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자우림의 팬이다, 라고 생각해보니 좀 이상하다. 정규음반 4장에 리믹스 음반, 라이브 음반까지 모두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외에는 한 일이 없다. 공연에 가본 적도 없고, 팬사이트에서 뭔가를 해본 적도 없고, 팬으로서 해야 할 무엇인가를 한 게 없는 것 같다. 그러니 ‘팬’으로서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자우림을 좋아하기 때문에 쓴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자우림의 노래를 좋아하고, 듣고, 음반을 산다. 그 탓에 글도 쓴다.나는 자우림을 좋아하고, 김윤아의 보컬을 좋아한다. 그건 내 취향이다. 나는 여성 보컬에 혹하는 경향이 있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전율을 느낀 것은 지금까지 짐 모리슨과 마이클 스타이프 정도밖에 없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늘 여성 보컬에 귀가 쏠린다. 전율까지는 아니어도 마음을 달래주거나, 짜릿함을 안겨주는 것은 단연 여성 보컬의 힘있고 블루지한 음색이다. 80년대 대학가요제에서 등장했던, 여성 보컬을 앞세운 수많은 밴드나 그룹에 혹한 것도 그런
자우림 4집 앨범 <4>
-
옛날 영화들은 책의 흐름을 따라간다. 그러나 요새의 액션영화들은 게임의 흐름을 따라간다. 옛날 영화들은 만남 자체를 설명하지만 요새 영화들은 그것을 설명하지 않는다. 옛날 영화들은 만남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결국에는 어떻게 끝났는지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다. 그러나 요새의 영화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게임에서 다음 싸움꾼을 만나듯, 만남은 우발적이다. 설명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만남/난관을 어떻게 타개하느냐일 뿐이다.최신의 액션영화 <트리플X>는 그렇게 주인공이 우발적으로 만난 게임의 대상들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느냐를 영화화하고 있다. 이 영화는 최근에는 공식적인 스포츠의 일부가 된 여러 가지 극단적 레저/스포츠의 분야들을 액션과 연결시키고 있다. 스카이다이빙부터 바이크 라이드까지, 미국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하릴없이 목숨거는 그 허공의 스포츠들 말이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건 딱 두 단어다. 하나는 스피드, 다음은 힘. 스피드와 힘이 실려 있는 음
<트리플X> O.S.T
-
아름다운 숲 속에 마을 하나가 있다. 스머프의 마을도 보노보노의 놀이터도 아니다. 예쁜 가게와 알록달록한 놀이동산이 있는 이곳은 실바니아 마을. 동물 가족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곳이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실바니아 패밀리>는 이 마을의 평화로운 일상을 잔잔하게 그려내는 60부작 TV시리즈다. 화별 러닝타임은 2분으로, 오는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KBS TV유치원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특이한 것은 일본 에포크사의 캐릭터를 한국에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는 점이다. 제작진 라인업도 든든해서, 코코엔터프라이즈가 기획 및 마케팅, 일신창업투자가 투자, 팡고 애니메이션이 제작을 담당한다. 감독으로는 <아름다운 시절>로 2000년 대한민국영상만화대전 대상을 수상했던 문제대 감독이 활약할 예정이다. 그동안 화제가 됐던 수많은 클레이애니메이션 광고 시리즈를 제작했다. 한편 시나리오는 <아장닷컴>의 오상민, 김희연씨가 맡았다. 5분가량의 영상은 이미
즐거우니 즐겁구나,<실바니아 패밀리>
-
<로보트 킹> 복간 프로젝트1970년대 한국 SF만화를 대표하는 고유성의 <로보트 킹>이 복간된다. 국내 고전만화의 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딴지일보>는 <로보트 킹>의 11부작 전체 시리즈 중 1부 탄생편 3권을 먼저 발간하기로 했다. <로보트 킹>은 외계인의 선진 기술로 만들어진 거대 로봇을 정의의 소년이 조종해 악당을 무찌른다는 전형적인 거대 로봇물의 설정을 따르고 있는데, <게타 로보> <자이언트 로보> 등 일본 로봇만화의 영향을 받고는 있지만 만화가 고유성 특유의 착상과 개그 터치들이 가미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복간본의 발간 형식은 최근 어려움에 처해 있는 국내 만화 출판의 새로운 형태인 선주문 방식으로, 오는 10월6일까지 1천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로보트 킹의 설계도, 작품연보, 캐릭터 사전, 박무직의 오마주 만화 등이 들어 있는 <로보트 킹 설정 자료집>이
<타짜> 4부 `벨제붑의 노래`
-
-
