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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행 비행기에 제약회사 출신의 테러리스트가 몸을 싣는다. 잠복기를 극도로 줄인 바이러스가 살포되자, 거대한 보잉777의 복도를 따라 승객들이 하나둘 기침과 가려움을 호소하기 시작한다. 한번 올라타면 착륙하기 전까지 꼼짝없이 상공에 갇혀 있어야만 하는 기내 스릴러의 제약을 극대화하고, 지상에서는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개인과 시스템의 혼란을 좇은 <비상선언>은 그 규모와 캐스팅(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은 물론, 재난 상황이 내포하는 지루한 유예의 시간과 고조된 감정까지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장면 너머에 쏟아부은 열정과 작품을 향한 호불호에 대한 생각까지, 한재림 감독을 만나 직접 들으며 뒷편의 야심과 공력의 과정을 정리했다. 한국에 전에 없던 사례를 처음 시도한 항공 스릴러로서의 도전은 이모개 촬영감독, 이목원 미술감독의 제작기로 전한다.
전례 없는 재난의 체험: 한재림 감독의 항공 스릴러 ‘비상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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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터>는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잠에서 깨어난 카터(주원)가 의문의 목소리에 의존하며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이야기다. 영화의 소재와 스토리라인은 처음 어떻게 떠올렸나.
= 시나리오 집필은 <내가 살인범이다>를 마친 2012년에 시작했다. 워낙 원테이크 액션 장면이 많아 주인공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임무 수행에 동력을 주기 위해 귀 안에 심은 장치로 미션을 통보하고, 또 미션을 주는 목소리 주인공이 악인인지 아군인지 모르게 하면서 미스터리를 키워나갔다.
- 거듭해서 주인공에게 퀘스트를 주는 방식이나 주인공의 뒤를 쫓아다니는 카메라 구도가 마치 여느 배틀 게임을 연상시킨다.
= 특정한 게임을 참고한 건 아니지만 게임의 익숙한 개념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벌거벗은 카터가 옷가게에 가서 급하게 옷을 입는 장면이나 가방에 신식 무기를 담아 적진에 쳐들어가는 장면은 게임 속 아이템 착용 과정과 비슷하다. 카터가 속옷만 입고 나왔
‘카터’ 정병길 감독 “액션을 한폭의 수묵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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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강길우)의 아버지는 야간 경비원이다. 아파트를 순찰하던 그는 예기치 못한 죽음을 목도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온다. 한편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활동하던 원형은 퇴근하고 돌아온 늦은 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집을 나선다. 원형네 가족의 공간은 초록으로 가득하다. 한낮은 싱그러운 자연의 초록으로, 밤은 초록빛의 가로등 불로 밝게 빛나는데 어쩐지 그 찬란한 빛들이 시종 서늘하게 느껴진다. 윤서진 감독은 <경주> <꿈의 제인> <경아의 딸>의 조명과 <제8일의 밤> <이타미 준의 바다> <마이썬> 등의 촬영을 맡은 추경엽 촬영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협업을 제안했고, 함께 자신의 첫 장편 <초록밤>을 완성했다. <초록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K 촬영상, CGV 아트하우스상,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영화의 미장센을 매혹적으로 구축한 <초록밤>의 윤서진 감
