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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에 쏟아지는 한국 영화는 대략 60∼70편. 시사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부지런을 떨었다 치더라도 조금 지나면 제목조차 가물가물한 영화들이 적지 않다. 하물며 영화를 만든 감독의 이름까지 줄줄줄 머리에서 불러내기란 더더욱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여기 다섯 감독들은 조금 별난 위치를 갖고 있다. 1∼2편의 영화만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세간에 각인시켰고, 이후에도 차기작이 과연 뭘까, 충무로 안팎의 관심을 독차지해왔기 떄문이다. <해피엔드>의 정지우를 시작으로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품행제로>의 조근식,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그리고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의 장항준까지, 세간의 주목과 기대가 어쩌면 이들의 행보를 더더욱 조심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어쨌든 새로운 돛을 단 배가 진수됐고, 이제 목적지에 닿기까지 숨가쁜 여정을 계속해야만 할 다섯 선장의 포부를 미리 들었다. /편집
두둥! 신작 프로젝트 5인 5색 [1] -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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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은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털스 루퍼의 가방 제2부>디지털 영화영상을 집중 조명하는 제5회 서울넷앤필름페스티벌(SeNef2004.세네프영화제)의 오프라인 영상축제인 서울필름페스티벌이 오는 9월15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열린다.상영장소는 허리우드극장과 서울아트시네마, 일민미술관.'집중과 확장'이란 주제로 열리는 세네프영화제는 온ㆍ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영화축제. 특히 올해부터는 온ㆍ오프라인 행사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세네프 홈페이지(www.senef.net)에서 이뤄지는 서울넷페스티벌과 오프라인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서울필름페스티벌을 분리해 진행한다.앞서 온라인 영화제는 이미 지난 5월1일부터 시작됐다. 오는 9월 22일까지 20개국 175편의 영화가 5개월여 동안 사이버공간에서 상영된다. 극장스크린에서 진행되는 서울필름페스티벌에서는 모두 26개국에서 뮤직비디오 100편을 포함해 장편 60편 등 모두 256편의 작품이 선보일
서울필름페스티벌 9월 15-22일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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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을 터뜨린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작가 김은숙(32·사진 왼쪽) 강은정(30)씨. 같은 집에 살며 드라마를 함께 집필하고 같은 휴대폰까지 사용할 정도로 ‘붙어 사는’ 두 작가는 대학 졸업 뒤 직장생활을 하다 문학을 하겠다며 1997년 나란히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다음해 나란히 문창과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을 맡게 된 이들은 곧 단짝이 됐다. 졸업 후에는 함께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지난해 에스비에스 <태양의 남쪽>을 쓰며 드라마 작가로 공식 데뷔했다. 두 작가는 당시 죽어 있던 시간대에 <태양의 남쪽>으로 2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이번에 <파리의 연인>으로 더 큰 성공을 거뒀다.
