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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가 선정하는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결정됐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 상은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상이며, 1회 수상자는 모흐센 마흐말바프. 최근 허우 샤오시엔은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헌정영화 <가배시광>에서 평범한 일본인의 삶을 대만인의 관점에서 응시했다. <가배시광>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올해 부산은 나를 선택했죠, 허우 샤오시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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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의 어느 산 중턱에 있는 <내 머리속 지우개>의 촬영 현장.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구멍 하나하나로 땀이 솟구쳐 오른다. 내리꽂히는 태양 아래서 좀비처럼 흐느적대는 기자들과 스탭들 사이로 원기충천 발랄한 여자가 한 명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선글라스와 머리띠를 하고서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인냥 팔짝거리며 온 촬영장을 맨발로 뛰어다니는 그녀의 이름은 키야 리(Kiya Lee)(40). <내 머리속 지우개>의 메이크업을 담당하고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어떻게 <내 머리속 지우개>에 참여하게 되었나.
이재한 감독이 미국에서 화보를 촬영할 때 함께 작업한 적이 있다. 외국 배우들이 선호하는 내추럴한 메이크업에 자신이 있었고, 이를 좋아했던 감독이 눈여겨보고 있다가 불러준 것이다.
미국에서 어떤일을 했나.
한국 사람으로는 최초로 그곳 영화판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사실 미국은 조합의 일원이 아니면 일을 할 수가 없는 곳이다. 그곳에서
<내 머리속 지우개> 메이크업 아티스트 키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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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면허를 반환할 때가 드디어 왔나. 4편의 007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해온 피어스 브로스넌(51)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임스 본드의 세계에서 내가 할 말은 모두 다 했다”며 더이상 본드 역을 맡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그는 “본드는 내 인생의 뒤에 자리잡고 있는 또 다른 인생이다. 4편의 본드 영화를 만들던 시절을 애정을 듬뿍 담아 회상한다”며 본드 역을 접는 심정마저 솔직하게 토로한 상태. ‘몸값을 올리기 위한 협상전략’이라는 예측들도 분분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제작사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인데, 21번째 새로운 본드 영화는 이미 2005년 11월 개봉이 계획된 상태라 한시바삐 새로운 배우에게 살인면허를 발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유력한 후보는 클라이브 오언(<킹 아더>), 제라드 버틀러(<툼레이더2>) 같은 영국 배우들. 호주의 한 타블로이드 잡지는 에릭 바나(<트로이>)가 이미 새로운
이제 다른 본드를 찾아보시죠, 피어스 브로스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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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3일, <바람의 파이터>의 기자시사를 앞두고, 최배달 최고의 적수로 등장하는 일본의 ‘국제’ 배우 가토 마사야(41)가 한국을 방문했다. 영화 속에서 그는 “비행학교 시절 최배달의 상사였고, 한 번도 패배해본 적이 없는 일본 무도 협회장”으로 등장한다.
<고질라> 같은 할리우드 영화뿐 아니라 홍콩,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영국까지 5개국에 걸친 3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이제 <바람의 파이터>를 통해 한국 현장까지 경험한 가토 마사오.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일을 하고 싶어서 택한 국제적인 활동이 이제는 배움의 계기가 되어줬다”고 회상하는 그에게, 세계 각국 영화 현장의 분위기를 물었다. “할리우드에서는 모두가 소리를 지르고, 프랑스는 뭐든지 천천히 한다. 홍콩의 현장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한국은 다들 심각하게 회의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외국 진출을 위해 무술을 시작한 그는, 실제로 사무라이나 야쿠자 같은 몸을 많이 쓰는
<바람의 파이터>에 출연한 일본 배우 가토 마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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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4일 오후 6시30분, 정은임 아나운서는 여의도 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서른여섯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지난 7월22일 낮 2시40분, 동작구 흑석동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지 14일 3시간50분 뒤의 일이다. 그동안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정은임 아나운서의 쾌유를 비는 글이 인터넷 여기저기에서 차고 넘칠 만큼 쏟아졌고, 개인 홈페이지에서 환자의 뜻과 상관없이 발췌한 사진과 글로 “사고를 예측했다”는 식의 어이없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다음카페의 ‘정은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는 쾌유를 비는 촛불집회를 계획했다가, 지나친 언론의 관심으로 취소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정은임 아나운서는 처음 응급실에 실려올 때만 해도 “30분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과 달리 하루에서, 닷새로, 그렇게 열흘이 넘도록 “누구보다 강한 의지”로 버텨내고 있었다. 중환자실 병동에 누워 있는 그는 힘겹게, 그러나 성실하게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면서 세상과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몇
