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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濁流)의 시대를 사실감 있는 액션으로 그리겠다"
<서편제>, <취화선>의 거장 임권택(67) 감독이 2년만에 '액션영화'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아흔아홉 번째 영화 <하류인생>(제작 태흥영화사, 투자ㆍ배급 시네마서비스)이 그것이다. 19일 오후 영화 촬영이 진행중인 경기도 부천의 판타스틱 스튜디오에서 만난 임 감독은 "욕심을 부리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제하면서 "영화제에서 평가도 받으며 흥행에서도 성공을 시키겠다는 야망을 품고 <하류인생>을 찍고 있다"고 밝혔다.
<하류인생>은 1960~70년대를 무대로 하는 건달 이야기. 주인공 '태웅'은 '책보다 주먹이 가까웠던' 학창시절을 보내고 이후 '소질'을 인정받아 건달의 길로 들어선다. 소용돌이치는 현대사에서 온 몸으로 세상에 부딪치는 이 남자의 인생이 영화의 주요 줄거리. 이태원 사장과 정일성 촬영감독이 임 감독과 다시 의기투합했으며 '록의 대부' 신중현
[인터뷰] <하류인생>의 임권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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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임청하랑 동갑이거든. 근데 그 언니가 하늘을 붕붕 날아다닐 때 난 만날 엄마나 할머니 역 했어…. 그나마 다행이지. 이번엔 공주거든. 양공주.” 배우이자 연극연출가로 이름 높은 이영란(50) 교수(스크린에서 그녀를 본 기억이 없다고? 잠깐 눈을 감고서 장선우 감독의 <꽃잎>에서 흰 소복을 입은 어머니가 누구였는지 떠올려보라). 그녀의 달변에 빠져들면 헤집고 나오기가 쉽지 않다. 양공주 세라진이 되기로 맘먹고 짬이 날 때마다 경기도 평택의 기지촌을 어슬렁거리면서 맥주를 몇병 마시는 것이 이제 일과가 됐는데, 행차만 하면 여기저기서 공짜 안주 대접하겠다며 손을 이끌 정도라니. 김성숙 감독의 <세라진> 촬영장을 엿보기 위해 들렀던 금요일 밤도 그녀의 독무대. 가장 붐비는 요일이라 손님들이 바에서 뒤늦게 나가는 바람에 촬영장 세팅이 새벽 4시까지 이어졌고, 다른 조·단역배우들은 잠에 곯아떨어졌지만 에너지 넘치는 그녀는 스탭들에게 수시로 농 걸고 장난치며 수다를
어느 늙은 매춘부의 죽음,<세라진>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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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감독에겐 ‘감독 의자’가 무용지물이었다. 스탭과 배우를 통틀어 현장에서 가장 복잡한 동선을 그리고 있는 이가 바로 배창호 감독이었다. <흑수선>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현장, 5억원 규모의 저예산영화 <길>을 촬영 중인 그는 연출과 주연을 겸하고 있는 탓에 몹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분장팀! 거울 좀 가져와봐. 손에 때가 지워졌네. 칠해야겠다. 얼굴에 땀도 더 묻혀야겠고. 그리고 너희들. 너희들은 아저씨 쳐다보고 있다가 저기 이발사쪽으로 가면 돼. 그리고 어르신. 옛날에 풀무질하는 거 보셨죠? 저… 이렇게 하면 되나요?” 그런 배창호 감독을 바라보고 있던 제작자 강충구씨의 탄복. “지금 이런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분은 배 감독님밖에 없어요. 연기도 직접 하면서 촬영장 지휘도 완벽하게 하시고. 게다가 경제적으로 찍어주시니까… 참 대단하세요.”<길>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장터를 떠돌던 대장장이의 인생을 그리는 영화. 젊은 시절 집을 나가
구비구비 인생길을 간다,<길>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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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의 이 12월 말까지 모든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은 <화양연화>(사진)를 찍기 전부터 준비했던 영화로 제작기간만 4년이 걸린 프로젝트. 주인공은 <화양연화>의 연장선에 있다. <화양연화>에서 신문사를 다니던 남자 양조위가 단편소설 작가가 되는데 그가 쓰는 단편소설 가운데 하나가 미래가 배경인 이야기 이다. <화양연화>에 이어 양조위, 장만옥이 주인공을 맡았고 장쯔이, 장첸, 기무라 다쿠야, 왕정문 등이 출연하는 걸로 알려졌으며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을 맡았다.