‘초록밤’ 윤서진 감독, 추경엽 촬영감독 “조금씩 천천히 스며드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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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이 지면에서 예술 작품을 향유하는 자의 인내심에 대한 이야기를 썼으니, 세줄 요약의 시대에 대한 한탄조차도 이미 옛것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 글을 쓸 때도 후렴 모음 대신 앨범을 듣는 일에 대하여, 책의 다이제스트 대신 천천히 독서를 하는 일에 대하여, 20분짜리 요약 영상을 보는 대신 2시간을 들여 영화를 보는 일에 대하여 이야기했지만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 그 뒤로도 세상은 바빠지기만 했고, 시간을 들이는 향유는 점점 사치로 취급받는 듯하다. 그사이 틱톡은 비교도 할 수 없이 거대해졌고 인스타그램은 릴스라는 기능을, 유튜브는 쇼츠라는 기능을 추가했다. 셋 모두 주로 1분 내외의 영상을 취급한다.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에는 ‘5초짜리 영화의 세계’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더이상 아무도 2시간짜리 영화를 보지 않고 단 5초면 한편의 영화가 끝나는 세계. 1분이 넘는 영상은 아무도 보지 않는 세계. 이건 영화적인 표현일 테고, 실제로 5초짜리 영상은 영화라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5초짜리 인내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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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붓끝으로 그린 듯한 날카로운 눈매와 크고 새까만 눈동자의 배우 이서준의 눈빛은 언뜻 타고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산: 용의 출현>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눈빛은 그가 맡은 역할 사헤에가 ‘뱀’ 같았으면 좋겠다는 김한민 감독의 요청에 따라 이서준이 사헤에를 “음습한 분위기를 풍기는 전략적인 행동 대장”으로 해석한 결과였다. “오디션을 3차까지 보고” 맡은 사헤에 역은 스님 변장도 하는 왜군 장수라 품이 많이 드는 역할이었지만 이서준은 “잘해내고 싶은 마음”을 동력 삼아 묵묵히 캐릭터가 되어갔다. 촬영 직전까지 “액션 훈련을 받고, 끝나는 대로 일본어 수업을 듣는” 일정을 병행한 것도 모자라 “일본 예능 프로나 방송 뉴스를 틀어놓고 자는” 수험생 같은 삶을 자처했다. 우려가 있었을 듯한 삭발은 “진귀한 경험이라 여기며 부담 없이” 임했다. 첫 장편 출연작 <울보>의 비행 청소년에서부터 최근 종영한 드라마 <우월한 하루>의 형사까지 그동안 이서준이
[WHO ARE YOU] '한산: 용의 출현' 배우 이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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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60대 중등 종교 교사 낸시 스토크(엠마 톰슨)는 모범적인 아내상과 어머니상은 물론 여성상까지 받을 만한 인물이다. 그녀의 일탈 없는 생활은 남편이 죽고 나서도 계속될 것으로 짐작됐으나 사별 2년 뒤 낸시는 일평생 느낀 척만 해왔던 성적 만족을 제대로 얻고자 섹스 서비스를 신청한다. 그러나 그녀의 모험심은 예약 당일, 서비스 제공자 리오 그랜드(다릴 맥코맥)를 만나기도 전에 사라진다. 다행히 능수능란한 청년 직업인이 죄책감과 부끄러움으로 안절부절못하는 고객을 경청과 성의 있는 답변으로 안심시킨다. 덕분에 첫 이용이 매우 만족스러웠던 낸시는 다음 약속을 잡고, 리오에 대한 선 넘는 호기심을 키운다.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가 주는 가장 큰 감흥은 뜻밖에도 안정감이다. 영화는 관습에 속박돼 자신의 결핍을 방치한 채로 살아온 낸시가 리오와의 대화에서 이완과 충만의 미덕을 배워가는 과정을 시간을 들여 담아냄으로써 심리 치료극의 성격을 띤다. 자기 몸에서 단점을
[리뷰] 뒤만 보게 했던 내 몸을 정면으로 돌려세우기까지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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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새 그곳에 가 있을 것이다. 마침 그곳을 자각하는 우리가 거기 있을 테니까.” 일종의 제사로 쓰인 이 두 문장은 영화의 제목 ‘모퉁이’가 어떤 장소를 지칭하는지 말해준다. 그곳은 모종의 운명이나 우연한 이끌림에 의해 다다르게 되는 곳이 아닌, 수없이 지나치는 동안에도 보이지 않다가 우리가 알아채는 순간에야 존재하는 곳이다. 바로 이 모퉁이에서 영화과 졸업생인 성원(이택근), 중순(하성국), 병수(박봉준)가 만난다. 세 사람, 특히 성원과 병수는 거의 10년 만에 만났음에도 서로에게 받은 상처를 여전히 잊지 않고 있다. 오랜 시간 영화를 만들지 못한 성원은 과거에 자신의 이야기를 훔쳐 영화로 만들었던 병수에게 적의를 숨기지 못한다. 그리고 중순이 이 사이에 끼어 있다.
