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하는 블록버스터’를 표방했던 <매트릭스> 시리즈가 그 특유의 철학적 언급으로 다양한 평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작 DVD에는 감독의 코멘터리가 실리지 않아 ‘과연 그들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던 것일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출시된 이 박스 세트에서조차 형제들은 ‘니들이 알아서 생각하렴’이라는 간단한 변만을 남긴 채 일련의 평론가들과 철학자들의 코멘터리 대결을 실어버렸다. 각자 작품에 대한 찬반을 주장하는 이들의 코멘터리는 근래 들어 가장 흥미로운 DVD 부록이다. 재미있는 것은 진짜 대결이 2편 <리로디드>부터 시작된다는 점. 1편에 대해서는 씹으라고 데려온 평론가들마저 비범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잔뜩 연발할 정도니, 그 심대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리로디드>가 시작되자 평론가들은 그동안 <매트릭스>를 신격화시켜온 골수팬들이라면 격분하고도 남을 위험 발언들을 쏟아낸다.
[코멘터리] <매트릭스> 허점과 장점, <얼티밋 매트릭스 컬렉션>
-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의결 사건. 끊임없이 이어져온 영유권 분쟁의 정점이었던 이 사건은 독도에 대한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 열기가 많이 식었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이 타이틀을 보면서 다시금 불을 지펴봄도 좋을 듯하다. 타이틀에 수록된 것은 독도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역시 MBC에서 제작한 독도 의용수비대원들의 활약을 그린 <독도수비대> 드라마. 부록 역시 온통 독도에 관한 것이니, 가히 이 정도면 독도의 모든 것이라 해도 무리는 아니다.
우리 땅 알고 지킵시다, <독도>
-
160억원짜리 로또 복권을 들고 마파도로 튄 다방 레지를 쫓는 꼴통 형사와 건달. 그러나 마파도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다섯명의 엽기적인 할머니들. 도시에 찌든 이들과 무공해 할머니들의 충돌이 자아내는 웃음은 좋지만, 개과천선의 마무리는 너무 착한 결말 아닌가. 이문식의 첫 주연 영화로 그의 바람대로 흥행 성공을 했지만, 진짜 주인공은 거침없는 육두문자를 쏟아내는 다섯 할머니들! DVD는 2장의 디스크로 메이킹 필름과 본편 못잖은 NG장면 모음 등의 부가영상을 부록으로 제공한다.
귀여운 다섯 할매들, <마파도>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오랜만에 국내 극장가에서 격돌한다. 지난주 먼저 개봉한 <미스터&미세스 스미스>는 2주차에 굳히기 전략에 들어가고 <배트맨 비긴즈>와 <사하라>가 여기에 맞불을 지핀다. 현재까지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가 예매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 관객들의 입소문이 “여름용 오락영화로 손색이 없다”고 퍼지면서 예매율도 3~40% 정도로 다소 압도적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지난주 먼저 개봉해 예상대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배트맨 비긴즈>는 2~30%의 예매율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실제 예매량과 현장판매가 활발한 주말을 거쳐봐야겠지만 현재까지 추이로는 1등을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에선 ‘배트맨’이 확실한 프랜차이즈 상품으로 관객들에게 각인되어 있고, 일본은 국민배우 와타나베 켄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어드밴티지도 작용했지만 우리나라에서 ‘배트맨’시리즈는 그만큼
[주말극장가] 스미스씨 부부와 배트맨의 한판 싸움
-
-
<스크림>의 스타 니브 캠벨과 스킷 울리히의 또 다른 공연작.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4명의 마녀들이 엮어가는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마법으로 소원 풀기는 점점 더 이들을 나락으로 몰고가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라스트 사라와 낸시의 마법 대결이 혐오스럽지만, 꽤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낸시 역의 페어루자 보크의 카리스마가 대단한 작품으로, 그녀는 일생일대의 악역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DVD 타이틀은 감독 음성해설을 필두로 메이킹 필름과 삭제장면을 제공하지만,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화질과 음향은 수준급.
섹시한 마녀들의 화끈한 격투, <크래프트>
-
<킨제이 보고서>는 섹스가 아닌 앨프리드 킨지에 관한 보고서다. 그러니까 <킨제이 보고서> 포스터에 적힌 ‘성에 대해 이야기하자’라는 카피는 뭔가 이상하다. 영화의 내용에 어울리던 원제목 <킨지>도 한국에 와서 <킨제이 보고서>란 제목으로 바뀌었다. 하긴 이런 걸 따지는 것도 우습다. 우리에게 성은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대상이며, 말 못할 사연이 도처에 파묻혀 있는 상황이어서 영화 덕에 새로 나온 <킨제이 보고서>를 한권 구입해봐야 할 판이다. 과학으로 성 모럴을 바꾸고 새로운 성 담론을 이끌어내려던 킨지의 성 혁명은 50년 전 미국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해도 이 땅에선 여전히 유효한 작업이다.
