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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다가 불을 꺼버리면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처음부터 컴컴하고 어두우면 어둠에 익숙해져서 볼 수 있잖아. 난 괜찮아. 난 괜찮아.” 우리는 때론 길에서 환상을 본다. 대낮의 한산함을 지나 어두운 밤이 내리면 세상은 늑대들의 천국으로 변한다. 네온사인에 불이 들어오고 거리에선 술에 취한 젊음들이 비틀거린다. 그들은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날리기도 하고 비를 맞으며 영혼의 상처를 달랜다. 공허한 울부짖음이 거리에 메아리친다. 영화 <늑대의 유혹>은 귀여니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것. 인터넷 소설로 10대뿐 아니라 20대 청춘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원작이 이번엔 스크린으로 걸어들어왔다. 이미 소설을 읽은 사람뿐 아니라 전혀 무지했던 사람이라도 <늑대의 유혹>에 대해 관심을 느낀다면, 이 영화가 두 꽃미남이 출연해 온갖 매력을 과시하기 때문이리라.
평범한 느낌을 풍기는 한경(이청아)은 서울에서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말 그대로 갓 상경하여 강신고로 전학을 온다. 그러나 그
길 잃은 청춘들의 사랑 판타지, <늑대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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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순정만화, 하이틴 로맨스 문고, 그리고 인터넷 소설로 이어져 내려오는 십대들의 ‘로맨스 탐식’이 그렇다. 로맨스의 주인공들도 달라지는 게 없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이 평범한 여자주인공에게,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남자(들)이 푹 빠지고 매달리고, 암튼 순정을 다 바친다. 현실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건 예나 지금이나 평범한 십대 소녀들의 고달픈 일상을 달래주는 ‘판타지’다.
달라진 게 있다면 화법 정도가 아닐까. “-_-ㅅ-_- 그놈은 이런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ㅠㅠ 설마 얘가 걔란 말인가? 쿠궁 ㅜㅜ 잘생겼다고 인정하긴 싫다.” “그놈은 나를 광견병 걸린 개 떼어내듯이 홱 팽개쳐냈다. 헉헉. 이게 뭐야. 이럴 수가…. 지은성은 더 놀란 듯 O_O 이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엉엉엉. ㅜㅜ 난 주그따.” 이모티콘과 한글 파괴, 솔직하고 과감하게 또래들과 교감하는 인터넷 세대들의 이야기에 충무로가 눈독을 들이기
만화적 상상력과 MTV적 스타일, <그놈은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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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가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에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궁지에 몰린 영화미학에 돌파구를 마련해줄 대안적인 영화형식으로서의 다큐멘터리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에? 심사위원장이었던 타란티노의 궁색한 변명이야 어찌됐건 <화씨 9/11>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누가 뭐래도 확실히 정치적인 제스처였다고밖에는 달리 판단할 길이 없다. 무어는 화씨 911도가 “자유가 불타는 온도”라고 말했다지만, 생각건대 그것은 영화가 타들어가 죽음을 맞이하는 온도이기도 한 것 같다. 그는 기꺼이 미학을 찢어발기고 논리를 포기하면서 프로파간다의 길을 선택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화씨 9/11>은 걸작의 반열에 오르기엔 한참 못 미치는 영화이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부시 대통령의 온갖 행태들에 반감을 지니고 있는 이들이 원할 법한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또 들려주는 영화다. 부시 가문과 빈 라덴 가문의 긴밀한 유착관계, 자국민의
안티-부시 프로파간다 영화, <화씨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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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매불망 해적되기를 소원하는 얼치기 동네 해적단이 있다. 그리고 해적 교본을 들고 수칙을 암송하며 무해한 무기로 해적 흉내를 내는 이 철없는 돼지들에게 진짜 위험에 빠진 공주가 나타난다. 하늘에 뜬 공중요새와 동력장치, 공주의 목걸이가 가진 비밀 등 점차로 그들은 진짜 해적과 세계의 운명이 결부된 위험한 모험에 끌려들어간다. 익숙한 모험스토리,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다. 비행정을 타고 다니는 돼지 마테오에게서 이미 <붉은 돼지> 포로코를 떠올렸다면 그 이야기가 <천공의 섬 라퓨타>에서 온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상력의 독창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이 영화에선 무의미한 일이다. 영감을 미야자키 하야오에 빚지고 있는 것이 비단 <날으는 돼지-해적 마테오>(이하 <마테오>)의 일만도 아닐 터. 출전을 아예 밝히고 들어가는 바에야 기대할 것은 어차피 새로운 상상력이 아니다. 그렇다고 풀 3D로 제작
‘여름방학 특선 만화영화’, <날으는 돼지-해적 마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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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영화계가 어수선하다. 바깥으로 미국의 스크린쿼터 축소 요구에 맞서 하나로 똘똘 뭉쳐 싸우기도 바쁜 상황에서 안으로는 대기업의 극장시장 장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로 소란스럽다. 한국영화감독협회(이사장 임원식) 등 12개 영화단체는 최근 CJ그룹 이재현 회장앞으로 항의서한을 보냈다. '한국영화산업의 독과점을 위한 CJ의 프리머스 합병 기도를 즉시 중시할 것을 요구합니다'는 긴 제목을 달고 있는 편지다.CJ그룹이 극장유통체인인 프리머스 시네마를 합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프리머스 인수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영화단체들이 집단적으로 대기업에 반항의성, 반협박성 편지를 보낸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 사안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CJ의 프리머스 시네마 인수설 전말영화계가 이처럼 발끈하는 저변에는 CJ그룹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CJ그룹은 올해 4월 CJ엔터테인먼트 등을 내세워 코스닥 등록업체인 플레너스
CJ의 프리머스 인수합병설에 반발하는 충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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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따위’라는 이름은 40대 중반 이상의 연령층에겐 낯설지가 않다. 60년대 후반~70년대 초반에 왕위(왕우), 로례(나열), 디룽(적룡)과 함께 홍콩 무협영화 붐을 몰고 온 액션 배우 장다웨이(강대위·57)는 당시 한국에서 ‘깡따위’라고 불렸다. 왕위에 뒤이어 〈복수〉 〈흑객〉 〈철수무정〉 등 장처(장철) 감독 영화에서 주연 자리를 넘겨받은 장다웨이는 앞에 열거한 홍콩 스타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앞서는, 당시의 이소룡 같은 스타였다.
