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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ghe stelle dell’Orsa 1965년감독 루키노 비스콘티출연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EBS〉12월28일(일) 낮 2시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세계를 요약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대지는 흔들린다>(1947) 등의 네오리얼리즘 계열 작품으로 영화인생을 시작했지만 이후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베니스에서의 죽음>(1971) 등에서 보이듯 극단적 탐미주의 영화로 빠졌던 것. 한편의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비스콘티의 영화들은 “음악없는 베르디의 오페라”라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세트의 웅장함, 규모의 세련됨이 특징이다. <올사의 아름다운 별>은 또한 비스콘티 감독의 탐미적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귀한 기회다.산드라는 몇년간 찾지 않았던 고향에 돌아온다. 이유는 국가가 공원으로 사용하도록 집의 정원을 기부하기 위해서이다. 산드라의 남편인 앤드류는 젊은 시절 자신의 아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 싶어한다. 산드라는 자전적 소설을 쓰고 있는 오빠 쟌니를, 그리
심리분석 멜로영화,<올사의 아름다운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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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 인기 댄스그룹의 멤버가 ‘붕어’라는 소문이 있었다. 노래를 못해 다른 사람이 대신 더빙한 목소리에 그저 입만 벙긋벙긋한다는 것이다. 그 그룹이 라이브를 할 때면, 나의 촉수는 그 ‘언니’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렸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노래 잘하는 멤버가 그 언니의 노래를 은근슬쩍 함께 불러주거나 그 언니가 불러야 할 부분을 다른 멤버가 대신 부르는 장면을 ‘발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언니가 전혀 괘씸하지 않았다. 오히려 애처로웠다. 라이브가 끝날 때마다 제발 무대 뒤에서 그 언니가 쪽팔려서 울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 언니가 노래보다는 춤을, 춤보다는 얼굴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가요산업 시스템의 희생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다.연말 가요 시상식에서도 ‘언니, 오빠’들은 측은하다. 바야흐로 가요시상식 춘추전국시대다. 가요시상식의 난립으로 저마다 최고의 권위를 내세우지만 정작 권위는 인정받지 못한다. 그래서 평소 립싱크에 너그럽던 방송사도 자신의 권위를 세우
그들에게 립싱크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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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하랬지 연애를 하랬나! 매력적인 여환자가 강철 이성의 정신과 의사를 무장해제시켰다. 영화 <얼굴없는 미녀>(가제)에서 많은 비밀을 품고 있어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 지수 역과 그녀의 기운에 휘감기기 시작하는 정신과 의사 석원 역에 김혜수와 김태우가 각각 캐스팅됐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가을에 개봉했던 〈YMCA야구단〉이후 올 한해를 쪽머리로 지냈던 김혜수가 의욕적으로 컴백하고,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촬영 중인 김태우는 분주한 걸음을 늦추지 않을 모양이다. <얼굴없는 미녀>는 경계성 인격장애, 쉽게 말해 극심한 조울증을 겪는 한 여인과 그녀를 치료하는 와중에 지독하고 위험한 사랑에 빠져드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과감한 정사신과 여자를 중심으로 한 인간의 복잡한 욕망관계를 그려내는 이 영화는 ‘에로틱’하고 ‘심리적’인 스릴러가 될 듯. <로드무비>로 데뷔한 김인식 감독이 이번에도 자신의 시나리오를 직접 연출
내겐 너무 아름다운 환자,<얼굴없는 미녀>의 김혜수·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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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젊은 감독들이 느지막이 올해의 영화인들을 꼽았다. “거창한 시상식이 아니라 자유분방하고 편안한 자리를 만들고자 이현승 감독을 비롯해 몇 사람이 모여서 시작”했다는, 일명 ‘젊은 영화감독 그룹’의 디렉터스컷 시상식이 12월19일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것.이 자리에서 충무로의 젊은 감독들은 봉준호를 올해의 감독으로 꼽았다. 올해의 연기상은 송강호와 문소리, 염정아가 수상했고, 장준환 감독과 박해일, 봉태규, 임수정 등은 올해의 신인감독상과 신인연기상을 각각 수상했다.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는 올해의 제작자상에,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와 배우 안성기는 올해의 영화인상에 공동 수상자로 지명됐다.사회자 이무영 감독은 “현장에서 일하는 감독들이 직접 투표했다는 점에서 권위 면에서는 최고가 아닐까”라고 이 상의 의미를 조심스레 규정했다. 염정아와 봉태규의 수상도 그렇거니와 송강호와 장준환의 수상소감에 연이어 신하균이 언급됐다는 점이 그 근거일지도 모르겠다. 가족적인 분위기도 그래서 납
감독들이 꼽은 영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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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문을 연 뒤 세 번째로 개최된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은 ‘래디컬 희·노·애·락!’(RADICAL 喜·怒·哀·樂!)을 올해의 기치로 삼았다. 관습화하지 않은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과 일상을, 디지털카메라를 펜 삼아 적어보자는 의도다. 더불어 정리된 영화문법도 얼마간 무시하자는 도발적 제안이다. 나긋한 내레이션과 짜임새 있는 플롯, 배우들이 사라진 공간에 상상력이 꽉 들어찼다. 12월11일에 열린 폐막식에서는 4개 부문의 시상식이 겸해졌다. 래디컬상, 희노애락상, 아이공상, 관객상의 주인공은 각각 윤성호(27), 이승준(33), 이중영(32), 유소라(20)씨. 모두 217편의 출품작 가운데 뽑힌 이들 네명의 영상은, 상대적으로 명확한 메시지가 드러나는 유소라의 을 제외하곤 모두 독특한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래디컬상을 수여받은 윤성호의 <중산층 가정의 대재앙>(36분)은 각각의 등장인물과 사건들이 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연결돼 있다. 예컨대 극중 성호의 꿈에
도발은 우리의 힘! 인디비디오 페스티벌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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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열심히 해주세요. 당신의 노력은 우리 영화의 성패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한데 당신의 연기는 후반작업으로 다 지워서 스크린에는 하나도 안 나올 겁니다.” 첫날 감독에게 ‘이따위’ 당부를 듣는 배우는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악전고투 끝에 근사한 장면을 만들어낸 흡족한 하루의 끝에서 불현듯 “그런데 아무도 내 모습을 못 보겠지”라고 깨닫는 느낌은 얼마나 고약한 것일까. <반지의 제왕> 3부작의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과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CG 캐릭터 골룸을 연기한 앤디 서키스가 감당한 마음의 짐은, 말하자면 그런 것이었다.
