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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계 볼프강 페터젠 감독의 <트로이(Troy)>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이후 시들해졌던 북미 영화계를 강타했다.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각색하고 브래트 피트, 올란도 블룸, 에릭 바나 등이 출연한 워너 브라더스영화사의 블록버스터 <트로이>는 16일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 등 미국 영화흥행집계 전문업체들의 잠정 집계 결과 14일이후 주말 사흘동안 미국과 캐나다 개봉관에서 모두 4천 56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거둬 정상에 올랐다.드라큘라 킬러 이야기로 지난 주 1위를 차지했던 <반 헬싱>은 2천10만달러의 입장수입이 예상돼 트로이에 밀려 한 계단 내려섰다. 10대 소녀들의 성장영화 <못된 계집애들(Mean Girls)>은 1천10만달러로 3위를 차지했으며 약혼녀에게 버림을 받은 남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여자를 먼저 차는 법을 책으로 내 베스트셀러 '대박'을 맞는다는 내용의 코미디 <브레이킹 올 더 룰스 (B
<트로이>, 북미영화 주말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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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연기 맡은 마이크 마이어스, 카메론 디아즈, 안토니오 반데라스, 에디 머피, 제작자 카젠버그까지
전편에 이어 속편까지 연속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진기록을 낳은 <슈렉2>가 14일 오전(현지시각) 영화제 주상영관인 팔레 드 시네마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슈렉2>는 못된 영주와의 대결에서 힘겹게 승리한 슈렉과 피오나 공주의 뒷얘기를 그리고 있다. 허니문을 마치고 피오나와 꿈같은 신혼생활을 보내던 슈렉은 장인 장모로부터 초대장을 받는다.
하지만 초록 괴물 슈렉을 본 피오나 공주의 부모가 사위를 좋아할 리 없다. 설상가상으로 딸이 다시 못생긴 모습으로 돌아왔으니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것은 당연한 일. 이들은 살인 청부업자 '장화 신은 고양이'와 미남 왕자 '프린스 차밍' 등을 동원해 둘 사이를 갈라놓기로 한다.
지난 2001년 <슈렉>은 애니메이션으로는 영화제 역사상 두 번째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올해는 속편이 오시이 마모루
[칸 2004] “<슈렉2> 시사회장에 별들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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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밤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의 상영 일정을 마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16일 오전 처음 현지 데일리(일일소식지)에 공개된 별점에서 상위권과 하위권의 엇갈린 반응을 얻었다. <올드보이>는 미국 영화 전문지 <스크린 데일리 인터내셔널>이 세계 영화 평론가 11명에게 의뢰해 매긴 별점에서 평균 2.4점으로 현재까지 공개된 영화 다섯편 중 두번째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가장 좋은 점수를 얻은 영화는 일본 영화 <아무도 모른다(Nobody Knows)>로 <올드보이>보다 0.1점 높은 2.5점를 받았으며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2>와 거장 에밀 쿠스트리차의 <라이프 이즈 어 미러클>은 각각 2.1점을 얻었다.영화제 별점은 0개부터 4개까지의 `종려나무잎'을 주게 돼 있으며 <올드보이>는 스페인의 한 평론가로부터 1개를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2개 혹은 3개의 잎사귀를 받았다.반면 프랑스
[칸 2004] <올드보이>, 현지서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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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의 시간>, <언더 그라운드> 등으로 알려진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이 14일(현지시각) 칸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보스니아의 사라예보 출신인 쿠스트리차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두차례 황금종려상을 받은 몇 안되는 감독 중 한 명. 지난 85년과 95년 <아빠는 출장중>과 <언더 그라운드>로 칸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한 그는 88년에는 <집시의 시간>으로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올해 영화제의 경쟁부문에서 또다시 수상을 노리는 신작 <라이프 이즈 어 미러클>(Life Is a Miracle)은 90년대 초반 발칸 전쟁을 배경으로 한 러브 스토리. 주인공인 세르비아 엔지니어 루카는 기차를 연결해 그의 아름다운 마을을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를 바라는 낙천적인 사람이다.하지만 전쟁이 일어나면서 그의 꿈은 무산되고 뮤지컬 가수인 아내는 다른 음악가와 눈이 맞아 떠나버린다. 설상가상으로 찾아온 것은 아들의 군대 징집. 게다가 아들은
[칸 2004] 쿠스트리차, “여전히 기적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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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상 수상자인 여배우 기네스 팰트로가 14일 첫딸을 낳았다고 잡지 피플이 보도했다. 지난 1999년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오스카)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팰트로는 남편인 영국의 록가수 크리스 마틴의 아이를 임신, 이날 딸을 출산했으며 아이의 이름은 애플 블라이드 앨리슨 마틴으로 지어졌다고 피플은 전했다.
