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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 ‘아킬레스’ 역의 브래드 피트
내 작품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연기였다
브래드 피트는 동료들에 따르면, 아킬레스의 ‘현신’과도 같았다고 한다. 방대한 자료를 손수 검토하고, 즐기던 담배를 끊고, 10kg가량 근육을 늘리고, 8개월 이상 격투 기술을 익힌 끝에, 그는 아킬레스에 완전히 사로잡혔다고 한다. 작가인 데이비드 베니오프는 촬영 당시의 브래드 피트를 “아킬레스의 영혼이 빙의된 것 같았다”고 회상했고, 대선배인 피터 오툴은 “촬영이 거듭될수록 쑥쑥 자라는 게 보여서 흐뭇했다”고 칭찬했다. 이쯤되면, 그가 촬영 중에 ‘아킬레스건’을 다쳤다는 것도 우연은 아닌 듯싶다. 4월30일 뉴욕의 한 호텔에서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물결치는 금발을 짧은 스포츠형으로 바꾸고 나타난 그에겐 육중해 보일 만큼 두툼한 근육이 ‘전리품’처럼 남아 있었다. 반복되는 인터뷰에 지친 듯 긴 한숨을 흘리며 나타난 브래드 피트는 멀리서 날아온 기자들의 피로를 먼저 위로했고, 인터뷰장엔 ‘감동의 물결’
<트로이>의 브래드 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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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흑백 121분감독 김용덕 출연 김희갑, 허장강, 윤인자, 엄앵란EBS 5월16일(일) 밤 11시10분정년퇴임한 시골 학교 교장선생님이 상경해서 제자들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들을 코믹하면서도 가슴 ‘짠’한 스토리로 이어가는 <와룡선생 상경기>. <얄개전>의 원작자 조흔파의 원작을 임희재가 각색한 이 영화는 계몽적인 메시지가 담긴 사회풍자극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차츰 잃어가는 인간적인 정, 그리고 심지어 사제지간에도 기본적인 도리보다는 눈앞의 이익을 좇아가는 메마른 세태를 꼬집고 있다.주인공 와룡선생 역을 맡은 김희갑은 당시 거의 모든 영화에 코믹한 감초 역할을 맡았는데, 이 작품에선 드물게 진지한 역할을 맡아 그의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완고하면서도 인자한 모습으로 제자들을 이해하고 가르치는 와룡선생의 모습은 전형적인 우리네 스승상을 보여준다.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신상옥 감독의 신필림에서 내놓은 색다른 소재의 작품 가운데 하나인 <와
산업화 꼬집는 선생님, 우리 선생님, <와룡선생 상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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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공중파 TV 영화 프로 5월 셋째주 (5.14.-5.16)5월14일(금)MBCKBS1SBS밤 12시15분 밤 12시55분 밤 12시55분<애수>독립영화관<미네소타 트윈스>5월15일(토)KBS2EBSMBC밤 10시40분밤 11시10분밤 11시10분<뮤직 오브 하트><마리포사><일단 뛰어>5월16일(일)EBSEBSKBS1SBS오후 2시 밤 11시 10분밤 11시 20분밤 11시 45분<디자이닝 우먼>한국영화특선 <와룡선생 상경기><아버지의 그늘><콘에어><마리포사> La Lengua De las Mariposas 2000년감독 호세 루이스 쿠르에다 출연 마누엘 로자노EBS 5월15일(토) 밤 11시스페인의 국민배우 페르난도 페르난 고메즈, 그리고 마누엘 로자노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
[주말TV] 부조리한 시대를 살아가는 한 소년의 성장담, <마리포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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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ing Women 1957년감독 빈센트 미넬리 출연 그레고리 펙EBS 5월16일(일) 낮 2시영화 속 의상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최근 개봉했던 <다운 위드 러브>를 봐도 그렇다. 1950년대와 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원색의 패션,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배우들 움직임이 흥겨웠다. 어느 바람둥이와 베스트셀러 작가의 연애담이지만 줄거리보다 시각적 즐거움이 더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다운 위드 러브> 같은 영화를 보며 만족했던 이라면 <디자이닝 우먼> 역시 비슷할 것이다. 로렌 바콜이 의상 디자이너로 출연하는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1950년대 복고풍 의상이라고는 하지만 호화판 의상의 등장은 캐릭터와 스토리를 압도할 지경이다. <파리의 아메리칸>(1952)의 빈센트 미넬리 감독작이며 그가 비슷한 시기에 만들었던 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디자이닝 우먼>은 한 남
패션 오브 러브스토리, <디자이닝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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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이2> 홍보 위해 내한, 기자회견 가져<디 아이2>에 출연한 홍콩의 인기 여배우 서기와 공동 감독인 옥사이드 팡, 제작자 천커신(陳可辛)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의 서울극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11일 내한한 일행은 13일까지 2박3일간 홍보활동을 펼 예정이며 영화는 26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회견에서 서기는 "영화에 과도하게 몰입해서인지 촬영 도중 밤에는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잠을 잘 못잤다"며 "촬영 1주일이 지나서야 편히 잘 수 있었다"고 경험을 소개했다.<디 아이2>는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자가 귀신들을 보면서 겪는 공포를 그리고 있다. 서기가 맡은 역은 주인공 조이. 그녀는 실연 상처로 결국 자살을 시도하고 이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서 주변에 떠도는 귀신들의 모습을 목격한다.그녀는 이어 "영화를 보고 나서 나중에 아이를 낳을 것이라면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착한 일을 많이 한다면 귀신이 존재한
서기, “촬영 중 무서워 잠도 못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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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영방송 NHK에서 방영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일본명 겨울소나타)의 시청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이미 두차례 위성채널을 통해 방영된 적이 있는 <겨울연가>는 지난 4월3일 첫 방영 때 9.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의 평균 시청률 5.3%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어 남자주인공인 배용준씨가 다녀간 뒤 방영된 2회는 10.9%, 3회는 11.4%, 4회는 12.3%로 평균 1%포인트 정도씩 시청률이 늘었다. <겨울연가> 시청률은 이른바 황금연휴에 방영된 5회 때에는 조금 뒷걸음질쳤으나, 지난 8일 6회 방영 때는 다시 13.6%로 뛰어올랐다.
