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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촬영을 시작하는 영화 <공공의 적2>(제작 시네마서비스)에서 정준호가 연기생활 최초로 악역을 맡았다.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나두야 간다> 등에 출연했던 정준호가 본격적인 악역 연기에 도전하는 것은 95년 데뷔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공공의 적2>는 전편에 이어 공공의 적(敵)에 맞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다. 1편의 배경이 경찰이었다면 2편의 주무대는 검찰. 전편에 이어 이미 주인공 역에 낙점된 설경구는 부조리에 '터프하게' 맞서는 다혈질 검사로 옷을 갈아입는다. 영화는 다음달 20일 촬영을 시작해 11월께 마치고 내년 2월3일 개봉할 예정이다.
정준호, <공공의 적 2>서 악역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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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두목에게 배신을 당한 뒤, 그의 돈을 가로채다 경찰에 체포된 루비(장 르노)는 결코 입을 열지 않는다. 수차례 감옥을 들락거리며 감옥 동료들을 쉴새없는 수다로 괴롭히는 퀀틴(제라르 드파르디외)에게 침묵이란 없다. 루비를 통해 갱단의 비밀을 밝히려는 경찰은 퀀틴의 수다로 루비의 침묵을 깨려 한다. 그러나 루비는 묵묵히 듣기만 하고 퀀틴은 생애 처음으로 진정한 친구를 만났다고 믿는다. 루비를 향한 퀀틴의 애정 공세는 나날이 심해지고 이와 함께 루비의 탈옥 계획도 진행된다. 루비의 계획이 성공하려는 찰나 갑자기 나타난 퀀틴으로 상황은 엉뚱하게 흘러가고 예상치 못한 둘의 탈주극이 시작된다.
프랑스의 간판 배우 장 르노와 제라르 드파르디외, 그리고 코믹 도주극의 전문가 프란시스 베버가 뭉쳤다. 프란시스 베버의 전작 <은행털이와 아빠와 나> 시리즈에서와 마찬가지로 영화는 우연하게 벌어지는 상황들의 코믹함과 범죄자들간의 인간적인 교감이라는 두 줄기가 맞물리며 진행된다. 게다가 지나
자유 대신 친구를 찾아가는 따스한 버디영화, <셧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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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과 배트맨이, 원더우먼과 캣우먼이, 뤼팽과 홈스가 한 작품 속에서 대결한다면 누가 이길까? 팬들이 원하는 바대로 원작을 비틀거나 전혀 다른 식으로 내용을 전개시키는 팬픽(fan fiction)은, 대중의 욕망이 직접적으로 투사되는 인터랙티브한 소통의 가장 명징한 예로서 자유분방한 패러디와 카니발적 특징을 자주 보여준다. 그렇다면 80년대 슬래셔 공포영화의 쌍두마차인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프레디 크루거와 시리즈의 제이슨이 함께 등장하는 팬픽의 경우는 과연 어떨까? 꿈과 현실의 경계를 지워버렸던, 슬래셔 자체의 장르적 특징보다는 바로 그 환상적인 면모 때문에 암묵적인 공포를 확산시켰던 프레디, 그리고 공포영화 속 익숙한 주인공으로 ‘소외된 이의 분노’를 체현하는 존재인 하키 마스크맨 제이슨. 꿈의 지배자와 현실의 지배자가 한 공간에 존재할 때 공포는 배가 될 것이라는, 단순한 양의 합산에 의거한 상상으로 팬픽을 써내려간다면?
유감스럽게도 로니 우(<백발마녀전&
이 세상으로의 귀환을 꿈꾸는 살인마들, <프레디 vs 제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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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와 카라바조의 그림으로 유명해진 유디트라는 여인이 있다. 구약성서 외경에는 이스라엘의 과부였던 그녀가 침략자인 신바빌론의 홀로페르네스 장군을 유혹하여 목을 벤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르네상스 이후 수많은 화가들이 ‘영웅’ 유디트를 화폭에 담았다. 그중에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라는 바로크 시대의 여류화가도 있다. 천재적인 재능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친구에게 강간을 당하고 원치 않은 결혼을 하는 등 그녀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유디트는 ‘영웅’보다는 역동적이고 사실적인 ‘살아 있는 여성’의 이미지가 강하다. ‘나쁜 남자’에 대한 복수와 증오가 선연히 드러난다. <프리즈미>는 아르테미시아의 불행했던 삶과 유디트의 이야기를 겹쳐놓은 듯한 복수극이다.
