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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곡, 김선 감독(사진)의 디지털 장편 <자본당 선언:만국의 노동자여, 축적하라>가 내년 2월에 열리는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영포럼(International Forum of New Cinema)부문에 초청됐다. 연세대학교에 재학중인 이들 형제 감독은 단편 <반변증법>으로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의 '뉴 테리터리'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이로써 내년 2월 5일 개막하는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한국 영화는 이미 진출이 확정된 <장화, 홍련>을 포함해 두 편이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자본당…> 베를린영화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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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15일 열리는 제11회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의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1일 "김 전 대통령이 재임중 스크린쿼터를 지키고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보장했으며 1천500억원의 진흥기금을 조성하는 등 한국영화의 장기적인 발전에 버팀목이 됐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수상을 위해 이희호 여사와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오는 15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구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춘사영화제 시상식에는 대상과 심사위원특별상 등 19개 부문에 걸쳐 수상자가 발표된다.후보작으로는 <광복절 특사>, <동승>, <바람난 가족>, <보리울의 여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살인의 추억>, <선생 김봉두>,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와일드 카드>, <장화, 홍련>, <지구를 지켜
춘사영화제 공로상에 김대중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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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다. 민주당과 우리당이 싸운다. 거기에 보수 야당과 보수 신문이 뛰어든다.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함께 정부를 압박하고, 조선일보가 민주당을 도와 우리당을 공격한다. 고립된 정부와 소수 여당을 상대로 한나라당-조선일보-민주당이 삼각편대를 이루어 이렇게 긴밀히 협력한다. 누가 그랬더라? 민주당은 자칭 호남의 정서를 대변하는 당,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는 반(反)호남의 선봉이라고.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코미디는 조순형 대표가 전직 대통령들을 알현하는 데에서 절정에 도달한다. 듣자 하니 그 자리에서 대통령 험담을 했단다. 대체 뭐 하자는 짓인지. 전직 대통령에게 두루 문안 올림으로써 호남(김대중)-부산·경남(김영삼)-대구·경북(전두환, 노태우)을 잇는 포위망을 구축하겠다는 걸까? 열린당을 “호남의 배신자”로 몰아붙이는 당의 대표가 취임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광주시민을 학살한 원흉들을 찾아가 덕담을 듣는 것. 이 정도면 가히 초현실주의 부조리극이 아닌가.코미디에 김
지역감정의 윤리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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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허우샤오시엔의 리듬을 느끼다
몇년 전 처음 타이베이를 방문했을 때, 대만국립대학의 캠퍼스를 혼자 걷게 되었다. 밤이었다. 그러나 낮의 뜨거운 지열이 아직 남아 있었다. 잠깐 바람이 불었고 하늘을 쳐다보자 엄청난 키의 종려나무들이 보였다. 옆으로 자전거를 탄 학생들이 드문드문 지나가고 나는 그들보다 느리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순간, 어떤 기시감, 데자뷰의 감각이 느껴졌다. 그건 허우샤오시엔 영화의 리듬이었다. <호남호녀>가 아마도 가장 가까울 것이다. 나는 꿈결 같은 그러나 슬픈 그 리듬감을 몸에 새기고 한국에 돌아왔던 것 같다.
지난 몇년을 돌아보면 내가 은밀히 가장 많이 마음을 빼앗겼던 것은 대만영화였다. 차이밍량, 허우샤오시엔 ,에드워드 양만이 아니다.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장초지 감독의 <흑암지광>을 보고는 지나치게 흥분해 남아 있는 다른 영화들을 보지 못한 적도 있었다.
사실 비평이나 이론을 하게 되면 머리가 분석적으로 그리고 가학적으
2003 대만영화 국제 심포지엄 - 차이밍량이여, 울음을 그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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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투자자 10인이 말하는 올해의 한국영화 7문7답
지난해 이무렵 한국 영화계의 표정은 무척 어두웠다. 금융자본의 철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2003년을 시련의 계절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위기는 기회였다. 2003년 한국영화는 질적, 양적 성장을 거듭했고 대다수 제작자들은 지금 한국영화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과연 그들은 올해 어떤 사건을 겪었고 어떤 영화를 인상깊게 봤으며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강우석, 박동호, 차승재, 최완, 심재명, 오정완, 김미희, 이춘연, 정태원, 김동주 등 대표적 제작, 투자자 10인에게 7개의 질문을 던져 그 답을 들어봤다.
이강복 대표 퇴진 뜻밖의 사건 - 강우석_감독
1.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CJ엔터테인먼트의 이강복 대표가 그만둔 게 가장 큰 사건이 아닐까. CJ를 대표하는 인물로 오랫동안 영화 일을 했는데 승진한 거 같지도 않고 갑자기 바뀌어서 놀
2003 한국영화계를 돌아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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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시장점유율 50%대 - 정태원_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1.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을 것 같다. 과거 음반시장에서 가요보다 팝이 우위에 있다가 가요 시장 위주로 재편된 것처럼 한국영화가 시장을 장악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2.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무엇인가? 장르가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과거에 특정장르의 영화만 선호했다면 이제는 장르에 상관없이 잘 만든 영화를 찾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공포영화가 잘되는가 하면 사극도 인기를 끄는 등 소재가 무척 다양해졌다.
