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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포문을 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로이>가 11일 오후 종로의 한 극장에서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트로이>는 블록버스터 시즌의 신호탄인데다가 <오션스 일레븐> 이후 오랜만에 복귀하는 브래드 피트 주연으로 더욱 화제가 됐던 작품. <퍼펙트 스톰>의 볼프강 페터슨 감독이 재현한 3천년전의 '트로이'는 1만2천평 규모로 재건된 트로이성 세트와,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장면촬영, 고증에 완벽을 기한 궁중의상만으로도 『일리아드』속의 신화로 관객을 안내한다. 브래드 피트가 불세출의 영웅 아킬레스로 등장하는 <트로이>는 어떤 모습일까? 몇가지 팁을 통해 그 안을 따라가본다.
Scale
<트로이>의 제작비는 약2억불. 어마어마한 제작비에 걸맞게 지워진 세트도, 동원된 엑스트라도, 스펙터클한 전투씬도 블록버스터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제작진은 터키에서 발굴된 트로이 유적지의 고증자료를 기반으로 전투가 주로 이루어지는
브래드 피트 주연 <트로이>, 언론에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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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3∼30일 이탈리아 우디네에서 열린 극동영화제(Far East Film Festival) 같은 작은 영화제는 지나치기 쉽다. 동아시아영화, 특히 상업영화에 중점을 둔 이 영화제는 올해 홍콩, 일본, 중국, 필리핀, 타이 등에서 온 56편의 영화 가운데 한국영화를 10편 상영했다. 최신 흐름을 잘 타기 위해 영화제에서는 각국 영화를 추천하고 영화제 자료집에 기고할 프로그램 자문의 협력을 받는다. 본인은 2002년부터 한국 담당으로 일해왔다.
우디네영화제는 특별난 구석이 있다. 아시아 상업영화를 상영하는 대부분의 영화제는 공포나 액션 등 ‘판타스틱’ 장르를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우디네의 관객은 다른 장르 못지않게 잘 만든 멜로드라마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올해는 한국영화 < …ing >가 특히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 영화제는 영화 전공 학생 300명을 무료로 재워주고 <이코노미스트>와 <BBC> 라디오 방송을 포함한 이탈리아와 유럽 전역의
[외신기자클럽] 작지만 힘센 우디네 극동영화제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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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운로드 마니아 Sez씨
Sez(가명·18)는 학생이다. 이 지면에서 그의 신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밝힐 수 없음은 애석한 일이지만, 한명의 학생에게 가혹한 법률상의 주홍글씨를 붙이는 것은 피하도록 하자. Sez가 디빅(Divx)이라는 손쉬운 영화보기를 선택하게 된 것은 아파트촌으로 그 엄청난 초고속 인터넷 케이블이 침범하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아파트는 거의 모두 광통신이 가능하다. 인구밀도도 높으니 한곳에만 설치해도 잠재수요가 엄청나지 않나”라고 설명하는 그는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알 P2P(개인과 개인의 하드를 연결해서 서로 다운로드하는 것을 가능케해주는 프로그램) 중 하나를 이용하고 있다. 그가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이유에도 나름의 사정은 있다. “검열제도는 여전해서 제대로 검열되지 않은 영화를 보는 것도 여전히 힘들다. 멀티플렉스로 관은 늘어났지만 언제나 한 영화만 다수의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고. 프랑수아 오종의 〈8명의 여인들>은 2002년 개봉이 2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6] - 영화 다운로드 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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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로그 운영자 홍지로씨