눈오는 밤 불량배들에게 여주인공 치히로는 윤간을 당한다. 그녀가 고향을 떠나 도쿄로 와서 직장생활을 한 지도 5년이 흘렀다. 남자친구인 노가미와 결혼을 앞둔 치히로. 출근을 서두르던 아침, 5년 전 그녀에
섹스와 폭력으로 가득 찬 냉장고, <프리즈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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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코끼리 한 마리를 거실에 둔 채로 살아간다. 밖으로 내보낼 방도가 없으니 그냥 참고 지낼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지내다보니 어느샌가 코끼리의 존재에 익숙해졌다. ‘거실의 코끼리.’ 내부의 커다란 문제를 의미하는 서양의 우화다. 너무 거대한 내부의 문제들은, 손쓸 새도 없이 우리 삶의 무감각한 일부분이 되어버린다. 가끔은 코끼리가 몸을 움직여 집을 흔들기도 한다. 99년 미국의 컬럼바인 고등학교. 2명의 고등학생이 12명의 급우와 1명의 선생을 총살하고 자살했다. 코끼리가 움직인 순간이었다. 구스 반 산트는 바로 그 순간으로 숨어든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를 가진 존, 급우들의 사진을 찍는 일라이, 축구선수 네이던과 여자친구, 왕따 알렉스와 친구 에릭, 몸에 대한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미셸, ‘먹고 토하는’ 다이어트 중독증 치어리더들. 카메라는 아이들의 행보를 교차시키며 학교의 지형도를 관객에게 인지시키듯이 복도를 헤매고 다닌다. <엘리펀트>는 멋지게 조율된 관전기다.
‘미국 고등학교’라는 코끼리의 관전기, <엘리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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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 <올드보이>의 유명한 경구는 이제, 자신이 개그맨 출신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도마 안중근> 그 자체를 감상해달라는 ‘감독’ 서세원에게 보내는 관객의 대답이 된다. <조폭마누라>의 빅히트만으로 가능성 있는 제작자로 불릴 만했던 서세원. 그러나 그는 지금 세상과 함께 웃는 것이 아닌 외롭게 진지해지는 길을 택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눈물을 강요하는 <도마 안중근>을 보면서 함께 울어줄 관객은 한명도 없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1907년 독립군 기지에서 일본군이 우리 민족에게 학살을 자행하는 장면으로 시작한 영화는 단도직입적으로 이토 히로부미(윤주상) 암살에 성공한 안중근(유오성)이 일본 형사(정성모)에게 취조를 받는 장면으로 뛰어든다. 이후 보여지는 도마 안중근의 과거(삼흥학교 설립, 의병운동 참가, 단지동맹 결성, 그리고 1909년 하얼빈 거사)는 대략 이 시점에서
홍콩누아르의 주인공으로 부활한 안중근 의사, <도마 안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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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아메리카, 올모스트!”
이제 막 공항에 도착한 코르코지아 출신 빅토르 나보스키(톰 행크스)는 지독히도 운이 없는 남자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는 동안 쿠데타가 일어나 그의 고국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졸지에 국적을 잃은 그는 미국에 들어가지도 고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공항 터미널 환승 라운지에서 출입관리국의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 혼란에 휩싸인 고국의 소식에 황망해하다가 공항에서 내준 식권까지 잃어버린 그는 대기석에서 잠을 청해보지만, 이번엔 의자 사이로 엉덩이가 빠져버려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 이 우스꽝스럽고 가련한 남자가 관객을 웃기고 울릴 <터미널>의 ‘히어로’다. 못 미더워도 어쩔 수 없다.
나보스키의 단순명쾌한 캐릭터는 공항 사람들의 의혹과 오해 속에서 크고 작은 소동을 빚는다. 그는 공항을 벗어나선 안 된다는 규칙을 양순하게 지키면서, 언어별 여행 가이드 책자를 대조해 영어를 배우고, 카트를 회수하는 노동의 대가로 푼돈을 챙기는 등 나름의 생존방
휴머니즘의 엔터테인먼트,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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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수많은 러브콜을 받아왔던 섹시스타 이효리가 드디어 영화에 데뷔한다. 이효리가 수많은 시나리오 중에서 영화 데뷔작으로 신중히 선택한 작품은 <공즉시색>(가제/㈜크리스마스 엔터테인먼트 제작). 여대생들의 성에 대한 담론을 영화화하는 이 작품에서 이효리는 주인공인 '성은'역을 맡았다. <색즉시공>이 남성 시점의 성담론이었다면 <공즉시색>은 여성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는게 차별점. 인터넷 소설 '난 악녀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가 원작이다.9월 하순부터 촬영을 시작할 <공즉시색>은 <내 사랑 싸가지>를 연출했던 신동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여친소>를 아시아에 배급했던 '빌 콩'이 아시아 배급을 책임질 예정이다. 가요계와 방송계를 평정한 '이효리 신드롬'이 영화계까지 유효할까. 일단 '섹스코미디'를 데뷔작으로 선택한 것으로 볼 때 큰 모험을 하지 않고 주요 장기였던 섹시발람함을 강조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는 안
이효리, <공즉시색>으로 스크린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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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 네 사람이 길을 잃었다. 해는 지고, 길을 잃고 헤매다가 텅 빈 교실을 발견했다. 여기서 밤을 새우기로 하고 짐을 풀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한 사람씩 교실 모퉁이에 서서 상대방이 등을 치면 달려가서 앞사람 등을 치는 놀이를 밤새 하기로 했다. 그들은 밤새 그 놀이를 하면서 두려움을 달랬다. 그리고 아침이 와서 교실을 떠났다. 그런데 불현듯 깨달았다. 그 놀이는 네 사람이 할 수 없는 놀이였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더 많은 그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공수창이 시나리오를 쓰고 처음 연출을 한 〈알 포인트〉의 우리 곁의 무시무시한 두려움이다. ‘줄리엣이 은밀히 로미오(Romeo)를 찾으러 간다’는 실종자 구조 군사작전 약자를 뜻하는 알(R) 포인트 지역은 좌표 63도 32분, 53도 27분, 호치민시 서남부에서 150킬로미터 떨어진 캄보디아 접경의 옛 프랑스 휴양지다. 여기에 파견된 18명의 한국군이 실종되고, 끊임없이 부대로 구조요청 무선이 날아온다. 1972년 1월