3. 올해 본 한국영화 중 가장 인상깊은 작품은 무엇인가? <올드보이>와 <살인의 추억>. 두 영화 모두 극장에서 2번씩 봤는데 처음엔 궁금해서 봤고 두 번째는 공부하는 마음으로 봤다. 장소헌팅, 촬영, 미술, 음악, 연출 등 모든 면에서 굉장히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영화다.
4. 올해
2003 한국영화계를 돌아본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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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전선(戰線)을 따라 미리 보는 <태극기 휘날리며>
<태극기 휘날리며>는 여전히 미궁이다. 게다가 개봉은 2004년 2월6일로, 애초 일정보다 20일가량 밀리면서 궁금증은 더 커졌다. 내년 상반기 한국영화 최대 화제작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 거대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1950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두 형제의 비극이라는 짤막한 문장 이외에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순제작비 146억원을 들인 스펙터클과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스탭들의 팀워크가 만들어낸 자장이 강제규 감독의 전작 <쉬리>의 여진만큼 강력할지 또한 아직은 모른다.
그러나 실마리가 없진 않다. 강 감독은 수차례 이번 영화에서 ‘전투가 아닌 전쟁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해왔다. 볼거리에 앞서 역사적 개연성과 감정의 드라마가 중요한 영화라는 것이다. 한국전쟁은 그 전개과정 자체가 드라마틱한 구조를 갖고 있다. 남하와 북진, 그리고 다시 교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상황을 떠올려보라. 어쩌
<태극기 휘날리며> 미리 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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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으로 북진하다
역사 속으로 인천상륙작전 당시 지도를 보면, 서울 일대 지역은 ‘Mud’라는 암호로 표시되어 있다. 도시연구가 손정목씨는 “인민군에 의해 진흙탕이 된 곳”이거나 “하찮은 지역이니 싹쓸이해버리자”라는 뜻이 아닐까 추정한다. 어쨌건 대규모의 공중 폭격과 함께 인천에 상륙한 뒤, 연합군은 북상을 시작했고 낙동강 일대의 인민군은 퇴로를 차단당한 채 투항 또는 죽음을 택해야 했다.
스토리 수차례 기습작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진태는 상관으로부터 신임을 얻는다. 한편, 진석은 욕심없던 형이 전쟁에 빠져드는 것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진석은 형에게 앞으로 위험한 일에 나서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도대체 먹히지 않는다. 마침,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고, 이들 두 형제의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북진의 행로를 따른다.
촬영장에서는 경상남도 합천의 2만평 부지에 세운 평양 세트는 무려 17억원이 들어간 대형 구조물. 지반이 단단한 암석이라 1채당 2t이나 되
<태극기 휘날리며> 미리 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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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제작 LJ필름)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봄여름…>은 기술상(오상만)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최민식), 여우조연상(강혜정)을 차지해 가장 많은 부문에서 수상했다.여우주연상은 <싱글즈>의 장진영이 수상했으며 한국영화 최고흥행상은 <살인의 추억>(제작 싸이더스)이 받았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지난해 11월 25일부터 올해 11월23일까지 국내에서 개봉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네티즌 투표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후보작을 고른 다음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가렸다.이날 시상식은 영화배우를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과 영화팬 등 1천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다음은 나머지 부문별 시상내역.▲신인남우상 = 배용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신인여우상 = 임수정
<봄여름가을겨울…> 청룡영화제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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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설 때쯤 윤제균 감독은 “이렇게 진지한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몇번을 거듭 말했다. 뜻밖이었다. 굉장히 심오한 질문을 한 게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상대방이 불편할 수 있는 질문이 좀더 많았던 것 같은데. 그동안 왜 말을 아꼈냐고 되물었다. “(기자들이) 물어봐야 말을 하죠.” 이건 ‘윤제균표 코미디’와 윤제균 감독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어떤 것이냐를 보여주는 증언처럼 들렸다. <두사부일체> 350만명, <색즉시공> 420만명이란 연타석 홈런을 쳤지만 그 이유를 헤아려보기보단 ‘쌈마이 코미디’의 상업적 공략에 따른 우연한 성공쯤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낭만자객>에서도 그의 연출 색깔은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욕하고, 때리고, 망가지는 인물들이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신파라고 해야 할 만큼 눈물과 슬픔의 장치를 후반에 배치하는 건 여전하다. 평단은 이들의 결합 방식을 쓰레기 취급하고 있고, 관객의 반응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하지만
<색즉시공> <낭만자객> 감독 윤제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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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왜 사냐건 웃지요”라는 글귀가 담긴 시를 펜으로 적어서 따로 가지고 다닌 적이 있다. 국어선생님 말씀이나 참고서의 해설이 아니더라도 이 말은 너무 멋졌다. 요즘 누군가가 내게 왜 사냐고 묻는다면 답은 역시 ‘웃지요’다. 이번엔 소녀 시절 특유의 도도한 몽환성 대신, 헷갈리거나 별 생각없으면서도 뭔가 있어 보이지 않으면 안 될 듯하여 어색하게 웃는 웃음일 것이다.그런데 방만한 자세로 TV를 힐끔거리다가 한 소식 깨치는 순간도 있다. 한국의 쌀 농사가 맞이한 절체절명의 위기와 이에 대응하려는 농부들의 노력을 말하는 다큐멘터리였는데 거기 나온 할머니가 툭 던진 말씀이, 선승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벼락 같았다.“1년만 묵히면 산 돼버린다. 배고파서가 아니라 보기 싫어서 해야 해.” 정별심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팔순의 여성 농부는, 인건비도 안 나오는 먼 산 다락논을 왜 포기하지 않고 해마다 경작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여기서 삶과 노동의 의미는 미학으로 수직 도약한다
다락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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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대신 (남자 바꾸는) 여자만 설치는 B급 어드벤처 로맨스이자, 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만’ 한 속보이는 정치극.
