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0호에 이어- 모든 일은 예정되어 있었다. 아니, 모든 일은 이미 일어났다. 삼라만상 모든 일이 운명의 시나리오 안에서는 완결되었다. 죽은 사람 사주를 넣으면 그 사람이 죽은 사람이란 것을 맞히듯이, 아직 살아 있는 사람도 그 사람이 언제 죽을 운명인지 사주를 보고 맞힐 수 있다. 맞힐 수 있는 원리는 간단하다. 그 사람은 (미래의) 그날 죽었기 때문이다. 단지 인생을 훨씬 흥미진진하고 리얼하게 살게 하기 위해서 그 연속극의 시청자이자 출연자인 우리는 방영분만을 기억할 수 있는 차원에서 살고 있을 뿐. 게다가 그것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는 연속극이란 사실도 모른다. 단지 기억이 순차적으로 주입되고 있을 뿐이므로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하나 인생은 과연 흐르는 것인가? 강물을 보면 흐르고 있다라고 여기지만 범우주적 시점에서 보면 지구라는 구형 안에서 순환하고 있을 뿐이듯 ‘진행되고 있다’고 여기는 우리의 삶도 사실은 시작도 끝도 없는 뫼비우스의 띠일 수도 있다
<토탈 리콜>,모든 것은 기억일 뿐이다(2)
-
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는 고비를 넘겨 젖히는 가락도 가락이지만 노래말이 참 청승맞다. 심수봉이나 되니까, 아니 산전수전 다 겪은 심수봉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말이요 가락이다.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그가 부르니 노래가 되는거다. “얼굴도 아니 멋도 아니 아니, 부드러운 사랑만이 필요했어요.” 껍질이니 뭐니 필요없다는 거다. 부드러운 사랑만 있으면 된다는 거다. 사랑은 유치한 거라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그것에 닥치면 이렇게 애원한다.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당신없인 아무것도 이젠 할 수 없어.” 멀쩡한 사람을 그렇게 청승맞고 유치하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의 힘이다.사랑에는 긍정적인 힘만 있는 게 아니다. 모든 걸 쓰러뜨리는 허무성도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행하는 모든 짓의 끄트머리에는 죽음이 있다. 너무도 빤한 이야기가 되겠는데, 사람이 하는 짓의 궁극 목적은 죽음이라는 말이 여기서 성립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죄다 죽자고 하는 짓인 게다. 사랑도 사람
[강유원의 이창] 사랑
-
청소년기에 누군가를 우상시했던 경험도 없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딱히 누군가처럼 되고 싶다라며 부러워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단 한명, ‘기타노 다케시’라는 특출한 인물에 대해서만큼은 부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별난 감독이자 배우가 내 뇌리 속에 처음 인지된 것은, 그의 영화 <소나티네>를 보고 ‘대단한 사람이네’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였다. 그뒤 순차적으로 <하나비>와 <키즈 리턴>과 같은 일련의 작품을 접하면서, 그리고 할리우드영화 <코드명 J>에 등장하는 ‘비트 다케시’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그에 대한 부러움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영화도 잘 만들고 연기도 잘해서라는 점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작품 속에 종종 등장하는 직접 그린 그림들에도 필이 꽂혔고, 무엇보다 그런 다재다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 다 산 사람 같은 그의 영화세계가 경이로웠기 때문이다.그렇게 ‘다케시’에 빠져들던 어느 날, 한 친구가
역시 기타노 다케시군,<기쿠지로의 여름>
-
