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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식모>(1968)가 흥행을 하고 나서한참 뒤의 일이다. <서울의 지붕밑>(1961)으로 데뷔하여 <말띠 여대생>(1963), <소문난 여자>(1966)등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던 이형표 감독이 나를 찾았다. <남자식모>의 리메이크건(件) 때문이었다. 원작자인 임화에게서 이미허락받은 상태여서 나 역시 반대할 이유는 없었으나 몇 가지 단서 조항을 달기로 했다. 먼저 영화 속에 쓰인 나만의 독특한 기법을 다시 사용해서는안 된다는 점과 두 번째로 감독협회에 50만원을 기부하는 조건이었다. 나만의 독특한 영화적 기법이란 서브타이틀을 야채로 표시한 것인데 지금은종종 재미있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 방식이 당시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당근이나 배추, 양파 등으로 등장하는 직함과 이름을보며 관객은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워했고, 영화인들 사이에서도 단박에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것은 또한 <남자식모>를 관객의뇌
엽기의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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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mpireHunter D 제작매드하우스 감독 가와지리 요시아키 수입·배급 튜브엔터테이먼트 개봉예정 6월16일일본 애니메이션의 장점 하나는 ‘액션’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움직임’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것과는 약간 다르다. 사실성보다도시각적 쾌감을 중시한다고나 할까. <뱀파이어 헌터 D>의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작품은 특히 그렇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첫 한국개봉작인 <무사 쥬베이>나 비디오로 출시된 <마계도시>의 액션은, 자극적이다 못해 아름답다. 아니 황홀하다. <마계도시>그리고 <요수도시>와 <뱀파이어 헌터 D>의 원작자인 기쿠치 히데유키가, 기묘한 액션이 돋보이는 자신의 소설들을 가와지리요시아키에게 맡기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아득히 먼 미래. 최종전쟁 뒤 인간 위에는 귀족 뱀파이어들이 군림하고 있다. 인간 역시 뱀파이어에 대항하기 위해 전문 뱀파이어 헌터를 만들어내고,그들을 앞세워 싸워나간다. 그중
슬프고도 황홀한 유혈의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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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얼핏 들으면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인 듯한 제목의 이 영화는 현재 경주에서 막바지 촬영이 한창인 김상진 감독의 코믹액션물이다. 이성재, 차승원, 김혜수가 주연을 맡아, 한때 삼각관계를 다룬 멜로물이라는 오해를 받던 제작진은, 지금은 <친구>의 코믹버전이 아니냐라는 해괴한(?)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귀띔한다.지난 4월 초 세명의 배우가 횟집에서 만나는 장면을 공개하고 멜로물로 비쳐질까 고심하던 제작진은 액션장면 현장을 한번 더 공개했다. 지난 5월 초 촬영현장인 경주 보문단지 내의 한 별장에서 만난 김상진 감독은 떠도는 소문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다. “<주유소 습격사건>이 막가는 코미디라면 이 작품은 드라마가 강한 코미디영화죠”라며 한마디 덧붙인다. “이거 적성에 안 맞는 영화하느라 죽겠어요.” 잠시 뒤 찍을 액션신을 두고 하는 말이다.이날 촬영장면은 영준(이성재)이 폭력조직 본거지에 부하를 구하러 갔다가 얻어맞는 장면. 그러나 정
달 밝은 밤, 주먹질은 계속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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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에서 너스 베티로, 또 브리지트 존스로 재미있는 캐릭터 변신을 하고 있는 르네 젤위거. 그가 <브리지트 존스의 일기>의 속편 캐스팅 제안을 받고 거절했다는 소식이다. 브리지트 역을 맡아서 다시 살을 찌우고 싶지는 않다고 종종 말하곤 했다는 젤위거. “아니에요. 9달이나 다시 런던에서 살기가 싫어 그렇죠! 누가 몸무게를 신경쓴다고 그러나요?” 공식적으로는 ‘무게’설을 부인했다. <브리지트 존스의 일기>에서 젤위거는 하룻동안 섭취한 칼로리와 담배갯수를 일일이 기록하는 주인공 브리지트 존스로 나온다.
몸무게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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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가 동화책을 썼다. <우리 단둘이>(Just the Two of Us). 이 그림동화책은 그가 이제 8살이 된 아들 트레이를 위해 가사를 썼던 동명의 노래를 ‘각색’한 것이라고. 요즈음 무하마드 알리의 전기영화 <알리>를 찍고 있는 윌 스미스. 그는 <우리 단둘이>를 가리켜 “첫 작품”이란다. 앞으로도 계속 동화책을 쓰겠다는 것. “야다(윌 스미스의 아내)와 나는 아이디어가 아주 많아요. 이 책을 내고 일단 반응을 살필 생각입니다.”
