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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서 일하는 마사키(오노 마사히코)는 동네 야구팀의 멤버이다. 하지만 그는 보통 후보선수, 가끔 삼진아웃이고, 피나는 노력 끝에 날린 홈런조차 득점으로 인정되지 못한다. 한편, 그는 주유소에서 손님 야쿠자와 가벼운 싸움을 하고, 이를 빌미로 야쿠자는 마사키와 그 친구들을 협박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돕겠다고 나선 친구 이구치(이구치 다카히토)가 폭행을 당하고, 그는 복수를 감행하기로 결심한다. 마사키는 카즈오(이이즈카 미노루)와 함께 권총을 입수하기 위해 오키나와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금을 횡령한 죄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야쿠자 우에하라(비트 다케시)와 타마키를 만난다. 그들의 흉포함을 견디며 가까스로 무기를 구한 그들은 도쿄로 돌아오지만 습격은 실패로 끝난다. 그리고 마사키는 다시 유조차를 몰고 야쿠자 사무실로 향한다.
스크린은 잠시 까맣게 되지만, 곧 첫 장면이 반복된다. 마사키가 야구장 간이 화장실에서 나오며, 영화는 부감숏으로 먼지가 뿌옇게 이는 야구장을 보여준다.
다케시 영화의 원형, 〈3-4X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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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세상에서 제일 게으르고 거만한 고양이가 있다. 먹기 좋아하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탓에 몸은 눈사람처럼 비대하고 눈은 반쯤 감겨 있다. 주인 무릎에 안겨 재롱 떨 줄도 모른다. 그런 애완동물은 그의 눈에 “왕재수 아부덩어리”로 비칠 뿐이다. “가서 쥐 잡아!”라는 주인의 명령 따위는 “네가 잡아!”로 응수하면 그만이다. 스누피와 쌍벽을 이루는 ‘자의식 만땅’의 애완 동물 가필드가 카툰 박스에서 걸어나와 스크린에 재림했다. 그것도 실사로!
26년 전 카툰 캐릭터로 태어나 TV애니메이션으로 수차례 만들어졌지만, 극장용 실사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극장판 <가필드>는 ‘귀차니즘’을 온몸으로 웅변하는 가필드의 캐릭터, TV 보고 남 괴롭히고 라자니아에 집착하는 그의 일상을 소개하면서, 이야기의 큰 줄기로 가필드 집에 입양된 강아지 오디의 실종 사건을 꾸려넣었다. 아름다운 수의사 리즈, 위선적인 TV쇼 진행자 해피가 얽혀드는 ‘오디 찾아 삼만리’ 사건을 통해 가필드
세상에서 제일 게으르고 거만한 고양이, <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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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2차대전에서의 패망을 예감한 나치는 흑마술을 이용하여 전세를 역전시키려 한다. 연합군은 초자연 현상의 권위자인 브룸 박사와 함께 악마 의식이 진행 중인 스코틀랜드의 외딴 곳을 급습하고, 끔찍한 지옥의 문이 열리는 순간, 가까스로 세상이 멸망할 뻔한 위기를 막는 데 성공한다. 브룸 박사는 지옥문이 열렸던 그 잠깐 동안 인간 세계에 도착하게 된 악마 소년, 즉 헬보이(론 펄먼)를 발견하고 그를 자신의 아들처럼 키운다. 60년 뒤, 대외비공개조직인 ‘초자연현상 조사 처리국’의 주요 요원으로 활동 중인 헬보이는 강렬한 붉은색 피부와 정수리에 달린 뿔, 기다란 꼬리 등 악마의 자식임을 확연히 알 수 있는 외모에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다. 어느 날 맨해튼 박물관에 끔찍한 괴물 사마엘이 등장하고 헬보이는 격렬한 사투 끝에 사마엘을 처치한다(혹은 처치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브룸 박사는 이 사건의 배후에 헬보이를 불러냈던 나치의 협력자, 즉 러시아 흑마술사 라스푸틴과 그의 충실한 수
스스로 뿔을 꺾은 악마 소년의 외침, <헬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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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성감독 카트린 브레이야의 스크린은, 이를테면, 포르노적 복음서다. 단단하게 발기한 남성의 성기를 거침없이 들이대고, 여성의 몸을 유린하고서야 ‘복음’을 외친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구원, 아니 해방될 수 있다고. 마치 물에 기름을 들이붓고 불을 질러서 물의 순수성을 증명하려는 듯 그의 영화는 양립불가능의 재료로 뭉쳐진 세계처럼 보인다. 우리를 처음 도발했던 <로망스>(1999)와 제한상영관 공식 1호 상영작이 된 <지옥의 해부>(2004)만 놓고보면 그렇다. 게다가 <로망스>는 대단히 교훈적으로, <지옥의 해부>는 지나치게 관념적으로 성큼성큼 다가왔기에 그의 복음은 가짜처럼 보일 지경이다. 그렇다면 그의 필모그래피 중간쯤에 있는 <팻 걸>이야말로 그와 그의 복음을 이해하기에 적당하다. 바캉스 떠난 10대 소녀의 첫 경험 체험기를 통해 그의 정신적, 육체적 기원이 온전히 드러나는데, 이건 <로망스&