빌 콘돈의 전작 <갓 앤 몬스터>과 6년 만의 신작 <킨제이 보고서>의 두 주인공은 여러모로 비슷하다. 19세기 말에 태어나 1950년대 말에 나란히 죽었으며 살아 있는 동안 사회적 편견에 꽤 부딪혔을 괴물 같은 두
대한민국에도 성 혁명을, <킨제이 보고서>
-
<모래와 안개의 집>은 <21그램>과 함께 근래 만난 영화 중 가장 우울했던 두편이다. 해결되지 못할 싸움에 몸을 던진 사람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웠다. 다행히 <21그램> DVD는 보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는데 웬걸, <모래와 안개의 집> DVD가 손에 쥐어졌다. <모래와 안개의 집>은 소유와 집착과 어쩔 수 없이 저지르는 실수에 대한 이야기다. 사회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에선 소유의 종말이 올 거라고 예측했다지만, 오래전 존 레넌이 <이매진>에서 노래한 게 오히려 맞는 것 같다. 소유에 대한 욕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미국 같이 넓은 땅에서도 집 한채 때문에 저리 싸우는 걸 보면 말이다. 세 남녀의 비극이 더 가슴 아픈 건 그들의 노력이 가족의 행복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한번씩 결혼의 실패를 경험한 뒤 새로이 가정을 구성하려던 두 남녀와 가족의 단란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한 남자-
집착하는 희망은 한줌의 모래일 뿐, <모래와 안개의 집>
-
러셀 크로와 르네 젤위거 주연의 <신데렐라 맨>이 지난 6월3일 미국 개봉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제작사인 유니버설은 긴급회의를 여는 등 충격에 사로잡혀 있다. 공황기에 영웅으로 떠올랐던 실존 권투선수 짐 브래독의 일대기를 그린 <신데렐라 맨>은 <뷰티풀 마인드>의 감독과 제작자, 주연배우의 황금트리오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며, 내년 오스카 선전을 예감케 했던 작품. 그러나 개봉주 박스오피스에 4위로 데뷔하는 등 2주 동안 346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쳐 실망을 안겼다. 참고로 이 영화의 제작비는 8800만달러다.
<뷰티풀 마인드>의 영광을 재현할 것으로 기대했던 유니버설은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이들은 개봉 시기와 무관하게 경쟁력이 강한 작품이라 자신했기 때문에 여름 시즌에 개봉을 감행했지만, 결과적으로 이것이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시인하고 있다. 10월 개봉을 주장했던 관계자들은 “여름영화는 크고 신나
[What's Up] 론 하워드의 <신데렐라 맨> 흥행 부진 원인은?
-
스포일러 경고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 부분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만 읽으시길 바랍니다.
<인게이지먼트>는 미스터리적인 극의 구조상 집중하고 보지 않으면 영화의 흐름을 놓치기가 쉽다. 특히 회상장면과 내레이션을 통해 중요한 단서들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영화의 핵심은 마띨드가 찾는 약혼자 마네끄가 ‘과연 전쟁터에서 살아남았느냐’하는 것인데,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인물들의 상반된 주장들로 인해 마띨드의 여정은 험난해진다.
결론적으로 마네끄는 마띨드의 바람대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마네끄는 기억상실증에 걸렸으며 그를 전쟁터에서 죽은 친자식 대신 여기는 데로셸 부인에 의해 보호받고 있었다. 주네 감독이 삭제한 장면들에는 그런 데로셸 부인에 대한 에피소드와 함께 두 연인이 재회하는 마지막 장면에 대한 부가 설명이 담겨있다.
어느 날 마띨드는 익명의 편지를 받는데, 그 내용은 마네끄의 생사여부에 대한 단서를 쥐고 있는 인물 ‘셀레스텡 푸’는 이미
<인게이지먼트> 미스터리는 모두 풀렸다!
