 안톤. 이들이 사랑을 키워가는 사이, 수영장건물을 철거하고 돈을 챙기려는 안톤의 형 그레고어(테렌스 질레스피)에 의해 에바의 아버지가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죽은 아버지의 보물상자에서‘투발루’의 위치를 가르쳐주는 지도를 발견하는 에바. 에바는 그곳을 향한 항해를 준비하지만, 결정적인 부속품 ‘임페리얼’이 없어 배는 움직이지못한다. 수영장의 모터에 들어 있는 ‘임페리얼'을 둘러싸고 몸싸움을 벌이는 안톤과 에바. 수영장의 철거여부를 결정하는 검사일이 하루하루다가오면서 안톤의 마음은 다급해져간다.■ Review
<투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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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퇴역군인들이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배경으로 한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의 역사 왜곡을 지적하며 상영금지를 강력히 요청하고 나섰다.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바 있는 유럽영화 사상 최대 예산의 블록버스터 <에너미 앳 더 게이트>는 프랑스의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영미권 배우들을 기용해 독일의 자본과 시설로 제작한 작품. 제작진은 베를린 기자회견장에서 영화제작에 참여한 독일, 러시아 영화인들이 모두 뜻깊은 체험을 했다고 밝혔지만,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몸소 참전했던 러시아 퇴역군인들은 영화가 개봉 된 4월 초부터 불만의 목소리를 높여오다 승전기념일인 5월9일을 이틀 앞둔 지난 5월7일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 의원들과 함께 하원의회에서 항의 집회를 갖고 이 영화가 러시아 전역에서 상영금지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은 장 자크 아노 감독이 1942년 8월부터 장장 6개월간 도시를 목숨걸고 방어한 평범한 병사와
픽션과 역사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