세 사람이 마주친 길모퉁이를 돌아가면, 그들이 학생 때 자주 찾던 단골 가게가 있다. 이 가게와 근처 골목에서 세 사람은 함께, 또는 둘씩 짝을 지어 예전에 끝냈어야 할 말들을 한다. 따라서 이 영화의
[리뷰] 말들은 이미 그곳에 있고, 우리는 자꾸만 그곳을 지나쳐버린다 ‘모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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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식의 파격. <카우>는 형식적으로 다큐멘터리지만 일반적인 다큐멘터리와는 궤를 달리한다. <피쉬 탱크>(2009),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2016)로 남다른 관점을 선보였던 안드리아 아놀드 감독은 편견 없는 카메라의 힘에 기대어 또 한번 자신의 독특한 시선의 위력을 증명했다. 내용은 별다를 것 없다. 영국 켄트의 한 낙농장에서 사육되는 젖소 루마와 갓 태어난 아기 젖소의 일생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는다. 그게 전부다. 아무런 설명도 내레이션도 없이 관객의 눈앞에 들이밀어지는 화면은 얼핏 상황을 그대로 찍어낸 관찰 카메라나 CCTV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니멀한 화면, 단순한 구성처럼 보이는 장면들은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찍은 이미지의 나열이 아니다. 서사의 토대가 되는 극적인 구성과도 다르다. 이것은 차라리 젖소가 직접 전하는 ‘홈비디오’에 가깝다.
안드리아 아놀드 감독은 서사적 관점이나 낭만적 시선들을 카메라로부터 철저히 배
[리뷰] 무형식의 파격. 전지적 동물 시점으로 다시 기록한 홈 비디오의 괴력. ‘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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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뱅크시의 그림 <풍선과 소녀>가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에 낙찰된다. 하지만 낙찰봉을 두드리자마자 액자틀에 숨겨져 있던 장치가 작동하면서 그림은 파쇄되고 만다. 뱅크시가 의도한 이 소동은 일종의 퍼포먼스로 받아들여진다. 그림의 가격은 낙찰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뛴다. 뱅크시의 동료이자 영화의 인터뷰이 중 한명은 이 해프닝이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진정한 가치’를 묻는다”고 말한다. 영화 <뱅크시>는 이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뱅크시라는 한 예술가에 대한 탐색을 통해 알 수 있으리라고 믿는 듯 보인다. 이 탐색은 브리스틀, 뉴욕, 런던 등을 비롯한 세계 여러 도시들을 가로지르면서 그라피티와 거리 예술의 역사 안에서 뱅크시가 성장해온 흔적들을 찾으며 진행된다. 여기에 그와 함께 작업하는 동료들을 비롯한 거리 예술가들과 전기 작가 윌 엘즈워스-존스의 인터뷰가 해설로 함께 곁들여진다.
이 영화에서도 뱅크시는 모습을
[리뷰] 불온하고 싶었던 예술가의 성공담과 실패담 사이 ‘뱅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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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살아남기 시리즈: 인체에서 살아남기>는 <인체에서 살아남기>와 <심해에서 살아남기>를 한데 묶어 1, 2부 구성을 취한다. 전체 주인공은 소년 영웅 지오(김현지)로, <인체에서 살아남기>에는 그가 친구 피피(여민정)와 함께 의대생 케이 형(남도형)을 만나러 간 대학병원 연구소에서 생존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이 담겼다. 그곳에서 지오는 나노미터 크기로 줄어든 뒤 인간의 몸속으로 직접 들어가 치료하는 최첨단 의료 탐사선 히포크라테스호에 사로잡혀 겁도 없이 탑승한다. 지오를 말리려던 뇌 박사(황창영)가 동승한 찰나 시스템이 작동하는 바람에 작아진 히포크라테스호는 쿠키 바구니에 떨어진다. 때마침 허기진 피피가 쿠키를 모조리 입안에 털어넣으면서 졸지에 소녀의 몸속을 탐험하게 된 지오와 뇌 박사는 우연히 피피의 병을 발견한다. <심해에서 살아남기>는 해양학자 공 박사(김현욱)가 이끄는 심해 탐사에 참여했다가 곤경에 처한 지오와 피피의
[리뷰] 모두 함께 살아남기를 고집하는 주인공에 코끝이 시큰 '극장판 살아남기 시리즈: 인체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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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톤 행성으로부터 지구로 보내진 갓난아이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이들은 커서 슈퍼맨(존 크러진스키)과 슈퍼독 크립토(드웨인 존슨)가 된다. 크립토는 슈퍼맨과 콤비를 이뤄 지구를 악의 무리로부터 수호하고, 빌런 렉스 루터(마크 마론)는 기존 <슈퍼맨> 시리즈들에서 행해왔던 수법을 활용해 지구를 정복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적당한 선악의 밸런스로 유지되던 이 세계의 평화에 금이 가게 되는 계기는 슈퍼맨이 로이스 레인(올리비아 와일드)과 결혼을 결심하면서다. 슈퍼맨이 자신에게 소홀한 것이 섭섭한 크립토는 슈퍼맨과 잠시 거리를 두는데, 그때 크립토나이트를 통해 슈퍼펫이 된 기니피그 룰루의 습격으로 슈퍼맨이 납치되고 크립토는 능력을 잃는다. 이에 크립토는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유기동물 에이스(케빈 하트) 등과 힘을 합쳐 슈퍼맨 구출 작전에 나선다.