극장이 어두워지자마자 나타나는 로고 ‘Uncharted Territory’는 ‘지도에 없는 땅’이란 풀이대로 새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야심이 느껴지는, <인디펜던스 데이> 제작팀이 차린 영화사 이름이다. 과연 첫 작품인 <코로나도>는 중남미에 ‘코로나도’라는 가상의 나라를 세워놓고 9초마다 600개의 특수효과를 매장해놓았다고 관객을 유혹한다. 부러울 것 없는 베버리힐스 아가씨 클레어(크리스틴 다틸로)는 약혼자를 찾으러 사막과 정글 속으로, 액션 SFX의 지뢰밭으로 ‘무데뽀로’ 뛰어든다. 광고대로라면 관객은 ‘초일류 제작진에 의해 부활한 지상 최고 최후의 액션 어드벤처’를 여성판 <인디아나 존스>인 양 만끽해야 마땅하다. <툼레이더>의 아쉬움은 <코로나도>가 날려줄 테니까.
그러나 배우도 스탭도 알 만한 인물이
B급 블록버스터,<코로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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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린다>MBC 수·목 밤 9시55분꽃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반도에 꽃미남 열풍이 불던 때가 있었다. 2001년 무렵이었다. 뽀얀 피부, 곱상한 생김새, 고분고분한 성격. 여자친구 말을 호환 마마보다 무서워할 것 같은 이미지의 꽃미남이 대중매체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꽃미남 열풍이 각종 잡지의 표지를 장식던 시절이 있었다. 꽃미남은 여성 상위시대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마침내 마초들의 시대가 거한 듯했다. 그러나 꽃시절은 오래 가지 않았다. 지금 텔레비전에는 남자들의 땀냄새가 물씬하다.MBC <나는 달린다>의 무철(김강우)의 직업은 용접공이다. 그러나 무철은 단순무식한 공돌이가 아니다. 일단 그는 ‘외로워도 슬퍼도’ 달린다. 용접봉을 들고 불꽃을 튀기며 일하는 모습에서도 땀냄새가 물씬하다. 게다가 그의 방은 손때 묻은 책들로 빼곡하다. 지식인 남성의 좀스러움과 노동계급 남성의 우악스러움에 지친 먹물 여성들의 판타지를 완벽하게 만족시켜주는 조건이다.
남성 마초의 진화,<나는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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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맥켈렌(간달프 役)(사진 오른쪽)
젊은 배우들에게 조언을 했냐고? 아무도 내게 조언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블루 그레이의 터틀 넥 스웨터에 옅은 감색의 무톤 코트. 멋쟁이로 유명한 이안 맥켈렌은 블루 계통으로 통일한 패션으로 나타났다. 선생님이라 불리고 있는 영국의 명배우인 그는 자세도 대답도 재치 있었다. 간달프라기보다 영국의 신사 그 자체였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는 액션 장면이 늘었다고 생각하는데 자신이 직접 했어도 잘 해냈겠는가? 나는 고통이 동반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대답은 ‘아니다’이다. 옛날에 내 친구가 말에 탔다가 미끄러져서 죽었다. 스턴트 부분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 일이 떠오르고 만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같이 연기하면서 놀랐던 일은 그는 직접 걷는 일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같이 연기한 젊은 배우들이 조언을 구한 일은? 없다. 아무도 내게 조언해 달라는 사람이 없었다. 조언을 구하는 것은 “잘했다”는 말을 해주기
[인터뷰]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 `샘`, `세오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