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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ㆍ염정아ㆍ백윤식ㆍ이문식 주연의 영화 <범죄의 재구성>(제작 싸이더스)이 30일 촬영을 마쳤다. <눈물>의 조감독 출신인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은 다섯 명의 전 문 사기꾼이 모여 한국은행 50억원 사기 범죄를 꾸민다는 줄거리의 영화. 박신양은 젊고 배짱 좋은 사기꾼 '창혁' 역을, 염정아는 농염한 사기꾼 '인경' 역을, 백윤식은 사기꾼들의 전설 '김선생' 역을 각각 맡아 연기한다.
29일 오후에 시작된 마지막 촬영은 사기꾼 창혁과 김선생 등이 형사들과 빗속에서 접전을 벌이는 장면으로, 30일 오전 8시까지 밤새 인천 자유공원에서 진행됐다.
<범죄의 재구성>은 후반작업을 거쳐 4월께 쇼박스 배급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범죄의 재구성> 촬영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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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젖소부인 바람났네>의 주인공 진도희(35)씨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던 에로비디오 제작자 한지일(58)씨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지방검찰청에게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한씨의 인터넷 사이트가 서비스하는 콘텐츠가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거친 내용인데다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한지일씨는 3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진씨의 민형사상 소송 제기로 사이트 운영을 중단하고 비디오테이프까지 반품되다보니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뒤 "비록 검찰에서 혐의를 벗겨주기는 했으나 아직도 나를 파렴치범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억울하다"고 호소했다.이에 대해 진도희씨는 "검찰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해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 "한씨가 주장하는 10년 전속계약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고 직간접으로 많은 피해를 본 만큼 민사소송은 계속 진행하겠다"고
한지일씨, 명예훼손 혐의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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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의 <실미도>가 개봉 37일째인 29일 전국 관객 8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의 홍보사 이노기획에 따르면 <실미도>는 이날 현재 서울 237만1천명, 전국805만5천명을 동원했다. 이노기획측은 "이는 <친구>의 800만 돌파 기록을 43일 정도 앞당긴 것"이라며 "31일께 최고 흥행작인 '친구'의 818만명(한국영상자료원 발표) 기록을 깰 수 있을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실미도> 전국 800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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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그 다음이 필요하다
자, 이제 내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일까? 한국영화의 2003년의 경향에 대해 패배주의적 진단을 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전 지구적 동시적 사유, 포스트 휴먼적 경향에 대해 말하려는 것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아니, 아닌 것에 더 가깝게 쓰려고 한다. 한국영화의 경향은 분명 그 특수성을 가지고 있지만, 세계 영화사가 축적해온 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펼치고 있는 관행, 장르, 양식, 그리고 사고의 진행방향과 비동시적 동시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영화 점유율이 50%가 넘었다고 해서 우리가 사실은 “순수한” 한국영화를 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국적”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피식민은 탈식민적 전화의 과정으로 틈입하지 않고서는 식민을 복제하고 재생산하면서 그것이 자신의 것, 자신의 성취라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세계사적으로 비서구, 비헤게모니 국가로서의 “한국적”인 영화 사유란 바로 이 사슬, 이 매듭을 단절시킬 때 혹은 왜
해체에 나선 남성감독들, 장도에 오른 여성감독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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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 우주를 끌어들여 남한 현대사를 폭파하다
이제 <지구를 지켜라!>를 보자. 이 영화에서 병구(신하균)는 안드로메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키지 못하면,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극중 인물 병구의 이러한 믿음에 처음부터 공유, 공감할 관객은 물론 아무도 없다. 병구의 가공할 고문도구, 신신 물파스 하며 그의 정신병력 경력, 심지어 병구의 젤소미나(극중 이름 순이)도 병구를 믿지 않고 떠나는 마당에야. 영화는 스릴러, 코미디, 순이 주연의 멜로드라마, 게다가 다큐멘터리풍의 장면들까지 동원해 홀로 지구수비대를 자청한 병구의 이야기를 한편으로는 한국 근대사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교육의 희생자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바로 그것으로 기인한 광증으로 환원하게 한다. 이 영화는 다른 영화들처럼 관객이 영화적 개연성을 받아들여, 불신을 유예시킴으로써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에 대한 불신의 지속이 영화를 연속하
해체에 나선 남성감독들, 장도에 오른 여성감독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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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한국영화를 진단하는 연속기획, 이번주에는 김소영 교수가 바톤을 건네 받았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인터넷 소설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관객의 문제를 사유했던 영화평론가 정성일(<씨네21 436호 참조)에 이어 김소영 교수는 <올드보이> <지구를 지켜라!> <그 집 앞> 등의 문제작들이 이룬 비상한 성취와 한계를 명료하고 유려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올드보이> - 당신의 꿈은 복제된 것이다
2003년의 경향, <올드보이>와 <지구를 지켜라!>로부터 시작하자. 코드명: 나는 네가 꾸는 꿈 혹은 너는 내가 꾸는 꿈!
