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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파리 현지시간) 제57회 깐느 영화제가 화려하게 개막식을 가졌다. 전세계에서 날아온 수많은 취재진들과 현지 영화관객들이 가득한 이날 심사위원장 타란티노 감독과 개막작 <나쁜 교육>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다. 아울러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대의 개막식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칸 2004] 제57회 칸영화제 포토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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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나쁜 교육> 상영을 시작으로 닻을 올린 깐느 영화제.깐느 현지에서 이성욱, 김도훈 취재기자가 보내온 개막식 현장의 생생한 말! 말! 말!
쿠엔틴 타란티노
심사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이 훨씬 기쁜 일이다. 갈등이 없었냐고? 노! 노! 노!
▶<킬빌2>가 비경쟁으로 출품된 것이 서운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브누아 포엘부오르도(심사위원, 벨기에 코미디언,영화감독)
내가 심사위원장이 아닌 것이 한스럽다. 그래서 나의 의도는 최악의 필름을 황금종려상에 선정하게 만드는 걸로 복수하는 것이다.
▶칸 심사위원에 선정된 기분을 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으로서 내가 유일하게 금기하는 일은 함께 일하는 사람과 성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그건 감독의 권위를 파괴하는 일이니까. 그래서 개막작 영화속에도 이런 대사를 집어 넣었지 않나. “역할을 구걸하는 배우만큼 섹시하지 않은 종자들은 없지”라고.
▶배우와 성관계를 가지는 영화속 캐릭
[칸 2004] 칸영화제 개막식의 “말, 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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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크리스토퍼 리브가 미국 A&E 케이블TV 채널에서 영화를 연출한다. 제목은 <브루크 엘리슨>. <기적은 일어난다>라는 소설이 원작이고, 11살 나이에 사지마비장애에 걸린 한 소녀가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하버드대학의 명예학생이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95년 낙마사고로 전신마비에까지 이르렀다가 불굴의 재활 노력으로 70% 이상의 신체감각을 회복한 리브. 그는 열정과 의지로 삶을 개척한다는 게 무엇인지 직접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다.
불굴의 의지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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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연안의 최고의 휴양지답게 눈부신 태양으로 손님맞이를 하던 프랑스 남부 도시 깐느의 날씨도 올해는 눈치를 보는지 잔뜩 구름 낀 하늘에 비까지 추적추적 흩뿌렸다. 예술분야 비정규직 노조의 깐느국제영화제 개막저지 선포로 1968년 이래 두번째로 개최가 무산될 위기를 겪으며 한바탕 전운이 감돌던 깐느는 영화제 쪽과 노조의 극적인 타협으로 외견상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나 턱시도와 드레스 차림의 게스트들 뒤로 협상(negotiation)이라는 단어의 철자를 하나씩 등에 붙인 노조원들이 레드카펫을 한 바퀴씩 돌았다. 여느 때보다 정치적으로 예민하고 어수선한 가운데 제57회 깐느국제영화제가 12일 저녁(현지시각)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12일간의 영화 축제를 시작했다.
노조와 실랑이‥비까지 추적, 거장영화 줄고 신인감독 약진
한국작 <올드보이>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경쟁부문에
올해 깐느 개막풍경은 가라앉은 날씨만큼이나 차분했다. 한 걸음 뗄 때마다 수백명의 인파
[칸 2004] 제57회 깐느국제영화제 공식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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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의 제니퍼 애니스톤이 2004 아테네올림픽을 위한 성화 봉송에 참여한다고 한다. 호주 시드니를 출발해 6대주 27개국 33개 도시의 1만1천명의 손을 거치는 이 올림픽 성화는 애니스톤뿐 아니라 매직 존슨, 칼 루이스, 게일 데버스, 마이클 존슨 그리고 안젤리나 졸리도 운반하게 될 예정. 브라질 대표주자로 축구선수 펠레와 호나우두, 지코도 참여한다. 애니스톤이 성화 봉송을 무사히 마치는 순간은 를 통해 방송된다. 참고로, 애니스톤은 그리스계다.
제니퍼 애니스톤, 아테네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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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가 <알피>를 위해 메인 테마와 3곡의 신곡을 작곡했다. <알피>는 1966년 마이클 케인 주연의 코미디영화를 리메이크하는 신작으로 주드 로가 타이틀롤을 맡고 마리사 토메이가 출연한다. <옛 버릇은 잘 없어지지 않지> <장님이 장님을 이끄네> <사기 한번 쳐볼까> 등 3곡을 런던의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그는 작곡가 존 파웰과 함께 작업하는 것을 즐겼다고. ’구르는 돌’(롤링 스톤)에는 역시 이끼가 끼지 않는 법이다.
