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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감독(사진)의 대작 <실미도>가 실제 북파공작원들의 훈련장소였던 인천 앞바다의 '실미도'에서 촬영된다. 이 영화의 제작사 한맥영화는 6일 이같은 사실을 전하며 "특수부대 훈련장 세트가 완성되는 이달 중순께 부대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미도>는 김일성 주석궁 폭파를 위해 창설된 특수부대 요원들이 섬을 탈출,
청와대로 향하던 중 전원 자폭한 지난 71년의 실화를 그린 영화로 할리우드의 메이저영화사 콜럼비아 트라이스타로부터 제작비 1천만달러(120억 원)를 전액투자받아 제작된다.
충무로의 간판 연기자 설경구와 국민배우 안성기, <킬러들의 수다>의 정재영, <다찌마와리>의 임원희, <광복절특사>의 강성진 등이 출연한다. 지난 1일 첫 촬영을 시작했으며 올 연말께 개봉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실미도> 실제 훈련장소인 실미도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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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도리 숲으로 놀러오세요!7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자고 결심했을 때,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것 중 하나가 ‘가가멜 아저씨’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선배에게서 후배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 별명은 수위 아저씨를 부르는 애칭이었다. 회사에 들어설 때마다 <스머프>를 떠올릴 수 있었던 덕분에, 사회생활이 다소나마 풍요로워졌으니, 성격은 파파 스머프 같은 가가멜 아저씨에게는 이만저만 신세를 진 게 아니다.마르크시즘의 이상을 구현했다느니 동성애를 평등하게 묘사했다느니 하지만 <스머프>가 좋았던 것은 그렇게 복잡한 이유가 아니었다. 풀숲을 지나칠 때마다 어쩌면 저기에도 요정들이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DR face가 기획 중인 52부작 3분 시리즈 <도리도리 숲의 잼잼요정> 역시 숲에서 벌어지는 요정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붕가부> <게으른 고양이 딩가>를 만든 한동일 감독의 작품답게 역시
<붕가부>의 한동일 감독이 만드는 <도리도리 숲의 잼잼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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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혁명을 다룬 김혜린의 역사만화 <테르미도르>가 복간판 발간에 앞서 팬들을 위한 특별 한정판 신청에 들어갔다. 이번 한정판 및 복간판 출판은 <로보트 킹> <바람의 파이터> <달려라! 봉구야> 등 기획력 있는 만화를 출판하는 도서출판 길찾기에서 시도하는 의미있는 사업이다. 사전주문은 그동안 기획력 부재에 시달렸던 만화출판계에 일정한 수량을 사전주문받아 안정적인 수요, 공급 체계를 만들어내는 기획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한정판 발매의 결정은 김혜린 공식 팬클럽(www.kimhyerin.com)에서 제안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팬들의 자발적인 만화소비자 운동으로 하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 김혜린 공식 팬클럽 : http://www.kimhyerin.com
[만화가 화제] <테르미도르> 한정판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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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 프랑스에 서다(2)(390호에 이어서 계속) 작은 도시 앙굴렘은 30주년이나 된 연륜을 자산 삼아 도시 곳곳을 축제의 분위기로 물들였다.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거대한 대형 부스에는 만화를 구입하거나 작가와 만나려는 독자들이 가득했고, 도심은 전시를 관람하기 위한 관객으로 가득했다. 느닷없이 거리에 등장한 퍼포먼스 팀들도 있었다. 행사 때마다 생 마르셀 광장 앞에 자리를 잡고 움직이지 않는 스트리트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사람도 여전했다. 노천가게에서는 만화잡지나 만화책, 간단한 주전부리를 팔았고, 앙굴렘 도심의 가게들은 늘 하던 대로 만화책으로 쇼윈도를 꾸몄다. 2001년 처음 앙굴렘을 찾을 때나 2003년이나 풍경은 똑같았다. 그러나 이번 축제에는 ‘한국’이라는 역동성이 있었다.24∼26일 3일 동안 한국만화특별전의 문화공연으로 준비된 줄타기 공연단은 생 마르셀 광장의 한국만화전시관에서 길놀이를 시작해 12개의 만화만장을 앞세우고 판을 벌였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
