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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주류 영화계의 뒤편에서 오직 영화를 향한 열정만으로 악전고투하는, 하지만 재능은 좀 모자란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는 쉽사리 보는 이의 관심을 끌게 마련이다. 특히 언젠가 자신이 직접 영화를 만들어보겠다고 맘먹고 있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니켈오데온>이나 팀 버튼의 <에드 우드>, 폴 토머스 앤더슨의 <부기 나이트> 그리고 덧붙이자면 톰 디칠로의 <망각의 삶>이 그런 영화들이다. 말하자면 이들 영화 속의 인물들은 펠리니의 과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장만옥의 이마베프>, 혹은 필립 가렐의 <야성적 순수>에 등장하는 ‘예술가형’ 영화감독들과 짝패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스스로를 명감독이라 생각하고 어린 시절부터 착실히 준비해온 한 인물이 자신의 친구들을 데리고 해괴망측한 공상과학영화를 찍고자 한다.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오디션 응시자들로부터 응시료를 꼭꼭 받아 챙기고, 카메라는 스튜디오에서 몰래 훔쳐낸
영화가 허구라고?프랭크 오즈의 <보우핑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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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천사가 보이지 않는다면 문제가 생긴 거야.”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전직 마약상 칼리토는 이제 과거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그의 유일한 꿈은 옛 애인 게일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뿐이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이트클럽의 운영을 한동안 거들게 되고,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던 친구 데이브가 그를 다시금 범죄의 세계로 끌어들이고자 끊임없이 유혹한다.칼리토의 행로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 비극적인 파멸은 예정되어 있다. 유일한 꿈을 포기하지 못하는 칼리토의 저항은 ‘게임의 규칙’을 어기려는 배반자의 그것으로 낙인찍힐 뿐이다. <스카페이스> 이후 최고의 갱스터 연기를 보여주는 알 파치노의 완벽한 메소드 연기는 비열하지만 영웅적이고, 잔혹하지만 낭만적인 갱스터 장르의 매력을 다시금 일깨운다.예전 출시작과 달리 2.35:1 아나모픽 버전으로 좀더 선명한 화질을 감상할 수 있으며, (본편만큼이나 화려한 서플먼트를 과시하는 요즘 타이틀에 비할 수 없지만) 메이킹
메이킹 다큐멘터리 보세요,<칼리토 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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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네프의 연인들>의 마지막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당황해했다. 드니 라방이 줄리엣 비노쉬를 안고 퐁네프에서 추락할 때만 해도 그건 멜로드라마의 전형적인 비극적 결말이구나, 싶었는데 그 둘이 난데없이 수면 위로 떠올라 배 위로 올라가 질주하는 걸까? 그 이상하고 황당한 해피엔딩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 건가, 다들 난처해했다. 답은 장 비고의 <아탈랑트>였다. 레오스 카락스는 그렇게 ‘무리한’ 결말을 통해서라도 자신이 장 비고의 세례를 받았음을 고백하고 싶었던 거다. 레오스 카락스뿐 아니라 프랑수아 트뤼포와 장 뤽 고다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오타르 요셀리아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감독들이 열렬한 사랑을 고백했던 그 영화, 그 감독. 장 비고의 <아탈랑트>가 그동안 수없는 훼손과 삭제를 거치며 제멋대로의 판본으로 떠돌아다니던 중 엄격한 자료와 해석에 의거하여 1934년 원작에 가장 가깝게 복원된 판본으로 드디어 한국에 출시되었다.시골 소녀 줄리엣과 ‘아
장 비고의 시적 리얼리즘의 미학,<아탈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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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애니메이션의 현재덴마크 단편 <이 멋진 남자>(This Charming Man/ 감독 마틴 스트란지-한센/ 35mm/ 2002년)는 취업문제와 인종차별을 그리고 있는 따뜻한 멜로드라마이다. 실업수당으로 살아가며, 재취업 훈련 프로그램을 받고 있는 라스 한센은 빨리 취직을 하고 싶지만, 잘되지 않는다. 더구나 그의 서류가 파키스탄인 엘 하산으로 바뀌는 실수가 벌어진다. 그에게 취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덴마크어를 수강하라는 황당한 요청이 온다.그런데 덴마크어 선생님은 한센이 사랑했던 학교 동창생이다. 한센은 파키스탄인으로 변장을 하고 덴마크어를 듣는다. 한센은 그녀에게 파키스탄인으로는 사랑을 받지만, 덴마크인으로는 사랑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오해도 풀리고 사랑도 얻어낸다. 감독은 덴마크 사회의 취업난과 이주노동자 문제를 담아내면서도 그 안에서 위트와 함께 인간에 대한 포근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그리고 이번달부터 매달 마지막주에 국내
[독립·단편영화] <이 멋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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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1월30일 (일) 밤 11시
제5회 대종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제9회 부일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음악상, 신인상
제2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
1999년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했던 <침향>까지 109편의 영화를 만든 김수용 감독은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에 이르는 시대의 한국 영화계 최고의 감독 중 한명이었다. 그가 만든 초기 대표작 <갯마을>은 60년대 문예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오영수의 단편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때묻지 않은 자연풍광을 잘 잡아낸 뛰어난 영상미와 어촌마을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서정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관객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영화이다.