<하녀> <화녀> <충녀> 등 이른바 ‘요부 시리즈’로 한국영화계 최초의 ‘컬트감독’이란 별칭을 얻은 김기영(金綺泳:1919∼1998). 김수용ㆍ유현목ㆍ신상옥ㆍ이만희와 함께 60년대와 70년대 스크린을 주름잡았으면서도 엽기적인 소재와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당대에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다가 90년대 중반 이후 영화 마니아층이 빠르게 형성되면서 열광적인 지각 인기를 누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97년 그의 회고전을 마련해 뒤늦게 그의 작가정신에 경의를 표했으나 김감독은 만년에 찾아온 행복을 즐길 여유도 없이 98년 화재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경희대 이효인 교수가 쓴 『하녀들 봉기하다-영화감독 김기영』은 도서출판 하늘아래가 건축가 김중업과 서양화가 박수근에 이어 세번째로 펴낸 오마주아 총서. 말 그대로 후배 영화인으로서 존경의 뜻을 담아 헌정한 책이다. 지적이면서도 예술적인 가풍의 집안에서 태어난 김기영은 서울대 치과대 전신인 경성치과의
[책]컬트감독 김기영의 작품세계 조명
-
곽상원의 <우리는 무지개를 타고 간다>라는 만화는 웹진 코믹스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거칠고 조악한 데생에 흔히 따르게 마련인 엽기적 이야기 대신 따뜻한 감성이 특이하다. 초록배매직스의 인디코믹스 7번째 작품으로 2000년에 나왔다. 한국만화의 소중한 자산인 이두호의 <객주>는 바다출판사에서, 고우영의 <삼국지>는 북하우스에서 고급스러운 장정으로 새롭게 출판되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명료한 선’으로 대표되는 <땡땡>의 그래픽은 유럽을 대표하는 시각이미지며 문화적 아이콘이다. 많은 유럽 사람들이 멋진 모험소년 땡땡과 그의 충견 밀루를 사랑한다. 도서출판 솔에서 모두 5권이 2002년에 출판되었다. 우데르조와 고시니 콤비의 <아스테릭스>는 로마에 맞선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다.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왔다. 현실문화연구에서 출판한 프라도의 <섬>은 몽환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작품이다. 이야기가 묘하
도서대여점과 만화시장 침체 유감
-
이른바 ‘미소녀 게임’이란, 동그란 눈동자와 날씬한 허리의 귀여운 여자아이들이 쏟아져나오는 게임을 말한다. 장르에 관계없이 무조건 예쁜 캐릭터들이 나오면 그렇게 부르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미소녀 게임은 역시 시스템보다는 캐릭터로 말한다. 귀여운 캐릭터만 보고 덤벼드는 게임 문외한이라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파워 돌> 시리즈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메크 부대의 대장 노릇을 해야 하는데, 휘하 파일럿이 전부 제복을 입은 미소녀들이다. 누가 누군지 구별도 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미소녀 인해전술에 마음이 풍요로워지지만 몇턴 되지 않아 정신이 바짝 난다. 메크 커스터마이즈부터 우선 까다롭고, 파일럿과 메크 사이의 상성을 고려하다 보면 아직 출진도 안 했는데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전투에 돌입하면 더 어려운 건 말할 나위도 없다. 이쯤 되면 캐릭터들이 귀엽기는커녕 징글징글하기만 하다.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등 뒤에서 비수를 꽂는 게
귀여우면,만만할 줄 알았어 <라 퓌셀>
-
1년 중 가을의 정취를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날들이 이어지는 요즘, 영화 <동승>의 홈페이지에서 반가운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영화 촬영지를 따라 안동 하회마을 지역의 사찰을 돌아보고 하룻밤 묵는 일정의 ‘체험사찰기행’을 매주 토요일마다 떠난다. 그런데 왠지 홈페이지에서조차 낙엽 냄새가 풍기는 듯하다. 은은한 색감의 디자인도 그렇고, 예고편과 뮤직비디오와 스틸도 영화의 주요배경이 산사이다보니 그림 같은 풍경들로 채워져 조용한 산중으로 훌쩍 떠나고픈 충동을 일으킨다. 올해에만 무려 10여곳의 해외영화제에 초청되어 국내보다 해외에 널리 알려진 영화답게 영어버전 사이트가 존재한다.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해외에서 먼저 찾을까’ 궁금한 이는 영화 관련 소식이나 평론이 실린 신문기사와 TV뉴스 보도화면 등 각종 매체의 자료를 통해 객관적인 평가들을 접할 수 있다. 두개의 예고편은 평범한 버전과 코믹버전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코믹버전은 이 영화가 심각한 구도영화
<동승> 홈페이지
-
‘세계 최고의 비영리 과학교육단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그 이름에 다른 어떤 회사, 기관, 단체들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권위를 가지고 있다. 그런 권위는 우연히 보게 되는 그들의 잡지나 다큐멘터리에서 일종의 경외감을 느끼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경외감의 이면에 존재할 법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바로 영화로도 큰 성공을 거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기한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을 다리 사진을 찍기 위해 매디슨 카운티를 방문한 사진작가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딘지 모르지만 기품있어 보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보이고, 누구에게도 속박받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왔을 것 같은 로버트의 모습이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이미지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그러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권위는 1888년 1월 ‘지리학적인 지식의 증대와 유포를 위