2003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보고서 그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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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하게 쉽게 만든 게임이 하나 있다. 일단 시나리오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생체 병기 연구소에서 실수로 괴물을 만들어냈다. 이를 ‘마신’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연구소를 점령한 마신을 제압하기 위해 용병들이 투입된다. 롤플레잉 게임이라면서 퀘스트라고는 이거 딱 하나뿐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장소라고는 달랑 마신이 숨어 있는 지하 100층 던전뿐이고 시스템도 단순하다. 얼굴, 옷 색깔, 체형, 직업 등을 정해 캐릭터를 만든다. 최대 다섯명까지 파티를 짤 수 있다. 공격에만 전념할 것인지 방어를 우선할 것인지 등등 각각 행동방침을 정해준다. 던전에 들어간다. 적을 만나면 전투가 벌어지고 캐릭터들은 알아서 움직인다. 멍하니 구경하다가 가끔 행동방침을 변경해준다. 그래픽이 떨어지는 건 말할 나위도 없다.단순한 시스템이지만 진행은 어렵다. 이미 탐험한 부분은 지도가 만들어진다.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적이 강해진다. 겨우 한층 차이인데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래서는 도저
오래된 미래,<메탈 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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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배우 예지원이 촬영을 위해 국회 월담을 감행하는 사건으로 유명해진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홈페이지가 문을 열었다. 첫인사는 헌법책을 펼쳐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보여주면서 시작하지만 그리 심각할 필요는 없다. 사이트 전체에서 성인 취향의 코믹함이 물씬 풍기므로.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한 윤락녀의 이야기를 따라 모든 메뉴는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어야만 링크된다. 각 캐릭터 소개는 영화 속 국회의원 후보들이 유세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곁들여 트레일러 역할도 겸했다.특히 ‘스페셜’ 코너는 18살 이상만 볼 수 있도록 만든 성인용 코너. 영화 속 노출장면과 성인 전용 예고편, 성인용 만화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영화줄거리를 바탕으로 한 성인용 만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성인 순정물로 잘 알려진 박무직 작가의 작품이다. 예쁜 그림체와 함께 컬러링까지 더해져서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이 연재만화는 매주 금요일마
성인취향의 코믹한 홈페이지,<대한민국 헌법 제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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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스키, 미국 입국하면 즉각 구속?대부분이 그런 경험을 하고 있겠지만, 메일 박스를 가득 채우는 수많은 스팸메일은 일상을 피곤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아무리 필터링을 해놔도 수십개씩 쌓이는 스팸메일들 속에서, 스팸메일이 아닌 것을 찾아내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 것. 그렇게 스팸메일 퇴치작업을 하다보면 ‘전화해도 연락이 없데…’, ‘토요일날 거기서 보자구…’, ‘형님은 잘 계시지’ 등의 제목과 아주 평범한 발신자 이름을 가진 메일들에서 잠시 멈칫하게 마련이다. 경험상 열이면 열 모두 성인 사이트 광고물이지만 혹 그중에 진짜로 내가 아는 사람이 보낸 것이 있지 않은가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내용을 확인하려고 그 메일들의 본문을 보면, 이른바 ‘로리타’ 동영상들을 확보하고 있음을 자랑하는 사이트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중고생이 등장한다고 자랑하는 사이트는 물론 해외의 정통(?) ‘로리타’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다는 문구가 새빨간 글씨로 화면의 1/
