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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5년 전에 미술대학을 졸업할 때 나는 그림을 한 트럭 싣고 학교를 나왔다. 그 후로 얼마나 많은 전·월세 작업실을 전전했는지 이루 다 헤아릴 수도 없는데, 그러는 동안 그 많던 그림은 다 상하고 망가져 버려지고 지금은 그닥 크지 않은 그림 몇점만 겨우 보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고 이제는 크고 두터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에 공포를 가지는 소심한 그림쟁이가 되어버렸다. 평균 1∼2년마다 한번씩 이사를 해야 했던 셋방살이 인생은 무엇보다도 이삿짐이 간편해야 하는데, 트럭 가득히 캔버스를 싣고 수시로 이사를 다녀야 할 형편에 대작을 꿈꾸는 화가란 역시 비현실적인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어느 순간부터는 결국 물량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미술보다 질량이 없는 음악을 더 가까이 하게 되었다. 통기타를 가지고 이사를 다니는 풍경은 한결 자연스럽다. 어쩐지 ‘집시의 시간’ 같다.보통 사람들도, 길어야 2년 정도 살다 이사 갈 셋방살이라면 벽지 하나 마음대로, 커튼 하나 내
[김형태의 생각도감] 집5 - [집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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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피엔딩을 좋아한다. 게다가 옛날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자막 한복판에- 크게, 필기체의 ‘The End’가 두둥실 떠오르는 장면을 더할 나위 없이 사랑한다. ‘The End’라니! 그러니까 팝콘을 씹으며, 나는 얼마나 ‘두둥실’ 떠올랐던가. 옛날에는. 그러니까, 옛날에는 말이다. 그리고굳이 옛날 영화가 아니어도, 모든 영화는 끝이 난다. 그것이 필기체가 아닌 고딕체여도, 해피엔딩이 아닌 새드무비여도- 이것이 끝이야, 내 아름다운 친구야. 나의 복잡했던 계획도 이걸로 끝이야. 웃음도 마지막, 달콤한 거짓말도 마지막. 죽으려 했던 모든 밤도 이것이 끝이야, 끝- 마치 짐 모리슨의 처럼 그래, 끝이야, 끝. 그런 대로이 얼마나 공평한가. 나는 생각했었다. 즐거움도 슬픔도, 어떤 웃음과 달콤한 거짓말도, 언젠가 끝이 난다는 사실. 글쎄 복잡한 너의 계획도 그걸로 끝이라는 사실. 영화도, 우리의 삶도, 서기 2003년도, 로또로 인생을 역전한 너도, 쥐뿔이 없어 오늘밤 죽으려는 너
디 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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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물결이 대학가를 뒤덮던 1991년 봄, 백양로를 걸어가다 우연히 아주머니 한분을 만났다. 그분이 내게 살포시 건네준 A4용지에는 ‘어학교재 비디오 판매’라는 제목 아래 외국 ‘원판’ 비디오목록이 빽빽이 적혀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가 추천해준 것이 샤론 스톤이 주연한 <원초적 본능> 원판과 <칼리큘라>라는 제목의 테이프 2개짜리 영화였다.
테이프당 2만원인가 당시로는 비싼 편이었는데, 생각조차 자기검열에 시달리던 시절이라 검열되지 않은 영화를 본다는 야릇한 호기심에 비디오 플레이어도 없으면서 주머니를 탈탈 털어 추천작 모두를 사 자취방 책꽂이에 꽂아놓았었다. 2년인가 지나 그렇게 책꽂이에서 먼지가 쌓여가던 <칼리큘라>를 드디어 볼 기회가 생겼는데, 그 사이 <원초적 본능>은 누군가에 의해 사라져버렸고, 물증은 없으나 내 방에 드나들던 후배 녀석들 중 한명이 가져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잔혹한 서사시, <칼리큘라&
살아남는다는 것, <칼리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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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인디언’들이나 남태평양의 ‘미개인’들이 선물의 문화 속에서 산다는 것은 인류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가령 트로브리얀드 제도의 원주민들은 A에게서 선물을 받으면 A에게 답례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웃인 C에게 선물을 하는 방식으로 답례한다. 그걸 받은 C는 다시 D에게 주어야 한다. 선물이 선물을 낳는 선물의 증식이 발생한다. 수많은 섬들을 통과하던 선물의 흐름은 돌고 돌아 다시 A에게 돌아갈 것이다. 선물의 커다란 원환이 그려진 셈이다. 모두가 선물을 했고, 또 모두가 선물을 받은 것이다.또 하나 유명한 선물게임은 ‘포틀래취’라고 알려진 것이다. 그 게임에선 선물을 받으면 그보다 더 많은 선물로 답례해야 한다. 그렇게 답례하지 못하면 지는 것이다. 최종적인 승자는 남들이 더이상 갚을 수 없을 정도의 선물을 주는 사람이다. 이 승자가 대개는 부족의 추장이 된다. 뒤집어 말하면, 추장이 되려면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다른 이들에게 선물해야 한다.이들만큼이나 우리도
선물에 관한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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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ㆍ황정민 주연의 <마지막 늑대>가 최근 촬영을 마쳤다. <마지막 늑대>는 시골 마을의 파출소 폐쇄위기를 막기 위해 범죄유치에 적극 나서는 두 경찰의 활약을 그린 액션 코미디. 양동근과 황정민은 각각 강력계 형사생활을 하다가 범죄없는 시골파출소로 자원한 최 형사와 일을 하려는 의욕넘치는 시골토박이 고 순경으로 연기한다.