<올드보이>에는 의미화 과정을 붕괴시키는 전략들이 있다. 서사적 시퀀스, 비주얼을 끊임없이 자체 훼손시켜, 방금 단단해지려고 했던 영화의 진정성, 숭고함 내지 그럴듯함을 해체시키는 것이다. 대수(최민식)가 내뱉는 문어체 말투, 때아닌 농담, 벽지와 머리모양, 감금된
해체에 나선 남성감독들, 장도에 오른 여성감독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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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성 - 창작의 고통과 즐거움
2004. 1. 5 37회차 촬영장
부천에서의 촬영 마지막날. 오전 10시가 조금 넘자 배우들이 나타난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대본은 A4 1장짜리다. 이날도 2컷을 찍는다(여느 영화라면 하루에 10컷 정도는 찍는다). 배우들이 대본을 열심히 보기 시작하고, 감독은 연출부를 데리고 동선을 점검한다. 갑자기 배우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형, 시나리오 봤지. 오늘, 고생 좀 하겠네.”(유지태) “그러게. 이거 어떤 표정을 해야 되나.”(김태우) 그들이 말한 대목은 이런 것이다.
약수물이 가득 담겨진 보온병을 들고 내려오는 선화, 한발 뒤로 따라 내려오는 헌준. 오른손을 가슴에 대보는 헌준. 몸이 너무 오래 지속된 긴장에 저절로 이상현상을 보이는 것. 심장이 이상하게 벌럭벌럭 뛰는 거 같고, 아, 내가 참 고민 지독하게 하고 있구나, 하면서, 그런 게 이렇게 몸으로 바로 나타난다는 것이 신기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그런 표정. 어이없고, 피곤하고, 비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촬영장 동행취재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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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모인 한 문장
16번 찍고 정작 첫 번째 것을 택했는데.초반의 에너지는 후반으로 갈수록 흐트러진다. 좀더 완벽한 걸 기대하면서 자꾸 찍게 되는 데 어느 순간에 가면 한계에 부딪힌다. 그 순간을 넘어서면 연기자만 힘들어지고 마이너스 효과만 나올 뿐이다. 서너컷이 좋았고, 그걸 잘 활용하면 될 것 같다.
리허설도 그렇고 놀랄 정도로 꼼꼼히 챙기고 지시한다.내가 극사실주의를 추구하는 건 아니다. 예전부터 내 영화를 두고 표면이란 말을 많이 쓰던데, 표면을 좌우하는 그 밑의 어떤 이데올로기 같은 것을 중시하는 뜻에서 표면을 중시하고 다루는 건 아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우선순위 안에서는 디테일하게 챙기지만, 어떤 부분은 놀랄 정도로 아예 무시해버리기도 한다. 감독이 모든 걸 다 통제하고 챙길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될 때 그럴 뿐이다. 내 영화가 늘 그렇지 않나? 순간순간은 리얼할지 몰라도 엮어놓으면 아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촬영장 동행취재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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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교만에 대한 혐오, 그리고 자기연민
대폿집에서 1차 테스트 촬영이 끝났다. 친분이 있는 한 스탭이 너무 재밌다는 표정으로 다가와 말을 건넨다. “저거, 완전히 감독님이네요. 유지태씨가 하는 대사도 감독님이 하는 말씀하고 똑같아, 손짓도. 어쩌면 저렇게 닮았죠.” 이날 촬영 대본 역시 A4 2장짜리로 현장에서 감독이 바로 써서 건네준 것이다. 선화와 만난 다음날이다. 전날 밤 다들 취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긴가민가해서 문호의 기분이 별로 안 좋다. 문호는 삼각구도 안에서 어떤 모멸감을 느끼던 차에 돌잔치에 모여든 학생들을 우연히 만나 술자리까지 동석했다. 그는 제자들 사이에서 어떤 우월감을 느낄 수 있겠거니 했다가 그 기대감이 산산조각나는 순간을 겪는다. 이 순간의 문호가 딱 홍상수라는 것이다. 4분짜리 롱테이크의 각본은 이렇다.
술판이 간 지 꽤 된다. 문호와 일곱 학생들은 술을 마시고 있다. 문호가 뭔가 게임에 걸렸다. 술을 마셔야 되고, 지금 한잔을 마시고 있다. 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촬영장 동행취재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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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성 - 완벽하게 디렉팅 된 인공의 세계
2003. 12. 13 26회차 촬영장
처음 허용된 시간은 3분이었다. 경기도 부천의 허름한 호프집에서 벌어진 리허설 장면을 취재하는 데 주어진 시간이 그랬다. 좁은 공간이었고,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첫 촬영장 공개인 만큼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영화사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각 매체에 배당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의외의 장면을 목격했다. 현장에서 즉흥성을 중시한다던 홍상수 감독이 배우에게 대사의 억양, 고갯짓의 크기까지 너무나 세세하게 ‘디렉팅’하고 있었다. 유지태와 김태우가 진짜 소주와 맥주를 마시는 건 예상했던 일이지만 감독과 번갈아 대사를 되뇌일 줄은 몰랐다.
