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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열정 앞에 주지사의 체면은 잠시 뒤로,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80일간의 세계일주>에 카메오 출연했다. 전미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 리메이크작에서 그는 일부다처주의자 ‘하피’ 왕자로 5분간 등장, 우스꽝스러운 가발과 목욕가운 차림으로 부인들을 갈아치운다고. 주지사 선거 때 성희롱 스캔들에 말려든 적이 있는 그로서는 기대 이상의 대담한 연기였다는 후문이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80일간의 세계일주> 카메오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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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크 아야공에 이어 2004년 3월31일부터 문화통신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르노 돈느듀 드 바브르는 지난 6월10일 각 영화사 사장을 포함한 텔레비전 및 시청각 부문의 고용주들에게 비정규직 공연예술계 종사자들(intermittents: 앵테르미탕)의 실업수당과 관련된 법제를 악용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공식적인 서신을 보냈다. 공식회견에서 드 바브르 장관은 이 서신이 파트릭 르 레이 TF1 사장, 마크 테시에 프랑스 텔레비전 사장, 독립영화 제작자 협회장들, 알렝 라발 영화 및 영상물 제작자 협회장, 피에르 졸리베 작가·감독·제작자 협의회(ARP)장, 알렝 테르지앙 영화제작자 협의회장, 장-프랑스와 르프티 프랑스 영화제작 및 수출조합장 등에게 전해질 것이며, 고용주쪽의 부정행위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서신에는 “과거에는 묵과되었던 법제적 남용행위들이 더이상 용납될 수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고용주쪽의 각
[파리] 프랑스, 공연예술계 비정규직의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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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계 연출부 막내 권철아시아영상위네트워크 준비회의가 열린 마쓰모토에서 지역영상위의 주관으로 로케이션 투어를 하는 중이었다.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가며 로케이션 장소를 설명하는 젊은 통역이 있었다. 다큐멘터리영화제로 유명한 야마가타 출신의 재일동포 2세 권철(26)씨. 그에게 듣는 일본 영화계 연출부 막내 이야기.영어랑 한국어는 언제부터 공부했나.야마가타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사대부고를 대학은 몬트리올콩코드대학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그렇게 떠돌아다닌 이유는.무엇보다 같은 곳에서 공부하고 싶지 않았다.대학 때 찍은 영화는.대체로 어두운 분위기이며 진지한 영화다. 대사도 별로 없다.(웃음) 왼손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일본으로 돌아와서 한 작업은.TV쪽에서 드라마 작업으로 시작했다. 일을 구하는 데 2년이나 걸렸다. 그동안 아르바이트하며 버텼다. 아는 사람이 없어서 시작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처음에 4∼5명이 소개해줘서 겨우 들어갔다. (웃음)쓰고 있는 시나리오는 있나.
나의 무대는 일본, 그리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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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서울프랑스영화제 상영작 <결혼>의 두 주연, 알렉시스 로렛 & 클로에 람베르6월14일 6시를 조금 넘긴 시각, 하이퍼텍 나다 앞마당 계단에 걸터앉은 하얀 피부의 두 남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제4회 서울프랑스영화제가 상영되고 있었던 탓에 영화를 관람하러온 프랑스인으로 보였던 그들은 영화제 상영작 <결혼>의 남녀 주연배우였다. 영화 상영 뒤 진행되는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내한한 클로에 람베르와 알렉시스 로렛은 영화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하는 커플을 연기했다. 결혼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패닉상태에 빠지는 조안나를 연기한 클로에 람베르는 콜린 세롤 감독의 <카오스> 등에 출연한 바 있지만 영화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12살 때부터 배우를 꿈꿔왔고, 이전에는 연극이나 TV영화에도 여러 번 출연한 경험이 있다고. “배우라는 직업이 매력적인 것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
‘결혼’이 가져온 첫 주, 알렉시스 로렛 & 클로에 람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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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택하자면 다시 빙하기가 찾아와서 뉴욕을 아이스박스로 만드는 대목이다. 날아가던 헬리콥터가 얼어붙어 추락하는 장관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특수효과 스탭(테크니컬 디렉터) 박재욱(31)이다.
그는 올해 <헬보이>와 <투모로우>를 동시에 작업하고 두 작품에서 모두 이제까지 시도되지 않은 레벨의 특수효과를 구현했다. 박재욱은 대학 진학 때만 해도 취업 전망과 부모님의 뜻에 따라 재료공학과를 택했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그에게 주어진 “선물로 받은 퍼스널 컴퓨터 한대가 인생을 바꿔”놓았다. 3D애니메이션과 컴퓨터그래픽에 몰두하기 시작하면서 학교공부는 뒷전이었고, 그러한 노력으로 문화관광부가 주최한 컴퓨터그래픽 경진대회에서 3D애니메이션으로 최고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당시 금상 없는 공동 은상을 같이 받았던 인물은 다름 아닌 <마리 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이다.