로 영화제작에 뛰어든 <내셔널 지오그래픽>
-
서울 신문로의 일주아트하우스는 개관 2주년을 맞아 19∼22일 아트큐브에서 ‘실험영화 명품전’을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에는 50년대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대표작을 비롯해 20세기 후반 영화계의 흐름을 앞장서서 이끈 실험영화 감독의 중-단편 31편이 소개된다.구조주의 영화를 개척한 어니 기어의 <사이드/워크/셔틀>, 할리우드 흑백 고전영화의 이미지를 비틀어온 마틴 아널드의 <행동으로 옮기기>, 핸드 페인팅 기법과 스크래치 기법을 영화에 도입한 스탠 브랙커지의 <우울한 모세>, 뮤직 비디오의 원조 격으로 평가받는 브루스 코너의 <영화>, 브루스 바이유의 <시에라의 발렌틴>과 <나의 인생> 등이 눈에 띄는 작품. 프레임의 혁명, 공간 오디세이아, 이미지의 탐험, 시간의 유영, 필름의 전복, 기억으로 떠나는 여정 등 6개 섹션으로 나누어 하루 세 개씩 두 차례상영한다. 상영시간은 주말 오후4시, 5시30분, 7시, 평일 오후
아트큐브서 ‘실험영화 명품전’ 개최
-
<YMCA야구단>(감독 김현석)은 보기 전의 기대와 보고 난 느낌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영화다. 영화가 뒤집어지도록 웃길 거라는 예상은 어느 정도 적중한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장르를 규정하자면 단순 코미디라기보다 표준적인 극영화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요컨대 생각보단 덜 코미디인 대신 기품있고 독창적이라는 것이 <YMCA야구단>을 보고 난 첫 번째 소감이었다.이 영화가 택한 위와 같은 입지는 여러모로 진귀한 자리다. 그것은 우선 충무로 혹은 한국영화계의 자의식 분열상태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일과 연관되어 있다.영화계에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같은 괴담이 하나 떠돈다. 내용인즉 1∼2년 안에 영화산업의 IMF가 닥칠 거라는 전망이다. 이는 아마도 급팽창한 영화산업의 규모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는 기대와 과연 쉽게 지켜질까라는 불안심리의 틈새에서 태어나 자리잡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근년의 흥행작들이 주로 조폭영화 계열이라는 데서 조금 더 꼬인
사극형식의 코미디 의 장점과 한계
-
■ <비밀>모녀지간인 나오코와 모나미를 태운 버스가 눈 덮인 산길을 달리다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엄마 나오코는 죽고, 딸 모나미는 깨어난다. 그런데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딸은 자신이 모나미가 아니라 나오코라고 주장한다. 말이나 행동이 영락없는 아내인 모나미를, 아버지 헤이스케는 아내 나오코로 느끼고 받아들인다. 다키타 요지로 감독, 히로스에 료코, 고바야시 가오루, 기시모토 가요코 출연, 케인컴 수입,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배급, 상영시간 119분.박평식 헷갈림은 길고 비밀은 짧다는군 ★★☆심영섭 스토리가 백만불짜리 ★★★■ <남자 태어나다>영남 지방의 작은 섬 마이도의 최고령 할아버지가 99번째 생일을 맞아 마을에서 대학생을 하나 배출하라는 명을 내린다. “내가 가슴에 맺힌 게 있다. 우리 마을에 대학가는 놈 하나 맹글어서 이 섬을 세상에 알리라.” 마을에 대학갈 나이의 청년은 대성, 만구, 해삼 셋인데 다 공부를 못한다. 마을 사람들은 궁리 끝에 셋에게 권투를
비밀/남자 태어나다/마법의 성
-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와 영적인 세계에 대한 경외를 스릴러 터치로 담아낸 작품. <이블 데드>와 <다크맨> 등으로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은 샘 레이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작품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에서는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영어로 기프트(gift)는 선물 외에도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을 뜻한다. 서플로 극장용 예고편과 TV용 예고편, 영화제작 뒷이야기, 뮤직비디오 등을 담았다.
기프트
-
정신병원을 무대로 인간의 자유에 대한 의지와 이를 말살하려는 현대사회의 억압에 대한 가슴 서늘한 시선이 돋보이는 걸작. 체코 출신의 세계적 거장, 밀로스 포먼이 연출을 맡아 아카데미영화제 감독상과 작품상, 잭 니콜슨의 남우주연상을 따냈다. 밀로스 포먼의 정교한 연출과 잭 니콜슨의 완벽한 연기가 돋보인다. 제작진과 배우소개, 극장용 예고편, 메이킹 필름, 미처 담지 못했던 추가장면 모음, 제작자인 더글러스 부자의 코멘터리 등을 서플로 담았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