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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라는 이름의 노래> A Song Called Hate
안나 힐더 / 아이슬란드 / 90분 / 2020년 / 세계 음악영화의 풍경
전쟁과 분열로 얼룩진 유럽이 음악적 교류를 통해 화합하기를 기원하며 탄생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이 대회는 한국에서는 낯설지만 유럽에서만큼은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큰 행사다. 매해 전년도 우승자의 출신지를 개최국으로 삼는 전통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특징이다. 그렇게 선정된 2019년의 지역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아이슬란드 대표로 선발된 밴드 하타리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억압에 저항하는 의미로 보이콧을 고려하지만 이내 계획을 바꿔 다른 방식의 반격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긴다. 징 박힌 가죽 패션으로 일관하는 밴드의 비주얼보다도 강렬한 것은 목표로 한 일을 다한 그들이 백스테이지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이다.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이 있을 때 용기는 불안을 덜고 실체가 된다.
상영정보
8월 15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추천작] 안나 힐더 감독, '혐오라는 이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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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페이스’와 ‘엄정화’ 중 어느 한쪽이 먼저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음부터 엄정화씨를 염두에 뒀다. 제천이 고향인 영화인이며 무엇보다 가수와 배우 두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기 영역을 갖춘, 보기 드문 인물이다.” 조성우 제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제17회 제천영화제는 음악과 영화 분야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아티스트를 선정해 그의 업적을 기리는 ‘짐페이스’(JIMFFACE)를 신설했고,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엄정화를 선정했다. 제천영화제는 엄정화의 작품 중 <싱글즈> <오로라 공주> <호로비츠를 위하여> <베스트셀러> <댄싱퀸> <미쓰 와이프> 총 6편을 상영하고 관객이 엄정화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짐프 라이브 토크-짐페이스’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엄정화를 보다 다채롭게 조명하기 위해 엄정화를 주제로 한 특별 전시도 영화제 기간 준비되어 있다.
1993년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짐페이스’ 엄정화…영화든 음악이든 좋아해서 잘하고 싶고, 그렇기에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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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번의 아메리칸 유토피아> David Byrne’s American Utopia
스파이크 리 / 미국 / 106분 / 2020년 /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얼마 전 막을 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의 야외 해변 극장에서 <화양연화> <아멜리에>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등과 함께 상영된 공연 실황 한편이 있다. 심사위원장이었던 스파이크 리 감독이 카메라에 담은 2019년의 브로드웨이 쇼 <데이비드 번의 아메리칸 유토피아>다. 록 밴드 토킹 헤즈의 보컬 데이비드 번의 솔로 앨범 《American Utotpia》에 기반을 두고 꾸린 이 공연은 주크박스 뮤지컬과 단독 콘서트를 넘나드는 구성을 자랑한다. 작가이자 주인공인 데이비드 번의 열창과 뮤지션 겸 연기자들의 퍼포먼스가 네모반듯한 공간을 채우는데, 모든 발언은 데이비드 번 1인이 담당한다.
노래를 타고 전달되는 그의 메시지는 TV로 대표되는 대중문화, 인종 문제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추천작] 스파이크 리 감독, '데이비드 번의 아메리칸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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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를 떠나며> Leaving Las Vegas
마이크 피기스 / 영국 / 1995년 / 112분 / 올해의 큐레이터
할리우드의 시나리오작가 벤은 중증 알코올중독자다. 가족도, 의사도 그를 포기한 지 오래. 벤은 실컷 술을 마시다 끝을 맞이할 요량으로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그런 그의 앞에 세라가 나타난다. 벤은 매춘부인 세라에게 인간적인 예의를 갖춰 대하고, 세라도 벤에게 술을 끊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서로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존 오브라이언의 자전적 소설을 토대로 제작된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인물들의 전사를 구태여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인물들의 현재를 보여주며 상대의 파멸까지 끌어안는 심정을 헤아리게 만든다.
음악을 전공하고 밴드로 활동한 바 있는 마이클 피기스 감독은 영화의 사운드 연출과 스코어 작곡까지 담당하고, 키보드와 트럼펫을 직접 연주했다. 스팅이 부른 세곡의 O.S.T는 영화의 나른하고 음울한 정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추천작] 마이크 피기스 감독,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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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대 마임이스트인 유진규는 자신의 50주년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준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함께 무대에 오르는 해진(강해진)과 정훈(이정훈)은 걱정이 많다. 어느 날 행방이 묘연한 진규를 해진이 찾아 나서고, 진규가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조르바’와 방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요선>은 마임이스트 유진규의 작품세계를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형식을 섞어 담아낸 영화다. 유진규의 마임 공연과 함께 픽션과 현실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드는 연출 방식이 눈에 띈다. 장권호 감독은 “주위의 예술인 중 캐릭터가 강하고 이야기가 재밌는 분들을 섭외해 작업을 진행”해왔다. 해당 방식을 적용한 <탄>으로 제1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초청됐던 장권호 감독은 장편 <요선>으로 올해 다시 한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찾았다.
-마임이스트 유진규 씨와 전작 <탄>부터 호흡을 맞춰왔는데.