수상을 통해 부모님
<투모로우> 한국 출신 테크니컬 디렉터 박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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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다스럽다. 대답 하나가 네댓개의 질문을 아우른다. 다음 질문을 생각하는 상대의 머릿속을 읽는 듯, 알아서 답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아파트 아이”로 별다른 말썽없이 살아온 삶, “여자친구가 대신 응시해준 탤런트 공채에 우연히 합격한” 뻔한(?) 이야기라도, 듣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에 빨려든다. 시쳇말로 ‘말발이 장난이 아닌’ 것이다. 듣는 와중에 눈치없이 끼어들면 면박당하기 십상이다. “아, 글쎄 끝까지 좀 들어보세요.” TV 속에서 그가 보여줬던 점잖은 이미지와 실제 그의 모습이 대비되는 느낌이 묘하다.
영화전문지 인터뷰는 처음인 신인 영화배우지만, 96년 SBS 탤런트 공채 출신인 류진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는 <비단향 꽃무> <순정> 등 적지 않다. 그 정도의 만만찮은 경력과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가 주연급 ‘스타’로 인식되지 않는 것이나, 섬세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꽃미남’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하지 않은 것은, 돌이켜보면 신기
먼 곳 바라보기, 조금씩 전진하기, <령>의 배우 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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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김일우씨가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바라본다. 데뷔작 <어둠의 자식들>에서 곧 개봉할 유작 <신부수업>에 이르기까지 60여편의 빼곡한 출연작 목록은 한국영화 중흥의 궤적과 고스란히 맞물린다. 이장호, 배창호, 이명세, 강우석, 신승수, 박철수, 곽재용에 이르기까지 함께 작업한 감독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그의 25년 영화연기가 최근 한국영화의 흐름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 카메라의 중심에 서는 위치는 아니었기에 그의 스틸사진 한장을 찾기 어려운 것이 영화산업의 냉엄한 현실이기도 하다. 조연배우 김일우. 동랑과 목화를 거친 연극판 생활, 기획사 태멘과 명보극장의 기획자, 출판사 대표, 신승수 감독의 <스물일곱 송이의 장미>를 제작한 제작사의 대표, 그리고 다시 돌아와 생의 종착역이 된 배우의 자리.
초등학교 4학년 때 “병상의 아버지를 즐겁게 해드리려고 배우들 흉내를 낸 것으로 시작”된 영화배우
어느 조연배우의 죽음, 배우 김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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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실 다 모이라고 해!” 서울극장의 하루는 곽정환(74) 회장의 격한 고함으로 시작된다. 극장 직원들이야 매일 반복되는 일이니 익숙할지 모르겠으나, 바깥으로 새어나오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사정 모르는 이에겐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터뷰가 있던 날도 자신이 투자·배급하기로 한 영화 <그 놈은 멋있었다>(7월23일 개봉예정)의 예고편 시사를 본 뒤 흡족하지 않았는지 곽 회장은 마케팅 담당자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영화판에 발을 딛기 전, 곽 회장은 ‘군인’이었다. 평안남도 용강에서 출생한 그는 소령으로 예편한 뒤 1962년 “영화제작을 하던 삼촌 친구 때문에 우연히” 충무로에 입문한다. 1964년 합동영화사를 차려 지금까지 300편의 영화를 제작한 그는 “지금까지 밑진 영화는 단 세편”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후 승승장구했다. 당시 누구나 그러했듯이 “지방 흥행업자들에게서 받은 돈의 70% 정도만으로 영화를 찍어” 부(富)를 일궜지만, 그는 대부분의 동
<그 놈은 멋있었다> 전액투자, 배급하는 서울극장 곽정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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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컬러 100분감독 임권택 출연 김지미, 신성일, 한지일EBS 6월27일(일) 밤 11시10분제24회 대종상 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미술상제22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 감독상제36회 베를린영화제 출품제6회 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상, 각본상(송길한), 음악상(김정길)영화 <길소뜸>은 분단문제를 냉전 이데올로기적 시각을 극복하여 휴머니즘적 차원의 민족문제로 끌어올린 수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1984년 온 나라를 눈물바다로 만들며 국민적인 충격을 주었던 KBS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소재로 남북 이산가족 문제를 가슴으로 조명한 작품이다.임권택 감독은 이산의 아픔을 자잘한 영화적 기교나 기법으로 포장하려 하지 않고 최대한 자제함으로써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담담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현란한 숏과 편집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영화 속 롱테이크나 자료화면의 사용(여의도 KBS 앞의 이산가족 광장을 스크린 프로세스를 통해 재연하고 있
냉정한 이산가족 찾기, <길소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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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공중파 TV 영화 프로 6월 넷째주 (6.25-6.27)6월25일(금)MBCKBS1SBS밤 12시15분 밤 12시55분 밤 12시55분<메이드 인 아메리카>독립영화관<매그놀리아>6월26일(토)KBS2EBSMBC밤 10시40분밤 11시 밤 11시30분<파이란><시티즌 밴드><에너미 앳 더 게이트>6월27일(일)EBSEBSKBS1SBS오후 2시 밤 11시 10분밤 11시 20분밤 11시 45분<지난 여름 갑자기>한국영화특선 <길소뜸><컷 런스 딥><흑수선><시티즌 밴드>Citizens Band 1977년감독 조너선 드미 출연 캔디 클락EBS 6월26일(토) 밤 11시<양들의 침묵>을 만든 조너선 드미의 1977년작. 영화제목은 개인용 주파수대(帶) 및 그 라디