결국 인기 드라마를 썼지만 쉽지는 않았다. 글쓰기는 물론이거니와 연기자나 제작진과의 관계도 만만찮은 일이었다. 드라마 결론을 강요하는 시청자들의 협박전화도 많이 받았다. 두 작가는 16일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에
에스비에스 <파리의 연인> 작가 김은숙·강은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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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이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역도산(본명 김신락.1925-1963)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공동 제작하기로 합의했다. 18일 재중 동포신문인 '요녕 조선문보'는 "조선영화제작회사(조선예술영화촬영소)와 창춘(長春)영화제작소가 공동으로 국제프로레슬링 무대의 거두(巨頭)였던 역도산의 전설적인 일생을 다룬 영화 <력도산의 비밀>을 촬영하기로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한국 영화사 싸이더스도 일본 제작자 가와이 신야(河井信哉)와 손잡고 영화 <역도산>을 공동 촬영하고 있어 동북아 4개국이 역도산의 삶을 주제로 한 영화제작에 참여하게 됐다.(사진은 현재 싸이더스가 제작중인 <역도산>의 주인공 설경구)신문에 따르면 북측 대표단이 지난 5월 창춘을 방문해 북한의 유명 작가 류부연의 <력도산의 비밀> 시나리오를 영화화하는 데 합의했으며, 창춘영화제작소 대표단도 최근 평양을 답방해 구체적인 촬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담에서 양측은 투자 비율,
북ㆍ중 ‘역도산’ 일대기 영화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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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배용준의 브랜드를 단 상품들이 출시된다. 일본에서 '용사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배용준의 이름을 단 제품들이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배용준의 소속사 BOF는 "배용준의 이름을 단 제품들을 출시하기 전 다양한 업체들에게서 샘플을 받아 선정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빠르면 올해 안에 가방, 다이어리, 지갑 등 가죽제품을 중심으로 배용준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브랜드가 출시되면 현재 롯데 잠실점을 비롯한 면세점을 중심으로 일본 등 관광객을 주고객으로 삼아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아놀드 파머, 잭 니클로스, 오마 샤리프 등 스타들의 이름을 브랜드화한 상품이 외국에는 많았지만 국내에는 스타의 이름을 붙인 본격적인 브랜드 출시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브랜드 출시에는 배용준의 사진을 쓴 가짜 상품들이 시중에 많이 유통된 것도 한 동기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소속사 관계자는 "최근 시중에 돌고 있는 배용준을 모델로 한 가짜 상품들의
배용준 상품 브랜드로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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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를 무대로 하는 영화 두편이 인도의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중국측의 저지로 무산됐다. 오는 21일부터 일주일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제3자의 눈으로 보는 아시아 영화제'의 조직위원회는 당초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일대기를 다룬 <쿤둔>(Kundun)(사진)과 오스트리아의 산악인 하인리히 하러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티베트에서의 7년> 등 두편의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뭄바이의 중국 영사관이 이들 영화를 상영하지 못하도록 인도 정부에 압력을 행사해 결국 무산됐다고 힌두스탄 타임스는 17일 보도했다.이에 대해 그동안 티베트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광범위한 캠페인을 벌여오다 이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단체인 `티베트의 친구들'의 텐진 춘데 사무총장은 "정치적 압력으로 티베트가 처한 상황의 진실을 `간교하게' 은폐하려는 정국 정부의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수디르 난드-가옹카 감독은 "영화제의 취
中 “티베트영화 상영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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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마이클 잭슨(45)이 16일 팬들의 ‘환호’ 속에서 가족들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 마리아 지방법원에 출두했다. 흰색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팝의 제왕’ 잭슨은 이날 황금빛과 검정색으로 장식된 투어버스에서 가족들과 함께 내린 뒤 큰 검정색 양산을 쓰고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법원 청사로 들어가다가 ‘무죄’를 외치는 300여명의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일부 팬은 검은색 선글라스와 중절모 등을 쓰고 잭슨을 흉내낸 차림으로 잭슨의 무죄를 주장했고, 한 팬은 “마이클 잭슨이 피터팬이라면 토머스 스니던(검사장)은 후크 선장”이라고 말했다. 잭슨의 부모와 그의 누이인 가수 재닛과 라토야, 남동생 저메인 등은 피고석 뒷줄에 앉아 검찰쪽 주장을 들었다.네버랜드 랜치 저택에서 12살 남자 어린이를 침대로 끌어들여 성추행하는 등 10건의 어린이 성추행 혐의로 지난해 11월19일 전격 체포된 뒤 재판을 받게 된 잭슨은 “사실무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며