배가 바다로 나갔다 돌아오지 않아 과부만 늘어가는 갯마을. 마을에서 가장 젊은 과부 해순(고은아)도 열아홉살에 시집 왔다 남편을 잃고 시어머니를 모시며 살아가는 청상과부다. 그러다 젊은 남자를
[한국영화걸작선] 망부석이 되것소,<갯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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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me si pomahat, 2000년 감독 얀 허벡 |출연 보렉 폴카 SBS 11월28일(금) 밤 12시55분얀 허벡 감독이 연출한 체코영화로 블랙코미디. 세계대전 중 체코의 한 마을에서 유대인을 숨겨주는 어느 부부에 관한 영화다. 조셉, 마리 부부에게 어느 날 다비드라는 유대인 청년이 나타난다.숨겨달라는 다비드의 요청을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소심한 조셉이었지만, 잔뜩 겁에 질린 그를 외면할 수 없었던 조셉 부부는 다비드를 빈방에 숨겨준다. 이웃의 의심어린 눈초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리는 임신해서 아기 방이 필요하다고 거짓말을 한다. 문제는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것.전쟁 속에 감춰진 아름다운 비밀을 코믹하게 담아낸 수작으로 오랜만에 접하는 체코 국적의 작품이다. 전쟁의 비극을 사랑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2001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수상작인 <인생은 아름다워>에 비견될 정도. 실화를 토대로 암담한 현실을 유머와 재치 그리고 잔잔한 감동으로 풀어가는 얀
[주말 TV] 나의 아름다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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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ist , 2002년 감독 로만 폴란스키 출연 에이드리언 브로디 MBC 11월29일(토) 밤 11시10분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만든 휴먼드라마. 에이드리언 브로디를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준 행운작이다. 유대계 피아니스트 스필만은 한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곡을 연주한다.그러나 2차 세계대전의 불길이 한창 타올랐던 당시, 스필만이 연주하던 라디오 방송국은 폭격당한다. 유대인 강제 거주지역에서 생활하던 스필만과 가족들은 이후 죽음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게 된다. 스필만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고 이후 숨어서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폴란스키가 <피아니스트>에서 스필만의 고립적 상황을 묘사할 때 우리는 언뜻 그의 초기 걸작들, 이를테면 <악마의 씨>(1968) 그리고 무엇보다 <혐오>(1965)의 그림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그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은 유대인들에 대한 나치의 폭력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다.거기서 우리는 거리두기와
[주말 TV]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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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gans, 2001년감독 게르기 쿠바니 출연 아터 고리슈티EBS 11월29일(토) 밤 10시“세상에 간단한 일이란 없죠.” 영화 <그녀에게>의 마지막 대사였다. <슬로건>의 세계도 비슷한 것은 아닐까. 영화 속 아이들은 가엾다. 학교 교사들은 학업에 열중하는 것보다 학생에게 혹독한 요구를 한다. 국가에서 장려하는 정치적 구호에 골몰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공산주의여 영원하라”는 식의 구호를 자연스럽게 생활처럼 여기면서 산다. 교실에서의 폭력도 자주 발견된다. 어른들은 학생의 교육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영화 <슬로건>에 스며 있는 폭압적 공기를 이해하기 위해선 영화가 제작된 알바니아 역사를 이해하면 좋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종교적 분쟁, 독재정권의 수립과 독재자 호자(그는 1980년대에 사망했고 영화는 이전 시기가 배경이다)의 스탈린주의 노선과 폐쇄정치에 이르기까지 알바니아의 역사는 굴곡이 심했다. 영화 <슬로건>은 결코 유
섬세한 풍자극,게르기 쿠바니 감독의 <슬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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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폐막된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영화제에서 임상수 감독의 영화 <바람난 가족>의 여주인공 문소리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문씨는 지난해 주연을 맡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오아시스>로 베니스 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지 1년만에 다시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어 국제적인 배우로서 확실한 명성을 다지게 됐다.
<바람난 가족>은 온 가족이 외도에 몰두하는 중산층 가정의 비극을 통해 전통적인 가족주의의 허울과 성적 욕망의 문제를 부각시킨 화제작으로 문씨는 옆집 고등학생과 불륜을 즐기는 춤꾼 출신의 주부를 맡아 열연했다. 문씨는 현재 송강호씨와 이발사 부부로 출연하는 임진상 감독의 새 영화 <효자동 이발사>를 찍고 있는 중이다.