왕가위 <2046>, 촬영종료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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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이 <해리 포터>(사진)와 <반지의 제왕> 프랜차이즈를 한꺼번에 패러디한 <헨리 베이츠와 마법사의 공> 시나리오를 샀다. 착한 마법사 갠돌피니가 나쁜 마법사 엔론에 대항하는 싸움에 미들핑거의 정통 왕위계승자인 헨리 베이츠가 말려든다는 이야기. FX 채널의 <비치의 아들> 시리즈 작가들이 각본을 쓰는 <핸리 베이츠…>는 호러 장르에 대해 <무서운 영화>가 시도한 바를 판타지 장르에서 꾀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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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3 레볼루션> 동시개봉 성공
<매트릭스3 레볼루션>이 전세계 109개국 동시개봉을 통해 5일간 2억410만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이 보유했던 2억달러 흥행기록을 추월한 것으로 전세계 동시개봉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전략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 하지만 3편의 흥행기록이 2편보다 좋은 것은 아니다. 미국 흥행수입만 주말 9180만달러, 4일간 1억3420만달러를 벌어들인 2편에 비해 3편은 주말 4847만달러, 5일간 8550만달러를 기록했다.
◆뉴질랜드 정부 영화 지원 확대
<반지의 제왕> 3부작과 <웨일 라이더>의 성공으로 고무된 뉴질랜드 정부가 자국영화 지원을 큰 폭으로 늘린다. 뉴질랜드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뉴질랜드 영화위원회에 대한 국고 지원 규모는 1900만뉴질랜드달러(미화 1200만달러)로 대폭 늘어나 있다. 이는
[해외단신] <매트릭스3 레볼루션> 동시개봉 성공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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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워제네거가 17일 오전 11시(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주 의회 의사당에서 제38대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취임한다. 오는 2007년까지 약 620억달러까지 늘어날 수도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재정적자 우려속에 취임하는 슈워제네거 주지사 당선자는 1시간반동안 치러질 취임식 뒤 오후부터 공식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로스엔젤리스 한인노동상담소, 민족학교를 비롯한 소수계 이민자 권리옹호단체 및 지역운동단체들은 이날 저녁 주지사 사무실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며 그레이 데이비스 전 주지사가 서명한 새 운전면허법을 당초 계획대로 시행, 불법체류자들도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슈워제네거 주지사 당선자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면허발급은 불법 이민을 부추기고 불순분자들에게도 신분증을 내주는 꼴이 된다’며 강력히 반대, 당선시 이 법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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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인생의 대표작으로 남기고 싶다"
"지금도 `천년호'만 생각하면 고생했던 기억이 앞섭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갑옷을 입고 무거운 칼을 휘두르다보면 금세 녹초가 되지요. 겨울에는 또 왜 그렇게 추웠던지.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해 목숨에 위협을 느낄 때는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얘기가 없어 제작사를 원망하기도 했지요. 관객이 많이 오셔서 그 악몽과 원망이 눈녹 듯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천년호>(千年湖)(제작 한맥영화)의 시사회를 17일 마치고 기자들과 마주한 정준호(34)는 <두사부일체>와 <가문의 영광>으로 관객의 사랑을 한껏 받았던 배우답지 않게 흥행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앞세운다.
오는 28일 개봉할 <천년호>는 9세기 통일신라의 진성여왕 시대를 배경으로 천년사직의 비밀과 목숨을 건 사랑을 그려낸 무협판타지멜로. 여기서 그는 신라의 간성인 비하랑 장군으로 등장해 산골처녀 자운비(김효진)와 진성여왕(김
[인터뷰] <천년호> 주연 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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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러시아로 출장 온 미국인 카일(장 클로드 반담)은 아내와 간만의 휴가를 약속한다. 그러나 그날 아내는 괴한에게 살해당하고, 체포된 범인은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는다. 이에 분노한 카일은 법정에서 범인을 총으로 살해하고 이로 인해 악명 높은 ‘크라바비’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곳에서 비밀리에 벌어지는 내기 싸움 ‘스파르카’에 출전하게 된 카일은 점차 야수로 변해간다.
■ Review
<용호풍운> <학교풍운> 등 풍운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홍콩 감독 임영동의 대표작은 역시 87년작 <감옥풍운>이다. 감옥 안에서 벌어지는 진흙탕 싸움과 암약, 배신과 집단 따돌림을 신참 죄수 양가휘와 노련한 장돌뱅이 유덕화를 등장시켜 그려낸 영화 <감옥풍운>. 그의 신작 <헬>은 왠지 <감옥풍운>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일단 배경이 감옥이라는 점이 그렇거니와 주인공이 감방 식구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하는 장면이나
고뇌하는 반담,진정한 무와 힘의 의미,<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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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지녔지만, 언젠가는 근사한 레스토랑을 여는 게 꿈인 베테랑 ‘회수 전문가’ 벡(더 록). 단 한번의 실패도 없는 그에게 최고의 위기가 될지도 모르는 의뢰가 들어온다. 베일에 싸인 보물 ‘가토’를 찾겠다고 정글로 간 트래비스(숀 윌리엄 스콧)를 찾기 위해 벡은 위험천만의 황금도시 ‘헬도라도’로 떠난다.
