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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많은 작품을 찍었다. <Dr.브레인>은 2월 말부터 촬영한, 가장 최근에 찍은 작품인데 어쩌다 보니 제일 먼저 공개하게 됐다.
- <Dr.브레인>은 회당 1시간 내외 러닝타임에 6부작 시리즈다. 배우로서 작업할 때 어땠나.
영화와 드라마를 워낙 많이 해서 환경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Dr.브 레인>은 영화 두편 찍는 느낌?
- 주인공 세원은 천재 뇌 과학자인데 감정은 못 느낀다. 대신 열성적으로뇌 동기화 연구를 한다. 세원의 여러 면모를 어떻게 만들어나갔나.
배우로서 감정이 없는 사람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많았다. 감정이 없으면 호흡이 없고 리액션이 없다는 뜻인데 자칫 극이 지루하고 딱딱해질 수 있다. 감독님과 고민한 끝에 감정을 느끼진 못해도 어느 정도 학습한 결과 생긴 감정을 조금씩 표현하기로 했다.
- <끝까지 간다>에 이어 또 영안실에서 사투를 벌인다. 그때와는 어떻게 달랐나.
뇌 동기화 장면,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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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Apple TV+ 오리지널 <Dr.브레인>은 천재 뇌 과학자 세원 (이선균)을 주인공으로 한 60분 내외 6부작 드라마다. 제목은 SF 장르 혹은 메디컬 장르 같지만 전반부에서 정통 스릴러를, 후반부에서는 가족 드라마 문법을 구사한다.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크고 감정을 담당 하는 편도체가 약화된 채 태어난 세원은 뛰어난 기억력을 지녔으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은둔형 천재’다. 뇌를 연결해 기억을 옮기는 동물 실험에 성공한 이 뇌 과학자는 직접 실험 대상이 되어 죽은 자의 뇌와 연결하는 데 성공한다. 실험 후 비틀거리며 집에 도착한 그날 밤, 세원은 <파이트 클럽>의 테일러 더든(브래드 피트)처럼 붉은 재킷을 걸친 사립탐정 강무(박희순)와 운명처럼 만난다. 강무는 세원이 몰랐던 아내 재이(이유영) 의 외도 사실을 알리며 외도남의 신변에 대해 묻는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소설들은 모두 탐정소설의 형태를 갖췄다며, 주인공이 누군가를 찾으
매화 엔딩은 강렬하게, 충격의 반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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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캐릭터의 액션 신이 늘면서 스턴트우먼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올해로 4년차인 이서영 스턴트우먼을 만나 여성의 스턴트에 대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킹덤> 시즌2에서 좀비가 된 중전(김혜준)을 연기했고, 영화 <변신>에서는 악귀 씌인 소녀의 와이어 액션을 책임진 인물이다. 이해영 감독의 신작 <유령>에서는 박소담 배우의 액션을 맡기도 했다. 스턴트우먼의 역할은 카메라 앞에서 배우를 대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배우의 트레이닝을 책임지고, 무술감독이 짠 액션 신을 직접 시도해 완성해나가는 역할을 맡는다. 촬영 현장에 와이어를 직접 설치하고 그 안전성을 시험하는 게 스턴트우먼의 몫이기도 하다. 파주시 서울액션스쿨에서 몸도 마음도 단단해 보이는 이서영 스턴트우먼을 만났다. 그에게 여성으로서 땀 흘려 운동한다는 것의 의미와 스턴트우먼의 세계에 대해 물었다.
액션스쿨 내에서 훈련은 어떻게 진행되나.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계속 숨을
여성 캐릭터의 액션도 스턴트우먼의 역할도 많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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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의 OTT 플랫폼 Apple TV+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Apple TV+는 11월4일부터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전 시리즈에 한국 자막을 제공한다. Apple TV+ 구독을 고민 중인 독자를 위해 Apple TV+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현재 볼 수 있는 오리지널 라인업을 정리했다.