영화와 연애했던 그 사람 故 정은임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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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수지가 SBS 드라마 <부자유친> 출연 이후 8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1997년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던 최수지는 9월 13일 첫방송 예정인 MBC 아침드라마 <빙점>(원작 미우라 아야코. 극본 조희, 연출 강병문)의 여주인공을 맡았다. 최수지는 일본의 인기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이 드라마에서 병원장의 아내로 등장한다.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지만 남편의 무관심 속에 외도를 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를 유괴당해 잃는 비극적인 배역이다. 남편으로는 탤런트 선우재덕이 출연한다. 남편은 외도를 저지르다 아이를 잃은 아내에게 복수하기 위해 유괴범의 딸을 일부러 입양한다. 이 딸 역시 후에 이 사실을 알고 자살한다.연출자 강병문 프로듀서는 "내면 연기가 요구되는 비운의 주인공 역을 찾던 중 최수지가 적격이라고 여겨 수소문끝에 출연 결정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최수지는 원작 소설을 감명 깊게 읽은데다 캐릭터에 대한 호감이 강해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1
탤런트 최수지 8년만에 브라운관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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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를 만나기 위해서 대학로로 갔다. 배두나는 지금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 중인 연극 <선데이 서울>에 출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두나가 제작비까지 투자한 <선데이 서울>은 박찬욱과 이무영 감독이 함께 쓴 시나리오를 각색하고, <청춘예찬> <쥐>의 박근형이 연출가가을 맡은 작품. 경쟁에서 밀려나기만 하는 냄비 세일즈맨 병호와 아내의 수술비를 마련할 수가 없는 그 동생 택시기사 정학, 정학을 사랑하지만 먹고살기 위해 몸을 파는 옌볜 처녀 정자가 막다른 골목에서 손잡고 출구를 찾는 이야기다. 벌써 보름 넘게 날마다 무대에 섰던 배두나는 인터뷰를 하던 날도 조금 일찍 극장에 도착해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면서 서둘렀다. 잠깐 슈퍼에라도 들르는 것처럼 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신경 써서 손질하지 않아 뻗친 머리카락 그대로 나타난 배두나는 더위 탓인지 나른하게 늘어져 있었지만, 곧 묻지 않아도 혼자 열심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처음
연극 <선데이 서울>에 출연 중인 배우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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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의 인터넷 만화 <순정만화>가 스크린으로 옮겨진다. 제작사 렛츠필름은 최근 만화의 영화화 판권을 획득했으며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사진)이 메가폰을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순정만화>는 총 페이지뷰 3천200만회, 1일 평균 페이지뷰 200만회를 기록하는 등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화제작. 여고 2년생과 12살 연상의 직장인, 남자 고교생과 9살 연상의 여인 등이 만들어가는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캐스팅 등을 거쳐 올 겨울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터넷 인기만화 <순정만화> 영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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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공중파 TV 영화 프로 8월 둘째주 (8.14-8.15)8월14일(토)KBS2EBS밤 10시40분밤 11시10분<인디안 썸머><릴리 마들렌>8월15일(일)EBSEBS오후 2시 밤 11시 10분<형사>한국영화특선 <족보><형사>Maledetto Imbroglio 1959년감독 피에트로 제르미 출연 피에트로 제르미EBS 8월15일(일) 낮2시피에트로 제르미가 감독과 주연을 겸한 작품. 어느 형사반장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여러 가지 사건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로마 시내의 오래된 고급 아파트에 도둑이 든다. 기동 경찰대의 인그라발로 반장은 이 강도 사건의 범인을 수색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하지만, 정작 피해자는 사건을 숨기려 한다.