=7년 전 유진규 선생님 공연의 촬영을 의뢰받
'요선' 장권호 감독, 즉흥적이고 용기 있는 도전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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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테이크 온미> a-ha: The Movie
아슬레우 홀름,토마스 롭삼 / 노르웨이, 독일 / 109분 / 2021년 / 세계 음악영화의 풍경
1985년 발매된 아하의 <Take On Me>가 쏟아낸 기록에 감탄하며 메가 히트의 단꿈을 회상하는 것은 이 영화의 목표가 아니다. 대신 <아-하: 테이크 온미>는 결성 당시의 밴드를 기억할 때와 비슷한 온도로 성공과 그 후의 일상을 바라보는 다큐멘터리다.
열띤 마음을 간직한 채, 담백하고 진지하게 말이다. 그 시선을 빌려 마주한 3인조 밴드 아하는 단 하나의 노래로 박제되기엔 아까운,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넓히기 위해 꾸준히 애써온 그룹이다. 멤버들은 40년 가까이 팀으로서 앨범 제작과 투어를 이어오면서도 솔로 활동, 미술 작업, 또 다른 밴드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서로의 음악적 재능에 대한 존중이 있기에 아하를 지속할 수 있다는 인터뷰는 같은 길을 걷는 이들끼리 나눌 수 있는 최고의 선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추천작] 아슬레우 홀름, 토마스 롭삼 감독 - '아-하: 테이크 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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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홀리데이> The United States vs. Billie Holiday
리 다니엘스 / 미국 / 131분 / 2021년 /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노래 한곡으로 정부의 적이 된 여자가 있다. 그가 주인공인 전기영화의 원제는 ‘미국 대 빌리 홀리데이’.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40년대 미국, 당대의 스타이자 전설적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는 1939년에 발표한 <Strange Fruit>로 FBI에 눈엣가시가 된다. 나무에 열매처럼 매달려 린치를 당한 흑인들의 고통을 은유한 가사가 소수자들을 선동할 수 있다는 억지 때문. 빌리가 노래를 포기하지 않은 대가는 가혹하다. 약에 취해 무대 밖 현실을 견뎌온 빌리는 주로 연방 마약국의 표적이 되어 옥살이는 물론 숱한 감시와 단속에 시달린다.
빌리 홀리데이가 1959년 44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질곡을 묘사한 이 영화는 에디트 피아프의 <라비앙 로즈>, 주디 갈런드의 <주디>를 연상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추천작] 리 다니엘스 감독, '빌리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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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50년대 최고의 오락영화라 해도 좋을 것이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학예연구팀장) 당대를 풍미한 흥행꾼 한형모 감독이 제작과 연출을 맡고, 1957년 개봉 당시 그해 관객수 5위를 차지한 <청춘쌍곡선>은 한국 코미디영화의 태동을 알린 역사적 작품이다. 병을 고치기 위해 집을 바꾸라는 괴짜 의사, 이를 순순히 따르는 부자 남자와 가난한 남자, 그런 그들을 새침하게 맞이하는 여자들이 그리는 <청춘쌍곡선>은 계급과 구습을 뛰어넘는 러브 스토리를 대중음악과 버무려 유쾌하게 풀어낸다.
60여년 전 영화의 흥이 시네마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제천영화제 무대에서 재현된다. 총연출을 맡은 이는 한국 CF계의 거장이자 영화 예고편계에서도 이름을 알린 채은석 감독이다. 8월 13일 오후 7시30분 제천시 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청춘쌍곡선> 시네마 콘서트를 앞둔 채은석 감독을 만나 <청춘쌍곡선>의 매력과 재탄생의 비화에 대해 물었다.
-시네마 콘서
시네마 콘서트 '청춘쌍곡선' 연출한 채은석 감독, 1950년대 최고의 오락영화를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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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적인 헤어스타일과 허스키한 목소리로 좌중을 휘어잡는 로커 티나 터너. 누군가는 티나 터너의 무대 위 화려한 모습만을 기억하겠지만, 그에겐 전남편 아이크 터너와의 불화에서 비롯된 상처가 존재한다. <티나>는 아픔을 딛고 오롯이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낸 뮤지션 티나 터너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티나 터너에게 트라우마로 자리한 과거의 상처를 건드리는 대신, 그의 극복 과정과 고유한 음악 세계를 깊이 있게 다루는 데에 집중한다. 댄 린제이 감독과 T,J,마틴 감독은 <언디피티드>로 제84회 아카데미에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뒤 <LA 92> <티나>까지 다큐멘터리 작업을 꾸준히 함께 해왔다. 세심한 시선으로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두 감독에게 대화를 청했다.
-제작자 사이먼 진과 조나단 진으로부터 <티나>의 연출을 제안받았다고.