■ Review
<미이라2>와 <스콜피온 킹>을 찍고 난 뒤, 드웨인 더글러스 존슨(더 록)은 ‘현대물에 출연하고 싶다’는 간절한 뜻을 제작자에게 비쳤다.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내기 위해 겨우 아랫도리만 가리도록 제작된 빈약한 의상도 맘에 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근엄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역할도 연이은 두편이면 족했다. “고작 두편의 영화가 내 필모의 전부지만, 케빈(당시 <미이라>의 제작자)에게 졸랐다. 신비스럽지만, 현대물에 등장하고 무엇보다 유머러스한 인물을 맡고 싶다고.” 마침 브라질의 아마존이 배경인 어
웅장한 세트와 정교한 소품,<웰컴 투 더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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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역을 맡는 것이 아니라 배역이 나를 맡는 것입니다."
<초록물고기>, <NO.3>, <조용한 가족>, <쉬리>,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YMCA 야구단>, <살인의 추억>. 순순하게 관객의 입장에서 송강호 만큼 믿음직한 배우가 있을까. <NO.3>의 조폭 두목이 그랬고, <반칙왕>의 레슬링하는 셀러리맨이 그랬다. <공동경비구역…>의 오경필 중사와 <살인의 추억>의 박형사도 마찬가지였듯이 그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벌써부터 <효자동…>의 이발사 성한모가 기대될 수 밖에 없다.
지난 17일 촬영장에서 만난 그가 신작 <효자동…>를 설명하는 단어는 '뜬금없다'는 것. "보통 작품들은 1년쯤 전부터 얘기가 오가거든요. <살인의 추억>이 끝나고 올해 말까지 쉬려고 했는데 놀
[인터뷰] <효자동 이발사>의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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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만세 성한모', '출세했다 성한모', '한미외교의 주역', '우리들의 호오-프'. 17일 오후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영화 <효자동 이발소>(제작 청어람)의 오픈 세트장. 대통령의 이발사 성한모(송강호)의 귀국 환영회가 한창이다.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그 시대 노래 '감격시대'의 아코디언 소리. 화환에 플래카드까지 흔들고 있는 한 무리의 동네 사람 뒤에는 '태양 캬라멜'의 광고 전단이나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는 공익 포스터가 알맞게 낡아 찢겨 있다.<효자동 이발사>는 소박하게 살아가던 이발사가 우연히 대통령의 이발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는 사사오입 개헌, 4.19 혁명, 새마을 운동, 10.26 사태 등 한국 현대사의 격변 속에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을 버무려 보여준다.이날 촬영분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직후. 이전까지 청와대를 남몰래 오가던 한모의 모습이 대
[촬영현장] 영화 <효자동 이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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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비행기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사토미 켄이치는 생각하는 모든 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들키고 마는 ‘사토라레’다. 1000만명 중 한명꼴로 나타나는 기현상인 ‘사토라레’들은 모두 아이큐 180이 넘는 천재들. ‘사토라레 특별관리위원회’에서는 의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사토미가 신약개발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하기 위하여, 그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정신과 의사 코마츠 요코를 파견한다. 코마츠 역시 ‘사토라레’의 실상에 당황하면서도 점점 사토미의 순수한 진심에 이끌리기 시작한다.
■ Review
도그빌에서 트루먼 쇼가 기획된다면? <사토라레>의 전제는 제법 묵직하다. 생각하는 모든 것이 사념파로 변환되어 반경 10m 이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이상현상인 ‘사토라레’(의지전파과잉증후군) 환자들은 실상 일종의 괴물이다. 선의의 거짓말이라곤 꿈도 꿀 수 없는, 그러니까 그들이 만약 음탕한 상상이나 불타는 증오에 휩싸여 있더라도 그것을 절대 타인에게 숨길 수 없을
작고 귀여운 감동의 종합선물세트,<사토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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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암살단의 일원인 브라이드(우마 서먼)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나, 결혼식날 보스인 킬과 동료들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 4년 뒤 코마 상태에서 깨어난 그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고 있는 버니타 그린(비비카 A. 폭스)과 야쿠자 보스가 돼 있는 오렌 이시(루시 리우)를 찾아가 복수를 감행한다.
■ Review
“복수는 차가울 때 먹어야 맛있는 음식과 같다”고 했던가. 브라이드가 염두에 뒀을 이 격언은, 실상 타란티노의 것이기도 하다. <킬 빌>은 <재키 브라운> 이후 6년, 더 거슬러올라가 <펄프픽션> 이후 10년 넘도록 그가 가슴에 품어온 프로젝트다. 소문대로다. 타란티노는 <킬 빌>에 이르러 자신이 보고 열광한 영화들을 재료 삼아 ‘영화광으로서의 영화 만들기’의 꿈을 이뤄냈다.
알려진 대로 <킬 빌>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그나마도 2편으로 나눠 소개되면서, 복수의 여정은 절반만 소개되고 있다. <재키
타란티노의 회심의 복수극,<킬 빌: volum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