아담하고 흉포한 성지침서, <팻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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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희귀한 첩보원이다. 그가 찾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진실이다. 그에겐 지령도 임무도 주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된 데에는 2년 전 <본 아이덴티티>로 거슬러올라가는 사연이 있다. 총상을 입고 지중해에서 구조된 본은, 기억은 백지상태인데 육체는 가공할 반사신경과 첩보기술, 전투력을 암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본의 정체는 CIA 암살단 트래드스톤 최정예. 그가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길 원치 않는 과거의 상사로부터 목숨을 지키는 싸움에서 본은 마리(프랭카 포텐테)를 우연한 동행으로 만나고 결국 은둔 생활의 반려자로 맞이한다. <본 아이덴티티>의 말미에서 본때를 보여준 본은 “이제 건드리지 말라”고 적에게 통고했지만 그 정중한 부탁이 받아들여질 거라고는 CIA도 관객도 유니버설픽처스 관계자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6500만달러로 찍은 1편이 1억2100만달러를 벌어들인 뒤에는 말이다. <본 슈프리머시>에서 인도에 정착한 본에
유럽을 종횡하는 복수와 속죄의 질주, <본 슈프리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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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달러를 벌고 싶어서 집에 돌아가지 못한 어린 병사가 말한다. “50달러면 소가 한 마리인데… 어머니께 소 한 마리 사드리고 싶었습니다.” 카메라 한대, 딸아이를 데리고 창경궁에 가겠다는 소망, 소 한 마리를 살 수 있는 돈. <알포인트>는 그처럼 아주 작은 욕심을 가지고 있었던 젊은 군인들이 수십년 쌓인 원한에 먹히고 마는 서글픈 공포영화다. 가난하고 못 배운 그들은 자신들이 들어간 땅에 누가 피를 뿌렸는지도 모르지만, 그저 집에 가고 싶을 뿐이지만, 피를 먹고 자란 밀림은 죽은 영혼까지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72년 베트남, 여섯달 전에 실종된 병사들이 도움을 청하는 무전을 보낸다. 유일하게 살아남아 본대로 돌아온 병사는 자기 소대원들이 모두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이 마지막 흔적을 남긴 장소는 오래전 프랑스 점령군이 몰살당했던 로미오 포인트. 최태인 중위(감우성)와 여덟명의 소대원들은 알포인트라고도 불리는 그곳으로 들어가 일주일 기
죽은 영혼조차 놓아주지 않는 죽음의 전쟁, <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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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3국의 프로젝트 <쓰리>가 기대만큼 큰 반향이나 흥행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물러간 지금, 후속 프로젝트인 <쓰리, 몬스터>가 도착했다. 전작이 ‘호러’라는 큰 틀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각국 감독들에게 자율권을 넘겨준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여기에 ‘귀신 없는 호러’라는 다소 좁혀진 공통과제가 대신 제출되었다. 룰은 같고, 참여 국가가 하나 바뀌었다. 그렇다면 이번엔 좀 달라질 수 있을까?적어도 국내에 관한 한, 이번에는 그 모든 키를 <올드보이>의 영광을 안은 박찬욱 감독이 쥐고 있다. 그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기억할 만한 인용구를 남겼는데 그것은 “등장인물들에게는 고통을, 투자자들에게는 기쁨을”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쓰리, 몬스터>는 라인업에 누가 들어가고 빠지는가를 세심하게 단속한 흔적이 보인다.최근에 개봉한 <몬스터>에서 보듯, 한 인간이 괴물로 변하는 것은 그 조건이 사회의 구조적 압력이든 갑작스레 찾아온 충격이
우리 안에 웅크린 몬스터의 소환, <쓰리,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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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특별기획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종방연이 16일 오후 6시30분 서울 목동 SBS 본사 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송도균 사장, 안국정 부사장, 이남기 제작본부장을 비롯한 SBS 임원진과 박신양 김정은 이동건 등 출연진, 김은숙.강은정 작가, 신우철.손정현 PD 등 제작진이 함께했다. 윤지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종방연은 송도균 사장의 축사, 배우/스태프들에 대한 감사패 수여, 출연 배우들의 소감 순으로 진행됐다.
