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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예상 밖의 저조한 흥행을 기록한 <아일랜드>, 이번엔 표절 소송이다. ‘<아일랜드>는 복제물인가’라는 제목으로 이 소송의 경과를 소개한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1977년에 만들어진 B급 SF영화 <Parts: The Clonus Horror>(이하 <클로너스>)의 시나리오 작가 마이를 슈라이브만과 감독 로버트 파이브선은 <아일랜드>의 극장 개봉을 중단하고 더이상의 배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로너스>는 ‘아메리카’라고 알려진 유토피아에 갈 수 있다는 말을 믿으면서 살아가는 클론들의 비밀왕국에 대한 영화. 인간이 여벌의 장기를 필요로 할 경우에 대비하여 키워진 이 클론 중 한명이 도망쳐, 인간 복제 시스템을 폭로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아일랜드>의 개봉 직후 <프리미어>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아일랜드>의 전반부 한 시간은 (<클로너스>의
[What’s Up] 마이클 베이의 <아일랜드> 표절소송 휘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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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로 큰 성공을 거둔 안젤리나 졸리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서사영화<베오울프>(Beowulf)에 출연한다. 북유럽의 고대 신화 속에 등장하는 베오울프는 평생 동안 용 세 마리를 물리친 영웅으로, 이미 여러 번 영화와 게임, 소설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번 영화는 8세기경 영국에서 쓰여진 서사시를 바탕으로 제작된다. 저메키스의 전작<폴라 익스프레스>와 같이 ‘퍼포먼스 캡처’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톰 행크스가 그랬던 것처럼 안젤리나 졸리도 온몸에 모션 캡처 장비를 붙이고 연기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졸리가 맡을 역할은 베오울프에게 죽임을 당하는 괴물 그렌델의 어머니다. 졸리 외에도 앤서니 홉킨스, 브렌단 글리슨, 존 말코비치, 로빈 라이트 펜, 앨리슨 로한 등이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주인공 베오울프는 <섹시 비스트><킹 아서>의 레이 윈스톤이, 그렌델은 <미녀 삼총사>의 크리
안젤리나 졸리, 저메키스의 <베오울프>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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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감독의 신작 <컨테이너의 남자>(가제, 제작 아이필름)가 지난 17일 첫 촬영을 시작했다. <컨테이너의 남자>는 컨테이너에서 사는 한 남자가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이 소원인 꼬마소녀와 만나면서 펼쳐지는 감동을 다룬 휴먼 드라마로, ‘파리의 연인’ 박신양이 막장인생을 사는 주인공 ‘우종대’ 역을 맡았다.
8월 17일,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시작된 첫 촬영에서는 1만명의 인파가 모여 2002년 월드컵 응원 장면을 그대로 재연했다. 이날 촬영은 영화 속에서 축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꼬마소녀 ‘준’을 위해 월드컵 거리응원이 펼쳐지고 있는 해운대 백사장을 찾은 박신양이 포르투갈 전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자 흥분해 무대로 뛰어올라 즉흥적인 응원을 하는 장면이었다. 평소 투우사의 꿈을 키우던 종대는 이날 특별의상 ‘투우사복’을 입고 투우사 흉내를 낸다. 1만명의 군중신은 촬영 소식을 접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부산 시민들의 협조로 가능했으며, 박신양은 이 날 촬영