14회째를 맞은 스톡홀름영화제는 북유럽을 대표하는 국제 영화잔치로 올해는 11개 장르에 걸쳐 40개 나라의 영화 160편이 출품되었다.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 스톡홀름영화제 여우주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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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 출신 연예인 유민이 <청연>으로 한국 스크린에 데뷔한다. <청연>(감독 윤종찬, 제작 씨네라인2)은 한국 최초의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실화를 그린 작품으로, 유민은 일본인 여류비행사 '기베' 역을 맡아 주인공 경원 역으로 이미 캐스팅된 장진영 등과 호흡을 맞춘다. <청연>은 모두 6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내년 2월 말부터 미국, 중국, 한국에서 촬영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유민, <청연>으로 한국영화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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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충무로 역사에 들어선 영상미디어센터 활력연구소가 다시 파행 운영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가 지난 21일 운영비 지원없이 자립 운영하는 조건으로 새 위탁운영자를 선정하겠다는 공고를 내자 지난해부터 이곳을 운영해온 독립영화협회와 문화관련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독립영화협회,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영화인회의,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예총, 문화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문화행정 개혁과 활력연구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성명을 발표해 "서울시의 위탁운영자 선정 공고는 서울시와 비대위가 합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지난 7월 15일 서울시와 비대위는 활력연구소의 정상화를 위해 공공 영상미디어센터의 목적에 부합하는 공모안을 협의 하에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활력연구소 사업에 대한 안정적 계획이나 정상적 사업 수행을 위한 예산 확보없이 위탁 운영자를 선정한다면 공공성은 상실되고 상업화를 피할
활력연구소, 또다시 파행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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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대작 DVD들의 화려한 외출이 시작됐다. 벌써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확장판(사진)과 장이모 감독의 <영웅> 특별판(SE)이 나왔고, 12월3일 디즈니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가 소장판(CE)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2장의 디스크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기자기한 구성을 자랑하는 디즈니 DVD답게 켜놓고 있으면 TV 화면이 물고기가 노니는 수족관으로 바뀌는 ‘가상수족관’, 어린이들에게 신비한 풍경을 설명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바다 속 여행’, 단편애니메이션 ‘스노우맨의 비애’ 등 재미있는 부록을 볼 수 있다.또 마이애미의 마약 카르텔을 쳐부수기 위해 출동한 두 흑인 형사의 활약을 다룬 <나쁜 녀석들2>는 12월4일 2장의 디스크로 나올 예정이다. 모든 메뉴를 한글로 만들어 편하게 작동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부록 가운데 마이클 베이 감독이 설명하는 고속도로 추격장면 제작과정이 볼 만하다.<
연말 대작 DVD 줄줄이 출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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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10색의 로맨틱 코미디옆구리가 허전해지는 12월. 달콤하고, 눈물겹고, 유쾌하고, 훈훈하고, 가슴 찡한 10인10색의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가 다음달 5일 관객을 찾아간다.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의 감독은 리처드 커티스.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의 시나리오로 수많은 연인 관객을 사로잡았던 그가 처음으로 메가폰까지 잡았다.영화의 도입부, 카메라가 영국의 관문 히드로 공항 입국장에서 펼쳐지는 연인과 가족과 친구 등 갖가지 상봉 장면을 비추며 내레이션이 흐른다. 크리스마스 5주 전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풍경을 담은 이 영화는 크게 7가지 이야기로 나뉜다.첫 번째는 새로 부임한 미혼의 영국 총리(휴 그랜트)가 여비서 나탈리(마틴 매커친)의 순수한 매력에 빠진다는 러브 스토리.이와 함께 어린 아들의 상사병을 치료해주며 부자의 사랑을 회복하는 새 아빠 대니얼(리암 니슨)
[새 영화] <러브 액츄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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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마 헤이엑, 콜린 파렐과 호흡
샐마 헤이엑이 콜린 파렐(사진)과 함께 공황기의 미국을 그리는 <애스크 더 더스트>에 출연한다. <테킬라 선라이즈> 등을 만든 로버트 타운 감독의 이 영화에서 헤이엑은 미국인 부호와 결혼해 신분상승에 성공하지만, 소설가 지망생 이탈리아인 아르투로 반디니(콜린 파렐)를 만나며 사랑에 빠지는 정열적인 멕시코 여성 카밀라로 나온다.
◆스티브 마틴, <핑크 팬더> 출연
스티브 마틴이 새 <핑크 팬더>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을 예정이다. 스티브 마틴은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피터 셀러스가 맡았던 사고뭉치 형사 자크 클르조로 출연하며 새로운 <핑크 팬더>의 감독은 <고스트버스터즈>를 만들었던 아이반 라이트먼이 맡는다. 2005년 개봉예정.
◆제임스 맨골드 차기작 <팔로 미>
<아이덴티티>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폴 그리너의 단편소설이 원작인 <팔로 미>를 연출할
[해외단신] 샐마 헤이엑, 콜린 파렐과 호흡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