http://sabbath.egloos.com는 서울대학교 인문대 2학년에 재학 중인 홍지로(20)씨의 공간이다. 문학에 대한 꿈을 꾸면서 서울로 상경한 광주 청년은 영화공동체 씨네꼼을 만나서 영화의 재미를 알았다. 그러나 동아리도 인터넷 커뮤니티들도 더 많은 영화광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그의 끊임없는 욕구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홍지로씨가 발견한 것은 블로그라는 새로운 매체였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채워진 이 둥지들에 공통적인 화두로 ‘영화’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이 그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홈페이지처럼 폐쇄적이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영화 이야기를 읽어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커뮤니티에 적응하기 위해 그 집단의 성향에 자신의 영화취향을 맞출 필요도 없었다. 블로그의 가장 큰 특성은 “링크와 트랙백으로 손쉽게 연결이 가능하다. 내 블로그에 덧글을 단 사람의 이름을 클릭하기만 하면 쉽게 그 사람의 글을 볼 수 있다. 홈페이지나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5] - 영화 블로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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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콜렉터 전승민씨
모 금융회사 과장 전승민(33)씨. 맞선 자리에서 오가는 그 흔한 질문이 그에겐 다소 곤란하다. “취미가 뭐예요?” “DVD 타이틀을 모으고 있습니다.” “몇장 모으셨어요?” “몇장일 것 같아요?” “설마 100장?” 이런 식이다. 그가 소장한 타이틀은 대략 1700여장. 그나마 박스 세트로 구입한 것들을 모두 한장으로 쳤을 때의 이야기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것은 ‘제법이군’ 정도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상상이 안 가는 수준이다.
전승민씨는 대학 때는 과후배들과 영화동호회를 운영했고, 단편영화 스탭으로 참여하기도 했지만, 시네마테크 문화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거기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 영화를 제대로 모른다는 듯한, 왠지 모를 우월감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지난 2001년 퇴직금 중간 정산을 했다. 그리고 그중 일부로 AV 시스템을 소박하게 장만했다. 그렇게 눈뜨게 된 DVD의 세계. 예술영화전용관에서 개최하는 영화제들을 쫓아다니지 않는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4] - DVD 컬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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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싹쓸이파 박지만씨
1992년 4월. 국내 최초로 고다르 영화 10여편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영됐을 때, <네멋대로 해라>를 본 박지만(33)씨는 어떤 영화도 보여주지 못했던 자유로움을 느꼈다. ‘개안의 순간’ 이후, 그는 시네마테크 ‘씨앙씨에’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김태일 감독을 따라 ‘푸른영상’에 들어가서 촬영을 하거나, 독립단편영화 스탭을 하면서 픽션과 논픽션, 영화제작과 감상의 경계에 있었다. 그런 그의 정체성을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명칭은 ‘영화제 싹쓸이파’. “영화제를 한번 가면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다. 광주영화제에서는 주간 4, 5편. 심야까지 이어서 보기를 3박4일 동안 했었다.” 하루에 8, 9편의 영화를 본 셈인데, 그렇다면 도대체 잠은 언제? 라는 질문이 이어진다. “매표 시작하기 전 줄을 서면서 좀 잔다.” 이쯤되면 인간의 경지가 아니다. 여기에 지난해 한해 그가 극장에서 본 영화가 1천여편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에게 영화보기는 중독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3] - 영화제 싹쓸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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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가 아닌 자유로운 소통을 추구한다
이처럼 이전 세대 영화광들이 닦아놓은 터전 위에서, ‘이C’ 같은 신세대 영화광들은 누릴 것이 많아졌다. 특히 개인의 취향과 기호가 중요해지면서, 이에 따라 영화를 보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DVD와 인터넷, 개봉관과 시네마테크, 영화제 등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영화광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에 가장 적합한 포맷을 찾아 이를 고집하고 있다. “영화는 필름으로 봐야 한다”는 믿음과 ‘고전영화’에 대한 갈망이 깊은 이들은 이즈음 한달에 한번꼴로 열리는 명감독 회고전을 문지방 닳도록 드나든다. “자주 보이는 얼굴들이 있는 걸 보면, 안정적인 관객층이 형성된 것 같다”는 것이 문화학교 서울 사무국장 김노경씨의 조심스러운 분석. 