박신양 주연의 <컨테이너의 남자>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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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의 아버지가 아랑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은 1999년의 마지막 날이었다. 사실 그분은 한때 국회의원을 지낸 거물급 사업가로, 고등학교 시절에 친구였던 필립 때문에 몇번 뵙기는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감히 쳐다보기도 힘든 신분의 사람이다. 그런데 그분이 난데없는 부탁을 해왔다. 필립이 여행을 가는데 같이 가줄 수 없겠냐는 것이다. 아랑과 필립은 고등학교 때야 건들거리며 노느라고 어울리긴 했지만, 졸업 후에는 서로 얼굴도 보지 못하고 지내왔다. 둘 다 변변한 대학에 들어갈 재주는 없었지만, 서로의 처지는 전혀 딴판이었다. 돈도 ‘빽’도 없는 아랑이 남은 불알 두쪽으로 군대에 갔고, 필립은 든든한 아버지 덕분에 미국으로 도피 유학을 가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없는 형편에 새 천년 동해 일출 구경이라니. 아랑은 그저 횡재거니 하고 필립의 집으로 찾아갔다. 필립과 아버지는 벌써 문 앞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있었다. “아버지, 제가 몇살이에요. 제발 좀 그만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태양은 아득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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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 격정에 사로잡힌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하여 그녀의 남편을 살해한다. 그러나 일단 살인이 실행되고나자 스토리는 전혀 예측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남자는 격정과 의혹 사이의 좁은 길로 나 있는 미로에 빠져 허우적댄다. 저 여자는 혹시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나를 유혹한 것이 아니었을까? 익숙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플롯이다. 만약 <블랙잭>을 떠올렸다면 당신의 한국영화 사랑은 감동적이다. <보디히트>? 정답들 중 하나일 뿐이다. 충분치 않다. 이 플롯의 원형은 <이중배상>과 <빅 슬립>이다. 그렇다면 <이중배상>과 <빅 슬립>의 공통점은? 두 영화 모두 레이먼드 챈들러의 손끝 아니 머릿속에서 나왔다.
바바리코트깃을 세우고 줄담배를 피우며 나직한 쉰 목소리로 짧게 말하는 남자가 있다. 그는 세상에 닳고 닳은 인간이고, 사랑을 믿지 않는 냉소적인 남자이며, 돈을 받아야만 움직이기 시작하는 사설탐정이다. 그
[할리우드작가열전] 추악한 얼굴의 천사, 레이먼드 챈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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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당당히 자신들의 세기로 규정한 미국인들에게 2000년 1월1일은 또다른 미국의 세기가 시작하는 시발점으로서의 의미가 오히려 커 보였다. 그래서인지 미국 전역에서 실시된 특별행사들의 주제도 대부분 그들의 위대한 역사와 밝은 미래를 주제로 하는 것들이었다. 문제는 WTO회의중에 이미 한 차례 폭동을 경험한 시애틀이 새해맞이 행사를 취소한 데 이어, 뉴욕의 타임스퀘어 또한 테러리스트들의 목표가 되고 있다는 뉴스가 그런 밝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Late Show>의 데이비드 레터먼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지난 12월29일 방송에서 타임스퀘어 행사에 참가하겠다는 관객을 향해, 새 밀레니엄의 첫 테러 희생자 후보가 된 것을 축하한다는 간담이 서늘한 농담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 험악한 분위기에도 12월31일 뉴욕의 핵심인 타임스퀘어는 새 천년을 성대하게 맞이하기 위해 별러온 인파들로 인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아침 9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
<환타지아2000> 뉴욕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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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의 의미를 적어 달라는 몇몇 원고 청탁에 밀레니엄이란 밀레니엄 밀레니엄 하는 말로 한몫 잡으려는 장사꾼들이나 밀레니엄 밀레니엄 하는 말로 현실의 문제를 덮으려는 정치꾼들에게나 필요할 거라는 독설을 채워 보냈다. 21세기가 된다고 파시스트의 뇌가 갑자기 민주주의적으로 바뀌는 게 아니고 21세기가 된다고 결식아동에게 갑자기 밥이 생기는 게 아니며 21세기가 된다고 갑자기 예술에 대한 검열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면 우리가 밀레니엄이니 21세기니 하는 것에 별다른 의미를 둘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나 나 역시 21세기 도입부는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 지난 세기말 내 몸에 침입한 독감균은 여전히 내 몸을 지배하고 있다.