-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가너가 2004년 일본 히트작<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미국판 리메이크작에 출연한다고 <스크린데일리>가 보도했다. 일본판 제작자인 하루나 케이에 따르면 제니퍼 가너가 지난 1월 LA에서 열린 영문자막 시사회에 참석한 뒤 워너브러더스에 리메이크할 것을 제안하는 등 큰 관심을 보여왔다고. 그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다케우치 유코가 맡았던 아내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작년 일본에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함께 순애보 영화 열풍을 몰고 온 작품이다. 사별한 아내와 기적같은 재회를 하게 되는 남편과 아들의 이야기를 가슴 찡하게 그려 많은 관객들을 웃고 울렸다. 일본 드라마를 할리우드가 리메이크하겠다고 나선 배경에 대해 하루나 케이는 “미국에서는 러브스토리 시장이 사장된지 오래다. 진지한 멜로물을 연기할 만한 젊은 배우가 없는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
제니퍼 가너, 미국판<지금, 만나러 갑니다> 출연
-
독일 영화비평가들이 <우주전쟁>리뷰 엠바고(언론 보도금지)에 격분했다고 <로이터>가 6월22일 전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제작사인 파라마운트는 개봉일인 6월29일까지 영화 관련 리뷰를 보도하지 않도록 엠바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독일의 유력 평론가협회는 “헌법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공개 항의서한을 발표했다.
이 서한은 평론가들이 스튜디오의 보도금지 내용을 밝히고 배급사의 비평금지 정책을 비판하도록 요청하고, 엠바고를 깨거나 엠바고가 있는 영화에 대한 글을 쓰지 않도록 권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회 회장 안드레아 디트겐은 “이런 엠바고가 미국에서는 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단 한번도 없었으며 우리는 이런 규제를 용납할 수 없다. 이는 명백히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독일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에서도 개봉전에 시사회를 열지 않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번처럼 일정
독일비평가들, <우주전쟁> 엠바고에 발끈
-
배트맨 관련 DVD, 이것만은 반드시 감상하자
현재 국내외에 출시되어 있는 배트맨 관련 DVD 가운데, 볼 만한 타이틀들을 소개한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타이틀이 더 많지만, 배트맨에 관심을 가진 관객이라면 한 번쯤 감상을 시도해도 좋을 법한 작품들을 모아 보았다. (DVD Topic)
<배트맨과 로빈> (소니 픽처스 / 코드 1)
4 : 3 스탠다드 / 돌비 디지털 모노
2005년 3월 발매
1949년판 15부작 시리얼의 DVD판. 제작 시기를 감안하면 비교적 훌륭하게 복원된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본편 외의 부록은 소니 픽처스가 출시한 다른 슈퍼 히어로 영화의 예고편 뿐이지만 배트맨의 초창기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한 타이틀이다. 코드 1인데도 일본어 자막만 수록되어 있다.
<배트맨 더 무비> (20세기 폭스 / 코드 1)
1.85 : 1 아나모픽 / 돌비 디지털 2.0
2001년 8월 발매
1966년판 TV 시
배트맨 특집 (2) - 배트맨 관련 DVD 타이틀 소개
-
6월 24일(일부 지역 및 극장에서는 23일), 새로운 배트맨 영화를 표방한 블록버스터 <배트맨 비긴즈>가 국내 공개된다. 1997년도 작품 <배트맨과 로빈>이후 8년만에 선보인 <배트맨 비긴즈>는 평단 및 관객의 압도적인 호평 속에 지난 15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공개된 후 지난 주말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등 현재 극장가 최대의 화제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DVD Topic에서는 극장에서 <배트맨 비긴즈>를 보기 전에 작품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참고자료로서, 지금까지 영화 및 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영상 작품으로 이식되어 온 배트맨의 역사와 국내 및 해외에 출시된 관련 DVD 타이틀을 소개한 특집 기사를 마련하였다.
배트맨의 탄생 과정
배트맨이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1939년 DC 코믹스의 만화 시리즈 “디텍티브 코믹스(Detective Comics)” 제27호였다. 이 책에 실린 “The Case of C
배트맨 특집 (1) - 배트맨의 탄생 과정과 역대 영상 작품 소개
-
오는 7월부터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 3사에 ‘애니메이션 총량제’가 실행됨에 따라 TV에서 볼 수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애니메이션 총량제란 방송사가 그 해에 방송하는 전체 프로그램 시간의 100분의 1 이상을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으로 신규 편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법령으로 인해 국내 전체 애니메이션 방송 분량은 현행 8,182분(재방 포함)에서 10,500분으로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량제로 MBC는 26부작 국산 애니메이션 <셰도우파이터> <이야기여행>을 새롭게 방영할 예정이고, SBS는 <고미의 만화 호기심 천국><파닥파닥 비행선> 등을 마련했다. 국산 애니메이션의 TV 방영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산업도 동반적인 상승 효과를 볼 전망이다. 일례로 <셰도우파이터>는 TV 방영에 맞추어 캐릭터 상품 및 만화 단행본, 게임도 함께 선보인다.
<섀도우파이터>를 제작한 옐로
애니메이션 총량제로 <섀도우파이터> 등 국산 애니 봇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