그때 영화들에서 비중이 장다웨이에는 못 미쳤던 디룽이 80년대 후반 〈영웅본색〉에서 장궈룽(장국영)의 형으로 나와 멋진 연기를 보여주며 홍콩 누아르 열풍에 일조한 데 반해 장다웨이는 아쉽게도 소리없이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췄다.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쇼브러더스 영화 특별전’을 마련하면서 게스트로 초청한 장다웨이를 부천에서 만났다.
쇼브라더스전 찾은 복수·흑객 주연 ‘깡따위’그동안 스크린보다 TV에 많이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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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 2004] “홍콩은 아직도 아시아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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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를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대안적 거점으로 활용한 <반지의 제왕>과 견주자면, 해리 포터 시리즈는 영국 사립학교 기숙사 문화를 판터지의 핵으로 사용하고 있다. 소위 영어권 국가들의 자연 풍광 및 비교적 저렴한 비용의 디지털 기술 그리고 상징적 자원들을 할리우드가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워즈>가 미국 주도의 우주 공학을 기반으로 미래를 상상하는 시리즈물이라면,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는 앵글로색슨 문화의 유산들에서 판터지의 광맥을 캐내고 있는 것이다.
해리 포터를 비롯한 어린 마술사들의 호그와트 기숙사 생활은 여느 청소년들과 유사한 활동들로 채워진다. 수업을 듣고,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때려주고 싶은 경쟁자들이 있다. 기숙사의 빗장 쳐진 방들에 대한 호기심에 젖어들기도 하고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선생님에 대한 애증에 빠지기도 한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비평 릴레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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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이나 <공공의 적>처럼 엽기적 살인을 다룬 영화가 실제 사건에 영향을 미칠까?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최근 용의자 유영철씨가 검거된 연쇄살인사건이 '서울판 살인의 추억'에 비유되면서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연쇄살인사건'이 <살인의 추억>에 비유되는 것은 오랜 기간 미궁에 빠졌던 사건인데다 살해수법도 엽기적이기 때문이다. 노인 살해사건은 10개월간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으로 자칫하면 화성의 경우처럼 더 오랜 기간 미궁에 빠질 뻔했다. 전기톱을 이용해 시체를 토막낸 뒤 암매장하는 것도 여성의 음부에 과일을 집어넣었던 <살인의 추억> 이상으로 끔찍하다.유씨의 집에서 발견된 10여장의 DVD 중 하나인 <공공의 적> 또한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노인들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고 사건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살해동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지난 2001년 한
‘연쇄살인’을 다룬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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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겨울연가>의 인기가 일본에서 식을 줄 모르고 있는 가운데 `욘사마' 배용준이 등장했던 강원도 춘천시내 `준상이네 집'을 둘러보려는 일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부터 <겨울연가>를 촬영했던 소양로1가 일명 준상이네 집을 일본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한 결과 한달여만에 6천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는 준상이의 집을 보기 위해 매일 200~300여명의 일본 관광객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골목을 메우고 있으며 준상이의 방에 한 번 들어가기 위해서는 대문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실정이다. 춘천시가 지난 달부터 개방한 준상이네 집은 방이 3개(총 40㎡)로 당시 드라마의 촬영세트였던 피아노와 소파, 탁자, 컵 2개 등이 그대로 전시돼 있으며 공부방에는 한복도 일부 비치돼 직접 입어볼 수 있다.