Apple TV+는 국내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Apple TV+의 첫 한국 오리지널 <Dr.브레인>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의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다. <기생충> 이후 <Dr.브레인>의 주연배우로 <씨네21>을 만난 이선균 배우의 인터뷰도 놓치지 말길 바란 다. 다음 장부터 Apple TV+라는 멋진 신세계가 펼쳐진다.
흡사 아이폰 출시처럼 깜짝 발표였다. 애플사의 OTT 플랫폼 Apple TV+는 지난 10월25일, 열흘 뒤인 11월4일부터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Apple TV+ 한국 깜짝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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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에서 여자배우들이 뛰고 움직이면서 만들어낸, 빛나는 순간을 모아봤다. 한국영화의 전형성을 깼다고 생각되는 장면과 배우들을 소개한다. 미처 담지 못한 <마녀>의 김다미, <걷기왕>의 심은경, <야구소녀>의 이주영 배우도 멋진 순간들을 만들어냈음을 언급하고 싶다.
전지현 <엽기적인 그녀> <블러드> <도둑들> <암살> <킹덤: 아신전>
<엽기적인 그녀> 속 그녀(전지현)는 견우(차태현)와 교복을 입고 클럽만 누빈 게 아니라, 스쿼시장과 검도장도 찾았다. 머리를 질끈 묶은 그녀는 라켓을 시원하게 휘두르고, 검도복에 호구를 갖추고는 목도를 정확하게 써 일격을 가한다. 그녀는 엽기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운동도 잘한다. <엽기적인 그녀>는 기존에 땀 한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은 청순가련형 여주인공의 공식을 깬 작품이다. 그녀라는 딱 맞는 캐릭터를 입은 배우 전지현은 이후 몸
언니들의 액션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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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조나단 레이몬드
켈리 라이카트 감독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에서 태어나 보스턴에서 학위를 받았고, 뉴욕 북부의 바드 칼리지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지만 데뷔작인 <초원의 강>을 마이애미에서 찍은 뒤로는 대부분의 영화를 미국 서북부인 오리건주에서 촬영했다. 라이카트 감독의 예술 세계에 긴 횡단의 궤적을 만든 이는 오랜 각본 파트너 조나단 레이몬드. 둘의 인연은 라이카트 감독이 토드 헤인즈 감독(<원더스트 럭> <캐롤>)의 조감독으로 일할 시절에 헤인 즈가 맺어준 것이다. 조나단 레이몬드의 작품에 반한 라이카트는 레이몬드가 사는 포틀랜 드로 이사까지 감행했다. <초원의 강> 이후 두사람은 <어떤 여자들>을 제외한 모든 장편의 각본을 함께 집필했다. <웬디와 루시>는 단편 소설과 영화 대본이 동시에 출발했고, <믹의 지름길> <어둠 속에서>는 오리지널 각본으로 쓰여졌으며, 소설 <하프 라이프&
작가, 배우, 동물과 공존하는 켈리 라이카트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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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라는 것을 의식해본 것은 고3 수능이 끝난 이후가 처음이었다. 동생이 태권도 학원을 다닐 때 난 피아노를 배웠고, 점심시간 남자애들이 운동장을 차지하고 축구나 농구를 할 때 슬렁슬렁 그 주변을 산책하며 배를 꺼뜨렸고, 그리고 체육 시간! 피구는 정말 기분만 상하는 운동이다. 공을 던져 누군가를 맞히는 일에 재능이 없던 터라 공포에 질린 얼굴로 공을 피해다니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는데, 갑자기 공을 맞으면 서럽고(머리나 얼굴에 맞으면 진짜 상처받고!) 남은 시간 지루하게 남들 하는 것만 구경해야 하는 심술궂은 스포츠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반드시 살을 빼야 한다는 분위기가 또래 집단 사이에 형성되자 덩달아 휩쓸려서 이제 운동을 해야겠다는 조바심이 처음으로 생겼다. 요즘엔 모두가 말랐기 때문에 ‘초마름’으로 가야만 눈에 띌 수 있고 키에서 115~120을 뺀 체중을 만들어야 ‘미용 체중’에 다다를 수 있다나. 인터넷에서 본 다이어트 성공 후기는 한끼에 달걀 하나,
