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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에로영화를 보러갔다60~80년대 한국 ‘에로틱’영화 13편을 통해본 사회사“배꼽 이하의 겹침은 불허한다!” 1980년대까지 한국영화의 베드신은 상반신 연기에 불과했다. 웃통이라고 하지만 남녀배우들의 얼굴을 번갈아 클로즈업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검열의 가위는 번듯한 하체가 조금이라도 보일라치면 흥분해서 잘라내기 바빴고, 가슴 또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을 용납치 않았다. 그걸 아는 감독과 제작자들도 거기에 길들여져갔다. 오직 땀으로 범벅된 손바닥과 꼼지락대는 발가락만이 자유로운 연기를 허락받았던 시절이었다. 5월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 동안 서울 서초동 소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상영되는 13편의 에로영화들에는 그러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깊고 깊은 그곳에-한국영화 속의 에로티시즘’이란 행사명에 이끌려 영화를 봤다간 “저게 무슨 에로영화냐”고 코웃음을 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봉 당시에는 소재와 표현을 두고 적잖은 파장과 논쟁이 일
옛날 에로영화를 보러갔다, 한국 ‘에로틱 ’영화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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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라크 전쟁, 2.나쁜 경제…5.이것들 모두’ 부시의 행동 중 잘못된 것은?이 질문은 지난 13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57회 칸영화제의 본부 건물 주변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발견된 낙서다. '볼 일'을 보던 사람들은 펜을 집어들어 원하는 항목에 체크를 했고 물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답은 5번이었다. 제57회 칸영화제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안티 부시'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부시를 조롱거리로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감독은 <화씨9/11>(Fahrenheit 9/11)로 경쟁부문을 찾은 마이클 무어.베스트셀러『멍청한 백인들』의 저자이면서 전작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2002년 칸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는 감독은 2003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창피한 줄 알아라"고 비난을 퍼부으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다큐멘터리 <화씨 9/11>에서도 부시 대통령에 대한 감독 특유의 빈정거림이
[칸 2004] 칸영화제 反 부시 열풍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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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트로이(Troy)>는 올여름 영화시장을 강타하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이 영화는 청동기 후기의 역사적 고증 면에서는 어떤 등급을 받을 수 있을까. 미국의 NBC방송은 14일 독일계 볼프강 페터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트로이>가 히트를 치고 있는 가운데, `트로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각종 역사 다큐멘터리 등이 앞다퉈 방영되고 있는 현상을 전하면서 이같은 의문을 제기했다.NBC 방송은 할리우드판 트로이 전쟁은 원작격인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Iliad)'를 마구 손질함으로써, 영화적 상상력을 키우는데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고고학계의 전문지 `아키올로지 매거진(Archaeology Magazine)'은 영화가 그리고 있는 기원전 1천200년경은 마치 `연대기적으로 열차의 충돌한 잔해'처럼 보인다며 비판했다. 영화의 무대가 된 시기는 고고학자들이 추정하는 트로이전쟁 발발시기이지만, 당시 시대상황과 영화
<트로이> 역사고증 얼마나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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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호 감독의 <바람의 파이터>가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칸 필름마켓에서 200만(약 22억원) 달러에 일본에 선판매됐다. 17일(현지시각) 칸 현지에서 해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는 코리아픽쳐스에 따르면 <바람의 파이터>는 200만 달러의 가격에 일본 SPO사에 팔렸다. <바람의 파이터>는 극진 가라테를 창시해 일본 무도계를 평정한 최영의(최배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양동근과 일본배우 히라야마 아야 등이 출연한다.한편, 안병기 감독의 <분신사바>는 영국에 10만 달러(1억2천만원)에 판매됐다고 해외배급사 미로비전이 밝혔다.김규리ㆍ이세은ㆍ이유리 등이 출연하는 <분신사바>는 `왕따' 당하던 여고생들이 부른 `분신사바' 주문이 현실이 되며 엄청난 저주를 몰고온다는 내용의 공포영화로 지난달 말에는 일본에 사상 최고액인 300만 달러(330억원)에 선판매된 바 있다.지난 13일부터 칸영화제와 함께 개막한 칸 필름 마켓은 올해 부쩍
<바람의 파이터> 일본에 200만 달러 선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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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감독의 영화 <귀여워>(제작 튜브픽쳐스)가 오는 6월 개막하는 모스크바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모스크바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13일 <귀여워>의 경쟁부문 초청사실을 통보해 왔다고 칸 영화제에 한국영화 홍보부스를 차린 영화진흥위원회가 17일(현지시각) 밝혔다.
<귀여워>는 아버지와 세 아들이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이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로 예지원을 비롯해 김석훈, 정재영, 박선우가 세 아들역에, 영화 감독 장선우가 박수무당인 아버지역으로 출연한다.