[주말 TV] 배우 최민식의 연기가 돋보이는 <파이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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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denly, Last Summer 1959년감독 조셉 L. 맨케비츠 출연 캐서린 헵번EBS 6월27일(일) 낮 2시스타의 몰락은 이따금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지난 여름 갑자기>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젊은이의 양지>(1951)와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 등에서 예리하고 핸섬하며 유약한 청춘의 모습을 유감없이 연기했다. 외모로 보나 연기로 보나 손색없는 배우였던 것이다. 그런데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그는 술과 약물에 깊이 중독되었고 외모 역시 달라졌다.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을 발견하기 어렵게 되었다. <지난 여름 갑자기>는 비운의 배우 몽고메리 클리프트, 그리고 캐서린 헵번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공연한 작품이다.뉴올리언스 주립정신병원의 쿠크로비츠 박사는 병원의 어려운 재정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 시카고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 동네의 부유한 미망인 베너블 부인은 자기 조카
이 더럽고 혼란스러운 세상! <지난 여름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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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섹시함, 사랑스런 이중성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슈렉과 피오나의 영원한 가족이자 유쾌한 말발의 소유자, 동키입니다. 우선 3년 동안 저의 컴백을 손꼽아 기다려주신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요. 네? 뭐라고요? 잔소리 말고 빨리 장화 신은 고양이나 소개하라고요? 3년 만에 여러분들을 만났다는 기쁨에, 곱디고운 용부인도 두고 달려온 저한테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뭐니뭐니해도 <슈렉>의 성공에 관한 한 일등공신인 저한테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앞뒤 모르는 기자들이 고양이들의 세상이 왔다면서 유언비어성 기사를 쓴다 해도, 저는 인정할 수가 없군요.
그놈 첫인상은 정말 더러웠습니다. 기분 나쁘게 가르릉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가는 눈동자를 번뜩이는데… 엄청난 자객이라도 나타난 줄 알았거든요.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그건 자기도 어쩔 수 없는 생리 현상이라는군요. 갑자기 죽을 듯이 기침을 해대면서 털뭉치를 뱉어내는 것도 마찬가진데, 그게 목에 걸려서 죽는 고
동키가 소개하는 장화신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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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전도연은 오늘따라 조금 심술궂어 보인다. 육체적으로도 심적으로도 고단한 작업이었던 <인어공주> 촬영의 여독이 아직 남아서일까. 기나긴 여정을 끝낸 노곤함에 깊은 잠을 청하고 싶지만, 밀려 있는 인터뷰들이 놓아줄 리 없다. 그는 지금 해저로 숨어버리고 싶은 인어공주다. “젊음이나 외모나 혹은 건강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교만인 것 같아요. 원래 저는 아파도 젊음으로 버텨왔는데 요즘은 피로도 쉽게 느끼네요.” 하지만 사진 촬영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야무진 입가에 웃음이 번져난다. 예의 그 코끝을 찡그리는 기분 좋은 웃음으로부터 짭조름한 바다내음이 맡아지는 것 같다.
현실의 기술, 판타지의 감각
<인어공주>에서 전도연은 평범한 은행 직원 나영과 고두심이 연기한 억척스런 때밀이 어미 연순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나영은 현실이고 연순은 판타지에요. 어떤 꿈이나 희망 혹은 이상이어도 좋고. 연순에게는 현실적인 무게감이 없어
투명인간의 자신감, <인어공주>의 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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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미국 영화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가 미영화연구소(AFI) 선정 역대 최고 영화음악의 영예를 안았다고 23일 영화ㆍ연예계에 정통한 일간지 할리우드 리포터가 보도했다. 주디 갈랜드가 불러 전 세계 영화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이 곡은 캔자스 농장에서 뛰놀던 소녀 도로시 게일의 천진하면서도 낙천적인 품성을 살린 노래로 1천500명의 할리우드 배우와 영화제작자, 시나리오작가, 비평가들의 투표결과 '영화음악 100선(選)' 중 단연 1위를 차지했다.잉그리드 버그만 등이 출연했던 명화 <카사블랑카>의 '애즈 타임 고즈 바이(As Time Goes By)'는 2위였으며 <싱잉 인 더 레인>의 주제곡은 3위에 올랐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주제곡 '문 리버(Moon River)'는 그 다음이었으며 <홀리데이 인>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5위, <졸업>의 '미시즈 로빈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 美 역대 최고 영화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