팰트로는 오랜 산고끝에 아이를 분만했으며 산모와 아이는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여배우 블라이드 대너와 영화감독 브루스 팰트로를 부모로 둔 그녀는 올해초 잡지 `W'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그러했던 것 처럼 자신도 아이를 낳으면 아이 양육을 위해 연기활동을 중단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기네스 팰트로, 딸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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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오는 9월 콜럼비아 픽쳐스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개봉된다고 배급사 쇼박스가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쇼박스의 김우택 대표는 이날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에서 기자들을 만나 "칸 필름 마켓에서 이 같은 사실이 결정됐다"면서 "계약서에 서명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계약 조건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미국에서 개봉되는 한국 영화 중에서는 최고의 조건"이라고 말했다.한국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된 지 1년이 채 안 돼 미국에서 개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콜럼비아 픽쳐스는 이미 <쉬리>의 미국 개봉으로 강제규 감독과 인연을 맺은 영화사로 쇼박스는 "콜럼비아 측이 미국 전역에서 이 영화를 개봉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태극기 휘날리며>는 6월 말 일본에서 4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될 예정이며 이미 쇼박스는 지난 3월 열린 AFM(아메리칸 필름 마켓)에서 이 영화에 대해 10개 회사 14개국과 60억원 어치
<태극기 휘날리며>, 9월 미국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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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을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추천하고 싶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14일 저녁(현지시각) 영화제 첫번째 기자 시사회를 가졌다. 영화를 보고 나서 만난 관객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배우 최민식에 대한 극찬과 편집이나 영상 등 기술적인 면에 대한 박수였다.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 기자인 소피 톨로디(여)씨는 "편집이나 영상 등 여러면에서 훌륭한 영화지만 그 중 남자 주인공(최민식)의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하며 "작품에 대한 평가는 심사위원들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민식을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 복수극을 효과적으로 차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최민식의 연기에 대한 찬사는 영화가 끝나고 시사회장을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영국에서 온 에인저 코벨트(여) 프리미어 기자는 '판타스틱'을 두번 외치며 "<취화
[칸 2004] 칸영화제, <올드보이>의 최민식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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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한번이라도 전학이라는 걸 해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심장이 요동치는 경험인지 잘 알 것이다. 낯선 학교에서 텃세를 부리는 아이들, 말투 하나로 꼬투리를 잡혀 얻게 되는 별명, 전혀 다른 교과서를 새로 배워야 하는 괴로움…. 그러나 뜻밖의 기회를 잡아 이전 학교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오늘부터 우리는>에서부터 <멋지다 마사루>까지, 전학은 만화 속에서 무궁무진한 소재를 만들어왔다.타키지와 노보루는, 말하자면 전학 전문 학생이다. 타키지와의 아버지는 비밀 잠입 교사로, 학생들을 지나치게 강압하는 학교를 찾아가 그 음모를 분쇄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타키지와는 이러한 아버지의 정체도 모른 채 전학을 밥 먹듯이 할 수밖에 없다. 그가 전학 가는 학교들은 괴팍한 열혈 모드로 무장한 말도 안 되는 학교들로, 머리띠를 맨 주번이 지각생을 처단하기 위해 목숨 걸고 교문을 지키고, 급우들은 학급을 사수하기 위해 필살기가 난무하는
지구 평화의 그날까지, 오늘도 전학이다, <불꽃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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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시대의 문턱에서 뮤지션들에게 전하는 충고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넘어서 복제되고 전송되는 ‘음악파일의 시대’는 이미 도달했다. 사람들은 음반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을 소비하고, 음반업자들은 울상이 되어 불법 다운로드가 음악을 죽이고 있다고 격분한다. 과연 음악파일의 시대가 음악을 살해하고 있는가, 아니면 이 새로운 시대는 음악을 음반업자들의 탐욕으로부터 탈출시키고 있는가. 이 글은 대변혁을 맞이한 음반시장에서 뮤지션들이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한 금쪽같은 충고다.Free your mind! Free your music!편집자1. 매체의 전환기음반업 종사자들은 극단적인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그에 따라 뮤지션들도 덩달아 우울해한다. 그러나 그 ‘우울’은 어쩌면, 뮤지션의 입장에서 보자면, 조장된 것인지도 모른다. 누가 조장하나? 음반업자들이다. 그들은 숨이 막힌다고 말한다. 아무도 CD를 사지 않는다. 사기는커녕 굽는다. 굽는다는 건 소비자들이 직접 CD를 만든다는 말이
MP3로의 대전환 시대, 새로운 상황을 창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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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이하 현지 시각) 개막식과 함께 막을 올린 제57회 칸국제영화제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며 14일 3일째 일정에 들어갔다. 당초 비정규직 예술계 노동자들의 영화제 진행 방해 계획으로 우려를 낳았던 이번 영화제는 개막을 앞두고 영화제 측과 노조 측이 막판 타협을 봄으로써 별다른 사고 없이 진행되고 있다.