한국은 지난 89년 <아제아제 바라아제>(감독 임권택)가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으며 93년 <살어리랏다>(감독 윤삼육)가 남우주연상(이덕화)을 수상하는 등 모스크바 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가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칸=연합뉴스)
<귀여워> 모스크바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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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 상영과 전후에 배치돼 단촐한 분위기에서 진행
홍상수 감독에 대한 프랑스의 지지는 절대적인 수준에 가깝다. 프랑스의 기자, 배급 및 제작자, 영화제 프로그래머 등 칸에서 만난 관계자들의 홍 감독에 대한 호감이 천편일률적이라고 느껴질 정도. 물론 이것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이하 <여자는…>)에 국한된 것이라기보다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질 홍상수의 작품세계 전반에 대한 것이다. 특히 영화제 개막 직후 <씨네21>과 인터뷰한 MK2 대표 마린 칼미츠의 언급이 인상적이다. “홍상수 감독은 다른 사람 말을 잘 들을 줄 알고, 다른 이들에게 민감하며 주의깊다. 대단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현재 영화계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중의 한명이다. 아시아에선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고 본다. 나는 그가 조만간 황금종려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MK2가 <여자는…>에 투자한 공동제작사이고 칼미츠가 프
[칸 2004]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공식상영 및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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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사심이 빚는 비극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결과물에 만족하나.
=사실 지난 일요일에 런던에서 믹싱을 끝냈다. 완성본 전편은 1번밖에 못 봤고, 그래서 객관적으로 돌아볼 여유가 아직은 없다. 19개월의 마라톤이었다. 그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작업했다. 호머의 <일리아드>는 모든 이야기의 어머니와도 같은 작품이지만, 매우 고전적인 동시에 동시대적이기도 하다. 요즘 신문 헤드라인을 보라. 폭력에 살인에 전쟁까지, 인간의 사심과 광기가 빚는 비극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이런 작품을 영화화할 수 있었다는 게 기쁘다. <트로이>는 내 필생의 작품이다. 만족한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최선을 다했다.
-브래드 피트를 선택한 이유는.
=2002년 봄 초고가 나왔을 때 그가 아킬레스 역할에 관심이 많다는 얘길 들었다. 나는 원래 브래드 피트를 좋아했다. 미모가 돋보이는 전형적인 역할도 했지만, <파이트 클럽> <스내치> <12
장대한 위용으로 부활한 호머의 서사시 <트로이> [2] - 감독 볼프강 페터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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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기자회견의 황금 좌석들은 일찌감치 도착한 한국기자들에 의해 이미 점령되어 있었다. 뒤늦게 들어온 외국 기자들에게는 기이하게 비추어 졌을 광경, 아니나 다를까 다들 만면의 미소를 채우고 한국 기자들을 쳐다보며 기자 회견장으로 입장했다. 한국 기자단들의 암묵적인 법칙이 ‘외국 기자들에게 질문 기회를 양보하자’이기라도 한 듯. 한국기자들의 눈과 귀는 프랑스어와 영어로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을 앞다투어 하는 외국 기자들에게 온통 쏠려있었다.
재치있는 질문들에 박찬욱 감독은 예의 그 장난스러운 얼굴로 조리있고 재미있는 답변들을 쏟아내었고 기자 회견이 끝난 이후에도 그의 답변들이 각 잡지들의 데일리와 방송들에 반복적으로 소개가 되어졌다. 특히나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올드 보이가 한국에서 빌을 죽이다(Old boy kills bill in South Korea)’라는 재기넘치는 제목을 달고 칸 영화제에서의 <올드보이> 센세이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기자 회견에서
[칸 2004 ] “<올드보이> 경쟁부문의 첫번째 충격적인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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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파리 현지시간) 제57회 칸 영화제는 순조롭게 `시네마 천국`의 항해를 하고 있다. 드디어 우리영화 <올드보이>의 공식 시사회가 열렸고, 예상대로 반응은 극찬에서 부터 극단적인 비난까지 엇갈리고 있다. 그렇지만, <올드보이>는 이번 영화제 기간동안 여러가지 측면에서 관심과 주목을 받는 화제작임은 분명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더욱 열기를 더해가는 칸 영화제의 현장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포토 스케치 2탄. 특히 영화배우 최민식씨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부인을 대동해 눈길을 끌었고, 박찬욱 감독도 이번 시사회장에 부인과 딸을 동행했다.