박찬욱 감독의 조감독 출신 구자홍 감독의 데뷔작이며 제네시스 픽쳐스의 창립 작으로 후반 작업을 마친 후 3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마지막 늑대> 촬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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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으로 30일 생을 마감한 `아시아의마돈나' 매염방(梅艶芳.40)은 투자보다는 인생을 즐기는 스타일로 유산이 3천180만홍콩달러(47억7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염방이 지난 21년간 영화나 무대 출연 등 연예계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2억4천만홍콩달러(360억원)를 넘었지만 친구들을 불러 초호화판 식당을 찾는가하면 값비싼 선물을 나눠주는 등 돈을 물쓰듯이 했다.그녀는 18세 때부터 백만장자의 대열에 올라 거액을 벌어들이며 한때 어머님의조언 아래 부동산을 구입하기도 했으나 산 지 얼마되지 않아 배 정도를 남기고 팔아먹는 것이 싫어서 부동산을 대부분 처분하기도 했다.친구들로부터 `큰언니', `사부님'으로 불리는 매염방은 항상 주위에 친구들이들끓었으며 친구들과 함께 대규모 파티를 열어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을 즐겨했으며친구들과 쇼핑을 할 때는 보는 것마다 사들여 선물했다.그녀의 친구들은 "매염방은 남자 친구가 옆에 있을 때도 남자 친구에게 돈을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매염방 유산 48억원…투자보다는 인생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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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두 번째 영화 <라이어>(제작 씨앤필름, 투자 선우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2월 29일 크랭크인했다.
<라이어>는 마음 약한 주인공이 악의 없이 던진 작은 거짓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가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로 <무사>의 주진모가 주인공 정만철 역을 맡아 손현주, 공형진과 호흡을 맞춘다.
서울 성동구의 한 주택에서 진행된 첫날 촬영은 경찰이 쫓던 현상 수배범을 우연히 잡은 택시운전사 만철이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 자신이 애타게 쫓던 범인을 만철에게 '빼앗긴' 박형사(손현주)는 그의 집을 찾았다가 만철의 백수 친구 상구(공형진)와 마주친다.
이날 크랭크인한 <라이어>는 3개월간의 촬영을 거쳐 내년 상반기 개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라이어> 촬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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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등 북미 영화시장의 2003년 총수입은 92억7천500만달러로 지난 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31일 미 영화흥행 전문업체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극장 입장요금이 약 3.97% 올랐지만 관객들이 4.25% 줄어들면서 흥행수입도 감소, 1991년 이후 처음으로 하향세로 전환됐던 지난 해 93억1천700만달러에 비해 0.45% 떨어졌다.픽사-디즈니 '콤비'가 제작한 해양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사진)는 3억4천만달러를 벌어들여 월트 디즈니사의 또 다른 흥행작 <캐리비언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Pirates of the Caribbean: The Curse of the Black Pearl)의 3억500만달러를 앞섰다.그러나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The Lord of the Rings: The Return of the King)이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순항하면서 2
美영화 올해 국내흥행 92억7천500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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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대로를 내달려온 한국 영화계에도 희망의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해 110편(영상물등급위원회 집계)의 장ㆍ단편을 선보였던 우리 영화계는 올해도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할 다양한 작품을 준비중이다. 2004년 영화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다양성이 전반적 특징으로 계속 부상할 전망이다. <선택>(비전향 장기수 김선명), <실미도>(684부대 공작원) 등으로 시작된 실존 인물의 영화화 붐은 <슈퍼스타 감사용>, <청연>, <역도산> 등으로 이어지며 <태극기 휘날리며>(사진), <기운생동>, <바람의 파이터>등 블록버스터 영화들도 꾸준히 '대박'의 문을 두드린다.2002년 혹은 2003년에 데뷔작을 내며 주목받았던 신인 감독군의 두 번째 영화도 줄을 이을 전망이며 임권택, 곽경택, 장윤현, 홍상수 등 중견 감독의 신작들도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한편, 인터넷 소설의 영향으로 한층 '어려진' 주인공
미리 보는 갑신년 한국영화 개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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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와 만화의 결합 <루니툰: 백 인 액션>이 놓친 것