보이는 몸에서 말하는 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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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축구화를 사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선수를 좋아해서 사는 굿즈가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축구에 미친 여자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저들과 같이 미쳐보고 싶었다. 개그우먼 신봉선은 연습장을 못 빌린 게 너무 서러워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는데, 이렇게 좋아할 것을 왜 그가 40대가 되어서야 축구를 하게 한 걸까?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출연자들이 레슨을 하는 댄스 학원도 진지하게 알아봤다. 팝핀과 크럼프를 멋지게 보여주는 댄서들의 근육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저런 걸 할 수 있는 몸을 가지려면 어떤 운동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학자의 마음으로 분석하곤 한다. 그리고 김연경의 손바닥이, 지소연의 종아리가, 정유인의 어깨가 그 자체로 너무 멋있어 보인다. 최근 여성들의 다양한 운동을 권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미디어가 담는 여성의 신체가 조명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 흐름은 여성배우의 움직임을 보다
마른 몸보다 멋진 몸을 갖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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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곳이 ‘필름’이나 ‘시네마’가 아닌, ‘활동사진’ (Motion Picture) 박물관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영화로 가는 길’(The Path to Cinema) 전시는 시네마 이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매직 랜턴 슬라이드, 광학 장치, 조에트로프(회전하게 만든 여러 장의 그림을 사용하여 작은 구멍을 통해 회전 드럼이 만드는 움직이는 환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초기 애니메이션 기구.-편집자)가 그곳에 있다. 박물관은 활동사진의 오랜 역사에 관심이 있고 시네마는 그것의 일부분일 뿐이다.
미국영화만을 위한 곳이 아닌, 국제영화 박물관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전세계를 아우르기 위해 이 박물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아카데미 시상식이 오랫동안 외국어영화상을 수여해왔지만 우리의 관심이 오스카상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마거릿 헤릭 도서관과 아카데미 필름 아카이브에 가면 아카데미가 오랫동안 세계영화를 보존하고 기록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클린 스튜어트,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최고 예술 프로그램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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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강>(1994)
햇빛 찬란한 누아르’라는 이름표가 잘 어울리는 켈리 라이카트의 데뷔작. 영화는 만사에 무심한 듯 나른한 여자 코지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엄마 없는 유년, 사랑 없는 결혼…. 녹록지 않은 가정사를 힘 쭉 빼고 들려주는 그의 독백은 공상으로 이어진다. 권태로운 삶에 연료를 붓기 위해 조금씩 시동을 걸어온 코지에게 드디어 사건다운 사건이 터진다. 한밤중 아이를 재우고 외출해 만난 남자 리와 술을 마시고 장난을 치다 주인 없는 총을 쏴버린 것. 실수로 살인자가 된 코지는 리와 도주하고, 형사인 코지의 아빠는 잃어버린 총을 찾아 헤맨다. 마이애미 이스트 해변에 가려던 이들이 길을 잘못 들면 마주한다는 ‘초원의 강’처럼, 코지는 사고가 준 긴장과 흥분에 점점 중독되어간다.
어딘가로 가고 싶지만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이들의 번민을 다뤄온 켈리 라이카트. 그의 첫작품은 노곤한 듯 펑키하고, 파격 끝에 기이한 운치를 피워낸다. 재즈 디바들의 초상을 끌어와 어제
길 위의 방랑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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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상황에서 박물관을 열었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원래는 지난해에 박물관을 개관하기로 했던 걸로 안다.
