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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송해 삶 다룬 다큐 ‘송해 1927’ 롯데시네마, 22일부터 단독 재상영
이제 더는 안방극장에서 볼 수 없는 송해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기회가 찾아온다.
롯데시네마는 오는 22일부터 영화 <송해 1927>을 단독 상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윤재호 감독의 <송해 1927>은,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현역 방송인으로 활동한 송해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한국전쟁 때 홀로 월남해 희극인으로 대한민국 대중문화계의 원로가 되기까지, 연예인이란 직업 뒤에 가려진 실향민이자 아버지로서의 인간 송해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영화에는 그 시절 그가 겪은 개인사적인 고통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버지의 끼를 물려받아 가수를 꿈꾼 아들이 22살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 송해는 막내딸이 간직하고 있던 아들의 자작곡 녹음 테이프를 30여년 만에 들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린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한
“전국~ 노래자랑” 송해, 스크린으로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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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재익의 노래로 보는 세상] ‘위스키 온 더 블록’ ‘네버마인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티브이엔)와 <나의 해방일지>(제이티비시)는 시청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섬세함이 뛰어났다. 맛보기로 두 드라마의 후일담 기사에서 나오지 않은 내용 몇가지를 적어본다.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구씨’는 엄청난 규모의 술집을 운영하는데 그 사무실에 특별한 그림 하나가 걸려 있다. 눈여겨본 독자들이 있을까? 물감을 흩뿌리듯 과감한 기법으로 그린 추상화인데, 화가 잭슨 폴록의 작품이다. 그림 한점당 수백억원 이상을 호가하므로 원화는 아니고 디지털 프린트를 액자로 걸어놓은 인테리어일 테다. 필자는 드라마에서 그 그림을 보고 작품의 세심함에 감탄을 넘어 탄식했다. 그림을 그린 잭슨 폴록 역시 드라마 속 구씨처럼 심각한 알코올중독에 시달리다가 결국 스스로를 비참한 죽음에 몰아넣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무수한 그림 중에서 구
‘우블’과 ‘해방’에선 음악도 주연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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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영화 130편에 출연한 프랑스 대표 배우
영화 <남과 여> 주인공으로 유명한 프랑스 배우 장루이 트랭티냥이 17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91. 유족은 그가 이날 오전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에 전했다.
19살에 연기 활동을 시작한 그는 무려 130편의 영화에 출연한 프랑스 대표 배우다. 1956년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로 이름을 알린 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남과 여>(1966) 주인공으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영화 <제트>(Z)로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2003년 배우인 딸 마리 트랭티냥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10년 가까이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2012년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로 복귀했다. 아픈 아내를 정성껏 돌보다 지쳐가는 80대 남편을 연기했다. 영화는 칸영화제 황금
‘남과 여’ 배우 장루이 트랭티냥 별세…향년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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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동명의 만화 연작으로 익숙할 제목인 <우스운 게 딱! 좋아!>는, 김현 감독의 두 단편 <눈치돌기> <떨어져 있어야 가족이다>와 정혜연 감독의 두 단편 <안녕 내 사랑> <귀신친구>를 한데 묶은 옴니버스영화다. 영화가 표방하는 ‘MZ 고군분투 코미디’ 혹은 포스터 카피인 ‘대환장 버라이어티 코미디’대로 네 작품은 창작자와 제작 시기가 상이함에도 모두 젊은이가 주인공이고 이들은 크게 환장할 처지에 놓인다. <눈치돌기>의 현(이민구)은 눈치 없는 성구(김휘규)가 자취방에서 벌이는 추태들로 신경쇠약 직전에 있다. <안녕 내 사랑>의 소연(신소연)은 전 남자 친구(탁이온)로부터 청첩장을 직접 수령하며 그로부터 영화감독 반려자가 지녀야 할 덕목에 관한 궤변을 듣는다. <떨어져 있어야 가족이다>의 민정(공민정)은 상생할 수 없는 가족들과 함께 기념 사진 촬영 직전까
[리뷰] 웃음이 터지고 속도 터진다 '우스운 게 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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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씨는 캐리커처로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주기 위해 매달 양평 문호리리버마켓을 찾는다. 한 그림당 주어진 시간은 20분. 사람들을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한 뒤 사진을 보며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야 시간을 맞출 수 있다. 발달장애를 가진 은혜씨는 이따금 간단한 거스름돈 계산이 어렵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에도 손님에게 “아유, 인상이 밝으세요” 하는 특유의 천연덕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그가 처음으로 그림을 그린 건 어머니 장차현실씨의 화실에서였다. 은혜씨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고, 누구도 가르칠 수 없는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고 색칠하기 시작했다. 영화는 대안학교 졸업 후 갈 곳이 없던 시절부터 플리마켓에서 인기 작가로 떠오른 순간들, 개인전을 열고 처음으로 일러스트 작업을 의뢰받는 날까지 은혜씨가 작가로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의 강도를 점진적으로 키워간다. 이 일련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은 자연스레 은혜씨의 성장을 함께 나누게 된다.
