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영화사랑의 상징적인 공간인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게 됐다. 지난 9월22일 소집된 특별총회에서 참석자의 93% 지지로 현재 샤이오궁과 본 누벨 대로에 자리한 2개의 극장을 전 미국문화센터 자리였던 베르시로 옮기는 것이 결정됐다. 그동안 국가를 상대로 독립성을 유지하고 샤이오궁을 지키기를 고수하자는 입장과 현재의 재정난을 타파하기 위해 국가와 좀더 유동적인 타협점을 찾자는 입장이 부딪히면서 무수한 진통을 겪어오다 이런 결론에 이른 데는 국가의 분명한 입장표명이 주효했다. 국가는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시네마테크 예산의 80%를 부담하고 있는데 시네마테크쪽에 계속 이 금액을 지원받으려면 영화프로그래밍 활동을 새로운 장소로 집중시키고 또 국가와의 재정적인 관계에서 투명성을 가질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문화부 장관인 장 자크 아야공은 이 조건이 충족되면 국가가 전폭적으로 시네마테크를 지원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영화박물관 관장으로부터 시네마테크 책임자, 그
[파리] 샤이오궁 떠나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
웬만큼 성공할 것 같은 영국영화에는 무조건 ‘제2의 <풀 몬티>’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풀 몬티>는 영국 영화계에서 적은 예산으로 성공한, 잘 만들어진 코미디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이지 제2의 <풀 몬티>가 나타난 것 같다. <캘린더 걸스>는 요크셔의 평범한 중산층 여성들이 옷을 벗는, 여성판 <풀 몬티>라 할 만한 스토리에 흥행성적도 좋아서 지난 9월5일 개봉, 조니 뎁이 이끄는 <캐리비안의 해적들: 블랙펄의 저주>의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탈취했다.
<캘린더 걸스>는 지난 1999년 봄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요크셔 데일즈의 부녀회에서는, 그 지역에서 존경받던 한 회원의 남편이 백혈병으로 죽고, 그가 치료를 받았던 병원이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하자 그해에는 좀 특이한(!) 달력을 만들어 팔기로 한다. 부녀회 회원들의 누드사진을 담은 이 달력은 그 지역에
[런던] 벗으니 좋군요
-
실무팀에 많은 결정권, 작가와 블록버스터 결합시키는 시도 계속될 전망AOL타임워너 그룹이 지난 9월18일 열린 이사회에서, ‘AOL’(아메리칸 온라인)을 회사 이름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AOL타임워너’라는 회사명은 2001년 1월 이루어진 아메리칸 온라인과 타임워너의 1600억달러 규모 합병으로 탄생한 이름이다. 이번 사명 변경은 AOL의 조너선 밀러 사장이 지난 8월 “우리 브랜드를 돌려받을 때가 됐다”며 AOL타임워너 리처드 파슨즈 대표에게 제안한 데 이어 결행된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조금 다르다. 아메리칸 온라인이 모뎀 서비스의 인기와 닷컴 붐이 가라앉음에 따라 75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로 그룹에 편두통을 안겨주자, 합병을 주도한 경영진 중 AOL 출신 인사가 다수 회사를 떠났고 이사회의 실권을 쥔 타임워너 출신의 이사들이 AOL의 이름을 떼내길 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이번 개명은 표면적 변화일 뿐이지만 타임워너 내부의 역학관계와 경영전략 변화를 예고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워너, 환골탈태?
-
워너홈비디오코리아(대표 이현렬)는 오는 12월 미 백악관의 주인인 대통령과 그에 충성하는 참모진들의 이야기를 생동감 넘치고 흥미롭게 그려낸 미국 최고의 인기 TV시리즈 <웨스트 윙>의 시즌 1 DVD를 출시할 예정이다. <웨스트 윙>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정치적 소재를 다양한 캐릭터들과 재치 넘치는 상황 설정, 톡톡 튀는 대사 처리를 통해 재미있는 드라마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또한 올해 에미상 베스트 TV드라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지금까지 네 차례나 에미상을 수상하여 그 인기에 걸맞은 작품성으로도 크나큰 주목을 받고 있다.<ER>의 공동제작자 존 웰스가 <웨스트 윙>을 연출하였으며,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칸영화제 수상작 <지옥의 묵시록>에 출연한 마틴 신이 소탈함과 함께 지적인 통찰력을 갖춘 바틀렛 대통령을 연기하여 주목받고 있다. <웨스트 윙>은 본래 백악관
<웨스트 윙> DVD로 만난다
-
-
한국 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36억원, 주연 배우의 개런티는 3억원에 이르는 반면 일부 스태프의 임금은 편당 60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영화진흥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심재권 의원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공공의 적>, <연애소설>, <취화선>, <파이란>, <밀애> 등 지난해 나온 한국영화 8편의 제작비를 집계한 결과 광고ㆍ홍보ㆍ배급비를 포함한 편당 제작비는 36억2천만원, 주연 배우 개런티는 2억8천8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태프의 개런티와 기자재 비용이 포함된 촬영 비용은 1억6천만원, 조명비용은 1억3천만원, 녹음비용은 2천7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조사 대상 영화 중 <공공의 적>의 현장 진행스태프 임금은 약 800만원, 보조촬영감독의 임금은 약 600만원이었으며 <연애소설>과 <취화선>의 경우 제작부와 연출부 임금의 합계는 각각 6천4