<루니툰> 시리즈는 1960년대에 끝났지만, 벅스 버니, 대피 덕, 포키 피그와 같은 스타들의 명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루니툰> 시리즈는 텔레비전을 통해 끝도 없이 방영되며 새로운 팬들을 얻어갔고 스타들의 명성은 늘 신선했다. 그렇다면 워너사에서 이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려고 시도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 이들은 단편 주인공들인데, 일반 극장용 단편애니메이션은 거의 사멸하다시피한 장르이다. 그렇다고 장편을 만들자니 셀애니메이션영화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고 또 이들은 장편 이야기엔 그렇게까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루니툰: 백 인 액션>은 그 해결책이었다. <루니툰>의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대신 그들이 나오는 실사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워너가 <스페이스 잼>에서 이미 한번 시도한 적 있는 이 방식은 두 가지 흐
진지함의 결핍, 치명적 오류 <루니툰 : 백 인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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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한국영화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현상 중의 하나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과거의 재현’이다. 한국영화의 21세기는 그 반복 강박으로 시작되었다(<박하사탕>은 2000년 1월1일에 개봉되었다). 그리고 2003년, 한국영화는 <실미도>를 통해 또 한해를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박하사탕>에서부터 소환되는 과거는 줄기차게 80년대였다(아마도 <흑수선> 정도가 유일한 예외일 것이다). 80년대는 장르와 세대를 가로지르며, 때로는 개인적인 추억/외상의 형식으로, 때로는 역사적이고 집단적인 외상의 형식으로 끊임없이 귀환했다. 2003년 한국영화에서 역사적이고 집단적인 과거(외상)를 재현(반복)하고 있는 작품으로는, <살인의 추억>과 <실미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살인의 추억>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고 하는 외상적 사건을 통해 우리의 80년대를 ‘총체적 무능력’의 시대로 바라보고 있다면, <실미도
<실미도>의 신파성과 상투성이 주는 감동과 설득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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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비행 시뮬레이션배급 마이크로소프트플랫폼 PC언어 영어 음성/ 영어 메뉴PC 게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윙커맨더> 시리즈의 제작자, 크리스 로버츠다.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 라인과(실제로 그는 동명의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음) 화려한 그래픽으로 유명한 이 시리즈는 언제나 당대 최고 성능의 PC에서나 실행이 가능하게 제작되었으며, 게이머들은 망설임 없는 PC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윙커맨더>의 발매를 환영했다. 대형 게임 배급사를 떠나 ‘디지털 앤빌’을 설립한 그는 컷신과 게임 플레이가 조화를 이루고, 게임의 스케일은 방대하되, 인터페이스는 간단한 ‘혁명적’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의 제작을 발표했다. 그것이 <프리랜서>다.오픈 엔딩 스타일의 <프리랜서>는 언제까지,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플레이할 것인지를 게이머가 결정하도록 한다. 더이상 실제 배우를 기용할 필요를 느끼지 않아도 될 만큼(시리즈 3편의
우주로 가는 가장 넓은 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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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만화들이라 부르자. 익숙한 기대감과 서스펜스의 짜릿함을 즐기는 만화들이 아니라 나른하고, 불편하고, 졸리고, 그러다 보면 슬프고 그 안에 내 모습이 있는 그런 만화들이다. 한국 만화의 약점인 다양성을 메워가는 만화들이다.크게 주목받고 있지 못하지만 은근히 많은 팬들과 소통하는 만화들이다. 이향우의 만화는 동화 같고, 일상적이며, 가난하고, 감상적이다. 동화와 일상, 가난과 감상의 낯선 조합이 빛을 발해 이향우의 만화를 만든다. 그가 지닌 감성은 ‘순정’(純情)의 감정을 훌쩍 넘는다. 그의 만화는 그래서 꽤나 아슬아슬하게 지금까지 버텨왔다. <우주인>은 자기 색을 지닌 몇 안 되는 한국 만화잡지 <나인>에 연재된 만화다. 원래는 2개의 색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아름다운 색을 입혔다. 작가에 의해 입혀진 색이라 원래의 것처럼 자연스럽다. 최근 복간되는 만화들 중 일괄적인 컴퓨터 작업을 통해 색을 입히는 경우가 있는데, 고려해볼 일이다.<우주인>
비틀비틀 클럽의 친구들, 이향우의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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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클래식, 크로스오버의 하이라이트 모음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알모도바르 감독의 <하이힐> 주제곡인 류이치 사카모토의 High Heels와 모던 탱고의 살아 있는 신 파블로 지글러의 Once Again… Milonga은 편집음반에서 단골로 되풀이되는 몇몇곡의 상투성을 상쇄하고도 남는 멋진 트랙들이다. 이다혜
<하이힐>의 주제곡 등이 담긴 Dream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