그동안 ‘슈퍼 파워’가 인간에게만 발현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인 사고였는지도 모른다.
[리뷰]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펫들이야말로 진정한 히어로 'DC 리그 오브 슈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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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이 상대의 사냥터에서 서로를 뒤쫓는다. <헌트>는 1980년대 신군부 정권의 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를 배경으로 시대의 모순 한가운데 던져진 이들의 암투를 그린다. 미국 순방 중 대통령 암살 기도가 벌어지자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안기부 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어 일본에서 진행된 북측 고위 인사 망명 작전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내부 첩자가 있다고 확신한 윗선에선 소문으로만 떠돌던 북한 스파이 ‘동림’을 잡아들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에 해외팀 차장 박평호(이정재)와 국내팀 차장 김정도(정우성)는 목적을 숨긴 채 서로를 의심하며 뒤를 캐기 시작한다.
이정재가 기획과 공동 각본, 연출과 주연까지 맡은 <헌트>는 짜임새가 돋보이는 첩보 액션물이다. 남북 대치 상황에 따른 첩보전이 난무하는 가운데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 세력은 국내 통제에도 정신이 없다. 1980년대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바탕으로 핵심 정보기관에서 일어나는 암투와 음모를 그린
[리뷰] 첩보보다 액션. 직진 상승의 매력과 편의주의의 함정 사이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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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로 수감 중인 전직 야쿠자 미카미 마사오(야쿠쇼 고지)는 13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를 앞두고 있다. 갱생의 의지로 가득한 채 한층 들뜬 그지만 반성을 강요하는 교도관에게 자신의 판결이 부당했다고 반발하는 모습은 불안한 행보를 예고한다. 짐작대로 미카미가 출소 후 느끼는 격세지감은 수용하기 버거운 수준이다. 야쿠자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향한 냉정한 시선의 감옥에서 미카미는 번듯한 일자리를 구하기도, 멀쩡히 사교하기도 쉽지 않다. 다행인 것은 타인과의 접촉면이 조금씩 넓어지면서 그를 향한 사회의 냉대가 환대로 바뀌어간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량배와 마주할 때 폭주하는 것과 같이 폭력적인 과거 영광의 시기에 심정적으로 가깝게 다가갈수록 생기를 되찾는 미카미에게 현실에 순응하는 일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처럼 보인다.
전작 <유레루> <아주 긴 변명>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니시카와 미와 감독은 모진 상황에 내몰린 인물의 심리를 깊이 탐구하는 데 큰 관심을 둔다.
[리뷰] ‘개인 대 사회’ 구도에 관한 모호한 작법 '멋진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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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난 아저씨처럼 살지 않을 거야.” 얼핏 평범한 대학생 같은 유정(고윤정)은 들여다볼수록 궁금해지는 캐릭터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며 운동권 친구들을 돕는데 정작 본인은 어째서 데모에 참여하지 않을까? 박평호(이정재)는 왜 아버지와 다름없는 태도로 유정의 주변을 맴돌며 그를 돌봐주는 것일까? 안기부 요원들만큼이나 유정은 <헌트>의 서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드라마 <스위트홈> <로스쿨> <환혼>에 출연한 고윤정은 신인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담대한 태도로 첫 영화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 신인배우들은 큰 스크린으로 자기 모습을 보는 걸 더러 낯설어하기도 하는데, 어땠나.
=얼마 전에 <탑건: 매버릭>을 봤다. <헌트> 찍고 극장 가서 본 첫 영화였는데 톰 크루즈 얼굴이 정말 크게 나오는 거다. 나도 저렇게 나오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니 그렇게
‘헌트’ 배우 고윤정, “담대한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