구르는 돌? 멈출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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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박중훈이 요즘 학교 다니느라 바쁘다. 지난 3월18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에서 ‘영화와 사회’를 주제로 특강을 한 데 이어 오는 5월13일에는 건국대 예술학부에서, 6월1일에는 연세대에서 각각 강의가 있을 예정. 그가 이토록 열심히 강의를 다니는 이유는? “강의하는 데에 대단한 흥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배창호 감독님이나 주철환 전 MBC PD 등 지인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영화 <투 가이즈>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 이 ‘학교’ 스케줄이 끝나면 조너선 드미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은 영화 <페퍼 팟>을 위해 미국으로 날아간다.
박중훈이 학교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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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 >>
<오버 더 레인보우>와 <똥개>의 여배우 엄지원이 한석규의 아내자리를 차지했다.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한석규의 신작 <주홍글씨>(변혁 감독)에서 엄지원은 남편의 부정을 알아차리는 첼리스트 아내로 출연한다. 현재 이 작품에는 성현아와 이은주가 이미 캐스팅되어 있는 상태. 두 여배우들의 매력으로부터 한석규를 지킬 엄지원을 기대해본다.
제임스 프랑코 >>
<스파이더 맨>의 제임스 프랑코, 아나폴리스(미국 메릴랜드주의 주도로 해군사관학교의 소재지)로 뛰어든다. 디즈니의 신작 <아나폴리스>는 해군사관학교의 권투시합을 무대로 하는 드라마로 제임스 프랑코는 이곳에 참여하는 꿈을 지닌 젊은이로 분한다.
조디 포스터 >>
<패닉 룸> 이후 오랜 공백을 깨고 조디 포스터가 돌아온다. 신작 <비행 계획>에서 그녀는, 장거리 비행 중 기내에서 홀연히 사라져버린 딸의 행방을
[캐스팅 소식] 오랜 공백을 깨고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배우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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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의사 황도근(52)씨의 또 다른 호칭은 ‘영화감독 정성현’. 자신의 첫 영화 <풀리쉬 게임>의 개봉을 앞둔 그를 만났다. 어떤 사람이기에 이처럼 난데없이 장편영화를 완성했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청한 만남이 처음부터 삐걱댄다. 한편만 하고 말 것도 아닌데, 영화를 찍었다는 것만으로 가십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정성현 감독. 이제 한편의 영화를 완성했을 뿐이지만 그는 ‘영화는 이래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예명의 유래가 궁금하다.아내와 부모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딴 이름이다. 다른 이름을 사용한 것은 내 영화가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다른 직업을 가지고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으로서 실명을 쓰기엔 다소 조심스러웠던 거다.본업은 의사이면서, 늦은 나이에 영화를 찍겠다는 결심이 대단하다.주위 사람들은 내가 언젠가는 영화를 찍을 것을 알고 있었다. 젊었을 때, 의사가 아닌 감독의 길을 갈 수도 있었겠지만 당시 내 함량으로 영화에 덤볐다면 뻔한 영화밖에 못 찍었을 거
낮에는 환자 보고, 밤에는 촬영하고, <풀리쉬 게임> 감독 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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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의 말이 어디서나 통하는 건 아니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의 말도 마찬가지. 그는 올 여름 촬영에 들어가는 <미션 임파서블3>의 한 총격신을 독일 연방의회 건물 ‘라이히스타그’에서 찍으려 했으나 뜻이 좌절됐다. 꼭대기에 얹어진 유리 돔이 특히 아름다운 이 건물은 1894년에 세워진 유서 깊은 건물이자 독일의 관광명소. 독일 의회쪽은 <미션 임파서블>의 제작자이기도 한 톰 크루즈와 또 다른 공동제작자에게 정치적 사안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촬영이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독일 연방의회 의장 볼프강 티르제는 “의회의 위엄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톰 크루즈와 또 다른 제작자는 독일 정부에까지 의회 설득을 부탁했으나 이 역시도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 시의회의장 발터 몸퍼는 대신 옛 프로이센 의회 건물이라도 사용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지만, 자존심 상한 톰 크루즈가 꿩 대신 닭을 집어들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독일 의회, 톰 크루즈에게 거부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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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새 부대에는 새 술인가보다. 