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와 나 사이 태어나는/ 순간이여 거기에 가장 먼 별이 뜬다/ 부여땅 몇천 리/ 마한 쉰네 나라 마을마다/ 만남이여/ 그 이래 하나의 조국인 만남이여/ 이 오랜 땅에서/ 서로 헤어진다는 것은 확대이다/ 어느 누구도 저 혼자일 수 없는/ 끝없는 삶의 행렬이여 내일이여/ 오 사람은 사람 속에서만 사람이다 세계이다
-고은, <만인보>(萬人譜) 서시
김동원 감독은 사람들이 <송환>을 “30년 넘게 감옥에 있었던 특별한 사람들을 12년간 따라다니며 찍은 특별한 다큐멘터리로 보지 말았으면 한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나는 그의 말에 절반은 동의하지만, 절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송환>을 본 사람들은 비전향 장기수 할아버지들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사람을 30, 40년씩 가둬놓는 한국 현대사가 특별한 것이지, 풀어주지 않아서 오랜 징역 살아야 했던 분들이 원래 특별한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송환>의 김동원 감독을 부러워 하는 어느 역사학자로부터
-
아비는 왜 딸에게 묻지 않는가?
<씨네21>은 지난 443호와 445호를 통해 페미니즘 비평을 둘러싼 강성률씨와 심영섭씨의 글을 실었다. 비판과 반론으로 이어진 이 논쟁을 소모적이라고 평가하는 황진미씨는 “다시 텍스트로 돌아가자”는 입장에서 <사마리아>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보내왔다. 그는 “이 글을 페미니즘으로도, 반페미니즘으로도 읽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편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영화읽기 자체”라는 입장이다.편집자
황진미/ 영화평론가 chingmee@hanmail.net
<사마리아>는 흔히들 이야기하듯 ‘딸과 원조교제를 하는 놈들에 복수하고, 딸을 용서하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이 영화가 통쾌한 복수극이자, 부녀간에 말없이 화해를 주고받는 가족드라마로 거칠게 읽었을 때나 가능한 독법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딸은 성매매가 아닌 몸보시를 하고 있었으며, 아비는 딸과는 일체의 교감도 없이 혼자서 심판과
<사마리아>의 ‘윤리’가 가진 폭력성
-
건달, <사마리아>를 보고 김기덕의 변화를 말하다김기덕의 영화는 불편해도 다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학취미가 있는 유능한 애인 같다. 애인이 자꾸 갈구면 이런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남도 아니고 애인이 저러는 건 정말 나한테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일말의 불안은 범죄현장을 찾는 범인의 심리처럼 가학의 상황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그리하여, 그 관계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불안을 매개로 연대한다. 나와 김기덕 영화의 관계가 이렇다. 나는 김기덕의 영화가 나를 구박하는 아주 매력적인 애인 같다. 불편하지만 결코 떠나버릴 수 없는.불편한 이유는 이렇다. 그의 영화는 한번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보지 못한 계층의 육성을 다룬다. 휴머니즘의 필터로 걸러진 얌전한 재현의 대상이 아니라, 핏발 선 눈으로 카메라 렌즈를 째려보는 재현의 주체로서 소외계층을 다룬다. 이들의 존재는 폭력과 더러움과 야비함의 이물감으로 화면 속으로 들이밀어진다. “너희들 이런 삶도 있는 것 알아?”
김기덕은 ‘귀순’하는가?
-
4월 둘째주말, 9일 개봉작 가운데는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어려웠던 걸작 애니메이션 한편이 포함돼 있다. 르네 랄루 감독의 프랑스 애니메이션 <판타스틱 플래닛>은 73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면서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지금까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애니메이션이 진출한 건 이 작품과 2001년 <슈렉> 둘 뿐으로, <슈렉>도 상을 받지는 못했다.
인간과 조금 다르게 생겼으나 매우 진화된 문명을 누리고 사는 거대한 종족이 사는 별에, 이 종족의 엄지손가락만한 인간들이 기생해 산다. 거대한 종족은 인간들을 애완동물로 사육하기도 하고, 야생으로 돌아다니는 인간들을 바퀴벌레처럼 죽여버리기도 한다. 미개해 보이던 인간들이 거대한 종족의 지식을 훔쳐 학습하고서 반란을 꾀한다.
쉬운 이야기, 평화공존이라는 메시지는 어린이들과 함께 보기에 손색이 없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보기 힘든 엉뚱
[주말극장가] 칸이 인정한 <판타스틱 플래닛>
-
-
“포르노는 하나의 유효한 영화장르다. 액션이나 로맨틱코미디처럼 장르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제작현장도 음지에서 양지로 나올 필요가 있다.” 9일 막을 내리는 제6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쏟아져 나온 ‘말, 말, 말’가운데 가장 도발적인 발언은 바로 다큐멘터리 <벌거벗은 페미니스트>를 출품한 여성감독 루이사 아킬리(31)가 관객과의 대화에서 꺼낸 이 말일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73편의 이번 영화제 상영작 중 가장 논쟁적인 작품으로 꼽힐 만하다.
