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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로시 아하리 감독의 <더 나이트>는 어느 부부의 섬뜩한 하룻밤을 다룬다. 바박(샤하브 호세이니)은 친구들과 부부 동반 모임을 마치고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는다. 몽롱한 정신으로 아내 네다와 한살배기 딸이 탄 자동차를 운전하던 그는 결국 길을 잃고, 부부는 아침이 올 때까지 근처 호텔에서 머물기로 한다. 수상하고 꺼림칙한 태도의 지배인, 연달아 일어나는 불가해한 현상들을 맞닥뜨리며 부부는 이 기이한 호텔에서 탈출하기로 한다.
영화는 어느 작중인물을 통해 “진실을 말하면 아침이 올 것”이라는 대사를 반복적으로 제시하며 이들이 숨기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 유추하게 만든다. 하룻밤 동안 평범한 부부의 얼굴 뒤에 가려진 그늘이 서서히 드러난다.
<더 나이트>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외피를 둘렀지만 사실 짜릿한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기 위해 긴장감을 쌓아올리는 전략을 따른 영화는 아닌 듯하다. 영화는 차라리 인간의 죄의식과 부채감에 집중하는 드라마로서 더 인상
[리뷰] '더 나이트' 기이한 호텔에 머물게 된 부부의 섬뜩한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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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영화감독 장근(정진운)은 프로듀서 민정(솔빈), 촬영감독 인현(여훈민), 동시녹음기사 영식(이순원), 배우 지석(곽희성)과 유리(이세희) 등 동료들과 함께 외딴 폐호텔에서 애절하고 아름다운 로맨스영화를 찍기 시작한다. 이런저런 크고 작은 갈등을 겪으면서 열심히 영화를 촬영하던 도중, 배우와 스탭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던 촬영지에서 어느 순간부터 마스크 쓴 귀신을 봤다는 이들이 속출하기 시작한다. 귀신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고, 영화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장근은 귀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그리고 귀신에게 숨겨진 예상치 못한 사연이 밝혀진다.
<나만 보이니>는 로맨스영화 촬영지에 불청객처럼 나타난 귀신으로 인해 위기에 놓인 영화 제작진의 고군분투기를 그려낸다. <킹콩을 들다> <검은손> 등에서 각색과 프로듀싱에 참여해온 임용재 감독의 데뷔작으로, 이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하는 가수 출신 배우 정진운과
[리뷰] '나만 보이니' 로맨스영화 촬영지에 불청객처럼 나타난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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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발생한 9·11 테러. 깊은 고통 속에서도 남겨진 자들을 위한 보상은 제도와 법률의 이름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변호사 켄(마이클 키턴)은 9·11 테러로 인한 피해자 및 유족들의 보상 기금을 운영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된다. 25개월 안에 대상자 중 최소 80%로부터 서명을 받아야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이 기금은 체면치레와 입막음용에 불과한 치졸한 계획으로 비친다.
애초에 생명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일은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상이한 케이스들을 일일이 구별하고 각각에 적확한 처우를 보장해주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 그날 이후 아내를 잃은 찰스(스탠리 투치)가 보상 기금의 시스템과 산출 공식을 치밀하게 비판하면서 켄과 동료들은 피해자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워스>는 <나의 작은 시인에게>로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감독으로 떠오른 사라 코랑겔로의 작품이다. 제작자로
[리뷰] '워스' 9·11 테러, 깊은 고통 속에서도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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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과 박정민이 <파수꾼> 개봉 10주년을 맞아 <씨네21> 표지를 장식하고, ‘줌(zoom)터뷰’에 응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영화 제작연구과정의 일환으로 제작된 윤성현 감독의 데뷔작 <파수꾼>은 2010년대 가장 인상적인 한국 독립영화로 손꼽히는 영화다. 이 작품은 윤성현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이제훈과 박정민을 단숨에 주목받는 신인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두 배우는 이번 줌터뷰를 통해 <파수꾼>으로 만나 <사냥의 시간>에서 재회하고, 연출자로서 함께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까지의 10년을 돌아보았다.
박정민 배우는 “영화가 잘되고 영화 하는 분들이 나를 알아보고 이러는 게 너무 신기했다”라며 <파수꾼>이 바꿔놓은 연기자로서의 삶을 회고했다. 이제훈 배우 또한 “이걸 뛰어넘는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진짜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파수꾼> 촬영 당시의 진심과 열
이제훈 X 박정민, <파수꾼>부터 <언프레임드>까지 10년의 커리어와 우정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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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농구 황제 르브론 제임스(르브론 제임스)는 두 아들 다리우스(세야 J. 라이트)와 돔(세드릭 조)이 자신의 뒤를 이어 농구를 하길 바란다. 그러나 형과 달리 게임에 더 관심이 많은 돔은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자신만의 게임 만들기에 열중한다. 어느 날 돔과 함께 워너브러더스의 미팅에 참석한 르브론은 회사 중역들로부터 ‘워너 3000’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워너 3000은 르브론을 디지털로 합성해 수많은 영화와 TV 프로젝트에 등장시킬 수 있는 신기술이다.