[칸 2004] <올드보이>의 날 - 16일 포토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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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푸른 바다를 가로지르는 수천대의 군함, 그 바다와 하늘을 호령하는 신비로운 금빛의 용사. 트로이 전쟁의 서막은 이런 모양새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트로이>의 트레일러에서 엿본 몇 장면이다. 이때부터 궁금증에 몸살을 앓는 이들이 생겨났다. 과연 그들은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어떻게 한편의 영화로 옮겨냈을까. 10년에 걸친 수만 대군의 싸움 트로이 전쟁은 어떻게 영상화됐을까. 브래드 피트와 올란도 블룸, 에릭 바나는 아이콘이 돼버린 영웅들을 어떻게 체현해냈을까. 이런 의문들을 먼저 풀어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4월29일 뉴욕에서 <트로이>가 첫 번째로 그 위용을 드러낸 것이다. 봄꽃이 흐드러진 센트럴 파크를 지나 링컨 스퀘어의 한 멀티플렉스에 다다르는 여정은 ‘먼 여행’을 예비하는 짧은 리허설과도 같았다. 국제기자단을 태운 타임머신은 3200년 전 트로이 전쟁의 장대한 스펙터클과 가슴 절절한 그 뒷이야기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
장대한 위용으로 부활한 호머의 서사시 <트로이> [1] - 뉴욕 첫 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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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군. 이걸 왜 나한테 보여주는 거야. 난 저렇게 절대로 못해! 난 비쩍마른 금발이고 운동도 별로 하지 않으니까▶우마 써먼, <킬빌>을 준비하면서 타란티노와 함께 쿵후 영화를 보던중에 그에게 이렇게 속삭였다고아니 그럴 생각은 없다. 미국에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주아주 쬐끔은 있을 테니까▶마이클 무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은 프랑스에서 살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한국 여자들은 너무 말라빠졌다. 왜그렇게 말랐는지. 옷이 헐렁한데다 청바지를 입어도 엉덩이가 보이질 않으니 원.▶모니크 몬고메리, 프랑스인 관객,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본 소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일본에서 촬영이 끝난 후에 가라오케를 가서 각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노래를 불렀다. 일본어 영어 광동어 만다린어 등등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위 아 더 월드’를 부르자고 하더라. 너무 너무 하기 싫었는데 한사람 한사람 따라 부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모두가 함께 ‘위 아 더 월드’를 부르게 되더
[칸 2004] 최민식, “낙지야 미안하다”. 16일 말, 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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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 4월 두달 동안 브라운관에서는 지나간 한국영화 히트작들이 좀비처럼 출몰했다. 그 진원지는 현대 M카드의 영화패러디 광고다. 세계에서도 영화의 일부를 이렇게 직접적으로 광고에 사용한 사례는 드물다. 최종 마케팅 효과는 아직 산출되지 않았지만, 관계자들은 타 카드를 압도하는 가입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영화패러디 광고 이후에 M카드를 신청한 가입자는 온라인에서만 2배로 늘었다. 또 홈페이지 방문자는 4∼5배 증가했다.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TBWA코리아 김경태씨와의 인터뷰.
왜 영화패러디 광고인가.
신용카드는 상품 속성상 신규고객 확보가 매우 어렵다. 기존의 카드를 쓰는 고객들이 특별한 불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 카드사가 혜택을 많이 강조하는 광고와 프로모션을 해왔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는 변별점을 부각시키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일단 시선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고, 한국영화와 파워가 있는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연작으로 간 이
[충무로 이슈] 영화패러디 광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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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오스트리아 출생. 비엔나대학에서 물리학 및 신경의학 전공. 쾰른미디어전문대학에서 영화수업. 2001년 졸업작품 <순백의 황홀경>으로 독일 막스 오퓔스상 및 퍼스트 스탭 어워드 수상. 11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독일영화 <풍요로운 세월은 흘러가고>의 감독 한스 바인가르트너의 약력이다. 바인가르트너는 올해 칸 경쟁부문에 참가한 한국 홍상수 감독의 독일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창조의 즉흥성 내지 순간성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점이 특히 닮아 있다. 이 감독에게 시나리오란 존재하지 않는다. 큰 가닥만 잡은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하며, 카메라 돌아가기 전 대사라도 끼적거려오면 다행이다. 도그마 감독들처럼 조명도 세트도 거부하는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배우들과의 대화다. 캐스팅을 마치면 배우들과 거의 공생(?)하며 이들의 알짜배기 잠재력을 빨아낸다. 이런 공생 내지 술판에 예산 대부분을 소비해 조명이나 세트에 지출할 여유가 없다는 변을 내세운다.
[베를린] 독일의 홍상수도 칸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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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장승포동 산43번지. 이곳에 거제도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의 근사한 하얀 집이 있다. 김상진 감독의 <귀신이 산다>의 귀신 ‘연화’의 거주지이기도 하다. “장서희씨, 오늘 고생 좀 하시겠습니다.” 김상진 감독이 분장을 하는 연화 역을 맡은 장서희에게 각오 단단히 하라고 겁을 주는 동안 무술팀은 지붕 위에서 부산을 떨고 있다.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 필기(차승원)의 등 뒤에서 연화가 거꾸로 매달려 쓱 내려와 놀래키는 장면이 이날 촬영 분량. 얼마만큼의 와이어를 내려뜨려야 적절한지 체크가 끝나자 제작진은 서둘러 촬영에 돌입한다.하지만 맘처럼 촬영은 쉽지 않다. 와이어를 내리는 구멍이 너무 좁아서 NG. 제작부, 조명부 할 것 없이 지붕 위에서 재차 톱질을 하는 특수효과팀을 돕는 데 달라붙는다. 아침 7시부터 50여 컷을 찍은 강행군. 모두들 기진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농담과 웃음을 피로회복제 삼아 버텨낸다. “이번에는 타이밍이 안 맞았어요.” 촬영이 수차
귀신은 와이어에 매달려서 산다, <귀신이 산다> 촬영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