Y가 <농문화의 이해>라는 책을 선물했다. 최근 Deaf TV(한국농아방송, www.deaf.tv)를 들러 수화 방송의 존재를 알았고 거기서 이 책제목도 본 일이 있던 터라 선뜻 책을 받아들었다. 이 책은 일본의 농문화에 관한 것이지만 한국 상황을, 그리고 나 자신을 반성하기엔 충분했다. 난 ‘청각장애인’ 안에 농인과 중도실청인, 난청인 CODA(Children of Deaf Adult)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태어날 때부터 들을 수 없는 농인, 청인으로 태어나 중도에 청각을 상실하는 중도성 실청인, 그리고 청각을 상당하게 손상받은 난청인, 마지막으로 부모가 농인이나 들을 수 있는 청인 자녀인 CODA의 구분은 내 머리 속을 갈라놓았다. 두 번째 충격은 이들의 상이한 언어와 문화였다. 농인은 태어나면서부터 농인사회에 전승되어온 수화를 하는데 일본어 구어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일본어에 기반하여 만든 수화는 농인이 사용하기엔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중도실청인은
필독 권장,<농문화의 이해>
-
-
<국화꽃 향기> 선전에 장진영 울음보지난 주말 개봉한 <갱스 오브 뉴욕>(사진)과 <국화꽃 향기>, 그리고 올 첫 ‘대박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까지 지난 주말 극장가는 세 작품의 경쟁으로 불꽃이 튀었다. 주말성적은 <동갑내기…>가 이틀동안만 서울 10만명을 조금 넘어 가장 좋았던 것으로 배급사 쪽이 밝혔다. 새로 개봉했던 <국화꽃…>과 <갱스…>는 주말 전국누계가 각각 30만명선, 27만명선을 기록했다. 다른 작품이 보통 하루 6회 상영인 데 비해 긴 러닝타임으로 4회밖에 상영하지 못함을 감안한다면, <갱스…>의 위력은 놀라운 셈이다.또한 <국화꽃…>은 서울 보다 지방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항상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도 흥행은 신통치 않았던 배우 장진영씨는 지난주 금요일까지 전국예매가 10만명이란 이야기를 전해듣고 울음을 터뜨렸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여세를 몰아서 6
요즘 뜨는 영화-예매율 분석
-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J CGV(대표 박동호)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에서 영화관 부문 1위로 뽑혔다. 지난 1월 2일부터 2월 6일까지 서울 및 6개 광역시에 거주하는 15∼59세 남녀 1만2천명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 등을 조사한 결과 CGV의 브랜드 영향력 지수가 607.3점으로 나타났으며 메가박스(467.4), 롯데시네마(332.9), 서울극장(276.8), 단성사(219.4), 명보극장(206.3), 중앙시네마(204.4), 피카디리극장(175.0) 등이 뒤를 이었다.
CGV는 일간스포츠와 Fn리서치&컨설팅이 지난달 19∼20일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1천8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브랜드 인지도 및 만족도 조사에서도 70.7점을 얻어 메가박스(68.77), 스타식스(63.66), 대한극장(60.67), 서울극장(55.59) 등을 제치고 수위를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영화관 브랜드 파워 1위는 CGV
-
오는 4월 25일부터 10일간 열리는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도우미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5일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8일 전주시청 강당에서 자원봉사자 243명 전원과 프로그래머 등 스태프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제 운영방안 등을 논의키로 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밀애'의 변영주 감독이 자원봉사자의 임무와 소양 등에 대해 강의하며 자원봉사자들은 교육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전주=연합뉴스)