아이디어, 무궁무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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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소피아 로렌이 생애 100번째 영화를 찍는다. 제목은 <이방인 가운데>(Between Strangers). 연출은 로렌의 아들 에도아르도 퐁티가 맡는다. “위대한 여배우이자 위대한 한 사람과 일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로렌의 아들은 말한다. <이방인 가운데>를 위해 두 모자는 LA에서 몇주 동안 리허설을 했다고. 구체적인 작품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채, <이방인 가운데>에는 제라르 드파르디외와 미라 소비노도 캐스팅된 걸로 밝혀져 있다.
소피아 로렌의 100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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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멕시코에선?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데스페라도> <스파이 키즈>에 이어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작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에도 출연을 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는 <엘 마리아치> <데스페라도>에 이어 로드리게즈가 스파게티 웨스턴에 바치는 세 번째 오마주영화. 제목부터 세르지오 레오네의 작품들에서 따온 이 영화가 출연진을 물색하자,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로드리게즈의 ‘녀석들’이 들썩거리는 모양이다. 출연을 확정한 반데라스말고도 <데스페라도> <황혼에서 새벽까지>에서 함께한 쿠엔틴 타란티노도 ‘멕시코’로 돌아올 예정이고, 현재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생을 그린 <프리다>를 찍고 있는 샐마 헤이엑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반데라스와 함께 ‘멕시코’행을 하고 싶어하고 있다. “저급하고 더럽고, 더 실험적인 스타일”로, <스파이 키즈> 이후 <엘 마리아
멕시코로 간 총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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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5일 <공동경비구역 JSA>의 일본개봉을 앞두고 지난 5월5일 송강호와 함께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박찬욱 감독. 그러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본행이 무산되어 아쉬워하던 차, 15일 송강호 대신 이영애와 함께 방일하게 되었다고. 이에 주변사람들은 하나같이 “전화위복입니다, 감독님”이라고 입을 모았다. 19일 귀국하는 박찬욱 감독은 23일 판문점에서 <니혼TV>와 인터뷰를 하고 이 내용은 일본개봉 전날 밤 <니혼TV> ‘오늘의 뉴스 특집’ 코너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박찬욱 감독, 일본행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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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니와 준하>의 첫 번째 캐스팅, 혹은 <쿨>의 마지막 캐스팅? 최근 TV드라마와 제목이 겹쳐지면서 제목을 <와니와 준하>로 바꾼 <쿨>. 5월22일 크랭크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와니와 준하>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최강희가 캐스팅되었다. <여고괴담>의 슬픈 여고생으로 열굴을 알린 뒤 TV시트콤과 <행복한 장의사>에 출연했던 최강희는 와니(김희선)의 이복동생 영민(조승우)에 대한 외사랑으로 가슴앓이하지만 긍정적인 성격의 소양 역으로 출연한다.
<와니와 준하> 마지막 주인공, 최강희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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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무언지 보여주마! 음하하하하하. <`다찌마와 Lee`>에서 ‘2 대 8’ 가르마 머리를 휘날리며(사실, 휘날리진 못한다. 포마드로 붙여서) 우리품으로 단숨에 달려왔던 정열의 ‘오버맨’ 임원희가 AFDF가 제작하는 <이것이 법이다>에 캐스팅되었다. 임원희는 고집불통 다혈질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죄충우돌형 강력반 형사 봉수철로 출연한다. 이와 반대로 냉철하고 차가운 이성으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수사를 펼치는 특수부 형사 표준호로는 얼마 전 오랜 연인 이승연과의 이별을 알린 김민종이 결정되었다. 이들의 만남은 21세기형 첨단범죄를 일으키는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강력반과 특수부가 합동작전을 펼치면서 이루어진다. 신은경은 봉 형사가 마음을 빼앗기는 매력적인 해커 강 형사로 분한다. <이것이 법이다>에는 임원희, 김민종뿐 아니라 극을 튼튼하게 받쳐줄 조연들도 만만치 않다. 최근 <친구>에서 준석 아버지로 등장해 “역시 주현 선생님”을 외치게