댄 린제이 제안을 받기 전엔 티나 터너에 관해 잘 몰랐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인물에
'티나' 댄 린제이 감독, T,J,마틴 감독 - 아픔을 딛고 자신의 삶을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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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홀리데이, 티나 터너, 밴드 아하, 루카스 그레이엄, 그리고 토킹 헤즈의 보컬 데이비드 번까지. 제17회 제천영화제에서는 우리가 사랑한 해외 뮤지션들은 물론 정태춘과 엄정화, 3인조 국악그룹의 거리 공연기(<상자루의 길>)와 대극장 뮤지컬 실황(<잃어버린 얼굴 1895>)을 모두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제천영화제에 합류해 변화의 파도에 올라탄 맹수진 프로그래머는 장편 62편, 단편 54편을 포함한 25개국 총 116편의 상영작 중 “숨겨진 보석 같은 작품이 많아 하나하나 소개하고 싶다”며 눈을 밝혔다. 그에게 음악영화의 반짝이는 현재에 대해, 그 길목에서 제천영화제가 소망하는 미래에 대해 들었다. 맹수진 프로그래머의 추천작도 함께 전한다.
-올해의 슬로건 ‘다짐: BE JOYFUL’에서 제천영화제의 솔직담백한 포부가 느껴진다.
=지난해 영화제 안팎으로 큰 변화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영화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하는 와중
맹수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래머, 음악영화를 발굴하고 담론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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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제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두 번째 영화제를 치르게 됐다. 축제의 규모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조성우 집행위원장은 한국경쟁 섹션과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는 ‘짐페이스’를 신설하고 경쟁부문의 상금을 상향 조정하는 등 보다 많은 영화인, 관객이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영화제를 기획했다.
‘음악영화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바탕으로 더욱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한 이번 제천영화제에서는 25개국 총 11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예년과 같이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도 시청 가능하다. 개막을 앞두고 영화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조성우 집행위원장을 만나 음악과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제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재임했다. 다시 집행위원장 자리를 맡게 된 이유가 있다면.
=제천영화제 사무국이 제천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운영진에 변동이 생겼고, 경험 있는 집행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제천시의 요청도
조성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음악영화 제작지원 규모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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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TINA
댄 린제이, T.J 마틴 / 미국 / 119분 / 2020년 / 개막작
티나 터너의 삶을 압축한 다큐멘터리에 붙은 <티나>라는 제목은 어쩐지 심심하게 들린다. 마이크를 쥐면 감전되듯 터지는 허스키한 음색, 리듬에 맞춰 촉수처럼 흔들리는 몸짓, 흥을 주체 못하듯 객석으로 뻗치는 야성적인 머리칼까지 온통 비범한 그에게 좀더 걸맞은 문구는 없었을까. 아쉬움에 질문을 던져봤지만 <티나>는 곱씹을수록 필연적인 타이틀이다. 이 영화는 1939년 목화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애나 메이 불록이 음악적 파트너이자 훗날 남편이 된 한 남자를 만나 티나 터너가 되고, 그와의 결별로 이름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지만 끝내 티나라는 정체성을 지켜내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초반은 티나 터너와 아이크 터너의 관계에 집중한다. 아이크의 등장이 티나의 커리어에 터닝 포인트가 되었지만 그 영향력은 폭력을 동반한 채 티나를 코너로 몬다. 이를 이슈 삼아 떠들기 좋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추천작] 댄 린제이, T.J 마틴 감독 - '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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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는 1991년 남북 유엔 동시 가입 이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외교 총력전을 벌이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아프리카는 가장 많은 유엔 가입 투표권을 가진 곳이었고,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1987년 한국 정부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 외교관들을 파견한다. 이전부터 누적됐던 독재 정권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소말리아 내전으로 이어지고, 남북은 모가디슈 탈출이라는 공동 목표하에 오로지 생존을 위해 뭉치게 된다.
모로코에서 촬영한 압도적인 카 체이싱 시퀀스를 비롯해 엔터테이닝 요소만으로도 <모가디슈>를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지금도 끝나지 않은 소말리아 내전부터 대아프리카 수교의 역사까지, 영화에는 외교·역사·군사 측면에서 뜯어볼 만한 요소가 많다. 그리고 당시 국제 정세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모가디슈>가 장면 하나, 소품 하나도 허투루 만든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동석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 심용환 역사N교
외교·역사·군사 전문가들이 본 '모가디슈'②…“아프리카의 역사가 남북 관계에 시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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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참석자 소개
김동석 어릴 때 <남북의 창>을 보다가 북한이 아프리카 우간다에 가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이야기를 접했다. 그때부터 왠지 아프리카에 호기심이 있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내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에서 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한다. 특히 아프리카의 내전, 분쟁, 정치 폭력, 평화, 테러 등 안보 이슈에 관심이 있다.
심용환 역사가. 역사책을 쓰고 역사를 연구한다. 현재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이자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이다. tvN <어쩌다 어른>, JTBC <말하는 대로>, KBS <역사저널 그날> 등에 출연했으며 현재 MBC <심야괴담회>와 <선을 넘는 녀석들: 마스터-X>, TBS <역사스테이 흔적>에 고정 출연한다. 지난해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한국사 365>, 올해 <1페이지 세계사 365> <1페이지 한
외교·역사·군사 전문가들이 본 '모가디슈'①…“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모델, 아프리카에서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