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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오 감독의 단편 <천천히 조용히>가 다음달 미국 유타에서 열리는 2004 선댄스 영화제에 초청됐다. 박 감독은 <런치>(Lunch)와 <리퀘스트>(Request)를 2002년과 2003년 이 영화제에서 상영한 바 있어 3년 연속 '선댄스'를 찾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천천히 조용히>(Slowly Silentlyㆍ14분)는 쌩떽쥐베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흑백 단편. 삶에 지친 한 여성을 통해 절망과 연민을 그린 작품이다. 뉴욕대 대학원 영화과에 재학중인 박 감독의 졸업작품으로 아내인 탤런트 송채환씨가 출연했다.박 감독은 현재 장편 데뷔작으로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예측불가능한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도전해 오는 것을 느끼는 목사의 이야기 <죄와 벌:기이한 길>을 준비 중이다.선댄스영화제는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내일을 향
박진오 감독, 선댄스 3년 연속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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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니버스 오늘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울프스 레인’30부작 방영98년 일본 도쿄텔레비전과 위성채널 와우를 통해 방영돼 선풍적인 화제를 모은 〈카우보이 비밥〉의 제작사 ‘본즈’사가 다시 내놓은 일본 애니메이션 〈울프스 레인〉이 8일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애니메이션채널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된다. 〈카우보이 비밥〉의 각본을 쓴 노부모토 케이코와 일본의 천재 음악가로 평가받는 칸노 요코가 다시 손잡고 〈울프스 레인〉에 참가했다.인간의 모습을 한 늑대의 이야기를 그린 〈울프스 레인〉은 올 1월 후지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25분분량 총 30편이 방영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방영 직전까지 줄거리조차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을 정도로 비밀리에 작업이 이뤄진 본즈사의 야심작이다. 폐허가 된 돔 모양의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인간의 형상을 한 늑대들과 이들을 쫓는 늑대 사냥꾼, 인간 위에 군림하는 귀족, 그리고 잃어버린 낙원으로 가는 열쇠를 지닌 꽃의 소녀가 물리
<카우보이 비밥>의 신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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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안선영이 <어린 신부>(감독 김호준ㆍ제작 컬처캡 미디어)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어린 신부>는 남자 대학생 '상민'과 여자 고등학생 '보은'이 양가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약속 때문에 강제로 결혼해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워간다는 내용의 영화로 김래원과 문근영이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안선영이 맡은 역은 보은의 담임 선생님 '김샘'으로 조연급. 결혼 사실을 속이고 보은의 학교에 교생 선생님으로 온 상민에게 도시락을 싸다 주며 추파를 던지는 노처녀 선생님이다. 현재 절반 가량 촬영을 마친 <어린 신부>는 다음달 중순까지 촬영을 마친 뒤 3월께 개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선영, <어린 신부>로 스크린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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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사무라이>(The Last Samurai)가 북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 영화는 남북전쟁 중 인디언 학살에 참여한 뒤 과거를 고뇌하는 북군 대위 네이선 앨그런(톰 크루즈)이 일본군 근대화 교관으로 변신해 활약하는 내용을 그렸다. 린 워너 브라더스사(社)의 <라스트 사무라이>는 7일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 등 미국 영화흥행전문업체들이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 5일 이후 주말 사흘 동안 2천440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크루즈가 출연한 최근 작품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는 3천560만달러, <미션 임파서블 2>(Mission: Impossible II)는 5천780만달러의 입장수입을 기록했다.지난 주까지 2주 내리 정상에 올랐던 <더 캣>(Dr. Seuss' The Cat in the Hat)은 730만달러에 그쳐 5위로 추락했다. 그러나 <더 캣>은 추
<라스트 사무라이> 미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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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화인모임(대표 채윤희)은 1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003 여성영화인축제를 개최한다.
임순례 감독의 <그녀의 무게>와 <결혼의 소리>(오윤홍) 등 단편 두 편과 이수연 감독의 장편 (사진)이 상영되며 올해의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된 홍은원 감독을 다룬 다큐멘터리 '시대를 앞서간 시네아티스트,홍은원'도 상영된다.