전주 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교육
-
Big Shot’s Funeral, 2001년감독 풍소강 출연 갈우, 관지림, 도널드 서덜런드, 폴 마주르스키 장르 코미디 (콜럼비아)<거장의 장례식>은, 그 이상한 제목만큼이나 기묘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기에 사로잡힌 조역 연기로는 뒤따를 자가 없었던 도널드 서덜런드가 중국 흥행영화의 첨단을 달리는 풍소강 감독과 국민배우 갈우 콤비와 함께 영화를 만들었다. 여기에 <황비홍>으로 서구 관객에게도 알려진 관지림이 능숙한 영어 실력을 선보이며 갈우와 도널드 서덜런드의 교량 역할을 한다. 갈우는 장이모의 <인생>에서 중국의 현대사를 몸으로 굴러온 주인공을 맡아 국내에도 알려진 배우다. <패왕별희> <진송>과 풍소강의 흥행작 <올 때까지 기다려줘>(不見不散), <몰완몰료>(沒完沒了) 등에 출연했다. 이들이 한데 뭉친 <거장의 장례식>의 제작비를 댄 곳은 콜럼비아다. 일찌감치 현지화 전략을 펴온 소니
예술이란,사랑이란 <거장의 장례식>
-
최근 전북 전주에서 촬영에 들어간 엄현수 감독의 영화 <빅하우스 닷컴>에 체격이 건장한 청년들이 엑스트라로 동원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부터 전주시청과 시의회, 전북대병원 등지에서 촬영을 시작한 제작사측은 5일 전주시의회 촬영 장면에 체격이 건장한 청년 5명을 엑스트라로 동원한 것. 이를 지켜본 일부 시민들은 "청년들이 영화에 가끔 등장하는 배우 같았다"며 "체격이 좋을 뿐만 아니라 엑스트라고는 믿기 어려운 상당히 세련된 연기를 보였다"고 말했다.제작사 관계자는 "일반인을 엑스트라로 동원하려다 영화내용과 어울리지 않아 전주시내에서 체격이 좋은 청년들을 골라 동원하게 됐다"며 "생각보다 잘해 줘 영화제작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제작사는 오는 5월 말까지 전주시내 일원과 익산 보석박물관 등 도내에서 100% 촬영하게 되며 영화의 주연급은 노주현, 주진모, 김보성, 이원종씨 등이다.엄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전과자들이 모여 만든 온라인 창고회사 <빅하
거구의 엑스트라들 눈길
-
장혁(사진)과 이나영이 영화 <영어 완전 정복>(제작 나비픽쳐스/ 아이엠픽쳐스)에 동반 캐스팅됐다. <영어 완전 정복>은 <비트>, <무사>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의 새 영화로 부족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려는 두 남녀가 영어학원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 총제작비는 약 45억으로 CG, 플래시 등을 사용해 김성수 감독 특유의 화려한 비주얼을 강조할 예정이다.
극중 장혁은 백화점 구두매장 직원 박문수로, 이나영은 동사무소 여직원 나영주로 출연한다. 장혁은 <짱>, <화산고>, <정글쥬스> 이후 4번째 영화 출연이며 이나영은 「후아유」이후 1년만의 컴백이다. 현재 시나리오 마무리 작업중인 <영어 완전…>은 이달 말 크랭크인해 9월 중순 개봉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혁, 이나영 <영어 완전 정복> 캐스팅
-
늦은 밤, 언제고 영화에 한번 써먹겠다는 요량으로 여기저기 난필로 적어 어질러놓은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를 연발하는데 잘 모르는 남자 목소리였다. 익지 않는 목소리기도 했지만 이 늦은 시각에 여자도 아니고… 여자가 아니라면 잘 아는 사이래도 별반 통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됐어요!” 하고 끊어버렸다.그리고 다시 펜을 긁적이는데 또다시 벨이 울렸고 혹 기대하지 않았던 무슨 좋은 쾌라도 있을까 해서 아까와는 사뭇 다른 태도로 전화를 받았다. 술집인지 특유의 소음이 들렸고 살짝 술에 젖은 가느다랗고 낮은 목소리가 “김 작가냐?” 하고 물어왔다. 그렇다고 했더니 이내 낮은 목소리가 풀어지면서 “해곤아, 나야 나. 현남섭! ” 하는데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울컥해져왔다. “시발, 형 어디야? 내 바로 날아가버릴라니까!” 하는데 “아니다. 날으려 하지 마라. 오늘은 그냥 네 목소리만 들으면 된다. 연락 못해 미안하고 건강하지? 나는 잘있고 형이 무
끝까지 싸워 이기소서!