기억의 범주 안에서 몸이 아파 병원에 가본 일이 한번도 없는 나로선 지난해 독감이 두 번씩이나 내 몸을 점령했다는 사실이 영 개운치 않다. 이불을 뒤집어쓴 채 식은땀을 흘리며 나는 이제는 사라진 어린 시절의 질병 공포를 떠올린다. 그 시절 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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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앞에는 굉장히 커다란 비디오대여점이 있다. 이번에 <씨네21>에서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를 하면서 일정한 실사기준에 의해 채점한 성적표에 따르면 바로 이 대여점이 4등이다. 좋은 비디오대여점을 가까이 두고 있는 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얼마만한 행운인지는, 이 곳에 이사온지 얼마 안돼 곧 알게됐다. 예전에 나의 비디오대여점 출입은 대체로 개봉관에서 빠뜨린 신작들을 건지자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3만편을 소장하고 있는 이 대여점을 드나들면서 목적이 다양해졌다. 개봉관에서 빠뜨린 신작영화 줍기, 내가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연보를 체크해가며 한편씩 봐치우기, 신작 위주의 개봉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고전들 찾아 보기. 영상자료원이나 사설 시네마테크를 찾아다닐 시간 여유가 없는 나는 ‘내 인생의 영화’들 상당수를 이 비디오숍에서 빌려보았다. 물론, 70년대 이전 한국영화나 세계영화사의 고전 리스트가 몹시 빈약한 한국 비디오산업의 얄팍함을 일선의 비디오숍들이 결코
[편집장이 독자에게] 비디오숍 콘테스트를 진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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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인 마르쥬를 자동차에서 쫓아내버린 필립은 이상할 정도로 말이 없었다. 아랑은 오히려 그편이 잘 되었다 싶은 마음도 들었다. 이젠 아무 것도 신경쓸 필요도 없이 그냥 달리자. 그리고 푸른 바다 위로 떠오를 새로운 태양을 가슴에 안고, 저 추접스러운 녀석과는 영원히 바이바이 해버리자. 그런 아랑의 마음을 담은 자동차는 달리고 달려 동해안에 닿았다. 뿌옇게 밝아오는 백사장에는 드문드문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크크크큭, 드디어 도착했군.” 뒷자리에서 뒤틀린 필립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런데 말이야. 이건 뭔가 아닌 것 같아.” “뭐야? 제 시간에 도착한 것만도 감사해야 할 것 같은데.” 이렇게 대꾸하던 아랑은 역겨운 입김이 귀밑으로 스며들어오는 걸 느꼈다. “아니야. 내가 원했던 것은 말야. 새 천년의 첫 태양을 보면서 첫 번째 섹스를 하는 거야. 그런데 이게 뭐냔 말이야. 네 녀석 때문에 계집년을 놓쳐버렸잖아.” 아랑은 벌컥 화를 내며 뒤를 돌아보았다. “무슨 소리야?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태양은 아득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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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불어 좋은 날>은 내 주변에 새로운 영화 패거리들을 끌어 모으는 또 하나의 좋은 바람잡이가 되었다.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명보극장엔 의욕에 찬 젊은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는데 조감독이었던 배창호와 신승수는 물론 당연했고 재야 운동권의 장선우(본명 장만철)가 <바람불어 좋은 날>을 보고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결심으로 나를 찾아왔다. 그는 서울고등학교 후배로 내동생 영호와 동기동창이었다. 또 이미 영상시대에서 인연을 맺었던 김홍준이 매일 빠지지 않고 극장에 들리더니 서울대학교의 영화 서클 얄라셩의 멤버 박광수 등을 바람몰이로 몰아와 그때 인사를 나누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는 훗날 프랑스에서 만나 내 조감독이 되었다. 그들의 8mm영화를 본 것도 그 때가 처음이었다. 서툴면서도 신선한 아마추어의 비린내 같은 느낌은 훗날 내 영화 <바보선언>의 중요한 아이디어가 되었다.