4월26일 플레너스 임시주주총회를 거쳤고, 6월1일 물적 분할하게 될 시네마서비스(대표이사 김정상 예정)에는 새 출발에 발맞춰 새 인적 구성의 바람도 불고 있다. ‘심재륜 전 부산 고등검찰청장(왼쪽)’을 회사의 고문으로 전격 영입한 것. 이런 영입 결정은 앞으로 있을 회사의 안건과 계획을 신중하고 명확하게 수렴할 수 있는 인물을 찾던 중 결정된 것이다. 실상 2002년부터 플레너스의 고문변호사를 맡아왔던 심재륜씨는 1천만 관객 시대를 연 <실미도>의 실무에도 많은 참여를 해왔고, 이번 시네마서비스의 물적 분할 과정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영입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라는데, 이유는 심재륜씨가 여러 번에 걸쳐 그 자리를 고사했기 때문. 그런데 어떻게 시네마서비스는 그들이 원하는 인재를 모셔올 수 있었을까?여기에는 강우석 감독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꽤 큰 역할을 했다. 강우석 감독은 심재륜씨에게 사적으로
시네마서비스의 삼고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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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1966년생·프랑스 메이크업 포에버 수료·대표작 <첫사랑> <결혼 이야기> <투캅스1, 2> <텔미썸딩> <인터뷰>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아라한 장풍대작전>
<아라한 장풍 대작전>의 분장과 헤어를 담당한 김선진이 밝히는 작업의 핵심은 ’튀지 않는 것’이다.“관객이 영화를 보다가 분장을 의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이로니컬하게도 분장의 역할이다.” 관객이 눈치채지 못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는 느끼게 만들어야 하는 난해한 작업이 바로 영화 분장이라는 것. 이럴때 김선진은 작은 디테일로 캐릭터를 만들어내곤 한다. 주인공 상환(류승범) 처럼 평범해 보이는 젊은이의 비범함을 드러내기 위해 무술을 배우기 전에는 ’처진 스타일’로 배운 뒤에는 ’세운 스타일’로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오래 봉인됐던 흑운(정두홍)은 봉인이 풀린 뒤 얼굴에 생기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분장을 달리 하는 식이다. "
‘흥행’분장의 비결, 알게 모르게,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분장 김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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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았죠. 제 생각엔 올해쯤 돼야 촬영 들어갈 거 같았거든요.” <효자동 이발사>로 데뷔한 임찬상(35) 감독은 지난해 <효자동 이발사> 촬영을 마치고 올해 개봉을 하게 된 사실 자체를 행운으로 여긴다. 물론 그럴 만한 이유는 있다. 지난해 시나리오가 나오자마자 송강호가 캐스팅되면서 <효자동 이발사>는 신인감독의 데뷔작으로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완성됐다. 시나리오가 나오고 1∼2년 지나야 캐스팅이 되는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운이 따랐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온전히 운으로 돌린다면 그것도 섭섭한 일이다. <효자동 이발사>는 ‘박정희 시대를 거친 아버지 세대에 대한 소박한 위로’라는 자기 목표만은 기어이 이루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느껴지듯 임찬상 감독은 영화적 야심이 자연스레 배어나오는 인물이라기보다 소박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어울리는 사람이다. 농담을 던지거나 질문에서 벗어난 이야기로 빠지는 일 없이 그는 오랜
<효자동 이발사> 감독 임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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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윤주상이 무대에 등장했다. 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형극장이어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나 싶었던 것은 괜한 걱정이었다. 반면 <아라한 장풍대작전>과 <효자동 이발사>를 보고 그가 연기한 ‘무운’과 ‘쌀집아저씨’가 동일 인물임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그가 영화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한 지는 10년. <태백산맥> <쉬리> <유령> <킬러들의 수다> 등 필모그래피도 제법 화려하다. 그런 그를 관객이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평범한 외모 때문이 아니라 띄엄띄엄 그를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 긴 간격들은, 연극 무대에 대한 그의 애정이 남달리 깊고 진했다는 것, 그리고 젊은 배우를 편애하는 충무로의 풍토가 길게 이어져왔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윤주상은 34년 동안 150여편의 연극에 출연했지만, 영화 출연작은 10편 안팎에 머문다. 그는 요즘 영화를 좀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
시스템에 영혼을 팔지 말라, 배우 윤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