[비평 릴레이] <알 포인트>,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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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 <화씨 9/11>에 이어 미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낙선을 위해 각자의 재능을 온라인 반(反)부시캠페인 광고에서 한껏 발휘한다. 부시 대통령(사진은 <화씨 9/11>의 부시)으로서는 일부 유명 스타들의 잇단 공세에 왜 자신만 미워하는지 씁쓸해 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북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순항하고 있는 첩보액션물 <본 슈프리머시>의 맷 데이먼,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열연한 스칼렛 조핸슨 등이 그 대표적 사례.온라인을 통해 진보적인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는 무브온 닷 오그(MoveOn,org)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24일 아카데미 등 각종 영화상에 빛나는 감독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 새로운 反부시 광고를 특별 개봉한다고 23일 AP통신이 전했다.1998년 출범한 독립적인 단체인 무브온은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
유명스타 反부시광고, 부시 “왜 나만 미워해”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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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가을 제작된 <여섯개의 시선>에 이어 두번째 인권 옴니버스 영화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해 제작된다. 국가인권위는 23일 "다음달 초부터 두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의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이 인권 영화에는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류승완 감독(사진)과 <미소>의 박경희 감독의 참여가 확정됐으며 이밖에 <아는 여자>의 장진, <해피 엔드>의 정지우, <송환>의 김동원 감독 등 모두 다섯명의 감독이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주제는 <여섯개의 시선>과 같은 '차별'. 각 감독은 5천여만원의 제작비로 각자의 개성을 발휘해 15분 이상 분량의 단편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 인권위는 올해 연말까지 이 두번째 인권영화의 제작을 완료한 뒤 내년 초쯤 관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국가인권위, 두번째 인권옴니버스 영화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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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옌볜 소녀로 변신영화 <어린 신부>에서 깜찍한 여고생 신부로 사랑받았던 문근영이 차기작 <댄서의 순정>(가제)에서 옌볜(延邊) 소녀로 변신한다. 문근영은 이 영화에서 한국서 열리는 댄스 스포츠 세계대회에 참가할 선수로 초청받은 옌볜 최고의 스포츠 댄서인 언니가 약혼자의 반대로 출전을 못하게 되자 대신 한국에 오게 되는 동생 장채린으로 나온다.영화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갑작스레 한국에 온 순진무구한 문근영이 낯선 한국생활에 적응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을 그릴 예정.문근영은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는 것처럼 깨끗하고 맑은 사랑 이야기에 마음이 끌려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근영은 귀엽고 순수한 옌볜소녀를 연기하기 위해 옌볜 사투리를 익히는 등 이 작품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명적이고 지독한 사랑을 그린 멜로영화 <중독>으로 데뷔한 박영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이 영화는 오는 10월말 촬영에 들어가며
[영화가 단신] 문근영, 옌볜 소녀로 변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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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0월 초 개막하는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단을 23일 발표했다.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도전적인 극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는 '메이드 인 홍콩' 등을 만든 홍콩 감독 프루트 챈, <트로피컬 맬래디>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세르게이 라프란티브 러시아 소치영화제 집행위원장, 독일 감독 디토 친차체,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등 5명이 선정됐다.
'와이드앵글' 부문에서 각각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선재펀드'와 '운파펀드'의 심사위원으로는 홍기선 감독과 주유신 평론가, 오정옥 촬영감독이 참가한다. 또 영화제 기간 시상될 한국영화 공로상 수상자로는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의 야노 카즈유키 집행위원장과 넷팩(아시아영화진흥기구)의 창안자인 싱가포르 영화평론가 필립 셰어씨가 선정됐다.(서울=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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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편 애니메이션의 선두주자 야마무라 코지 감독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산업진흥재단 서울애니메이션센터(http://ani.seoul.kr)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www.jpt.or.kr) 주최로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서울 아니마떼끄-야마무라 코지 회고전'. 그는 2003년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제75회 아카데미상 단편애니메이션부문에 노미네이트된데 이어 올해 자그레브 페스티벌에서도 그랑프리를 받는 등 주목받고 있는 작가. 행사는 야마무라 코지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을 선보이는 상영회와 야마무라 코지 감독이 직접 참여하는 강연회와 워크숍 등으로 진행된다.상영회에서는 그의 창작작업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두산(頭山) 아타마야마>(2002)(사진) 등의 단편 6편과 NHK의 어린이용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클레이애니메이션 <카로와 피요부푸토>(1993)
일본 애니 감독 야마무라 코지 회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