로만 폴란스키의 아동성추행과 오스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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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핏 언더> Six Feet Under 캐치온 수,목 오후 10시사람은 죽음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나 뜻하지 않은 재난 앞에서, 인간은 운명 앞에 무릎을 꿇고야 만다. 재량 밖을 벗어나는 재난 앞에서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어버리고 모든 것은 혼란에 뒤집혀버린다.9·11 테러와 같은 해에 출발한 <식스 핏 언더>는 마치 테러를 예고라도 한 듯 죽음에 대한 드라마다. 아버지가 비명횡사하며 얼결에 장의사를 물려받은 두 아들과 엄마, 딸을 둘러싼 이야기다. 불안정한 유부녀 애인을 둔 첫째, 게이라는 것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둘째, 세상살기 귀찮은 것인지 겁나는 것인지 헤매는 셋째, 오십이 넘어 다른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엄마. 이들은 죽음을 통해 갑작스럽게 바뀐 인생 앞에 시행착오를 거치며 살아야 한다.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각본가가 만든 장의사집 이야기 <식스 핏 언더>. 장의사 가족을 통해 죽음과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럴 바엔 그냥 땅 파고 묻어버려!<식스 핏 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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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선택> SBS, 매주 토요일 저녁 6시50분참으로 원통하기 그지없는 노릇이었다. 지난 1월 중순,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전세계 곳곳에 체인망을 형성하고 있는 유명 리조트에 예약을 했는데, 2월 말이 되도록 여행 경비를 입금하라는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궁금해 연락을 해보았더니 여행 예정일인 4월 중순에는 항공편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아 아무래도 예약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자칫하면 신혼여행이 물거품되는 게 아닌가 싶어 다른 지역에 있는 리조트라도 빨리 알아봐달라고 했더니, 다른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찼고 제일 인기없는 리조트만 남아 있단다. 일생에 한번뿐인 남의 신혼여행을 이렇게 망쳐놓아도 되는 거냐고, 미리 전화라도 좀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수화기에 대고 고함을 질러보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일정만 확정했을 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라 여행사쪽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거였다.살다보면 하루에도 몇번씩 어이없고 억울한 일을 당하게
세상 억울한 사람들을 위하여,SBS <솔로몬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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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자본, ‘적과의 동침’자본과 예술의 동거가 불가피하다는 걸 인정한다는 것이 곧 양자가 행복하게 병존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상업적 이윤과 예술적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일이 대중문화 산업의 궁극적 화두인 동시에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그리고, 아마도,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딜레마라는 게 주지의 사실이고 보면, 그 속에서 최종편집권을 둘러싼 영화사와 감독의 마찰이나 앨범 수록곡 선정 여부로 대립하는 음반사와 뮤지션 사이의 갈등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섬 41’(Sum 41)의 싱글 <Still Waiting>의 비디오는 음악산업의 이면에서 그처럼 끊임없이 반복 재생되는 근본적인 갈등에 대한 자기 패러디의 시트콤이다. 그 구성은 크게 두 부분- 섬 41의 멤버들과 레코드회사(정확히는 ‘아일랜드 레코드’)의 (고위간부로 보이는) 직원의 미팅장면을 담은 에피소드와 60, 70년대에 유행했던 버라이어티 쇼풍 세트 앞에서의 연주 모습으로
`섬 41`(Sum 41)의 싱글 의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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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큰누나(1955년생), 나(1966년생)
1977년 겨울 부산의 남포동 극장 거리. 낮.
큰누나. “안 되겠다. 사람이 너무 많다.” 나. “표가 없나?” 큰누나. “그래. 딴 거 보자.” 나. “딴 거 뭐?” 큰누나. “부산극장에 <타워링> 하네.” 나. “어떤 영환데?” 큰누나. “불구경하는 영화다.” 나. “엊그제 옆집 솜공장에 불 나가꼬 시껍해놓고 또 불이 구경하고 싶나?” 큰누나. “그거하고는 쪼매 다를 기야. 야튼 <전자인간 337>보다는 재밌을걸.”
부산극장 앞. 밤.