-
김지운 감독의 신작 <장화홍련>(영화사 봄)이 국내 개봉 전 이례적으로 프랑스지역에 판매됐다. 이 영화의 해외세일즈를 담당하고 있는 씨네클릭 아시아는 5일 "프랑스의 와일드사이드필름이 지난달말 열린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서 <장화홍련>의 이지역 상영권을 10만달러(약 1억2천만원)에 구입했다"고 밝혔다.한국영화가 프랑스에서 선판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입사는 영화 <쓰리>중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메모리즈'로인해 얻은 호감덕분에 시놉시스와 스틸사진만 보고 구입을 결정했다"고 씨네클릭 아시아는 전했다.와일드사이드필름은 아직 촬영이 시작되기 전인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도 구입했다. <장화홍련>은 이밖에도 홍콩의 '골든신'에 8만불에 판매돼 개봉전 18만 달러(약2억2천만원)가 선판매되는 성과를 올렸다.이밖에도 이번 AFM에서는 스릴러물 (감독 이종혁)가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베네룩스 3국에 판매됐으며 <
<장화홍련> 프랑스에 선판매
-
■ Story헤비급 세계 챔피언 제임스 ‘아이스맨’ 체임버(빙 레임즈)는 강간죄로 스위트워터 교도소에 수감된다. 무적의 챔피언임을 자부하지만, 10년 동안 교도소간 권투 시합에서 68전 전승을 기록했다는 먼로 허친(웨슬리 스나입스)에게 경쟁심을 느끼는 아이스맨. 캘리포니아주 챔피언 출신인 먼로는 아내의 외도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무기징역수다. 교도소 내 실세이자 권투 팬인 거물급 마피아 멘디(피터 포크)의 제안으로, 두 사람은 한판 승부에 나선다.■ Review<언디스퓨티드>는 제목대로, “논란의 여지 없는” 일인자의 월계관을 놓고 한 치 양보없는 승부를 펼치는 두 싸움꾼에 대한 영화다. 장르와 종목을 불문하고,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두 맞수의 조우는 늘 구미가 당기는 포석. 더구나 거친 힘의 질서가 지배하는 밑바닥 인생들의 사회인 교도소, “심판도 없이, 6온스의 글러브로” 한쪽이 쓰러질 때까지 치고받는 권투시합이란 설정은 동물적인 에너지의 ‘남자영화’를 기대하게 한다.
특수효과를 배제한 날것의 액션,<언디스퓨티드>
-
■ Story졸업을 앞둔 고등학생 플로리언(토비아스 솅케)은 몸이 이상하다. 성기가 자신에게 말을 한다. 여성의 가슴이나 엉덩이 등의 부위를 만지라고 부추긴다. 가뜩이나 성욕이 왕성한 나이에 성기의 명령까지 보태져 플로리언은 복도에서 여교사의 가슴을 만지다가 뺨을 맞는 등 여러 추태를 연출한다. 급기야 섹스 중독으로 찍혀 병원까지 간다. 이상형인 여학생 마야(디아나 암프트)를 만나 반하지만, 마야는 플로리언을 섹스 중독자로 낙인찍은 상태. 플로리언은 여러 면에서 수완이 좋은 친구 레드 불(악셀 슈타인)의 도움 아래 구애작전을 펼친다.■ Review전편 <팬티 속의 개미>에서 10대 중반이던 플로리언이 10대 후반으로 자랐듯, 그의 성기도 자랐다. 크기를 말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바가 달라졌다. 성기가 전편에선 주로 보는 걸 원했다면, 이번에는 직접적인 접촉을 요구한다. “저 여자 가슴 죽인다. 가서 만져. 저 다리. 아, 휘감기고 싶어.” 마초적으로 변했다. “가서 만져.
성의 긍정적 묘사에 대한 초심?<팬티 속의 개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