영국 배우 앤디 서키스(40)는 애초 골룸에게 목소리를 입힐 성우의 자격으로 피터 잭슨 감독의 중간계에 발을 들였다. <아메리칸 뷰티> <로드 투 퍼디션>의 샘 멘데스 감독이 이끄는 돈마르 웨어하우스 극단을 비롯한 다양한 무대 연기로 단련되고, 각종 TV드라마와 마이크 리, 마이클
CG만으로는 2% 모자랐겠지만! <반지의 제왕> 골룸의 앤디 서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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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신일이 <이재수의 난>으로 처음 영화현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낯설었던 건 카메라나 조명기구 따위가 아니었다. 스탭들은 세분화된 팀별로 나뉘어 제 일에만 열심이었고 이전부터 알아왔던 박광수란 사람은 “쉽게 범접치 못하는” 감독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 같이 모여 북적대고 한데 뒹구는 연극무대의 뒤와 전혀 다른 별세계였다. 그때까지 20년 가까이 연극만 해왔던 강신일의 눈에는 “스타배우와 무명배우, 영화 ‘유경험자’와 ‘무경험자’의 층”도 보였다. 오히려 카메라는 무섭지 않았다. 꼼꼼하고 테이크 많이 가기로 유명한 박광수 감독이 강신일의 테이크는 서너번에 끊었다. 살수기와 조명기기의 NG로 여덟번까지 반복한 게 최대다. 그곳은, 마흔번 넘게 테이크를 간 장면도 있을 만큼 지독한 현장이었다.
강신일은 연극무대에서 연기자로 나고 자랐다.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연극을 해오던 그는 80년에 몇몇 사람들과 극단 ‘증언’을 만들었다. 1년에 1∼2회씩 일반 극장에서 정기공연
연극과 영화를 넘나드는,<실미도>의 배우 강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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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동의 예술영화 전용관 씨어터2.0은 24일부터 1월2일까지 올해 화제가 됐던 한국 영화 13편을 뽑아 상영한다. 〈살인의 추억〉(사진) 같은 흥행작뿐 아니라, 〈지구를 지켜라!〉 〈질투는 나의 힘〉처럼 평단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안 돼 1~2주일 만에 극장에서 내려진 영화들을 한데 모았다. 상영작은 위 세편 외에 〈여섯 개의 시선〉 〈바람난 가족〉 〈싱글즈〉 〈장화, 홍련〉 〈거울 속으로〉 〈동갑내기 과외하기〉 〈오! 브라더스〉 〈튜브〉 〈선생 김봉두〉 〈위대한 유산〉이다. (02)3444-3271.