너희가 법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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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정윤수가 감독하고 미라신코리아에서 제작하는 SF 액션스릴러 <예스터데이>에 최민수, 김승우, 김윤진이 캐스팅되었다. 가까운 미래, 통일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가상의 도시인 인터시티와 게토에서 벌어지는 납치극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스릴있게 펼쳐갈 예정. <비밀> 이후 <신귀공자> <호텔리어> 등의 TV드라마에서 얼굴을 보였던 김승우는 살인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특수수사대 팀장 윤석으로 출연한다. 자신의 과오로 자식을 잃은 슬픔을 간직한 채 범인검거에 몰두하는 윤석은 최근 이미연과의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영화에 임하는 그의 심경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쉬리> <단적비연수>를 통해 강인한 여전사의 이미지로 각인되어온 김윤진은 <예스터데이>에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연합경찰 엘리트 범죄분석가 노희수로 나와 이번엔 섬세하고 여린 내면을 지닌 여성적 느낌을
묵직한 3인방,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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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과 영화는 서로 닮게 마련”이라는 말은 <인디안 썸머>를 만든노효정 감독에게도 적용된다. 차갑고 딱딱할 수밖에 없는 법정을 매개로 뜨겁고 축축한 사랑이야기를 담아낸 <인디안 썸머>처럼 그는“무협지에서 열사들이 죽어가는 장면을 보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성적이라면서도, 정작 자신의 영화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는 여느 영화평론가못지않게 냉정한 시선을 유지했다. 그는 기자가 영화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려 하면, 마치 알고 있다는 듯 “그게 참 아쉽더라, 내 능력이모자라기 때문이기도 하고”라며 선수를 뒀다. 어쩌면 그의 ‘자아비판’은 우리 나이로 마흔한살이라는 만만치 않은 연륜에서 비롯되는 여유일수도, 개봉 첫 주말 흥행 7만여명을 동원한 자신감의 결과였을 수도 있지만, 그 태도만큼은 첫 시험을 치른 뒤 꼼꼼하게 답을 맞춰보는 초등학교1학년생의 태도마냥 진지한 것이었다. 영화아카데미 2기생으로 졸업한 뒤 86년 화풍흥업에서 ‘충무로밥’을 먹기 시작한 그는 그동
“6개월간 법정으로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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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시뤼는 1966년에 서른살의 나이로 죽었다.도미니크는 서른살에 죽었다. 편집 보조를 하던 피에르 루이도 서른살에 죽었다. 78년 3월28일 미셸이 사라졌다.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나는 81년 그가 자살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로맹 구필(Romain Goupil·50) 감독은 ‘밀리탕트’였다. 그는 1968년 5월시위현장의 한가운데 있었다. 전투적인 사회주의 조직인 고등학생전국연맹의 부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선동가이기 전 영화 찍기를 사랑한영화제작광이었다. 각종 시위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참여했지만 틈틈이 자신의 친구이자 혁명적 동지인 미셸을 클로즈업한 영화를 찍기도 했다.휴가를 가도 카메라는 있었고 여자와 사랑을 나누는 현장에도 카메라는 동행했다.그가 카메라를 든 건 64년, 그의 나이 14살때였다. 같은 동네 친구였던 코요테, 밥티스트와 놀다가 생각해낸 게 영화였다. 모자라는 건 돈뿐이었고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방학만 계속되었으면하고 바랐다. 사회주의 혁명에 동참하고자
영화를 찍는 방학만 계속되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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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만큼 못 날아? 호랑이만큼 안 세? 그럼 넌 아무것도 아니야.” <파이란>이 극장에 걸린 거리를 지나며, 요즘 그는 비로소 ‘첫걸음을 떼었다’라고 생각한다. 연기경력 12년째. 방송, 연극, 영화를 두루 오고간 그이지만, ‘빠떼루’ 자세 잘도 취하는 양아치 경수와 더불어, 그는 비로소 배우다운 표정을 제 얼굴에 담아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 영화, 흥행이 잘되니까 가슴이 후벼파지대요.” 인정받지 못하면 전의를 불태우는 공형진. <쉬리>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나서, 나락까지 내려가 “바닥을 쳤다”는 그는 자학일 수도 있는 혹독한 시선 하나를 스스로를 향해 품고 사는 인물이었다.
스스로가 맘에 안 들면 스스로를 가차없이 다루는 버릇으로, 공형진은 때때로 자기자신에게 이야기하며 살았던 것이다. 독수리만큼 높이 날아야 한다고, 호랑이만큼 세야 한다고. <파이란>에서 경수를 연기하면서 그는 “깡패 같은 것을 배제하려고” 애를 썼다. 너무 힘을 줘 ‘오
독수리만큼 높이, 호랑이만큼 강하게, <파이란>의 배우 공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