배우나 감독, 제작자 등 미국 포르노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인터뷰한 <벌거벗은 페미니스트>는 여성을 착취하고 희생시킨다는 포르노에 대한 일반적 시각을 전복한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여성으로서의 발언권을 행사하는 포르노 여배우들의 이야기는 일반인들에게 충격적이기조차 하다. 이 영화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미국 보스턴과 영국 런던에서 영화이론을 공부한 루이사 아킬리의 첫 연출작이다.
진보적 페미니스트들과 보수
서울여성영화제 논쟁 부른 루이사 아킬리 감독
-
15일 총선을 앞두고 고조된 선거 열기가 영화가로 이어지고 있다.<슈렉2>의 수입ㆍ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선거 전단을 흉내낸 티저 포스터를배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진정한 슈렉을 찾아주세요'라는 이름으로 횡으로 연결된 포스터에는 영화속 캐릭터인 왕자, 슈렉, 장화 신은 고양이가 각각 기호를 달고 등장해 자신이 진짜 슈렉임을 주장하고 있다.벽보에 적힌 핸드폰 번호(011-200-0618)로 전화를 걸면 각 '후보'의 주장을 들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입사는 영화의 홈페이지( www.shrek2.co.kr)에서 벽보 광고를 디지털 카메라나 카메라폰으로 촬영해 게시판에 올리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펼치고 있다.손창민ㆍ정준호 주연의 <나두야 간다>(제작 화이트리 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주부터 영화의 제목을 이용해 '정준호, 손창민도 투표하러… 나두야 간다'는 문구를담은 벽보를 배보했다.5월 말 개봉을 앞둔 이 영화에 대해 영화의 마케팅 팀은 영화 제목에 대한
영화가, 총선활용 홍보 아이디어 반짝
-
국내 영화가에 일본 거장 감독들의 작품이 잇따라 선보인다. 이달 말까지 극장가에는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고하토>(사진),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밝은 미래>와 <강령>,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랴퓨타> 등 다섯 편의 작품이 내걸린다.23일 개봉하는 <고하토>는 <감각의 제국>, <열정의 제국> 등을 만들며 일본의장뤽 고다르로 칭송받은 거장 감독 오시마 나기사(81)가 만든 1999년 작품. <막스내사랑> 이후 13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감독은 제작발표회 이후 뇌일혈로 쓰러져 결국 휠체어에 앉아 어렵게 영화를 완성했다.사회적으로나 개인적 차원에서나 금기에 도전해오던 이 노장 감독이 이번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사무라이 집단 내의 동성애. 다른 무사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미소년 무사 가노
일본 거장들 영화, 줄줄이 개봉
-
한지민 >>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의 든든한 동료 의녀 ‘신비’로 출연하여 눈길을 끌었던 한지민이 <청연>에 합류한다. 한국 최초 여류비행사 박경원(장진영)의 삶을 다룬 이 영화에는 이미 장진영과 김주혁, 유민 등이 캐스팅된 상태. 한지민이 맡게 된 ‘정희’는 박경원의 비행학교 후배로 친자매처럼 따르던 경원과 한지혁(김주혁)을 사이에 두고 갈등하는 역할. <청연>은 그의 영화 데뷔작이다. <대장금>의 신비-장금의 파트너십에 이어 <청연>의 정희-경원의 자매애까지, 인상적인 인물의 조력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셜리 매클레인, 마이클 케인 >> 셜리 매클레인과 마이클 케인이 니콜 키드먼의 부모가 된다. 두 사람은 1960년대의 인기 TV쇼를 영화화하는 <비위치드>(Bewitched)에서 니콜 키드먼이 연기하는 사만사의 부모로 나란히 캐스팅됐다. 1966년 영화 <갬빗>에서
[캐스팅 소식] 한지민 <청연>으로 영화 데뷔 外
-
톰 크루즈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공식적으로 이별을 선언했다. 두 사람은 톰 크루즈가 니콜 키드먼과 헤어진 직후, 영화 <바닐라 스카이>의 촬영장에서 만나 3년째 사귀어오던 중이었다.
대변인들은 두 사람이 헤어졌지만 여전히 좋은 친구로 남아 있으며 톰 크루즈의 종교인 사이언톨로지가 이별의 원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직접적인 이별의 원인은 모호한 가운데, 파파라치들은 이들 각자의 새 연인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톰 크루즈, 페넬로페 크루즈 공식 결별 선언
-
벤지가 돌아온다. 이번에는 더욱 놀라운 ‘견공 승리’의 실화를 싣고. 1975년의 전세계적 히트작 <벤지>의 리메이크 <벤지 돌아오다>의 주인공으로 3살 반 먹은 견공이 캐스팅됐다.
새로운 벤지로 화려하게 데뷔할 이 견공은 길을 잃고 헤매다니다가 미시시피 동물보호소에 의해 구출된 떠돌이 잡종견이라고. 보호소의 철장에서 외롭게 주인을 기다리던 견공은 이제 부러울 것 없는 헐리우드의 대스타로 등극하게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견공 승리가 아닌가.