영화 스태프 임금, 주연배우 개런티의 2%
-
"양심 가두는 안보논리는 허구"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수갑이 채워진 채 끌려가는 20대 아들. 어머니는 흐느낀다. 아들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짓는다. “전 괜찮아요.” 한 아이의 아빠가 된 30대 중반의 남성. 종교적 이유로 ‘총을 들지 않아’ 역시 감옥엘 다녀왔다. 그의 네 형제들이 다 그랬다. “내가 겪은 고통을 내 아이가 다시 겪게 될지도 모르죠.” 그의 얼굴엔 여전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종교적 이유로 혹은 정치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 20~30대 젊은 영상제작집단 ‘다큐이야기’를 이끌고 있는 김환태(32·사진) 감독이 그들의 이야기를 68분짜리 필름에 다큐멘터리로 담아냈다.‘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이 다큐에서 김씨는 주위의 비난 속에서도 당당히 병역 거부를 선언한 젊은이들과, 같은 이유로 옥고를 치른 뒤 세상에 나온 남성들에게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댔다. 그 틈새마다 팽팽히 맞부딪치는 두개의 상반된 목소리를 끼워넣었다. 한쪽에서는
다큐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김환태 감독
-
투옥 경험 살려 비전향 장기수로 열연"사실 그게 지금은 중요하지 않거든요.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소리가 더 좋죠."비전향 장기수 김선명 씨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선택>의 주연배우 김중기(37) 에게는 다른 배우들이 갖지 못한 이색적 경력이 있다. 바로 임수경 씨가 평양에 가기 1년 전인 1988년 전대협 남북청년학생회담의 남측 단장까지 맡은 바 있는 학생운동권의 리더 출신이라는 것.다음달 부산영화제 상영과 극장 개봉을 앞두고 기자를 만난 그는 "운동권 출신 배우라는 말이 썩 달갑지만은 않겠다"는 말에 "그게 사실 지금은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하며 말문을 열었다."소위 말하는 문화운동을 하기 위해 연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행복하고 남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영화를 하는 것이죠.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말이 더 좋습니다."<선택>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사실 그의 연기를 기억하는 영화팬들은 많지 않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는 <둘 하나 섹스>와 <
[인터뷰] 영화 <선택> 주연 김중기
-
올해 한국에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이 27일 거행된 제51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 및 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봉 감독은 특히 신임감독상 수상으로 부문별 상금 기준으로는 최고인 13만7천700달러를 받았다.
아시아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진출한 <살인의 추억>은 <타임 투 킬>, <폰 부스> 등으로 잘 알려진 조엘 슈마허 감독의 <베로니카 게린> 등 14편의 후보작과 최우수작품상을 놓고 경합을 벌였다.
최우수 작품상은 인간의 고독을 주제로 한 독일의 <슈상스트>(Schussangst)가 차지했다. (산세바스티안<스페인>=연합뉴스)
<살인의 추억> 산세바스티안영화제 감독상 수상
-
일본의 유명 영화감독 이마무라 쇼헤이(77.今村昌平)의 명작 8편이 무료로 상영된다.대구독립영화협회는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와 공동으로 다음달 2일부터 4일간 대구시 남구 대명동 대구문화산업센터 6층 소극장에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전'을 개최한다. 이마무라는 지난 58년 <도둑맞은 욕정>으로 첫 감독 데뷔한 이래 98년 <간장선생> 등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작품성과 사회성 짙은 영화로 소문난 감독.그는 또 지난 83년 <나라야마 부시코>로 프랑스 칸 영화제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데 이어 97년 같은 영화제에서 <우나기>로 황금종려상을 받는 등 현존 일본 영화계의 거장으로 자리잡고 있다.이번 감독전에서는 이마무라의 대표작인 <작은 오빠>(2.4일), <돼지와 군함>, <붉은 살의>, <일본 곤충기>(2.5일), <도둑맞은 욕정>, <나라야마 부시코>, <검은 비>(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전
-
유니버설영화사의 <런다운>(The Rundown)이 북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1위에 올랐다. 런다운은 레슬러 출신 액션배우 <더 록>(본명 드웨인 존슨)이 출연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아마존을 배경으로 한 코믹액션 <런다운>은 28일 미국 영화흥행업체들의 잠정 집계 결과 지난 26일 이후 주말 사흘간 미국과 캐나다 개봉관에서 약 1천850만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려 같은 신작인 <토스카나의 태양 아래>(Under the Tuscan Sun)를 크게 앞섰다.부에나 비스타영화사가 제작한 <토스카나...>는 940만6천 달러의 흥행실적을 기록해 흡혈귀와 늑대인간들의 유혈 충돌을 그린 작품으로 3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인 <언더월드>(Underworld)를 가까스로 앞섰다. <언더월드>는 940만달러로 3위.뉴라인의 <세컨핸드 라이언>(Secondhand Lions)은 어느 소년이 텍사스에 사는 성격이 별난 삼촌
