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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악에 맞서기 위한 인간들의 동맹, 작고 약한 호빗의 양심은 중간계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사상 최대의 전쟁 스펙터클과 휴먼드라마에서 그 해답을 보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스토리와 스펙터클, 모든 면에서 3부작의 정점을 이룬다. 특히 “프로도와 샘의 관계가 이 영화의 핵심”이라는 피터 잭슨의 변은, 가장 무력하고 미천한 존재 호빗(특히 샘)에게서 세상의 희망을 본 원작자 톨킨의 뜻과도 통한다.
“긴 여정이었어.” 반지원정대가 돌아왔다. 제작진에겐 7년, 관객에겐 3년, 원작에선 13개월에 걸친 여정이 끝났다. 무사히. <스타워즈>나 <매트릭스>와 달리 원작의 든든한 백이 있고, <해리 포터>와 달리 3부작을 동시에 촬영한 <반지의 제왕>은 비교적 쉽고 안전한 기획처럼 보였지만, 그 원작이 고명한 판타지의 고전이고, 실사영화로 만들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문제가 달랐다. 원작자의 후손부터 스튜디오 수장
사상 최대의 전쟁 스펙터클,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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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예술 및 독립 영화에 상을 주던 뉴욕 영화비평가협회(FCC)가 올해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을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뉴욕의 주요 신문.잡지사 영화 비평가들로 구성된 FCC는 아카데미상에 비해 보다 지적인 영화를 선호하는 전통을 지켜 왔으나 올해는 "대가의 면모를 보여 준 작품"이란 이유로 <반지의 제왕>을 선택했다고 앤드루 존스턴 FCC 회장은 밝혔다.`레이더'지(誌)에 비평을 게재하는 존스턴 회장은 "반지의 제왕은 아름답게 만들어진 순수한 영화이다. 이 작품은 극적 구성과 전투장면에 놀라운 서사적 차원을 부여했으며 강렬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사건들과 매우 복잡하고도 정교한 인물의 성격, 적시적소에 배치돼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적인 코믹 요소 등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격찬했다.FCC는 지난 해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멜로드라마 <파 프롬 헤븐>을 최우수 작품상으로 선정했으며 2001년에는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반지의 제왕3> 뉴욕비평가협회 최고작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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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간 한국영화에는 다양한 캐릭터의 간첩이 등장했지만, 이번주 촬영을 마치는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에 등장하는 간첩은 그동안의 영화에서 보여준 냉혹하거나 어리숙했던 이미지와는 다소 먼 신세대 ‘얼짱’ 간첩이다. 얼굴이 예쁘다는 뜻인 ‘얼굴 짱’의 줄임말로 올해 인터넷 최고의 화제어인 ‘얼짱’. 여기에 얼짱이 실제 간첩이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 제작진은 김정화, 공유 그리고 실제 얼짱 출신인 남상미를 앞세워 ‘얼짱커플’ 신드롬을 일으킨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지난 12월7일 부천의 한 패스트푸드점 촬영현장. 스탭, 배우, 보조 출연자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빈 이날 공개한 장면은 남파한 뒤 이곳에서 위장 ‘알바’를 하는 ‘얼짱 간첩’ 림계순과 그녀를 보려고 몰려든 주변 입시 학원생들이 림계순을 보며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장면. 덕분에 얼짱 간첩 역을 맡은 김정화는 비키니 수영복, 웨딩드레스, 어우동 복장을 차례로 갈아입
햄버거집 얼짱을 아시나요? <그녀를 모르면 간첩>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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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진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예계 복귀 등에 관한 심경을 밝혔다. 최진실은 "내년 3월께부터 소속사에서 제작하는 감성 멜로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예계 복귀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내년 추석쯤 개봉할 예정으로 현재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중이다.그는 "최진실이라는 이름을 반납하고 싶었다"며 그동안의 힘든 시기를 토로한 뒤 "큰 아들 환희가 TV를 보며 누가 멋있다고 말할 만큼 자란 모습을 보고 아이들에게 엄마의 직업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복귀 결심 배경을 말했다.최진실은 이혼 여부를 묻자 "지금은 이혼할 수 없다. 멋지게 이혼하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지만 더 노력하다가 결심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 조성민이 용서를 구한다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는 "서로 깨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2000년 12월 결혼한 두 사람은 1년 전인 지난해 12월 조성민의 `이혼 결심' 기자
최진실 “내년 3월 영화로 활동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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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영화가 영도로의 귀환을 꿈꾸며 질주할 수도 있으리라는 것을 어느 순간 진심으로 믿게 만드는 영화 <아타나주아>는 픽션처럼 보이는 다큐멘터리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신화를 재현하려 드는 대신 카메라 자체를 바로 그 신화적 시간으로 가져가 촬영할 것, 흡사 <마태복음>을 찍을 때의 파졸리니를 연상케 하는 이 무모한 기획이 결국 ‘기적’을 만든다.