돌아온 벤지
-
봉준호 감독의 단편 <인플루엔자>의 두 배우. 주연인 윤제문은 이공프로젝트 <싱크 앤드 라이즈> 이후 연속으로 봉준호 감독의 단편에 출연했고, 고수희는 <플란다스의 개>에서 배두나의 친구 뚱녀를 연기했다. 인터뷰 당시 연극 <삼총사>를 공연 중이었던 두 사람은 <정글쥬스>(윤제문), <굳세어라 금순아>, <아 유 레디?>(고수희) 등의 영화에도 출연한 바 있다.봉준호 감독과 어떤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나.윤제문: 처음에 감독님께서 내가 공연하는 <청춘예찬>이란 연극을 봤다. 두 영화 모두 감독님 제의를 받고는 시나리오도 보기 전에 출연하겠다고 했다.<플란다스의 개>에서 뚱녀 역할이 너무 인상적이었다.고수희: 사람들이 보더니 “야, 그거 결국 다 니 실제 생활이지?” 그러더라. 사실 뚱녀가 나랑 같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어쨌든 그 작업을 계기로 영화에서는 선생님과도 같은 봉 감독님을 알게
지금이 너무 좋아요, <인플루엔자>의 윤제문, 고수희
-
<그 집 앞>으로 국내외 평단의 주목을 받은 김진아 감독이 미국 하버드대학 영화과의 초빙감독 겸 교수로 초청받았다. 그를 초청한 하버드대학쪽은 다큐멘터리와 비디오 아트, 극영화를 넘나드는 감독의 능력에 감명받아 초청 결정을 내렸으며 하버드에 예술적 자극을 부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는 지금까지 할 하틀리, 샹탈 애커만, 라울 루이즈 등 많은 예술영화 감독들을 초청해왔으며 아시아 지역 감독으로서는 김진아 감독이 처음이다.
김진아 감독은 앞으로 하버드대학에서 작품 활동과 함께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제작, 현대 한국영화 감상 등의 수업을 강의하게 된다. 개봉관을 잡지 못해 개봉이 불가능해 보였던 그녀의 작품 <그 집 앞>은 다행히도 4월에 개최되는 여성영화제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멀티플렉스와 1천만 관객 시대에 개봉관 하나 잡지 못하는 우리의 독립 영화인들, 그들의 재능을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먼저 인정받았다는 것은 무척 아이로니컬한 일이다.
하버드 강단 서는 김진아 감독
-
<겨울연가>의 오채린, <올인>의 서진희. 두 인물 모두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나 자신감이 넘친다. 4살 때부터 고2 때까지 피아노를 배우다 “2평 남짓한 공간에서 나머지 생을 다 보내야 하는 것이 싫어서” 과감하게 피아노를 그만둔 뒤 MBC 공채 탤런트로 연기에 입문한 박솔미는 이 두편의 인기드라마에서 차갑고 도도한 인물을 연기해 주목받았다. 그렇다면 박솔미의 스크린 데뷔작 <바람의 전설>의 송연화는 어떤가. “신경질적인 여자예요. 웃지도 않고, 사는 게 재미가 없는 거죠. 그러다 엔딩에는 한번 활짝 웃게 돼요.” 세상사 제맘대로 되지 않아 분통을 터트리는 터프한 여자 형사라니. 의외다.
박솔미는 의사표시가 선명하다. 사진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거리낌없이 혼잣말로 “재미있어, 재미없어”를 번갈아 되뇐다. 첫 영화 <바람의 전설>에서 송연화 역할을 ‘따낸’ 사연도 그녀의 솔직하고 직선적인 기질을 단박에 보여준다. 연화 역은 애초 내정된 배우
‘스크린’ 바람 났어요, <바람의 전설> 박솔미
-
CJ그룹이 인터넷 포털/게임기업 플레너스를 인수해 인터넷사업에 본격 진출했다.CJ엔터테인먼트와 CJ㈜는 8일 플레너스와 지분인수 계약을 맺고 플레너스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CJ그룹이 인수하는 플레너스 주식은 플레너스 최대주주 방준혁 사장의 주식 485만주(22.8%)중 400만주(18.8%)로 매입가격은 주당 2만원씩 총 800억원이다.인수대금 800억원은 CJ엔터테인먼트가 420억원, CJ가 380억원씩 출자하며 방사장의 경영권은 향후 3년간 보장된다.이번 계약에 대해 CJ와 플레너스는 "새로운 성장산업인 인터넷 사업을 육성하려는 CJ의 의지와 인터넷 업계에서 선두기업으로 성장하려는 플레너스의 비전이 맞아 어진 결과"라고 밝혔다.플레너스 인수로 CJ는 기존 사업에 인터넷/게임사업을 더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으며 플레너스는 그룹의 지원을 받아 공격적인 사업이 가능해졌다.특히 CJ의 영화, 공연 등 기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과 플레너스의 인터넷
[종합]CJ, 플레너스 인수 인터넷사업 본격 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