르브론은 농구에 집중하고 싶다며 회사측의 제안을 거절하고, 이로 인해 워너 서버버스의 통치자인 휴머노이드 AI 알지 리듬(돈 치들)의 분노를 사게 된다. 알지 리듬의 계략으로 돔이 납치되고, 아들을 찾아 나선 르브론은 우여곡절 끝에 서버버스의 ‘툰 월드’ 속 루니 툰 캐릭터와 함께 세기의 농구 대결을 위한 드림팀을 결성하게 된다.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는 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가
[리뷰]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 가상세계에서 캐릭터들과 농구경기를 하는 르브론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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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극장가에 <트랜짓>과 <운디네>로 비상하게 착륙했던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2014년작이 올해 국내 극장가에서 새로 개봉한다. <피닉스>는 온 얼굴에 붕대를 감고 피투성이가 된 채 독일 국경으로 입국하는 한 여자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아우슈비츠에서 얼굴에 총상을 맞고 생존한 유대인 가수 넬리(니나 호스)는 베를린으로 돌아와 성형수술을 받는다. 친구 레네(니나 쿤첸도르프)의 소식에 따르면 그녀의 가족은 모두 죽었고 피아니스트인 남편 조니(로널드 제르펠트)는 아내가 수용소로 끌려간 직후 이혼을 신청하고 사라진 상태다. 끈질기게 남편을 찾아 헤매던 넬리는 결국 나이트클럽 ‘피닉스’에서 조니와 재회하는데, 조니는 넬리를 알아보지 못한다. 비통함을 온전히 느낄 새도 없이, 조니는 ‘넬리와 닮은 넬리’에게 아내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연기해달라고 주문한다. 유산을 노리는 남편 앞에서 넬리는 결국 자기 자신을 연기하기로 결심한다.
[리뷰] '피닉스' 전후 베를린을 무대로 크리스티안 페촐트가 직조한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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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박찬욱 감독의 신작 TV 시리즈 <동조자>(The Sympathizer)에 출연한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A24와 롬버스 미디어가 제작하고 HBO에서 방영 예정인 시리즈 <동조자>에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캐스팅되었으며, 그는 작품의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도 참여한다.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동조자>는 프랑스인 가톨릭 신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북베트남과 남베트남, 미국의 이중 첩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베트남전 직후 베트남과 미국 사회의 이면을 묘사한 수작으로 평가받는 소설 <동조자>는 2016년 퓰리처상을 비롯해 앤드루 카네기 메달, 펜 포크너 상 등 9개의 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동조자>에 등장하는 여러 백인 남성 조연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멀티 플레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데드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박찬욱 감독 신작 시리즈 <동조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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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잠들면 죽는다>
감독 시따 리킷와닛꾼 외 / 넷플릭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랑종>이 7월 극장가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또 한편의 흥미로운 태국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5명의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 <딥: 잠들면 죽는다>다. <랑종>이 습한 시골 마을로 관객을 안내한다면 <딥: 잠들면 죽는다>는 차가운 연구소로 우리를 데려간다. 실험실에 먼저 도착한 주인공들은 불면증에 시달리는 4명의 의대생. 이들은 “60초 이상 잠들면 심장이 멈출 수도 있다”라는 말을 듣지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신약 연구에 참여한다.
<내일의 전쟁>
감독 크리스 매케이 /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레고 무비> 시리즈 제작과 연출에 참여하는 등 주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온 크리스 매케이 감독이 첫 실사영화 <내일의 전쟁>을 내놓았다. 그의 상상력은 이번에도 시공간을 초월한다. 이야기는 2051년
영화 '딥: 잠들면 죽는다', 5명의 감독이 연출한 태국 스릴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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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차 보냈으니 새 차 타야지.” 조소과 4학년 실기실에 틀어박힌 유나비(한소희)에게 과 동기가 술자리 참석을 권하는 말이다. 나비의 첫 연애 상대는 똥차로 불러도 지나치지 않은 자였다. 연인과의 사적인 상황을 동의 없이 조형물로 제작해 전시했고, 콘돔을 쓰지 않아야 관계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다며 나비를 평가하고 조종했다. 나비의 회고 속 가스라이팅 장면들에 몸서리치다 친구에게 전화해 “어제 <그것이 알고 싶다> 봤어?”라고 잘못 말했던 드라마.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JTBC 드라마 <알고있지만,>이다.