일본 관광객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담장
<겨울연가>의 ‘배용준의 춘천집’ 인기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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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개봉됐던 빔 벤더스 감독의 음악 다큐멘터리 <더 블루스:소울 오브 맨>은 본래 블루스에 열광하는 감독들이 참여한 7편의 시리즈 가운데 한편이었다. 이 시리즈의 모든 편이 7월20일부터 8월8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8월17일에서 22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다.
상영작은 빔 벤더스의 영화를 비롯해 이 시리즈의 총 제작을 맡았던 마틴 스콜시즈의 <고향에 가고싶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피아노 블루스>, 마이크 피기스의 <레드, 화이트 그리고 블루스>, 마크 레빈의 <아버지와 아들>, 찰스 버넷 감독의 <악마의 불꽃에 휩싸여>, 리처드 피어스 감독의 <멤피스로 가는 길>등이다. (051)742-5377, (02)720-9782. www.cinematheque.seoul.kr
‘더 블루스’ 시리즈 7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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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늑대인간, 프랑켄슈타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 등 유럽의 고전적인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액션 판타지 <반 헬싱>이 7월 19일 오후 2시 강남의 한 극장에서 언론사를 상대로 처음 공개되었다.
오랫동안 각종 영화와 연극, 문학의 주인공이 되었던 드라큘라, 늑대인간 등의 캐릭터 가운데서 이 영화가 가장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반 헬싱'이다. 브람 스토커의 원작에서는 연구실에 틀어박혀 드라큘라 사냥에 전념했던 반 헬싱은 이 영화에서 첨단 무기와 티베트 수도승, 회교도 등에게서 전수 받은 각종 무술로 무장하고 괴물을 처단하는 신의 사제로 등장한다.
로마 교황청의 명을 받고 악을 소탕하는 비밀 요원 반 헬싱(휴 잭맨)은 세상으로부터는 살인자라고 손가락질 받는다. 기억을 잃어버린 그는 자신이 왜 이런 운명을 타고 났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던 중 교황청으로부터 트란실베니아로 가서 드라큘라를 죽이기 위해 수세기 동안 싸워온 발레리우스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발레리우스 공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반 헬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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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회관을 군민에게 돌려달라!” 부안영화제를 둘러싼 논란이 법정으로 옮겨갔다. 부안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고길섶)는 7월14일 전주지방법원에 “부안군의 부안예술회관 사용허가 신청 불허 처분은 헌법이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영화제 조직위는 소장에서 “새만금 간척사업과 부안군 핵폐기장 유치사업에 저해되거나 반대되는 내용의 영화가 상영목록에 포함되자 막연히 예술회관 운영조례 7조를 들어 예술회관을 상영관으로 내줄 수 없다”고 한 부안군의 조치는 ‘독단적 전횡’이라고 밝혔다.
부안영화제쪽이 급기야 법에 호소하고 나선 데는 군내 영화상영 시설이 갖춰진 곳이 부안예술회관이 유일해서만은 아니다. “핵폐기장 건립을 추진하는 각종 행사들에는 공간을 내주면서도”, 핵폐기장 건립을 반대하는 대책위원회와 관련있는 부안영화제쪽에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지 않은 채’ 시설물 사용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조직위원장인 고길섶씨는 “8월12일 개막까지 법적 결정이 나오지
[충무로 이슈] 누구를 위한 문화공공시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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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로 접어든 베이징 극장가는 본격적인 여름방학 시즌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화제작 없이 한산하다. 할리우드 여름영화 <투모로우>와 <트로이>가 한달 동안 각각 7300만인민폐, 6천만인민폐를 벌어들이며 흥행 성공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 두 작품을 잇는 신작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이들과 같은 시기 개봉한 한국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와 두기봉 감독의 홍콩영화 <대사건>은 각각 500만인민폐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최근 극장가의 흥행대작 부재를 두고 오는 7월16일 개봉예정인 장이모의 신작 <연인>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난공불락일 것만 같았던 1억인민폐(약 150억원) 흥행스코어를 <영웅>으로 훌쩍 뛰어넘은 장이모의 신작에 큰 기대를 거는 배급업자들이 할리우드 대작의 개봉시기를 늦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베이징] <연인>만 피하면 대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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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도 갈 수 없는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빅토르 나보르스키(톰 행크스). 가공의 동유럽국가 크라코치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 사내는 뉴욕 JFK공항에서 고국에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국교 단절로 미국에 들어갈 수도,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게 된 나보르스키는 그냥 공항에 눌러앉는다.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공항 안의 작은 공간만이 그가 거주할 수 있는 유일한 땅이 된다.
스필버그의 <터미널>은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마찬가지로 실화에서 출발한 영화다. 1988년, 이란의 난민 메르한 나세리는 유엔에서 발급한 난민 증명서를 도난당하는 바람에 파리의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살아야 했다. 이 사건은 1993년 프랑스 감독 필립 리오레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아무튼 스필버그가 주목한 것은 실화를 그대로 옮기는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가공의 나라를 설정한 것부터 좀더 우화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스필버그는 나보르스키의 반대편에 출입국사
갈 곳없는 그의 엉뚱한 보금자리, 해외신작 <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