그러나 ‘네임 밸류’가 높은 감독의 회고전에도 ‘대표작’이랄 만한 특정 작품에 관객이 폭주하는 현상에 대해선 “몇몇 대표작만 보고 그 감독을 다 알았다고 믿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하는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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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문화원 세대가 있었다. 1970년대 말, 개봉영화에 만족할 수 없었던 열혈 영화청년들은 프랑스 문화원과 독일 문화원을 돌며 누벨바그와 뉴저먼 시네마를 배웠고, ‘순례자’의 마음으로 그들의 영화를 봤다. 변변한 영화서적이 없던 시절, 원서로 영화이론과 영화사를 깨우쳤고, 고다르, 안토니오니, 파스빈더의 영화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15년 뒤쯤, 전혀 다른 영화광 집단이 출현했다. 문화원 세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가는 이들도 많았지만, ‘고전’과 ‘정통’의 이름에 가려졌던 장르영화와 컬트영화를 옹호하는 이들이 PC통신으로 접속했고, 취향과 기호가 맞는 이들끼리 어울려 놀았다. 그리고 관습과 결별한 새로운 영화들을 만들어 내놓기 시작했다. 애매한 건 지금이다. 개봉관도 시네마테크도 활황이고, DVD와 인터넷을 통한 영화보기도 인기다. 영화도 많아졌고, 보기도 수월해졌다. 그러니, 지금의 영화광들에게는 ‘발견’이 아니라 ‘선택’이 문제다. 우리는 문득 3세대 영화광이 존재하는지, 그렇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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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Complex> 작가 류훈
류훈(32)씨는 미대 출신이다. 서양화를 전공했다. 하지만 2학년 이후론 붓을 잡아본 적이 없다. “고작해야 가족이나 친구들만이 찾는 전시회가 싫었고, 소통 불가능한 순수의 세계가 갑갑해졌다.” 그리곤 비디오 아트로 전향했다. 외국에서 유학한 젊은 교수들의 강의를 듣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그러다 한편의 영화를 만났다. . 만삭의 아내와 함께 추운 겨울밤 덜덜 떨면서 극장을 찾았고, 나오는 길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얼마 지나 아내는 예쁜 딸을 낳았고, 그는 영화에의 꿈을 얻었다. 1년 뒤. 그는 가족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아트 칼리지로 유학을 떠났고, 3년 동안 영화연출 공부를 마치고 2002년에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급한 마음에 영화사를 전전하며 시나리오를 내밀었지만 매번 가능성만을 확인받는 것으로 끝이 났다. <Complex>는 “먹고살기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3] - 금상 작가 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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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이유정과 박해일> 작가 하수진
하수진(34)씨는 시나리오를 쓴 지 2년이 채 안 되는 초보작가다. 지금까지 습작한 시나리오도 서너편 뿐이다. 2002년 한겨례문화센터 시나리오 강좌에 등록한 것도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었다. 코흘리개 때부터 그의 꿈은 만화가.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꿈은 취미로 전락했고, 졸업한 뒤 “1년에 3번은 외국을 보내준다”는 말에 혹해 여행사에 입사했다. 지금은 12년 경력의 모 여행사 과장이다. 그런 그가 불쑥 시나리오를 배우겠다고 맘먹은 데는 회사 생활 10년 만에 묵혀놨던 만화가의 꿈이 슬슬 발동해서다. <몬스터>와 비슷한 소재가 떠올랐고, 이를 10권 정도의 만화로 그려내려면 먼저 캐릭터를 빚고 스토리를 굽는 연습이 필요했다고 판단했던 그는 적당한 강좌가 없는 탓에 영화 시나리오 강좌를 찾아 들었다. 그런데, 일은 여기서부터 이상하게 풀렸다. 시나리오를 쓰면 쓸수록 재밌었고, 좀처럼 지겨움이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2] - 대상 <이유정과 박해일> 작가 하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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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 하수진 <이유정과 박해일>
● 금상 류훈 <Complex>
