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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신문 제25호The Cine History격주간 · 발행 씨네21 · 편집인 김재희1960 ~ 1961<싸이코> 영화미학의 새 장샤워실 살인장면, `감각의 시대' 문 열어충격적인 샤워실 살인장면을 선보인 앨프리드 히치콕의 <싸이코>(1960)가 할리우드 영화미학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평론가들은 과도할 정도로 쇼킹하고 센세이셔널한 샤워실 살인장면에 주목하며, “<싸이코>는 20세기 말의 주류 영화미학이 될 만한 것의 도래를 상징하는 영화”라고 입을 모았다. 이제 기존의 할리우드영화를 특징지웠던 “정서의 영화”(cinema of sentiment)로부터 독립해 성장하기 시작한 “감각의 영화”(cinema of sensation)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평론가 데이비드 톰슨은 히치콕의 <싸이코>가 관객 내부에 본능적으로 잠재해 있는 “영화에 대한 새로운 지각”을 확립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프랑스의 뉴웨이브 감독
영화사신문 제25호(1960∼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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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초능력을 믿지 않는다. 적어도 추리소설 속에서는 그렇다. 누군가가 밀실에서 죽었다면, 거기에는 트릭이 있다. 과학으로 증명되지 않는 염동력이나 바늘을 온몸에 꽂은 인형의 주문에 의해 살인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원래 추리라는 장르는 기괴한 미스터리의 범죄를 ‘이성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의 수사관들은 이러한 신비주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들도 수사가 난관에 봉착하면, 어떤 초자연적인 능력을 이용해 범인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진다. 이러한 욕망을 실현시켜주는 만화들도 없지 않다. <미스터리 극장 에지>는 범행 현장에 남은 물질에서 생각의 잔상을 읽어내는 사이코메트리로 범인을 유추한다.<심리수사관 아오이>에서는 범죄의 마음을 품은 자의 얼굴에서 괴물의 형상을 읽어내는 소년의 도움을 받는다. 이 초능력을 이성과 과학의 힘으로 만들어내면 안 될까?시미즈 레이코의 새 연재작 <비밀>
죽은 자는 알고 있다,시미즈 레이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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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 유토피아론의 원조격이라 할 플라톤의 대화편 <국가>에 나오는 정치가는 재산이 없다. 재산은커녕 처자식도 공유해야 할 판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디 끊을 게 없어서 재산을 끊고 처자식을 끊나. 그게 순 독재지 어디 유토피아냐 싶다. 우리는 이것을 세상 물정 모르는 철학자의 철없는 발상이라고 간주하고 개무시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뒤에 등장하는 여러 유토피아론들도 한결같이 사유재산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니 이게 그냥 개무시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도대체 왜들 이렇게 사유재산 폐지를 주장하는 걸까?다른 사람들 이야기는 그냥 놔두고 플라톤이 그랬던 이유만이라도 알아보자. 플라톤이 살아간 시대는 아테네 민주주의가 절정을 지나고 혼란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토지가 척박해져서 식량을 자급할 수도 없었고, 해외로 진출하지 않으면 생활 자체가 어려웠다. 그전부터 그리스 사람들은 해외에 진출하
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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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교회에 나간다. 육신의 때를 목욕탕에서 벗겨내듯이 마음의 때는 교회에서 벗겨내는 거다. 목욕탕보다 요금이 비싼 감이 있으나, 말씀으로 영혼의 때를 벗겨내는 일이 어찌 물로 육신의 때를 씻는 일과 같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가능하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교회에 나가는 게 좋다. 그래야 한 주일 동안 지은 죄를 주님 앞에서 깨끗이 씻어내고, 한결 개운해진 마음으로 다음 일주일 동안 또다시 랄랄라 즐겁게 죄를 지을 수 있지 않은가?목사님이 설교하실 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듣는다. 들어도, 들어도 좋은 말씀이다. 그게 다 주님의 말씀, 성경 말씀 아닌가. 말이 66권이지, 그 분량으로 보면 달랑 책 한권이다. 소 뼈다귀를 달여먹듯이 자그마치 2천년 동안 수많은 나라의 수없는 사제와 목사님들이 이 한권의 책을 주일마다 달이고 또 달여 먹었다. 그래도 다함이 없어서 아직까지도 이 책을 우리면 변함없이 우윳빛 생명의 말씀이 자옥하게 우러나온다. 대단한 책이다.얼마 전 아산 온천에 갔더니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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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6일 서울 하이퍼텍 나다에서 대표작 15편 상영, 누벨바그 감독중 가장 장르적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 가운데 가장 장르적인 영화를 만들어온 클로드 샤브롤(73)의 대표작 15편을 상영하는 ‘클로드 샤브롤 회고전’이 동숭아트센터와 시네마테크부산 공동 주최로 1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극장에서 열린다.부르주아 사회·가족 안의 욕망을 스릴러의 형식으로 헤집고 파고들어 ‘프랑스의 히치콕’이라고도 불렸던 샤브롤의 영화는, 누벨 바그 감독들 가운데 그 형식이 가장 쉽고 친숙한 편이다. 샤브롤의 영화들이 인간을 관찰하는 시각은 간단치 않지만, 그럼에도 대중들이 가깝게 다가가서 재밌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관심을 끈다. 그 내용도, 사소한 일상에까지 계급이라는 문제를 끌어들여 다루기 때문에 영화광이 아닌 이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샤브롤은 고다르, 트뤼포 등 누벨바그 주도자들과 함께 프랑스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활동하다가, 멤버들 가운데 가