헌준(김태우)과 후배 문호(유지태)가 7년 전의 연인인 선화(성현아)를 찾아와 기다리는 참이다. 헌준이 먼저 선화와 연애를 했고, 얼마 뒤 선화를 남겨두고 도망치듯 유학을 갔다. 그뒤에 선화는 문호와 연애를 했다. 두 사람과의 연애가 끝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촬영장 동행취재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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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연스러움, 인공의 세계와 딱 붙어있도다
1월10일 홍상수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5월 초 개봉예정)가 크랭크업했다. 홍상수 영화는 국내외에서 임권택 감독 버금가는 관심을 끌어당기는 초미의 관심사다. 그렇지만 그의 영화는 감독 스스로 완성품을 내놓기까지 늘 짙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영화 제작에 집중해야 할 에너지가 자칫 엉뚱하게 방해받아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그 위험을 무릅쓰고 홍상수 감독이 몇 차례의 촬영장 취재를 기꺼이 허용해주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의 촬영현장은 그의 영화를 쏙 빼닮았다.
홍상수 영화에 대한 분석은, 좀 과장스럽게 말하면, 차고도 넘친다. 그런데 그의 영화에 대한 선호와 가치 평가를 떠나서 대체로 합의되는 것이 있다. 언뜻 의미없어 보이는 사건과 배경을 의미있어 보이는 사건과 배경 속에 빼곡히 깔아놓음으로 해서 무수히 많은 질문을 쏟아내고(영화평론가 심영섭이 <오! 수정>과 &l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촬영장 동행취재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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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마지막 주말 개봉작 중에는 평균 이상의 완성도와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영화들이 몇편 포진해 있다. 존 쿠잭, 진 해크먼, 더스틴 호프만 등 배역이 화려한 <런어웨이>는 존 그리셤 소설이 원작인 영화 중에서도 연출이 잘 된 쪽에 속하는 깔끔한 법정 스릴러물이다. 존 그리셤 소설이 영화화할 때, 법정 안보다 법정 밖의 액션이 강조되면서 옆길로 새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가 않다. 일련의 전문가들을 거느리고 움직이는 배심원 컨설턴트와, 여기 맞선 한 남녀 커플이 배심원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쟁탈전을 벌인다. ‘골리앗과 다윗’ 같은 이 싸움은 법정 밖의 협잡과 매수, 암거래로 이어지지만 그게 막 나가지 않고 다시 법정 안의 질서로 환원돼 평결로 승부한다. 미국 재판문화의 이면을 엿보게 하면서도 좋은 편의 산뜻한 승리로 귀결되는, 존 그리셤 소설의 맛을 잘 살린다.
춤과 노래 속에 멜로, 액션, 드라마를 함께 버무리는 인도 마살라 영화의 특성을 영미식 로
[주말극장가] <런어웨이>, <구루>, <자토이치> 개성 넘치는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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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류 감독 `도쿄 데카당스' 개봉 좌절제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조치가 시행되자마자 지난 2일 수입추천을 신청해 일본 성인영화 상륙 1호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무라카미 류 감독의 `도쿄 데카당스'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수입추천소위원회는 29일 회의를 열어 백두대간이 신청한 `도쿄 데카당스'의 수입추천을 불허했다.무라카미 류가 1988년 발표한 소설 `토파즈'를 92년 스스로 메가폰을 잡아 같은 이름으로 영화화한 이 작품은 해외에서 `도쿄 데카당스'란 이름으로 소개됐다. SM(사디즘ㆍ마조히즘)클럽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도시인의 정신적 공허를 그린 영화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유수열 수입추천소위 의장은 "변태적인 성애 장면이 지나치게 빈번하게 등장하고 묘사의 수위가 높아 국민의 정서에 반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수입사인 백두대간의 김상아 마케팅팀장은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에 따라 국내 개봉이
日영화 4차개방 신청 1호작 수입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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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안방을 찾을 대형 사극 가운데 한국방송 <이순신>과 에스비에스 <장길산>의 시놉시스가 마침내 나왔다. 두 작품 모두 개성이 강한 남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데다, 방송사들은 이 캐릭터를 통해 시대에 대한 발언을 하려한다는 점에서 그 내용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영화배우 유오성이 장길산 역에 낙점되었고, 이순신 역에는 영화배우 정준호가 이번주말 사인할 예정이다. 아직 방영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르면 7월께 브라운관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드라마 <이순신>은 지금의 시대가 확고한 원칙속 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한다. “흔들림 없는 애국심과 용기” “위기속 필사즉생의 정신”을 가졌으면서도 “상관의 명령이라도 원칙에 어긋난 것은 따르지 않은” 이순신과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순신은 왜적의 주특기인 백병전을 깨기 위해 거북선을 창안한 ‘혁신주의자’이자 선조의 끊임없는 견제 속에서 시대와의 긴장관계를 극복한
이순신 "장군"에 장길산 "멍군"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