"어떻게 인사해야 될 지 모르겠지만 모든 분들이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박신양의 소감에 이어 참석자들의 케이크 커팅과 드라마 삽입곡을 부른 가수들의 공연이 계속됐다. 채은정이 '로맨틱 러브'를, 강인한이 '거짓말'을 부르면서 분위기는 고조됐다. 주최측은 이례적으로 주연 배우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에게 입장을 허용, 1천여명이 종방연을 지켜봤다.
종방연에 앞서 박신양, 김정은, 이동건은 핸드프린팅 행사를 가졌다. 이들의 핸드프린팅은 올
팬들 천여명 참석한 가운데 <파리의 연인> 종방연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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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유일한>의 실비오는 이탈리아 로마에 사는 16살의 고등학생이다.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의 아윱은 이란의 쿠르드족 마을에 사는 소년이다. 둘은 아마도 동갑이고, 모두 예쁜 눈을 가졌다. 하지만 두 영화를 나란히 보면 두 소년이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두 영화를 성장영화라고 부를 때, 성장은 축복과 저주를 아우르는 텅 빈 말이 된다. 서유럽의 풍요가 축복의 성장을 낳고, 중동의 고난이 저주의 성장을 낳았을 것이다. 두 영화의 또 다른 대립항은 성장영화가 정치를 언급하는 방식이다. 하나는 수없이 언급하면서 정치를 지워버리고, 다른 하나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육중한 정치적 전언에 이른다.
<나에게 유일한>은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익숙한 성장영화다. 성적 호기심, 아버지와 학교의 권위에 대한 불신, 낭만과 일탈에의 동경 같은 성장영화의 코드들이 빼곡하다. 실비오는 학교 점거투쟁을 벌이는 동료들과 여자 친구 사이를 바쁘게
[비평 릴레이] <나에게 유일한>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허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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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영화계 `영화의 거리' 조성...영화축제도한때 `한국영화의 메카'로 꼽혔던 서울 충무로 일대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새단장된다. 서울 중구는 대한극장, 명보극장, 스크라극장 등이 위치한 충무로 2ㆍ3ㆍ4가 일대를 `영화의 거리'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4월 영화인들과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충무로 영화의 거리 추진협의회'를 발족한 데 이어 5월 명보사거리에 대종상영화제 트로피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본격작업에 착수했다.김갑의 충무로 영화의 거리 추진협의회장은 "지난 40년간 충무로는 한국영화의 총본산지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명성이 많이 퇴색했다"면서 "한국영화가 급성장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 영화의 역사도 보전하고 지역경제도 살리기위해 이같은 사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중구와 추진협의회는 우선 오는 11월까지 예산 4억원을 투입, 충무로 3가 60의 1일 극동빌딩 담장을 따라 야외 영화 전시장을 설치, 각종 영화관련 자료 및 조형물, 촬영
충무로 ‘한국영화 메카’ 자존심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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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합작 드라마 <프렌즈>에 출연했던 후카다 교코 주연의 일본 드라마 2편이 MBC 드라마넷을 통해 방영된다. 19일 첫 방송되는 <푸드 파이터>(수.목 밤 11시30분)와 20일 첫 방영되는 <리모트>(금 밤 11시30분)가 그것. 특히 <푸드 파이터>에는 '초난강'으로 잘 알려진 그룹 SMAP의 멤버 구사나기 쓰요시가 출연해 눈길을 끈다. 2000년작인 <푸드 파이터>는 고아 출신의 주인공(구사나기 쓰요시)이 '먹기대회'에 출연해 받은 상금으로 몰래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다는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20일 첫 방송되는 2002년작 <리모트>는 정상의 스타 후카다 교코와 도모토 코이치가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됐던 드라마. 형사 콤비가 범죄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치밀하게 다루고 있다. <소년탐정 김전일>의 원작자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스모 선수 출신의 코니시키가 조