한국 드라마가 다루는 연애담 대부분이 똥차 다음 새 차의 희망을 말해왔다. 매력적인 ‘나쁜 남자’들이 여성주인공을 특별한 상대로 인식하고 갱생하던 흐름을 지나 <알고있지만,>은 현실의 연애로 방향을 튼다. 나비가 ‘너무 많이 떠드는’ 전 애인에게 코웃음을 날리며 헤어진 날, 바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박재언(송강)은 새 차이긴 한데 나비만
드라마 '알고있지만,'- 번뇌하는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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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지난 7월 15일 오후 7시 폐막식을 진행하고, 각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무관중 온라인 행사로 실시된 이번 폐막식은 배우 김정화와 아나운서 김환이 사회를 맡았으며, 신철 집행위원장의 경과보고로 시작되었다.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시상식이 뒤를 이었다.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액션히어로>다. <액션히어로>는 “감독 본인의 인장을 독특하게 드러내며 대중문화의 클리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쾌하고 통쾌하게 풀어냈다”는 평가와 함께 4관왕을 차지했다. 작품상, 배우상(이석형), CGV 배급지원상,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을 수상한 <액션히어로>의 이진호 감독은 “저희 영화는 청춘들을 다루고 있는데 BIFAN에서 응원의 마음을 담아 이 상을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말했다.
<거래완료> 또한 3관왕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관객상과 더불어 감독상과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을
<랑종> 작품상 수상…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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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첸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수리남>에 중화권 배우 장첸이 합류했다. <수리남>은 윤종빈 감독이 연출하는 첫 번째 넷플릭스 시리즈로, 남미의 수리남에서 펼쳐지는 한국인 마약왕 검거 작전을 그린다. 황정민이 수리남의 한인 마약왕을, 하정우가 수리남에서 사업을 하다 마약 범죄에 휘말리는 사업가를 연기한다. 12월까지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정병길 감독
<악녀>가 아마존과 판권 계약을 체결해 TV시리즈로 재탄생한다. 이번 리메이크작은 백인 부모에게 입양돼 미국에서 살아가던 한 아시아 여성의 이야기로 각색된다. 원작 감독이자 각본가인 정병길 감독이 연출과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스타트렉 비욘드>의 작가 더그 정이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워킹 데드> 시리즈를 만든 스카이바운드가 제작한다.
주지훈, 한소희
<킹덤> <신과 함께>의 주지훈과 <부부의
윤종빈 감독의 '수리남'에 중화권 배우 장첸이 합류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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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8월12일 개막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8월 12일(목)부터 17일(화)까지 6일간 개최된다. 영화제는 코로 나19 팬데믹으로 잃었던 문화의 즐거움을 되 찾자는 취지의 슬로건 ‘다짐: BE JOYFUL’이 담긴 공식 포스터, 트레일러를 발표했고, 올 해의 인물 ‘JIMFFACE’(짐페이스)로 배우 겸 가수 엄정화를 선정했다.
<기담> <장화, 홍련> <폰> 리마스터링 버전 재개봉
CGV가 매월 한국영화 명작을 선정해 상영하 는 시그니처K 기획전의 7월 테마로 ‘한국공포 영화명작전’을 연다. <기담>은 7월 14일, <장화, 홍련>은 21일, <폰>은 28일부터 CGV 시그니처K관에서 볼 수 있다.
카카오엔터, 멜론컴퍼니와 합병
오리지널 스토리 IP와 콘텐츠 기획, 제작 스튜 디오, 매니지먼트사 등을 산하에 둔 카카오엔 터테인먼트가 음원 유통 플랫폼을 가진 멜론 컴퍼니와 올 9월 합병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8월 12일 개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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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실시된 가운데 여름 대작들도 상황을 주시하며 행보를 점치는 중이다. 정부는 지난 7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했다. 극장은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는 중이며,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집합 금지로 인해 좌석간 띄어 앉기 등의 방역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확실치 않다. 현재 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으며, 연일 1천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5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두기 단계 효과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다음주 상황을 주시하면서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를 지자체, 전문가 등과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개봉을 앞둔 여름영화들도 우선은 예정된 개봉일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작품 배급사들은 모두 “이번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수 추이를 보고 변동 여부를 결정할
팬데믹과 올림픽이 여름 극장가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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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7월 15일 막을 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개최된 이번 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러 차례 데일리 취재를 담당한 <씨네21> 기자들에게도 가장 높은 수준의 거리두기를 요하는 영화 축제였다. 공식 온라인 데일리팀을 맡은 임수연, 배동미, 김소미 기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의 게스트를 화상으로 만났고, 백종헌 사진기자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영화인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고생을 많이 했다.
취재 후일담을 들어보니, 대면 만남이 줄어든 대신 온라인이기에 가능했던 즐거운 순간들도 있었던 것 같다. <기생충>의 다송이 방을 모티브로 한 임수연 기자의 화상 배경은 해외 게스트들에게 인기가 최고였다고 한다. <공동주택 66>을 연출한 필리핀의 래 레드 감독은 임수연 기자의 화면을 보며 공동주택에 사람이 한명 숨어서 살고 있다는 영화의 설정이 실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부터 영
[장영엽 편집장] 네버 엔딩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