특히 <겨울연가> 붐이 좀 더 강한 간사이 지방에선 황금연휴 때에도 시청률이 13.5%를 기록해 NHK의 대하 역사드라마 <신센구미>(12.9%)를 앞질렀다. <겨울연가>가 토요일 저녁 11시 이후 방영이라는
<겨울연가> 일본서 인기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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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전문지인 『까이에 뒤 시네마』(Cahiers du Cinema)는 칸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했다. 『까이에 뒤 시네마』는 5월호에서 홍감독의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소개하고 홍감독과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이 잡지는 "프랑스에서 지난 2002년 <강원도의 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오 수정> 등 3편이 개봉됐고 올해는 <생활의 발견>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상영되면서 홍상수 감독이 프랑스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며 "작가 영화의 감독으로서그의 특이한 양식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까이에 뒤 시네마』는 홍 감독의 5번째 장편영화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그가 이루어가는 작품 세계 가운데 매우 흥미진진한 단계를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그의 작품 세계 가운데 하나의 단계로서 이 작품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까이에 뒤 시네마, 홍상수 집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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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킹 아더>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로 그 아더 왕 이야기다. 바위에 꽂힌 예언의 검을 뽑고 원탁의 기사단을 호령하고 요정의 뱃전에 누워 아발론으로 마지막 길을 떠났던 아더 왕 말이다. 이만큼 지명도 높은 전설의 인물을 재차 호명해 “그는 누구인가?”를 묻는 프로젝트에는 어떤 식으로든 수정된 해석을 가미하겠다는 의도가 있을 터다. 일단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여름영화의 브랜드가 예고하는 청사진은 <엑스칼리버>보다 <브레이브 하트>에 가까운 액션서사극. 요컨대 마법과 영기가 공기 중에 떠도는 판타지보다 살점이 흩어지는 노골적인 액션어드벤처가 아니겠냐는 예상에 브룩하이머도 “실감나는 전설”이라는 표현으로 수긍하고 있다.그러나 <킹 아더>의 또 다른 욕심은 후광에 휩싸인 신화의 영웅을 로마제국 쇠망기인 서기 5세기의 흙먼지 속으로 끌어내겠다는 것. <글래디에이터>에 참여했던 작가 데이비드 프랜조니의 시나리오는 아더
흙먼지 속으로 끌어낸 켈트족의 영웅, 해외신작 <킹 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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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감독 등 24명 자문위원 위촉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한류(韓流)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대중문화계의 유명 인사들이 발벗고 나선다. 한국관광공사는 해외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공헌한 문화계 인사 9명을 포함한 24명을 `한류관광추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자문위원단에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과 비언어 퍼포먼스 `난타' 제작자인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 영화 <무사>의 김성수 감독, 드라마 <겨울연가>의 윤석호 감독, 김영욱 SM엔터테인먼트 대표, 박형식 정동극장 극장장 등이 포함됐다.또 한국문화관광홍보대사인 탤런트 이병헌, 김희선, 최지우씨의 소속사 대표들도 참여한다.자문위원단은 이들과 함께 문화관광부 권경상 관광국장, 최불암 웰컴투코리아시민협의회 회장, 손대현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장, 김춘추 킴스여행사 대표 등 정부와 시민단체, 학계, 업계 인사들이 총망라돼 구성됐다.관광공사는
한류관광, 대중문화계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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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비벤디 유니버설사가 미국 GE그룹의 NBC와 12일 NBC유니버설사 합작 설립 절차를 완료함으로써 타임워너와 뉴스 코퍼레이션 같은 새로운 거대 미디어 오락회사가 탄생했다. NBC측이 경영권을 갖는 NBC유니버설사의 2005년도 매출액은 1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NBC유니버설은 미 NBC방송을 비롯해 할리우드의 유니버설 필름 스튜디오, 테마파크, 각종 케이블 네트워크 등을 거느리게 된다. 새 회사의 지분은 미국의 GE그룹이 80%, 프랑스 비벤디가 20%씩 각각 보유하며 NBC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밥 라이트 GE부회장이 경영책임을 맡았다.NBC유니버설의 라이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GE의 재정적 힘이 우리에게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할 수 있는 자유와 융통성을 줄 것"이라며 새 회사의 앞날이 밝은 것으로 전망했다.라이트 회장은 NBC유니버설이 드림웍스사의 영화 제작 및 배급권을 2010년까지 유지하도록 계약을 새로 체결했으며 론 하워드사와 이매진 프로덕션사의 영