큰누나. “어떻더노?” 나. “지기더라. 재미있어 죽을 뿐했다. 소방대장 글마 그거 누고?” 큰누나. “스티브 매퀸. 멋있제?” 나. “지기더라. 건축기사 글마 그거는 또 누고?” 큰누나. “폴 뉴먼. 멋있제?” 나. “지기더라. 지만 살라 카다가 죽어삐는 비겁한 글마 빼놓고는 다 멋있더라.” 큰누나. “로버트 와그너라 카는 사람이다.” 나. “고양이 구해주는 시꺼
머, 아홉번 봤다꼬? 제정신이가? <사운드 오브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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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비싼 ’바보짓’어마어마한 양의 비하인드 스토리들과 함께 1년 늦게 도착한 마틴 스코시스의 <갱스 오브 뉴욕>은 원래 분량이 얼마만큼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청난 양을 잘라낸 끝에 165분짜리 영화가 되어 마침내 베들레헴에 당도했다. 19세기 중반 뉴욕시티에 관한 스코시즈의 이 이야기는 분명한 시대착오를 오히려 시대착오적으로 만들어버리는 작품으로서, 요즘 유행이나 분위기와 전혀 무관하게 출현하고서도 당당하며 자신감 넘치는 개인적 서사시다.오프닝 시퀀스는 한낱 길거리 패싸움을 지고한 경지로까지 끌어올린다. 괴이쩍으리만치 성직자의 풍모를 그대로 풍기는 발론 목사(리암 니슨)와 그의 어린 아들을 따라, 아일랜드 출신 이민민들이 그들의 아지트를 벗어나, 빌 더 부처(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이끄는 토착민 세력과 한판 붙기 위해 흰눈처럼 조용한 로워 맨해튼의 파이브 포인츠로 모여든다. 그들의 무기는 장검과 면도날과 고기 써는 칼과 거의 흡혈귀 수준의 이빨이며, 스코시즈의
포부는 컸지만,걸작이 되지 못한 <갱스 오브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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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고픈 홍콩, 홍콩이고픈 중국한때, 우리는 오우삼의 주식을 나누어 가지고 산 적이 있었다. 불뿜는 쌍권총 대신 두 손가락을 치켜들며, 이쑤시개를 질겅거리며, 벽에는 주윤발의 사진을 도배했던 시절. 그러나 지금 이야기하려는 것은 신화가 아니다. 홍콩누아르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03년 지금, 우리 주변에는 부유하는 홍콩누아르에 대한 추억 외에 홍콩누아르라는 텍스트 자체에 대한 진지한 시선은 거의 남아 있는 게 없었다. 주변에 널린 것은 바바리와 이쑤시개와 우리가 한때 오우삼의 신파를 얼마나 사랑했는지에 대한 줄을 잇는 고해성사들. 삼류극장에서의 재회, 매혹, 떨칠 수 없는 윤발에 대한 사랑, 밀키쓰 사랑해요. 빌어먹을 오히려 나는 그 시절을 깡그리 삭제하고 싶을 때가 있다.1986년,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곳은 단 두 군데였다. 프로야구와 싸구려 에로물과 마틴 스코시즈의 걸작을 함께 틀어주던 학교 주변의 삼류극장.
<무간도>와 80년대 홍콩누아르에 대한 뒤늦은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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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함과 정직함1985년 겨울은 좀체 시간이 가지 않았다. 시간당 4만원이 넘게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태업으로 일관한 대학 4년을 마치고 나니 머리 속이 휑했다. 입대까지는 한달이나 되는 시간이 남아 있었는데,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소설보고 낮잠자고 낮잠자다 다시 소설보고…. 시간은 뭔가 대책을 내놓으라고 다그치는 빚쟁이처럼 부담스런 존재였다. 나는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책꽂이에 더이상 읽을 소설이 없어진 뒤로는 묵은 시집을 가나다순으로 꺼내 다시 읽기 시작했다. 특히 ‘생애와 사상’ 외에는 이해가 잘 안 됐던 시집을 열심히 복습했다. 그중에는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철>도 끼어 있었는데, 정말이지 한철 내내 이해가 안 됐다. 나는 해설자가 부여한 ‘천재시인’이란 호칭을 ‘좀처럼 이해 안 되는 시’를 쓰는 시인으로 정리하고 랭보하고 굿바이했다.그뒤로는 거의 시를 읽지 않았다. 군대가고 제대하고 취직하고 장가가서 딸 낳는 것 구경하고…. 쏜살같이 진행되는 생활의 속도
건달,<캐치 미‥>을 보고 천재성의 징후를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