[주말 TV] 박신양 이미연 주연의 멜로영화 <인디안 썸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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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 특별전③ <족보>1978년 컬러 110분감독 임권택출연 주선태, 하명중, 한혜숙EBS 8월15일(일) 밤 11시10분제17회 대종상 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영화기자상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제8회 뮌헨영화제 출품 / 제11회 낭트영화제 출품‘임권택 감독 특별전’으로 엮고 있는 8월의 세 번째 임권택 감독의 영화는 8·15 특집으로 준비한 <족보>다. <족보>는 일제 강점기 폭압적인 창씨개명에 자결로써 항거한 한 집안 종손의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임권택 감독이 영화에 ‘눈을 뜨게 된’ 70년대 말의 대표적인 영화들 중 한편이다. 상업적 흥행이 최고의 미덕이 아닌가 싶은, 1970년대의 한국 영화계 분위기에서 흥행성과는 거리가 있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진지한 접근을 하여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족보>는 창씨개명을 둘러싼 주인공들의 심리와 행동묘사로써 식민지시대 지배민과 피지배민을 막론하고 양심
내 이름 석자엔 조상의 혼과 전통이, <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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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마를렌> Lili Marleen 1981년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출연 한나 쉬굴라EBS 8월14일(토) 밤11시10분파스빈더 감독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그의 평전을 쓴 인물조차 “일관성이라곤 없는 감독”이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1982년 세상을 뜨기까지 파스빈더 감독은 다작을 하는 감독이자 ‘뉴저먼 시네마’의 대표 감독, 그리고 다분히 자학적이라 할 만큼 기이한 삶의 행적을 보인 인물이기도 했다. 출연배우에게 가학적인 행위를 주저하지 않았으며 양성애자였던 사실은 파스빈더에 관한 일화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독일 감독이었지만 할리우드 장르영화에 깊은 호감을 품었던 파스빈더는 할리우드영화에 대해서 유일하게 관심이 가는 장르라고 논한 적 있다. 성과 정치적 주제, 그리고 장르영화의 핵심어들은 파스빈더 감독을 설명하는 합당한 길이 될 것이다.<릴리 마를렌>의 시대적 배경은 1930년대. 스위스 한 마을에서 독일인 빌키(한나
전쟁에서 살아남은 여인의 아픔, <릴리 마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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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 같은 액션영화를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하는 행동이라고는 비명을 지르는 일뿐이다.” 자주 맡던 로맨틱한 캐릭터와 동떨어진 <언더월드>의 배역을 왜 맡았냐는 질문에 대한 케이트 베킨세일의 답변이다. 과감한 승부수였던 <언더월드>의 셀린느 역은 그녀에게 행운을 몰고 왔다. <언더월드>를 연출한 렌 와이즈먼과의 재혼, <언더월드> 후편의 기획, 그리고 <반 헬싱>의 안나 발레리우스 역이 그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반 헬싱>의 안나 역은 케이트 베킨세일에게는 바둑으로 치면 ‘복기’에 가깝다. 늑대인간과 흡혈귀의 대결구도, 악을 일깨우는 동력이 되는 인물을 둘러싼 쟁탈전, 주인공이 괴물사냥꾼이라는 것 등 <언더월드>와 <반 헬싱>은 유사한 설정이나 겹치는 캐릭터가 많다. 다만 무대 중심에 휴 잭맨이 서 있다는 점은 예외지만 말이다. 타이트한 가죽의
<반 헬싱>의 케이트 베킨세일 Kate Beckins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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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할 말이 별로 없는데 어떡하죠”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어둡고 자의식 강한 송일곤 감독의 스릴러 <거미숲>과 배트남전을 배경 삼아 전쟁이 건드린 악몽을 공포로 그려낸 호러영화 <알포인트> 두 편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게 된 배우가 왜 할 말이 없다는 걸까. 믿지도 않았지만, 한 귀로 흘렸다. 기자들에게 인터뷰 당사자의 저런 말들은 충격도 감동도 못 되는 법이다.
감우성이 사는 원칙 = 한쪽 발만 담그기
하지만 감우성을 잘 알았다면, 그 말이 정말이라는 것도 깨달았을 것이다. ‘할 말’은 곧 ‘영화에 대해 홍보성으로 해줄 좋은 말’이 없다는 의미였다. 기억상실과 조작이라는 까다로운 소재가 플래시백과 환상이라는 영화적 장치에 얽혀 대중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게 된 영화. 예상보다 쉽지 않은 캄보디아 로케이션 촬영이 여러 난항에 부딪히면서 기간이 엿가락처럼 늘어나고 보충 촬영도 많았던 영화. 이 두 작업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그는
냉정과 열정사이, <거미숲> <알포인트>의 감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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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포인트>, <거미숲> 동시에 선보이는 감우성 인터뷰감우성(34)이 두 편의 영화를 들고 관객을 찾아간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전쟁공포영화 <알 포인트>(공수창 감독·씨앤필름 제작)와 9월 3일 선보일 예정인 미스터리 스릴러 <거미숲>(송일곤 감독·오크필름 제작). 감우성은 스크린 데뷔작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 이어 이 두편의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와 특유의 지적인 면모를 과시한다."비슷한 시기에 영화 두 편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어서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저도 궁금합니다. 아무튼 영화에 대한 최종 평가는 관객의 몫인 만큼 관객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감우성은 <알 포인트>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군인으로, <거미숲>에서는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방송사 PD로 등장한다. 그는 "두 영화에서 맡은 역할이 확연히 다른 만큼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액션배우 아닌, 내면연기 있는 영화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