완전히 벌거벗은 채 눈덮인 설원을 질주하는 아타나주아의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다. 순수로의 회귀. 어처구니없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렇게밖에는 달리 말할 도리가 없다. 디지털영화 <아타나주아>는 참으로 신기하게도 디지털 시대의 영화가 영도(零度)로의 귀환을 꿈꾸며 질주할 수도 있으리라는 것을 어느 순간 진심으로 믿게 만드는 영화다. 도대체 이제 와서 그것이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아타나주아>는 스펙터클한 디지털 이미지들이 휩쓸고 지나간 뒤의 사막과도 같은 영토
진심으로 믿게 만드는 영화, <아타나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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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나를 위한 애니메이션”이라 말하다. 그 심정, 386세대라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붉은 돼지>가 미야자키 감독의 숨겨진 능력을 보여준다면, 그것은 우화(寓話)의 영역에서 범상치 않은 솜씨를 과시하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선악 경계를 넘나드는 한 마리 돼지, 붉은 비행기를 타고 지중해를 날아다니는 돼지 포르코는 멋진 캐릭터다. 누아르 장르의 희화화라고 해도 좋겠다.
그러니까, 누구나 한때는 인간이었다. 원래 게으르고 탐욕스러운 돼지로 태어난 것은 아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사람처럼 살기를 조금씩 포기하는 것이다. 꿈도 없이 다른 인간에게 실망하면서, 모르는 사이에 돼지가 되어간다. 꾸역꾸역 살만 쪄간다.
<붉은 돼지>가 주는 교훈이 있다면 사실 이런 것이다.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한 가엾은 존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모노노케 히메>의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1992년작이다. 언제나 그렇듯 미야자키
누와르 장르의 희화화, <붉은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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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통재라!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이 글을 써야만 한다. 그리고 당신은 읽고 난 다음 비분강개한 나머지 눈물을 쏟으면서 항의해야만 한다. 서울 충무로 지하철역에 자리잡은 활력연구소가 2003년 12월 31일에 고아원처럼 강제로 문을 닫는다. 세상은 그렇게 엿같이 돌아가는 중이다. 그렇게 죽어 가는 활력연구소의 최후의 12월 영상전은 ‘우연히도’ 야마가타 다큐멘터리 회고전이다. 그리고 그 초대작 중의 두 편이 가와세 나오미의 눈물겨운 ‘사적(私的) 다큐멘터리’다. 이건 정말 놓쳐서는 안 된다.
먼저 솔직히 말하면 나는 가와세 나오미의 팬클럽 회원이다(그 여자 감독의 사이트에도 가입했다). 가와세 나오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이름만 들어도 혀를 내두른다. 그는 소문난 공주병 환자이다. 같은 말이지만 그는 일본 영화계의 ‘왕따’이다. 성격도 나쁘고, 현장에서 자기밖에 모르는데다가, 심지어 방송에 나와서도 자화자찬에 침이 마른다. 종종 그와 함께 일해 본 사람들은 다시는 같이 하고 싶지
[비평릴레이] 가와세 나오미의 <따뜻한 포옹> 정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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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에스키모인들이 살던 얼음의 땅. 악령의 힘을 빌린 사우리가 경쟁자 툴리막을 누르고 족장이 된다. 세월이 흘러 툴리막의 두 아들 아막주아(‘힘 센 사나이’라는 뜻)와 아타나주아(‘빠른 사나이’)가 어른이 된다. 둘은 부족의 가장 용맹한 사냥꾼으로 인기를 끌게 되고, 사우리의 아들 오키는 이들 형제를 시기한다. 오키는 마음 속에 부인으로 점찍고 있던 아투아마저, 아타나주아와의 주먹대결 끝에 아타나주아에게 뺏긴다. 몇년 뒤 오키 형제들은, 아타나주아 형제의 집을 습격하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타나주아는 먼 곳에서 부족으로 되돌아갈 날을 준비한다.
<아타나주아>는 전에 겪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영화체험을 안겨준다. 에스키모인들에게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에스키모인들이 모여 영화로 만든 최초의 에스키모어 장편영화다. 시대배경은 수백년 전이지만, 디지털로 찍은 화면은 흡사 다큐멘터리같은 느낌을 준다. 서구 문명이 들어오기 전 에스키모인들의 전통적인 의식주 문화를
[새 영화] <아타나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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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세계 애니메이션의 걸작목록을 하나씩 추가시키는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1992년작 〈붉은 돼지〉가 국내 개봉한다. 미야자키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은 돼지〉도 오래전부터 불법복사 테이프를 통해 ‘아는 사람’에게는 다 알려진 걸작 중 하나다.
〈붉은 돼지〉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경고와 공중비행으로 상징되는 자유의지 같은 미야자키 작품의 공통분모를 담고 있으면서도 몇가지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거리를 둔다. 우선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어린아이나 소녀가 아니라 나이든 돼지다. 1차대전이 끝난 1920년대 말 돼지 포르코 로소는 무인도에서 혼자 지내며 하늘의 해적인 공적을 소탕하고 그 현상금으로 살아간다.