‘프랑스의 히치콕’ 클로드 샤브롤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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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은 멀리 흐르지 않는다. 흐르지 않고 되돌아온다. 강 깊은 곳에 그들의 과거가 묻혀 있다. 그들은 강물에 과거를 묻어 떠나보내려 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끊임없이 현재로 되돌아온다. 강물은 흐르지만 그것은 수면뿐이다. 시간은 흐르지만 과거는 끊임없이 되돌아온다. 되돌아와 현재를 덮친다. 미래는 과거로의 영겁회귀다. 그것이 ‘미스틱 리버’라는 물리적 공간이 전하는 진실이다.한 시대를 풍미한 액션 영웅 출신으로 걸출한 작가의 반열에 오른 기적적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24번째 연출작 〈미스틱 리버〉는 범죄 스릴러의 탈을 쓴 음산한 드라마다. 미스틱 강이 흐르는 동네에서 함께 자란 세 소년 지미(숀 펜), 숀(케빈 베이컨), 데이브(팀 로빈스)는 데이브가 변태성욕자들에게 납치돼 강간당한 뒤 다시는 유년기의 친밀함을 회복하지 못한다. 지미의 딸 케이티 피살사건으로 다시 모이지만 그들은 해후를 반기지 않는다. 형사가 된 숀은 동료에게 “데이브는 친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지미는 데
[영화비평릴레이] <미스틱 리버> - 허문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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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추는 대수사선 2도쿄의 오다이바 섬을 관할하고 있는 완간경찰서가 담당하는 사건은 자잘한 것들뿐이다. 여자들의 목을 깨물고(단지 깨물기만 하고) 달아나는 특이한 치한, 일가족이 함께 출동하는 가족 소매치기단 정도면 이 경찰서의 주요 수배자다. 그런 오다이바 섬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본청에서 수사팀을 파견해 완간경찰서 안에 수사본부를 차린다. 수사본부장 오키다는 성공에 대한 야심이 강하다. 가시적 성과에 혈안이 돼 현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완간경찰서가 담당하고 있던 자잘한 사건은 무시해버린다. 1998년에 나온 전편에서 혈기왕성했던 완간경찰서의 아오시마(오다 유지) 형사는 다시 속이 끓기 시작한다.영화는 두가지 면에서 경찰조직의 관료성을 드러낸다. 그 하나는 본청 간부들의 접대에 바쁜 완간경찰서 간부들의 태평하고 보신주의적인 모습이다. 다른 하나는 상명하복만을 요구하는 오키다 본부장이다. 전자는 코미디를 연출하고, 후자는 갈등을 고조시키는 구실을 한다. 독특한 건 범죄집
<춤추는 대수사선2> <호미사이드> 코믹 형사물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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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전국 관객 누계 200만명에 육박하며 주말 흥행 순위에서 3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이 영화의 제작사이자 투자ㆍ배급사인 쇼이스트에 따르면 <올드보이>는 6-7일 주말 서울 43개 스크린에서 9만4천74명을 동원하며 지난 주말 개봉한 <러브 액츄얼리>와 <낭만자객>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1일 개봉 이후 7일까지 17일 동안 198만 7천697명이 극장을 찾아 8일 전국 200만명을 돌파했다. <올드보이>보다 두 개 적은 41개 스크린에서 선보인 로맨틱 코미디 <러브 액츄얼리>의 개봉 첫 주말 성적은 8만5천명. 5일 개봉 이후 사흘간 29만100명이 관람했다.윤제균 감독의 <낭만자객>은 8만1천명으로 3위. 서울 관객수로는 세 번째지만 개봉(5일) 이후 전국관객수로 따지면 34만명이 관람해 오히려 <러브 액츄얼리>를 앞질렀다. 스크린수는 서울 4
<올드보이> 3주연속 박스오피스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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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르젠토의 딸에서 <트리플X>의 터프한 여인으로 독립 선언한 아시아 아르젠토(사진)가 문제작 <스칼렛 디바>에 이어 또 한번 연출 선언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가 준비 중인 작품은 미국 작가 J. T. 르로이의 동명소설이 원작인 <마음은 다른 무엇보다도 더 속이기 쉬운 것이다>(Ingannevole e’ il cuore piu' di ogni altro cosa).
작품은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을 다룬다. 반쯤 미쳐버린 창녀 엄마, 광신도인 할머니, 자주 바뀌는 아버지 틈에서 불행하게 사는 꼬마 제레미아가 자기만의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는 이야기. 현재 미국에서 제작 진행 중인 이 작품에 출연이 예정된 배우들도 범상치 않다. 이탈리아 여배우 오르넬라 무티를 비롯, 피터 폰다와 위노나 라이더가 출연을 약속했고, 기괴한 퍼포머이자 뮤지션인 마릴린 맨슨도 카메오로 출연한다고 한다.