영화배우 한석규가 전액 후원하고, 인터넷 한겨레와 <씨네21>이 공동 주최하는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407편이 응모한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은 하수진씨의 <이유정과 박해일>이 차지했다. 스타를 연인으로 갖게 된다는 노처녀의 엉뚱한 상상을 발랄한 톤으로 버무린 것이 심사위원들에게 큰 점수를 얻은 듯. 금상은 <이유정과 박해일>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류훈씨의 스릴러 <Complex>가 받았다. 아줌마 검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내세운 것은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밋밋한 구성은 아쉬움을 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응모작 중 스릴러물이 가장 많았다고.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대상에는 1천만원이, 금상에는 500만원이 수여된다. 아래는 한선규 힘픽처스 대표와 함께 심사를 맡은 이승재 LJ필름 대표의 심사평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1] - 심사결과 및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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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 2주년 기념으로 13편의 영화 상영2002년 5월10일 개관 이후 각종 회고전으로 영화애호가들의 호응을 얻으며 자리를 굳힌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푸짐한 두돌 생일 잔칫상을 차리고 영화팬들을 초청한다. 5월11일부터 19일까지 ‘시네필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아트시네마 개관 2주년 기념 영화제는 종합선물세트. 특정감독이나 유파를 테마로 고르는 대신, 193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사랑받은 13편의 수작을 묶었다. 영화제 기간 중에는 오늘날의 영화광과 시네마테크 문화, 영화 문화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토의하는 대화의 시간도 마련된다.편집자<시네필의 향연-서울아트시네마 개관 2주년 기념영화제>일시 : 5월11일(화)∼19일(수) 9일간장소 : 서울아트시네마주최 :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후원 : 서울문화재단,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과, 일본국제교류기금광주국제영화제, 한국영상자료원, 영화진흥위원회문의 : 02-720-9782, 745-3316
시네필을 위한 ‘아주 특별한’ 생일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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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패니메이션 <퍼펙트 블루> 국내 개봉
1997년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퍼펙트 블루>가 이달말 관객을 찾는다. <퍼펙트 블루>는 1996년 대히트를 기록했던 오토모 가츠히로의 애니메이션 <메모리즈>의 주요 스탭들이 모여 만든 애니메이션. 97년 공개 당시 '국제 판타 스포르토 영화제' 베스트 애니메이션상 수상 및 '도쿄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등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인기 아이돌 그룹 'Cham'의 리더 마마가 연기자로서 변신을 시도하는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물인 <퍼펙트 블루>는 예술영화 전용관 씨어터 2.0 개관 1주년 기념작으로 5월 28일부터 특별 상영된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크랭크 인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지난 29일 첫 촬영을 시작했다. 정
[영화가 단신] <퍼펙트 블루> 국내 개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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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의 미션은 ‘동화의 허구적 행복관을 깨라‘였다. 마법에 걸려 성에 갇힌 공주를 용감한 미남 왕자가 구하고, 첫키스와 함께 마법에서 풀려난 공주는 절세가인이고, 둘은 결혼해 왕과 왕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의 전형성을 <슈렉>은 배반했다. 공주를 구한 건 괴물처럼 생긴 슈렉이고, 키스해도 공주는 여전히 못생겼고, 둘은 결혼한 뒤에도 인간 공동체를 떠나 외진 늪지대에 살았다. 벌레붙은 솜사탕 먹고 트림 꺽꺽하면서. 그렇게 <슈렉>은 가공된 행복의 이미지와 외모에 목숨거는 동화의 허영을 조롱했고, 월트 디즈니 로고의 성을 못된 영주의 성에 빗대며 그 동화들을 줄기차게 재생산해온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풍자했다.
비벌리힐즈 풍자하기
<슈렉>이 나온 지 3년이 지나 지난 7일(현지시각) 로스엔젤레스에서 첫 시사회를 연 <슈렉 2>는 변심하지 않고 더 전면적으로 전편의 미션을 실천해 간다. 2편에서 풍자하는 건 디즈니 일개
<슈렉2> 미국LA 시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