<웰컴투더 정글> 북미영화 박스오피스 1위 차지
-
한 가게가 있었다. 그 가게를 위해서 모인 모든 사람들은 상품을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상품을 개발할 사람이나 상품을 판매할 사람, 가게를 홍보할 사람, 가게를 운영할 사람 등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이 본래 맡은 역할보다는 어떻게 팔 것인지에 대해서만 의논했다. 결국 그 가게는? 마케팅 총괄, 마케팅 책임, 마케팅 관리, 마케팅 진행, 홍보마케팅….요즘 영화의 크레딧을 살펴보면 유독 마케팅이라 이름붙은 것들이 많이 눈에 띈다.이름이야 붙이게 나름이지만 그 역할이나 성격이 어떻게 구분되는 것인지 직접 마케팅이라는 이름이 붙은 일만을 하고 있는 나조차도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가 애매하다.영화가 산업으로 성장하고, 영화 외적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영화에서 마케팅이 차지하는 역할이 커지는 것은 필연적 현상이다. ‘영화산업’이다, ‘영화상품’이다라는 말로 영화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는 것처럼 영화라는 장르가 이제는 작품 개념의 순수예술로서뿐만 아니라 산업 분야로
팔 궁리만 하면 그래,잘 팔리남?
-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모국어를 배우려는 재외동포들이 한국을 찾았다. 그들 대부분은 동포 2∼3세로, 한국어보다 다른 나라 말이 더 편한 사람들이다. 올해 모 대학 어학당의 한국어 초급반은 90% 이상이 동포 2세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한국어를 하지 못해도 국적을 버리지 않거나 한국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려는 이들이다.김홍경의 단편 <모국어>는 한국어를 잊어버리고 외국에 살고 있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단편에 흐르는 건 모국어를 할 줄 모른다는 슬픔이라기보다 복잡하고 낯선 어떤 감정이다.주인공 ‘홍경이’는 70년대의 평범한 한국 가정에서 태어난 여자아이. 아버지는 먼 나라로 일하러 떠났고, 아이와 어머니는 그가 있는 곳으로 목소리를 녹음해서 보낸다. 아이가 노래를 부르면, 어머니는 “오늘은 홍경이가 노래를 배웠어요” 하면서 남편에게 어색하게 말을 건다. 아이는 매일같이 녹음기를 아버지라고 생각하면서 노래하고 말하고 재롱을 부린다. 이들이 녹
한국인다움이란,김홍경 단편 <모국어>
-
시장이 우울해도 만화는 나오고 있다. 신간 리스트가 온통 일본 만화로 도배되지만, 새롭게 출간되는 한국 만화도 있다. 싸구려 종이에 인쇄도 엉망으로 잉크가 번져나지만 그래도 독자들에게 읽힌다. 전작단행본이라는 출판형태는 물량 중심의 출판이 만들어낸 상흔이지만 그래도 잡지가 속속 폐간되는 요즈음 신인들에게는 소중한 데뷔의 장이 될 수 있다. 얼마 전에 이 지면에서 소개한 <말리>도 전작단행본을 통해 빼어난 ‘한국 만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도깨비 신부>를 발표하고 있지 않은가. 지난 8월 막 세권째를 발표한 변미연도 나름대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작단행본의 신인이다. 변미연의 <미스티>는 2003년 1월에 첫권, 5월에 2권, 8월에 3권이 나왔다. 여자친구에게 크게 끌리지 않는 남자가 무언가 공허해 보이는 또 다른 남자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그에게 빠져든다는 이야기의 기본구조는 낯익다. 이른바 ‘야오이 코드’라고 불리는 평범한 구조인데, 변미연은 이
이야기꾼이 나타나다,변미연 <미스티>(Misty)
-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출마를 선언한 이후,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소환선거는 전세계적인 이목을 끌고 있는 중이다. 본론에 앞서, 주지사 소환선거란 무엇인가를 잠시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이른바 간접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자신들의 의사를 정치에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회는 몇년마다 한번씩 찾아오는 선거 이외에는 없는 것이 사실. 그런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진 것이 주민소환 제도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의 성과가 불만족스러울 경우 임기 내라도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경질시킬 수 있는 것이 그 내용. 주민투표제, 주민발안제와 함께 직접민주주의 3대 방안이라고 중고등학교 때 배운 기억이 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현재 일본과 대부분의 미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채택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도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일부 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그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이번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소환선거는 민주당 출신으로 선출된 그레이 데이비스 현 주지사가 막
주지사에 출마한 아놀드를 희화화하고 있는 네티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