스스로 마법걸어 돼지로 변신
본래 마르코라는 이름의 공군비행사였던 그는 전쟁이 끝난 직후 스스로 마법을 걸어 돼지가 된다. 그는 왜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게으름과 미련함의 상징인 돼지가 됐을까
미야자키 1992년작 <붉은 돼지> 한국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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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살인의 추억>(제작 싸이더스)이 한국영화감독협회와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가 15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제11회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 시상식에서 대상을 비롯한 7개 부문상을 석권했다.
올해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살인의 추억>은 대종상, 영평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주요 부문을 휩쓴 데 이어 이번에도 대상을 비롯해 감독상(봉준호), 남우주연상(송강호), 각본상(봉준호ㆍ심성보), 남우조연상(박노식), 촬영상(김형구), 편집상(김선민) 등 7관왕을 차지했다.
심사위원특별상은 김유진 감독의 <와일드 카드>에 돌아갔으며 <지구를 지켜라>는 신인감독상(장준환)과 신인여우상(황정민), <클래식>은 조명상(박찬원)과 음악상(조영욱),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미술상(오상만)과 기획제작상(이승재) 등 각각 두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밖에 여우주연상은 문소리(바람난 가
<살인의 추억> 춘사상 7개 부문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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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이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가 북미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15일 미국 영화흥행 전문업체들의 집계 결과 1천700만달러 수입을 올려 지난 주 1위 작품 <라스트 사무라이>(Last Samurai, 1천410만달러)를 추월했다. 소니영화사로서는 올해 아홉번째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이 됐다. 톰 크루즈 주연의 워너 브라더스사(社) <라스트 사무라이>는 데뷔 첫 주보다 42%나 흥행수입이 줄었으나 개봉 이후 열흘 동안 4천680만달러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보비, 피터 패럴리 감독의 최근 영화로 쌍둥이 형제가 스타를 꿈꾸며 할리우드에 진출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스턱 온 유>(Stuck on You)는 영화비평가들에게 수준 이하라는 평
<사랑할 때..> 북미영화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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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의 관객에게 ‘끝없이 바라보거나 끝없이 문답하는 영화’, ‘철학하는 영화’로 오랫동안 이미지를 굳혀온 프랑스영화가 몇년 전부터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 시리즈, <택시>(사진) 시리즈, <벨파고> <블리트> 등 최근 한국 개봉한 <야마카시>까지 거대 예산이 투입된 프랑스 오락영화들은 공공연히 할리우드 오락영화와의 정면승부를 선포한다. 그러나 외국 관객 입장에서는 의아스럽기도 하다. 액션, 유머 같은 흥행 요소에서 할리우드를 능가하는 파괴력을 지닌 것도 아니고 보편적 감수성에 대한 호소력도 처지는 이 프랑스영화들은 어떤 목표와 계산 아래 누구의 돈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
할리우드 문법에 익숙해진 관객을 잡아라
제작비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이같은 대형영화들이 프랑스에서 만들어지는 첫 번째 요인은 변화하는 관객취향이다. 나이에 큰 차이없이 두터운 영화관객층을 자랑하는 프랑스지만 할리우드 문법에 익숙
프랑스 대작열풍은 어디서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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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 제작발표회가 지난 12월10일 남산에 위치한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렸다. 2004년 4월23일부터 5월2일까지 10일간의 일정을 확정한 전주영화제쪽은 올해의 디지털 3인으로 한국의 봉준호, 중국의 유릭와이, 일본의 이시이 소고 감독을 엮었다. 전주영화제의 시작과 함께한 이 프로젝트는 잘 알려진 대로 5천만원의 제작비, 30분의 러닝타임, 디지털카메라 촬영이라는 조건으로 감독 3인의 영화를 모은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세명의 감독과 민병록 집행위원장, 정수완 프로그래머, 김은희 프로그래머 등이 참여해 내년에 선보일 프로젝트의 모양새를 공개했다. 김은희 프로그래머는 “프로젝트와 관련해 특별한 주제를 주지 않았는데 특이하게도 이번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감독들은 모두 현실과 픽션이 혼재된 세계를 구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그렇더라도 작품에 대한 감독의 재량권은 철저히 보호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조각난 텍스트로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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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다양한 영화들과 각종 문화행사들이 끊이지 않는 나라다. 특히 한해 동안 프랑스에서 펼쳐지는 영화 관련 행사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영화 관련 행사들은 성격이나 테마에서도 다채로운 특징을 보여준다.
이들 행사 중에서도 12월3일부터 16일까지 파리의 특색있는 멀티플렉스인 MK2극장(MK2 Bibliotheque)과 앙제(Angers)지역의 극장 ‘400번의 구타’(cinema Les 400 coups)에서 열리고 있는 ‘이미지의 귀환’(Retour d’image)이라는 행사는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유럽 장애인의 해’인 2003년을 맞아 ‘제3의 눈’(la Compagnie du 3eme Œil) 그룹이 주최한 이 영화제의 테마는 ‘영화사를 통해 돌아보는 장애와 장애인의 이미지’다.
장애와 장애인의 이미지는 영화가 탄생한 이후 늘 스크린 위에 존재해왔으며, 그것은 때로는 강한 극적 효과를 위한 것이었고, 때로는 장애의 사회적 인식을 불러모으기
[파리] 장애를 넘어, 스크린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