거대 미디어 오락사 NBC유니버설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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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일, 동유럽권의 10개국이 새롭게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EU 가입국이 25개국으로 늘어났다. 새로 EU에 가입한 나라들 중 일부는 일년 전부터 런던에 문화원을 세우고,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기적으로 자국영화들을 소개해왔다. 한편, 런던 소호 중심부에 위치한 극장 커즌 소호에서는 ‘Made In Europe’이라는 시리즈를 자체적으로 기획, 영화적 전통은 오래됐지만, 냉전 체제의 잔재 아래서 제대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동유럽 나라들을 집중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기획은 ‘Made In Poland’로 <유로파 유로파> <올리비에 올리비에> 등으로 서구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폴란드의 여감독, 아그네츠카 홀랜드의 영화 세편이 지난 2월 한달 동안 상영됐다. 이 행사에는 홀랜드의 1980년 데뷔작 <지방 배우>(Provincial Actors)(사진), 1981년작 <혼자뿐인 여자>(A
[런던] 영화로 만나는 새로운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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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들의 행복한 백일몽 <어린 신부>
<고만고만한 로맨틱코미디 중에 <어린 신부>가 단연 흥행 톱이다. 이유가 뭘까? 문근영과 김래원이 워낙 매력적이라서? 물론이다. 그러나 <첫사랑 궐기 사수대회> 등 빈약하고 억지스러운 이야기를 배우의 매력만으로 땜빵하려 한 영화들의 운명을 잊었는가? ‘문근영 쇼!’라는 한마디로 흥행을 일갈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롤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불순한(!) 영화’라고 몰아붙여볼까나? 말은 된다. 듀나의 지적처럼 문근영은 실제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이고, 그녀의 ‘귀여움’은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귀여움’이 누구를 무장해제시키기 위한 장치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롤리타 콤플렉스에 찌들어 있는 아저씨들에게 서비스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녀의 귀여움은 듀나가 말하듯 성적 매력과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다기보다는 훨씬 탈성적(脫性的)이며, 영
네 이웃의 환상을 침해하지 말라, <어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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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비평적 딜레마를 응시하기
“글로리아. 당신이 내일 죽는다면 오늘 젊은 여성들에게 무슨 말을 남기고 싶어?”
“네 자신을 믿어라!”(Trust yourself!)
“겨우 그 한마디?”
“응, 그 안에 모든 비밀이 들어 있지.”
진부한 질문 한마디. ‘왜 당신이 하면 로맨스이고 내가 하면 불륜이야?’ 김기덕은 똑같은 말을 농담으로 되풀이했다. “이창동이 만들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고 내가 만들면 다 ‘지가 하고 다니는 짓’인가.”(<씨네21> 441호) ‘페미니즘 비평 방법론을 쇄신하라’(<씨네21> 443호)는 글에서 강성률은 김기덕의 의문을 반복한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왜 다른 감독의 영화는 김기덕처럼 혹독하게 비평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그리는 홍상수의 영화에 대한 그들의 평은 어떠했는가? 만약 필자가 페미니즘 평론가라면 임권택의 <취화선>을 혹평했을 것이다. 이창동의 <오아시스>
홍상수도 나쁜 남자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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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적 ‘컷’들의 오디세이 <인 더 컷>
슬라보예 지젝의 책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에는 히치콕의 영화 <나는 비밀을 안다>에 관한 흥미로운 분석이 눈길을 끈다. 아들이 납치된 뒤, 도리스 데이가 부르는 <케세라 세라>를 지젝은 아들이라는 주체를 어머니라는 사물과 연결시키는, 어머니라는 초자아가 아들을 사로잡는 근친상간적 탯줄과 같은 연계라고 해석한다. 그녀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커서, 리셉션 룸의 사람들은 그러한 외설적 과시에 당황하고 노래 내용처럼 ‘무엇이든 원하는 것이 돼라’는 어머니의 악의적 무관심이 바로 초자아의 특징 중 하나라는 것이다. 지젝은 재미있게도, 어머니의 목소리에 의해 지배되는 아들, 케세라 세라에 대한 대답이 히치콕의 다음 영화 <싸이코>에 담겨져 있다고 말한다. 아들은 어머니와의 탯줄적 연계를 끊지 못하고 성적인 욕망을 느낄 때마다 여자를 살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리스 데이가 불렀던 저 상냥한
사이코드라마 속의 페미니즘, <인 더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