편집광적 기질이 다분한 김홍준은 틈만 나면 어두운 극장 안에 잠입해
이장호 [39] - 이장호 사단이 형성되다, <바람불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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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벤처 감독’ 장선우의 성행위예술이 스크린 위에 펼쳐지기 시작하자, 아줌마는 공연히 지 꼬라지가 돌아봐진다.
축 늘어진 어깨 밑에, 난데없이 펑 솟아올랐다간 또 하염없이 늘어지는 남산 밑에, 좆도 가진 거 없으면서 무모하기 짝이 없는 비옥한 남쪽나라가 반도처럼 펼쳐지는 아줌마의 대동여지도는, 그로테스크할지언정, 결코 ‘거짓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은막 위에 어른거리는 저 그로테스크한 그림자들도 거짓말이 아닐 수 있겠네.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거시기에 “숟가락으로 퍼낼 만큼 물이 고였다”는 Y의 독백 앞에서, 결코 젖지 않는 방수형 거시기의 소유자인 아줌마의 열등감이 고개를 들고야 만다. 날 때부터 방수형은 아니었다. 내 죄 아닌 니 죄에 얽매여…. 어쨌든 아줌마라면, 거시기에 “물이 고인 것으로 착각할 만큼 바세린을 발랐다”라는 대사가 더 실감났을 거다. 도대체 거시기가 무슨 그릇인 양 물구나무 서지 않는 다음에야, 아무리 한참 물오르는 이팔청춘이라도 퍼낼 만큼 물이
[아줌마, 극장가다] 포르노, 아줌마도 한다,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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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시사회장. 무서운 영화를 내심 몹시 겁내는 한편 청춘 영화라면 자다가도 솔깃한 <씨네21> 기자 H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으로 숨을 들이쉬었다. 하지만 불이 꺼지고 소녀들의 일기장이 펼쳐지자 H는 한번 더 당황했다. 필름이 돌아갈수록 ‘속편’이라는 문패 앞에 은근히 그려봤던 상상도는 무안하게 구겨지고, 영화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훨훨 날아가는 게 아닌가. 울고 웃고 두근대다 보니 어느새 영화는 끝났고, H는 미처 감상도 수습 못한 채 오로지 한때 여고생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여고괴담..> 기사를 떠맡고 말았다.
하지만 기사를 넘긴 다음에도, 관객들의 논란을 구경하고 감독을 만난 후에도, H는 체증에 걸린 기분을 떨치지 못했다. 연말연시를 뒤숭숭하게 보낸 그는 마침내 결론을 냈다. 그래, 이 영화는 내게 지나치게 가까운 거야. 그래서 사방을 분별할 수 없는 거구. 이럴 때는 한바탕 떠드는 게 최고인데, 투덜투덜.
불안한 일상의 판타지 소녀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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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귀여운 모습을 한껏 과시한 카메론 디아즈가 최근 지갑과 7천달러를 도둑맞았다.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물품검사를 위해 선반대에 올려둔 지갑이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것. 앞뒤에 바짝 포진한 경호원들을 따돌릴 수 있는 도둑이라면 국제적인 실력의 소유자. 그러나 체포된 범인은 X-레이 기계를 조작하는 공항직원으로 알려졌다. 카메론 디아즈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범인의 한마디. “메리의 지갑엔 뭔가 묵직한 것이 있다?”
카메론 디아즈, 지갑과 7천달러 도둑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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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감시단 사무국장인 양기환씨가 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작년 12월31일 문화부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93년 출범 이후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홍보 및 실질적인 현장 감시를 도맡아 온 양기환 사무국장은 99년에는 프랑스 바스티유영화인선언과 시애틀 뉴라운드 협상 때 NGO 한국대표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양기환 사무국장은 “스크린쿼터감시단에 주는 것으로 알겠다” “적어도 문화부는 다른 부처들과 달리 주체의식을 갖고 스크린쿼터 문제에 대한 현재의 전향적인 자세를 끝까지 견지해달라”는 당부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스크린쿼터감시단 문화부 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