그걸 다 얘기하려면 20시간 정도 걸릴 텐데 다들 시간이 되나? (좌중 폭소) 2011년에 박물관 구상을 시작해서 개관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사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은 프로젝트가 완전히 실현되기에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다. 미국에는 영화 박물관, 오로지 영화 만들기에 전념하는 박물관이 없다. 그래서 많은 실험과 반복, 대화가 필요했고, 그 결과 이 놀라운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루비 슬리퍼를 보고 원주인이었던 데비 레이놀즈가 생각났다. 그는 생전 이런 곳이 만들어지기를 얼마나 바랐을까!
데비 레이놀즈의 놀라운 보존 작업을 기리기 위해 ‘데비 레이놀즈 보존 스튜디오’라고 명명한 곳을 만들었다. 그는 누구도 그런 일을 하지 않을 때 영화 기념품, 소품, 의상, 포스터를 수집했다
빌 크레이머,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디렉터 및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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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라이카트는 아마 예고편을 만들기가 가장 까다로운 감독 중 하나일 것이다. 차라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또 모를까, 있을 법하고 기대할 여지가 있는 사건들이 도무지 발발되지 않거나 어물쩍 화면에서 생략된다. “로드 없는 로드 무비, 사랑 없는 사랑 이야기, 범죄 없는 범죄 이야기”라고 자평한 <초원의 강>은 몇발의 총성이 울리 지만 실제로 누군가가 죽는 순간은 보이지 않고, 훔친 자동차로 도주 하는 주인공들에겐 ‘보니와 클라이드’ 같은 히피 세대의 아이콘 같은 멋도 없다. 한때 반체제운동을 함께했지만 지금은 다른 길을 가는 두남자의 로드 무비 <올드 조이>는 온천에서 안마를 해줄 때 강력한 클로즈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건조한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1845년 미국의 서부 팽창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도 <믹의 지름길>의 개척자와 인디언은 서로를 해치지 않는다. 두 남자의 죽음을 미리 보여주고는 지체 없이 1820년대 서부 개척 시대의 시작점으로 돌
동시대 미국영화의 가장 드물고 귀한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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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소문이 무성했다. 2019년 8월 텔루라이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이래,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 <퍼스트 카우>는 각종 매체의 연말 베스트에 꼽힌 것은 물론 세계 유수의 영화 시상식에서 20개 이상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국내 개봉 전임에도 불구하고 <씨네21> 1301호에 수록된 국내외 영화인 92명의 ‘2010-2020 영화 베스트’ 목록에 여러 차례 언급되기도 했다. 이 리스트에는 2010년대에 발표된 라이카트 감독의 또 다른 작품 <믹의 지름길> <어떤 여자들>도 세번 이상씩 거론되었다. 라이카트의 세계는 이전부터 고유의 호흡으로 영화광들을 매혹해온 것이다. 그 정점에 다다른 <퍼스트 카우>는 서부 개척 시대 미국의 두 남자가 맺는 관계를 천연히 응시하며 새로운 관점의 서부극을 제시한다. “친절함, 우정, 충성, 음식의 질과 같은 사소하게 여겨지던 것들에 주목”(장 미셸 프로동)하는 이 작품을 “2010
미국 서부를 담아내는 새로운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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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도로시의 루비 슬리퍼, 알프레드 히치콕이 <싸이코> 시나리오를 썼던 타자기, <스타워즈>의 R2-D2, H. R. 기거의 <에이리언> 캐릭터 디자인,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잭 스켈링톤의 머리, <드라큘라>에서 벨라 루고시가 입었던 망토, <시민 케인>의 로즈버드 썰매 그리고 <죠스>에서 쓰인 1200파운드 무게의 상어 모형까지. 배우 톰 행크스는 이 공간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큰 매직 랜턴”이라고 묘사했다. “다른 도시에도 영화 박물관이 있지만 이곳은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장소가 될 것이다.” 9월30일 개관한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Academy Museum of Motion Pictures)에 아카데미 회원들을 포함한 저명인사들은 그들의 컬렉션을 기증하거나 기꺼이 대여했다. 가령 <시민 케인>의 로즈버드 썰매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박물관에 빌려준 것이다. 미국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영화의 신전으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