성추행혐의 잭슨, 요란한 법정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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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페이스풀>(Unfaithful)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다이안 레인이 배우 조슈 브롤린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이들의 대변인이 16일 밝혔다. 인은 올해 나이 39살이고 브롤린은 36살로 연하이며 두사람 모두 이번이 두번째 결혼이다. 레인은 배우 크리스토퍼 램버트와의 첫번째 결혼에서 얻은 딸이 있고 브롤린은 첫째 부인 앨리스 아데어와의 사이에서 난 딸과 아들이 있다. 결혼식은 두 사람이 살고 있는 LA의 해변가 모처에서 치러졌다.두 사람은 2001년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 개봉 때 만나 연애해왔다.레인은 최근 <투스카니의 태양>(Under The Tuscan Sun)에 출연했고 곧 출시될 드라마 <난폭한 사람들>(Fierce People)에서 주연을 맡는다. 브롤린은 유명 배우 제임스 브롤린의 아들로 아버지가 가수 바버라 스트라이샌드와 결혼하면서 그녀의 의붓아들이 됐다. 브롤린은 TV 시리즈
다이안 레인, 조슈 브롤린과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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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비(非) 할리우드 수입외화가 관객과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사장돼 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이제는 줄어들 수 있을까. 우리나라 극장가의 풍경을 보면 멀티플렉스 극장이든 단관 극장이든 상업용 장르 영화만 판을 치고 있다. 배급사, 제작사, 수입사, 극장업자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이른바 '돈이 될 만한' 흥행성 위주의 영화만 만들고 수입하고 배급하고 상영하다보니 빚어진 현상. 이로 인해 완성도가 높거나 새로운 영화들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고 이 때문에 관객은 좋은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한 게 한국영화의 현주소다.이런 가운데 비평과 흥행에서 성공을 거둘 만한 외화 또는 우수한 실험 외화들을 지속적,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영화배급 라인이 출범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사 스폰지와 벤처 캐피털 KTB네트워크가 공동 설립한 'Cine, 休'.지난 2002년 세워진 스폰지는 <도그빌>, <자토이치>,
걸작 외화 전문배급사 ‘Cine, 休’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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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중국 영화시장을 평정한 승자는 예상대로 장이모의 <연인>이 되었다. 지난 7월16일 개봉하여 상영 18일째인 8월2일까지 흥행 성적은 1억5천만인민폐로 이미 <영웅>이 세운 1억4천만인민폐의 기록을 앞질렀다. 중국에서 입장수익 1억5천만인민폐의 개념은 평균 입장료 4천원으로 6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의 면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스크린 수(전국 2200여개)를 고려하면 대단한 수치이다.
영화 개봉 뒤 언론 매체와 일체의 접촉을 피하던 장이모는 <연인>의 흥행 대성공 보도 이후 지난 8월6일 베이징 <청년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가 찍은 것은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관심을 쏟은 것은 영화의 흥행이다. 흥행만이 상업영화의 성패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라고 생각한다”며 흥행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분명히 나타냈다. 8월3일부터 소상영관 위주의 2차 개봉에 들어간 <연인>은 여전히 하루 평균 3만여인민페
[베이징] <연인>, <영웅> 누르고 중국 대륙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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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30일, 개봉 첫 주말 흥행 7위로 범상하게 개봉한 대니 라이너 감독의 신작 <해롤드와 쿠마 화이트 캐슬에 가다>가 범상한 문제작이 되는 이유. 그 범상함이 더욱 문제가 되는 이유. 놀랍게도,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 아메리칸이 조연이 아닌 주연을 맡았다는,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사실 때문이다.