또 김무령, 류진옥, 심보경, 이유진, 이진숙 등 여성 프로듀서 다섯 명이 참여하는 프로듀서 포럼이 개최되며 올해의 영화인상 시상식도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2003 여성영화인 축제’ 12일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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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상 심사위원들에게 미리 필름을 제공하는 문제를 두고 벌어진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소규모 독립 영화제작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뉴욕의 마이클 머캐시 연방지법 판사는 5일 14개 독립 영화제작사들이 미국영화협회(MPAA)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영화상 심사위원들에게 영화제작자들이 미리 필름을 보내지 못하도록 한 MPAA의 조치는 부당하다면서 이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할리우드 대형 영화제작사들로 구성된 MPAA는 지난 9월30일 영화상 심사위원들에게 미리 필름을 보낼 경우 불법 복제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독립 영화제작사들은 심사위원들에게 미리 필름을 제공하지 않으면 소형 제작사들이 만든 영화들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화제 수상 가능성이 낮아진다면서 이에 반대해 왔다.머캐시 판사는 "막대한 돈을 들여 광고할 능력이 없는 독립 영화제작사들에 영화제 수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MPAA의 조치가 경쟁을 촉진하기
美법원, 영화상 심사위원 필름제공 금지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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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저먼을 맨 처음 만났던 건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도서관에 있던 <가든> LD를 봤을 때였다. 예전에 본 적 없던 새로운 형식에 가장 놀랐고, 화려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우울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회화의 아름다움이 영화에 이런 식으로 녹아들 수 있다는 점에 다시 한번 놀랐다. 그뒤로 데릭 저먼에 대한 관심에 <카라바지오>와 <에드워드 2세>를 찾아봤었는데, <가든>과는 다르게 너무도 정적인 이 두 영화는 사실 큰 감동을 안겨주진 않았었다.
그리고는 잠시 잊고 있었다. 그동안 난 군대를 다녀왔고, 3년이란 세월은 학교에 많은 변화를 안겨주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반가운 변화는 지하실에 새로 생긴 영상자료실이었는데, 그곳에서 다시 되찾은 영화가 바로 <카라바지오>였다. 격한 생애를 살다 마감한 그의 인생사가 무척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고, 그의 광적인 행동이 모두 이해될 정도로 카라바지오란 화가는 강렬히 내 가슴속에 들어와버렸다
내 인생의 영화, <카라바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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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 사고의 여지를 남기지 않은 <매트릭스3 레볼루션>
<매트릭스3 레볼루션> 속의 혁명은 혁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역(逆)혁명에 가깝다(물론 이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매트릭스3 레볼루션>이 세계의 숨겨진 비밀을 당신에게 알려줄 거라고 성급히 기대하지는 말라. 지난 세기에 시작된 이 시리즈물의 인간 내면을 향한 격렬한 여정은 스펙터클의 대혼란 속에서 이제 한 차례의 연습을 마무리짓고 있는 듯 보인다.
사실 <매트릭스> 본편이 애초에 보여준 독창성은 이 영화가 시각적 혼란보다는 형이상학적 내용을 통해 우리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는 데 있다. 모순되게 들리지만, 가히 천재적이라고 할 만한 <매트릭스> 본편은 총알의 속도에 가까운 슬로모션을 통해 영화사상 가장 기억할 만한 “폭력”장면을 펼쳐 보인 “지적인” 액션영화였던 것이다. 거기에다 <매트릭스> 본편은 90년대 후반의 두 가지 영화적 유행을 (비디오 게
지나친 `비주얼`만의 승리,<매트릭스3 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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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으로서의 나’를 발견한 <프리다>의 프리다 칼로
“나는 나 자신을 그린다. 왜냐하면 나는 너무도 자주 외롭고 또 무엇보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가 나이기 때문이다.”
프리다 칼로(1907∼54)는 진정 외로운 예술가였다. 아마 역사상 가장 외로운 예술가의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외로웠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은 늘 복잡하게 요동쳤다. 아니, 그렇게 복잡하게 요동쳤기에 그의 외로움이 더욱 깊을 수밖에 없었다. 영화 <프리다>는 바로 그 진정한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선 영화 전체에 대한 개인적인 평을 하자면, 한마디로 맛있는 멕시코 요리를 먹은 듯 매우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이야기의 구성도, 주인공 샐마 헤이엑의 연기도, 간간이 등장하는 초현실주의적인 화면 기법도 모두 짜임새가 있고 알찼다. 예술가 영화, 특히 미술가 영화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미술 작품은 기본적으로 정지돼 있는 이미지여서 이를 동영상으로 담는 것 자
상처가 키운 대모,<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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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식이 작심하고 카메라 앞에서 명치에 힘을 주면, 결코 대충은 수습이 안 된다. 최민식이 움직이거나 멈춰 서 있는 스크린을 보는 동안 그의 아픔과 쾌감은 어물쩍 관객의 몸으로 옮겨오고 다음에 그가 무슨 짓을 할지 궁금해 좀이 쑤신다. 그처럼 강력한 최민식이라는 배우의 감정적 설득력은 프레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극중 인물로 아예 살아버리는 연기방식에서도 비롯되지만, 배우 뒤에 숨은 사람 최민식이 어쩔 수 없이 풍기는 선의와 연민의 기운에도 기인한다. 그는 관객을 감상적이고 예민하게 만든다. 그러니 <올드보이>의 관객은 고통스럽다. 최민식의 오대수는, 원형적 갈등으로 축조된 복수담에 우리를 자꾸 ‘필요 이상’ 몰입하게 만든다. <올드보이> 개봉 사흘째의 오후, 어젯밤의 행복한 숙취를 아직 몸 안에 간직하고 있는 최민식을 만났다. 그리고 몰입했다.