자유분방한 사생활과 유난한 직설화법으로 눈총을 받
[로마] 감독으로만 봐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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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세쨋주, 칼아츠, 남가주대학(USC), UCLA, AFI 등 각기 개성이 뚜렷한 LA의 영화학교 학생들은 프랑스 누벨바그의 대모로 불리는 ‘아녜스 바르다’라는 공동의 일일교사를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알리앙스 프랑스의 ‘프랑스 작가 시리즈’의 일환으로 초청된 바르다는, 이번 방문에서 남가주대학 영화 학교의 제1회 아이젠슈타인상을 수상받기도 했다. 바르다의 이번 방문은 지난해 LA 영화비평가상을 수상했던 <이삭 줍는 사람들> 이후로 50년에 걸친 아녜스 바르다의 작업 세계가 새삼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제를 통하지 않고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바르다의 작품들이 LA에 소개되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뜻깊다.
각 영화학교는 잇따라 <이삭 줍는 사람들> <엉클 양코>를 비롯한 바르다의 전작들의 영화상영회를 열었고, 아카데미영화인협회의 이집션 극장에서는 최근작 단편 <변덕스러운 사자>(2003, 13분)와 작고한 남편 자크 드미를 추억
[LA] 누벨바그의 대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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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위원장으로 있는 칸영화제의 심사위원단은 일군의 비전문 배우들에게 상을 주었다. 이로 인해 논쟁이 일어났다. 이들의 연기는 분명 설득력이 있었으나 본격적인 배우의 작업에 속하지는 않았다는 것 때문에 칸이 높이 평가한 것에 대해 격한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그러나 <로제타>로 상을 받은 에밀리 드켄은 이제 출연요청이 쇄도하는 배우가 되었다. 대표적으로 <늑대의 후예들>에서 연기를 했고, 올해 로버트 드 니로와 나란히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The Bridge of San Luis Rey)를 찍었다. 그녀는 <휴머니티>(L’humanit)의 세브린 카닐과 여우주연상을 공동수상했다. 오늘날 세브린 카닐은 여전히 자기 공장의 극단에서 연기를 하고 있으며 <하늘 한 조각>(Une part du ciel)에서 그를 볼 수 있었다. 한 사람은 전문배우이고 다른 한 사람은 아니지만, 두 사람 모두 재능있는 여
[외신기자클럽] 스타탄생 (+불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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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여성관객영화상, <싱글즈> 최고의 영화 선정2003년 여성관객이 뽑은 최고·최악의 영화가 발표됐다. 사단법인 여성문화예술기획이 주최하는 제8회 여성관객영화상은 올해 최고의 영화와 최악의 영화로 각각 <싱글즈>와 <색즉시공>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바람난 가족> <질투는 나의 힘> 등이 최고의 한국영화에, <동갑내기 과외하기> <와일드카드> <조폭마누라2>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이 최악의 한국영화에 묶였다. 최보은 준비위원장은 “해마다 그랬듯이 여성관객이 상줄 만한 영화는 뻔하지만 최악의 영화를 고르는 데 있어서는 대부분의 한국영화가 ‘최악’의 범주에 속해 있어서 그중에 ‘빼어난 최악’ 다섯편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았다”고 이번 심사를 평가하고 있다.최고의 영화로 꼽힌 <싱글즈>는 여성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반영하면서
당당한 여성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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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신경전인가, 아니면 전면전의 예고인가. 최근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쪽이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낭만자객>에 대해 스크린을 내줄 수 없다고 했다가 이를 번복하는 사태가 발생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애초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12월1일, CJ에 공문을 보내 배급 작품의 수급 및 출연배우들의 무대인사 등 마케팅 지원이 CGV 와 동등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낭만자객>의 상영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메가박스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CJ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CGV에는 프린트를 넉넉히 내주는 반면, 경쟁사인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 등에는 1벌 이상 주지 않는 방식으로 견제를 해왔다.또한 자사 배급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무대 인사를 CGV에만 허용함으로써 마케팅 지원이 편향적으로 이뤄져왔닥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지방 소도시의 메가라인에는 아예 프린트조차 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CJ는 올해 <동갑내기 과외하기&
거대 공룡들의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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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방영된 TV 시리즈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대장금>이 인터넷에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8일 웹사이트 분석 전문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대장금> 홈페이지는 지난 11월 마지막주에 하루평균 19만9천명이 방문해 TV 드라마 홈페이지 분야 방문자수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인 SBS의 <완전한 사랑>의 5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대장금>의 인기가 경쟁 드라마들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랭키닷컴 관계자는 분석했다.이어 MBC 이 3만8천명으로 3위를 차지했으며 SBS <때려>가 3만명, KBS <백만송이 장미>가 2만8천명, MBC <회전목마>와 KBS <로즈마리>가 각각 2만6천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대장금>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시청률 상승과 함께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11월 마지막주에
MBC <대장금> 인터넷서도 독보적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