<아메리칸 파이>와 <베터 럭 투모로>에서의 호연으로 <피플> 선정 50명의 섹시 가이에 이름을 올린 한국계 배우 존 조가 한국계 미국인 캐릭터인 해롤드를, <반 윌더>에서의 코믹 연기로 주목받은 칼 펜이 인도계 미국인 캐릭터인 쿠마 역을 맡았다. 이 20대의 총각 둘이 주말 저녁, 대마초 약기운에 화이트 캐슬 햄버거에 필이 꽂혀서 뉴저지 숲속을 헤매는 모험담이 영화의 주 스토리. 영화의 장르만 두고 본다면, 감독의 전작, <내 차 봤냐?>의 뒤를 이은 전형적인 ‘스토너 로드무비’로서 손색이 없
[LA] 할리우드, 아시안 아메리칸에 눈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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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주의자 일본의 소외감을 자극하며 3국 합작 전선에 최대 위기가 닥친 건 홍콩 감독이 유위강에서 프루트 챈으로 바뀔 때였다. <무간도>가 아시아에서 워낙 이름을 떨친 작품이어서 유위강에 대해 일본도 반색하고 있었는데, 유위강이 거대한 장편영화 프로젝트를 갑자기 떠안게 되면서 일이 꼬였다. 홍콩에선 유위강의 장편 작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감독을 바꾸거나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선택지를 내놨다. 한국이라고 당황하지 않았을 리 없다. 대안이 될 만한 감독을 찾지 못하면 자기라도 하겠다는 진가신의 설득에 ‘뭐 하는 수 없군’ 하며 상황을 수긍했다. 완강한 건 일본이었다. 유위강이란 이름을 넣고 사인한 계약서는 뭐냐는 것이었다. 하긴 일본 처지에서는 ‘파이널’을 보낸 지 석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감독을 바꾸겠다니 답답한 노릇이었을 게다. 원칙을 준수하는 건 자기뿐이고 한국과 홍콩은 자기들끼리 입을 맞춰가며 일을 진행한다는 소외감이 극에 달했다.
일본이 원칙 우선주의라면 홍
3개국 옴니버스 호러 <쓰리, 몬스터> 악몽의 제작기 - 프루트 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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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 영화사 봄은 여전히 국내 프로덕션에 무게중심을 두지만 제작의 삼각추 가운데 하나는 해외쪽에 내딛고 있다. <쓰리, 몬스터>는 그중 하나의 작업일 뿐이다. 자본이 완전히 해외에서 오는 경우, 로케이션이 외국이어서 자본과 인력을 공유해야 하는 경우, 외국 감독을 초청해 한국에서 한국의 배우, 스탭과 작업하는 경우 등 다양한 방식을 진행하고 있다. <쓰리> 시리즈가 <쓰리10>까지 이어가며 성공한 브랜드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으나, <쓰리, 몬스터>가 해외로 뻗는 제작 노하우에 보탬이 된 건 분명해 보인다. “한국의 시스템은 비경제적이다. 홍콩과 일본은 어찌됐든 한편 찍는 데 한달이면 모든 걸 끝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린 최소 석달이다.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는 우리의 시스템이 크리에이티브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하는 스피드는 확실히 우리가 늦다. 우리에겐 시간이 돈이 아니니까.
3개국 옴니버스 호러 <쓰리, 몬스터> 악몽의 제작기 -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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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아시아 3국 최초의 합작 영화 <쓰리>(감독 김지운, 진가신, 논지 니미부트르)가 ‘옴니버스호러’로 선을 보였다. 홍콩과 타이에선 흥행에 성공했으나 한국에선 빛을 보지 못했다. “1편 때는 캐치프레이즈 때문에 시작한 거고, 나도 자신이 없었다. 개봉해보니 국내에 시장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비록 실패했지만. 요즘 관객은 새로운 것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더 열려 있구나라고.” 그래서 영화사 봄의 오정완 대표는 같은 해 도쿄영화제에서 <쓰리>의 발의자인 홍콩의 진가신을 만나 한번 더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하나의 컨셉으로 이어간 단편 시리즈 <어메이징 스토리>처럼 <쓰리>를 아시아 대표 호러 브랜드로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홍콩이나 타이에선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제작비는 상대적으로 낮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성공하지 못한 한국에서 의욕을 보이니 뜻밖으로 받아들였다.
2편 &
3개국 옴니버스 호러 <쓰리, 몬스터> 악몽의 제작기 - 미이케 다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