후카다 교코 주연 日드라마 2편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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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리얼리즘의 계보에서 영화작업을 시작했으면서도 다양한 영화언어의 실험으로 선배감독들의 영화와는 전혀 다른 작품세계를 구축했던 이탈리아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1920~93) 영화제가 8월27일부터 9월10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열린다.
펠리니는 네오리얼리즘의 걸작 <무방비 도시>와 <전화의 저편>에서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조감독이자 공동각본가로 영화이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청춘군상> <백인추장> 등 자신의 초기 연출작들은 네오리얼리즘의 큰 틀 안에서도 자전적인 이야기로 인생과 예술에 관한 성찰을 풀어내면서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펠리니의 연출데뷔작인 <백인추장>(1950)을 비롯해 53년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비텔로니>, 펠리니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영화 <길>(1954), 펠리니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달콤한 인생>(1959)과 (1963
펠리니 작품 부산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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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의 프리마켓인 부산프로모션플랜(Pusan Promotion Plan. PPP)과 신인발굴 프로젝트 NDIF(New Directors in Focus)에 참가하는 작품 29편이 16일 확정, 발표됐다. PPP는 우수한 아시아 프로젝트의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부산국제영화제가 1998년에 출범시킨 프로젝트 마켓. NDIF는 유망한 한국 신인감독들의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는 PPP의 부대행사다.올해 PPP에는 봉준호 감독의 <더 리버>(가제), 장선우 감독의 신작 <마두금>, 으로 장편 데뷔한 이수연 감독의 <백만송이>, <벌이 날다>를 연출한 바 있는 민병훈 감독의 <포도나무를 베어라> 등이 참가한다. 또 <잔다라>를 만든 태국 감독 논지 니미부트르와 <불견>의 대만 감독 리캉생의 신작 등 모두 23편이 PPP 참가작으로 선정됐다.한편 신인감독의 등용문인 NDIF에는 김성숙 감독의 <내게 필요한
부산영화제 PPP 프로젝트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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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영화진흥위원회와 공동으로 저예산 영화 5편의 제작을 지원하는 '저예산 HDTV 영화 제작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시나리오와 제작계획서를 공모해 오는 10월 HDTV 영화작품을 선정, 제작을 지원하며 완성된 영화는 내년 6월 공개 시사회를 거쳐 극장 상영과 함께 KBS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영진위가 지원하고 KBS와 제작사가 공동제작하는 형태로 추진된다.KBS는 "방송사가 기성 영화감독들에게 단막극 연출을 맡기거나 영화 제작에 참여한 적은 있었지만 공적 영화기구의 지원을 얻어 인적·기술적 교류를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영상문화의 새 지평을 여는 동시에 TV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응모를 희망하는 감독이나 제작자는 순제작비 3억원 내외의 영화(필름과 HDTV 모두 가능) 시나리오와 제작계획서를 오는 9월 13-17일 영진위에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영진위 홈페이
KBS, 영진위와 함께 HDTV 영화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