미리 도착해 있던 박찬욱 감독 외에도 최민식, 유지태 등 한국 스타들이 속속 도착해 영화제를 찾은 팬들을 만나고 있으며 올해 경쟁부문에 출품된 한국 영화에 대한 현지 언론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는 경쟁부문의 <올드보이>(감독 박찬욱),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홍상수)를 비롯해 김의석 감독의 <청풍명월>(주목할만한 시선)과 <날개>(서해영ㆍ시네파운데이션), <웃음을 참으며>(김윤성ㆍ감독주간) 등 단편 두 편을 포함한 다섯 편의 한국 작품이 상영된다.
▶칸 필름 마켓 영화제 사상 최대
[칸 2004] 칸영화제 출발 순조, 한국영화 열기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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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가 없어서 한산하다던 올해 깐느에 그야말로 '별중의 별'이 떴다. 브래드 피트가 비경쟁부문에 출품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로이>의 주인공으로 깐느를 찾은 것. 브래드 피트 한명만으로도 들썩일텐데 아내 제니퍼 애니스톤도 다정하게 동행해서 취재진과 뭇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브래드 피트가 아킬레스로 출연한 <트로이>는 제작비만 2억불이 투입된 할리우드 초대형 블록버스터.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원안으로 한 이 작품에서 브래드 피트는 아킬레스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비록 비경쟁작으로 출품되기는 했지만 브래드 피트는 <트로이>로 <오션스 일레븐>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꾸고 배우 경력 처음으로 깐느의 레드 카펫을 밟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볼프강 페터슨 감독을 비롯해서 에릭 바나(헥토르), 올랜드 블룸(파리스), 다이앤 크루거(헬레나), 브라이언 콕스(아가멤논) 등도 <트로이> 상영에 앞서 나
[칸 2004] 브래드 피트 부부, 레드 카펫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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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실린 텍스트들의 운명은 불행하다. 어떤 시도, 에세이도 그 사유의 구조와 언어의 향취를 우아하게 자랑하는 대신 입시용 도마 위에 얹혀 산산이 찢기고 분류당한다. 고등학교 시절, 어떤 시의 한 구절에 밑줄을 죽 긋고 그 의미를 묻는 시험문제가 있었는데, 나는 참고서가 가르쳐준 ‘보릿고개의 아픔’이 아닌 ‘봄날의 서정’이라는 ‘틀린’ 답을 기어이 적어냈다. 발표된 정답은 물론 보릿고개쪽이었다.그 유혈 낭자한 해부의 시간을 뚫고 아직도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언어들이 몇 가지 있는데, 청자 연적 이야기가 그중의 하나다. 여섯개의 연꽃 잎으로 장식된 자그마한 도자기에서 이파리 하나가 살짝 비뚤어져 있더라며,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파격을 감행한 고려 도공의 미의식을 말한 에세이였다.이런 삐딱한 미감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특정 영화 혹은 감독에 대한 평이 천편일률일 때 지루하고 불만스럽다. 내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모두 한목소리로 말하면 문득 의심스러워지며 딴청을 부리고 싶어진다.
차이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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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열정’이 아니라 ‘수난’이라는 뜻이다. 어린 시절의 다락방이 기억난다.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영어성경이 있었는데, 동판 혹은 펜화로 그려진 삽화가 딸려 있었다. 그중에서 특히 나를 사로잡은 것은 예수 수난의 장면이었다. 17세기 바로크 사람들은 성당 벽에 걸린 잔혹한 순교의 그림을 걸어놓고, 거기서 은밀한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수난’이라는 장르는- 예수 수난이든 마태 수난이든- 표면의 종교성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의 바탕에 흐르는 더러운 카인의 피를 증언한다.예수는 자신을 ‘인자’(人子)라 불렀다. 중세에 그려진 <십자가 책형>은 그리 잔혹하지 않다. 예수가 죽음을 죽인 찬란한 승리자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람의 아들’은 ‘신의 아들’로 상승한다. 하지만 페스트가 창궐하던 시기의 작품은 사뭇 다르다. 여기서 ‘사람의 아들’은 사람 이하로 내려간다. 채찍과 가시 면류관에 찢긴 예수의 몸은 인간 이하, 학대받는 동물의 신체로 묘사된다. 멜 깁슨의
현대판 제단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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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싸가지가 없다. 고 말하자면,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기성세대의 권위에 도전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특권에 대한 몰이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더구나, ‘요즘 아이들’에 대한 몰이해로 시작되는 걱정은 잉카유물에서도 그 기록이 발견된다고 하니 ‘요즘 아이들 걱정된다’는 말은 인류의 전통이라고 할 만하다. 만, 오늘날의 문제는 단순히 버르장머리가 없거나, 용납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가 사회적 가치관을 위협하는 따위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교양’이 없다는 것이다.교양이란, 인류역사와 경제사회와 교육수준에 적절히 대응하는 문화에 대한 이해력과 축적된 지식과 실천능력이다.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보편타당한 기본 가치관과 상식을 갖추고, 문화·예술·철학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 소양을 체득하고 있음으로 상대적인 타 문화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며, 그런 인격소양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의 질과 사회의 문화수준이 함께 높아지는 것이다. 복잡한 현대사회에 필요한 교양을 갖추기 위해서
교양(敎養)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