당신은 현재 우리 영화계에서 고전적 의미의 정극 배우상에 가장 가까운 연기자가 아닐까. 우선 미남이고 성량, 음
<취화선><올드보이>의 배우 최민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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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씨도 우진 역을 탐냈다고 들었다. 이우진 역이 그토록 매력적인 까닭은. 오오, 이우진은 너무나 훌륭한 역이다. 슬픔과 순정, 잔인무도함과 용의주도함까지 캐릭터의 폭이 이보다 넓을 수 없다. 우진은 누나를 잃은 뒤 삶이 정지된, 기형적인 인간이다. 그는 수십년간 “우리를 파멸시킨 놈”만 생각한 인간이다. 햄릿 같기도 하고 에드워드 노튼처럼 여린 듯 무시무시한 악마성을 가진 배우에게 어울리는 역이다. 사실 박찬욱 감독에게 “내가 우진을 하고 오대수를 캐스팅하는 게 어때요?”라고 간곡히 제의했다. 그런데 2∼3일 고민하더니 거절하더라. “선배가 우진을 하면 오대수는 신구 선생이 하나요, 최불암 선생이 하나요?”라며. 나도 살 쪽 빼고 스킨케어받으면 할 수 있다고! <올드보이2>가 나오면 이우진 아닌 이우신이라도 하고 싶다.
당신의 얼굴과 연기에는 감정과 생각을 그저 전할 뿐 아니라 관객이 자기 것처럼 여기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일정한 경지에 오른 그 능력을 마음껏 펼친
<취화선><올드보이>의 배우 최민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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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학로에서 열렸던 서울독립영화제 사전 감독 모임. 영화제쪽이 본선에 오른 이들을 초대하는 이 행사에는 50여명의 감독들이 자리해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가장 바빴던 이는 조영각 집행위원장이었는데, 독립영화계 마당발로 소문난 그도 “감독님 맞으시죠?”라며 손내밀기 바빴다. 집행위원인 구정아씨도 “잘 모르는 감독들이 너무 많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2월5일부터 시작되는 서울독립영화제 2003은 어쩌면 새로운 얼굴들만큼이나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새로운 영화를 안겨줄지도 모른다.
12월14일까지 10일 동안 서울 대학로 동숭홀과 나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거침없는’이다. 낡은 시대, 낡은 영화를 넘어서고자 하는 거침없는 목소리들에 주목하겠다는 이번 영화제의 포부는 다른 어떤 행사보다도 100편의 상영작이 말해줄 것이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출품된 414편(극영화 286편, 실험영화 35편, 애니메이션 51편, 다큐멘터리 41편 등) 중 예심위원들에 의해 본
현실에 대한 영화의 `거침없는` 목소리,서울독립영화제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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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영상세대를 위한 제언
현재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진통을 겪으며 양극화의 위험에 처해 있다. 홈시어터와 인텔리전트 주방체제를 갖춘 첨단하이테크 고층아파트가 하늘을 치솟는 새로운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 농민들의 분신이 잇따르고 있다. 이렇게 양극화된 사회적 풍경은 지상과 지하의 삶으로 양분된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묵시록적 풍경을 연상시킨다.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 위에서 사는 극소수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사이보그의 탄생은 테크노피아의 실현이겠지만, 사이보그에 쫓기는 다수의 지하생활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지옥의 묵시록에 다름아닐 것이다.
이 양극화된 풍경이 더욱 묵시록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 위로 ‘위험사회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참사’와 같은 위험이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예측돼온 물리적 위험이라면,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와 정보화가 가져오는 문화적 위험은 아
영화의 힘을 다시 묻는다 - 한국영화의 미래를 찾아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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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한국밖에는 없소!” 드디어 의문이 풀리다
그가 젊은 여성 감독과 함께 68혁명의 현재적 의미를 묻는 영화 <코드 68>을 준비 중이라는 건 집으로 찾아가 만난 뒤에야 알았다. 판권담보융자로 제작비도 마련해 카날 플뤼가 제작사로 나섰으며, 촬영은 그때 그 시기에 맞춰 내년 5월에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런 우연이 있다니. 그런데 행운은 잇따랐다.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는 게 아닐까 하던 우려는 장 앙리 로제를 만나면서 풀렸다. 물론 혹자는 이걸로 해답이 되겠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68세대의 자유로움을 35년 동안 그대로 간직해온 듯한 느낌을 물씬 풍기며 어떤 질문에도 명쾌한 답을 일러줬다. 최소한의 살림살이로 아파트를 텅빈 듯 꾸며놓은 그의 소탈하고 소박한 태도가 더욱 신뢰감을 줬다(이건 어쩔 수 없는 편견이다. 그는 드브레의 인상과 드브레의 집과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장 앙리 로제는 1969년 고다르와 함께 정치적이고 표
영화의 힘을 다시 묻는다 - 한국영화의 미래를 찾아서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