올 한국영화 13편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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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킬 빌>(KILL BILL)의 DVD판이 최근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비디오물 등급심의에서 무삭제로 통과됐다. 지난달 21일 극장에서 개봉했던 <킬 빌>은 영등위 (극장용)영화 등급 심의에서 '잔혹성의 과도한 묘사' 등을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으며 이후 네 가지 신에서 모두 12초 가량을 잘라낸 뒤 극장에서 상영된 바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은 전 동료들에게 무참히 공격당한 킬러의 복수극을 그린 영화. 평론가들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극장 흥행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심의를 통과한 <킬 빌>의 DVD판은 한국에서 극장 개봉된 것과 같은 '미국판'으로 이르면 내년 3월께 출시(스펙트럼DVD)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킬 빌> DVD판, 무삭제 심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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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영화협회(이사장 황철민)는 충무로영상센터에 대한 서울시와의 위탁운영 협약기간이 31일 마감됨에 따라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활력연구소' 폐관을 선언했다. 독립영화협회를 비롯해 문화예술단체로 구성된 `서울시 문화행정 개혁과 충무로 영상센터 활력연구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미디어센터의 공공성 보장을 위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근본 대책을 요구해왔으나 서울시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부득이 활력연구소를 폐관하게 됐다"면서 시민을 위한 영상문화정책 수립과 관계자 문책 등을 촉구했다.기자회견에는 다큐멘터리 감독 김동원씨, 문화평론가 성기완씨,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임창재 감독 등이 참석해 지지발언에 나섰고 활력연구소 간판 철거식도 진행됐다. 서울독립영화협회는 21일 자체 기획전 종료와 함께 이날 활력연구소 폐관을 선언했지만 <사랑의 불바다> 대관 상영이 끝나는 31일까지는 문을 열 예정이다.한편 서울시는 새로운 위탁운영자 심사를 진행해
활력연구소 폐관, 서울영상위 위탁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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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의 인상적인 연기로 오스카상을 수상했던 영화배우 러셀 크로가 아기 아빠가 됐다고 그의 홍보담당자가 22일 발표했다. 크로의 부인인 호주 출신 여가수 대니얼 스펜서는 21일 밤 2.8㎏의 사내 아이를 낳았다고 크로의 호주 홍보담당자인 웬디 데이가 밝혔다. 데이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건강하고, 씩씩한 사내 아이가 태어났다"고 말했다.
올해 39살인 크로는 지난 4월7일 호주 동부 휴양지 나나 글렌의 가족 교회에서 호주 출신 여가수 대니얼 스펜서와 결혼식을 올렸다. (시드니 AP=연합뉴스)
배우 러셀 크로 사내 아이 아빠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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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보다 배우들의 신경줄이 더 팽팽하게 날 서있는 듯했다. ‘오늘의 촬영대본’을 불과 1시간 전에 받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홍 감독은 A4용지 두장짜리 대본을 그보다 2시간 전 부근 분식집에서 쓰기 시작했다. 12월13일 26회차 촬영으로 50%의 진도를 넘어선 지금까지 대체로 그랬다. 경기도 부천 아남아파트 근처 호프집. 헌준(김태우)과 문호(유지태)가 7년 전의 연인인 선화(성현아)를 찾아와 기다리는 참이다. 헌준은 문호의 선배다. 헌준이 먼저 선화와 연애를 했고, 얼마 뒤 선화를 남겨두고 유학을 갔다. 그뒤에 문호가 선화와 연애를 했다. 두 사람과의 연애가 끝난 뒤 선화는 대학을 중도에 관둬버렸다. 현재 헌준은 예비 영화감독이고, 문호는 예비 대학교수다. 함께 낮술을 먹다 과거의 여자를 찾아온 이들은 각자 제멋대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선화를 회상하고, 상상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홍상수 감독은 다섯 번째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처음으로 회상
홍상수의 상상력,<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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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시리즈 <셰익스피어(Shakespeare:The Animated Tales)>가 4장짜리 디브이디로 묶여져 나왔다. 진지한 주제들과 고전들을 주로 다뤄온 영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S4C가 기획하고 러시아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크리스마스필름이 화면을 뽑아낸 이 시리즈는 <햄릿> <맥베스> <오셀로> <로미오와 줄리엣> <한 여름 밤의 꿈> 등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12편을 각각 30분짜리로 완성했다.
복잡하면서도 입체적인 인간의 성정을 담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간결하게 요약하면서도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내일, 내일 그리고 또 내일” 등 주요 명대사들을 그 느낌 그대로 옮겨놓는 까다로운 각색작업은 영국의 권위있는 셰익스피어 연구자인 레온 가필드가 맡았다. 또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의 전문 배우들을 비롯해 셰익스피어 전공의 배우들이 입힌 목소리는 마치 정통
세익스피어 12편 만화영화로 DVD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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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이거 하나만 걸쳐요?” 얇은 환자복 위에 베이지색 스웨터만 달랑 걸쳐 입은 박솔미가 슬쩍 떠본다. 박정우 감독은 못 들은 척 고개를 돌려 전대성 촬영감독과 카메라 동선을 상의한다. 감독의 싸늘한 응대에 박솔미로선 눈을 흘기는 수밖에 없다. 추위에 무방비로 노출된 건 이성재도 매한가지다. 날렵한 맵시의 양복 안으로 한껏 움츠린 어깨가 덜덜 떨고 있다. <빙우>를 찍으면서 로키 산맥의 한파 맛을 본 그도 짬이 나자 금세 카메라를 피해 모니터 옆 방한기구로 다가가 언 발을 쬔다. 하긴, <바람의 전설>에서 이성재의 발은 꽤나 중요하다. ‘스텝 삼매경’에서 또 다른 인생을 발견한 남자 풍식이 그의 몫이기 때문이다.촬영괄괄한 성격의 연화 또한 좀처럼 입밖에 꺼내지 않은 고단한 현실이 있다. 그녀가 주저하지 않고 풍식에게서 엑소더스의 키를 건네받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12월15일 충남대학교 부속병원 옥상에 차려진 춤판. 전설적인 스텝의 소유자 풍식은 이혼당하고 집
돌리고~ 돌리고~,<바람의 전설> 촬영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