발달장애인이라는 소
[리뷰]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생각나는 네 얼굴 '니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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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시리즈 속 우주인 장남감 버즈의 명성을 생각하면 그의 전사(前史)는 늦은 감이 있다. 작품은 장난감의 주인인 앤디가 영화에서 처음 버즈를 만났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 영화라고 선언하며 시작한다.우주특공대원 버즈 라이트이어(크리스 에반스)는 동면 상태의 승객 1천여명을 태우고 우주를 항해하다 한 행성에 조난한다. 지구로 귀환할 방법은 행성의 자원으로 만든 연료를 이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연료의 기능을 시험하기 위해서 행성 주변 궤도를 적절한 스피드로 비행해야 하는데, 이때 행성의 시간은 수년에서 수십년씩 지나버린다는 점이다. 비행을 거듭할수록 버즈는 나이가 들어가는 동료들의 모습을 마주하지만, 성공은 요원하고 급기야 비행은 중단된다. 포기할 수 없었던 버즈는 연료를 탈취하면서까지 마지막 비행을 감행하고 결국 성공한다. 그러나 돌아온 행성에 동료들은 간데없고 느닷없이 로봇의 공격을 받는다.
가히 새로운 우주 영웅 서사의 탄생이라 할 만하다. 물론 불시착한
[리뷰] 혼재하는 시간대를 바라보는 일은 늘 좀 슬프다 '버즈 라이트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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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이던 톰 크루즈를 세계적 스타로 도약시킨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탑건>(1986)의 후속편 <탑건: 매버릭>이 36년 만에 돌아왔다. 영화에서도 3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매버릭(톰 크루즈)은 진급도 제대도 하지 않은 대령이자 현역 파일럿이다. 무인기가 파일럿을 대체할 거라는 비관 속에 매버릭은 자신이 졸업한 훈련학교 ‘탑건’의 교관으로 발령받는다. 지도자보다 현역으로 남고 싶은 매버릭과 최고라는 자부심만 가득한 후배들과의 갈등 못지않게 매버릭을 괴롭게 하는 것은 루스터(마일스 텔러)다. 전편에서 매버릭의 윙맨이자 사고로 목숨을 잃은 구스의 아들 루스터가 탑건의 파일럿으로 나타나 여전히 매버릭을 원망하고 있다. 작전까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팀워크도 훈련도 좀체 진전이 없고 설상가상 매버릭은 교관 자리에서도 퇴출 위기에 놓인다.
“지난 일은 보내버려.” 영화에서 매버릭은 과거와 헤어져야 한다는 조언을 연거푸 듣지만 <탑건: 매버릭>은
[리뷰] '탑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톰 크루즈 레전드 '탑건 매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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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열>에서 박열(이제훈)은 자신을 심문하는 예심판사 다테마스(김준한)에게 “이 사건이 자네 일생일대의 최대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2012년부터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활동을 시작해 매니저도 없이 혼자 오디션을 치른 신인 김준한에게 데뷔작 <박열>은 ‘일생일대의 사건’이 분명했다. 이후 일본어가 능숙한 신인배우를 눈여겨본 민규동, 류승완, 조철현 감독에게 한번씩 선택을 받았고,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신원호 PD와는 두 차례 작업하며 ‘안치홍’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준익 감독은 세 차례 그와 함께 작업했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함께 출연한 정우성 역시 자신의 감독 데뷔작 <보호자>에 김준한을 주연으로 세웠다. 차근차근 쌓아온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 “매 순간이 중요했다”는 그의 말이 빈말처럼 들리지 않는다. 드라마 <안나> 역시 매 순간 성장의 발판 삼아 내딛는
'안나' 김준한, "매 순간이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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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수지)가 그토록 훔치고 싶어 하는 현주의 삶은 타인의 기분을 살필 필요도, 가계 사정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부유한 환경에서 그늘 없이 자라온 만큼 누군가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긴다. 언뜻 아무런 문제 없는 화려한 인생처럼 보이지만 현주의 말과 행동에서 정은채는 숨겨진 외로움을 읽었다.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부터 드라마 <파친코>에 이르기까지, 캐릭터의 이면을 살피는 정은채의 눈은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허구에만 머물지 않고 생동감을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
- <안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 여성 서사라는 것이 가장 흥미로웠다.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보고 자연스럽게 이끌렸다. 마냥 무겁지 않은 전개 방식도 신선했다. 장면 곳곳에 인간의 솔직한 본능이 묻어 있어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느낄 수 있다. 그야말로 다양한 색깔이 혼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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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정은채, "연기가 나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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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많다. 모든 이의 사랑을 받으며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유미는 어느 순간 자신이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한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유미 앞에 그가 바라는 모든 것을 지닌 현주(정은채)가 나타난다. 유미는 결국 현주의 삶을 훔쳐 거짓된 삶을 살기 시작한다. 핏기 없는 얼굴의 유미로, 잘 가공된 안나(현주의 영어 이름.-편집자)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수지는 매 순간 초연하다. 이 평온함은 아마도 “타인을 속이고 결국 자신까지 속이는 유미”의 그릇된 확신에서 비롯된 것일 테다. <안나>에서 수지는 전작보다 훨씬 진중한 에너지로 스스로를 고르게 다듬는다. 유미와 안나, 상반된 둘을 완성한 그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스타트업> 이후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이다. <안나>의 어떤 점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나.
= 우선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유미가 이다음엔 또 어떤 선택을 할지 조마조마
'안나' 수지, "할 수 있다는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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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나를 두려워했으면 좋겠어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가진 게 많았던 유미(수지)는 항상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대학 입시에서도 좋지 못한 결과를 얻는다. 부모에게 미안한 마음에 대학생 행세를 하던 유미는 거짓에 거짓을 더하며 결국 자신까지 속이기에 이른다. 그런 유미 앞에 학벌과 재력, 모든 것을 가진 마레 소품숍 주인 현주(정은채)가 나타난다. 유미가 현주의 영어 이름 ‘안나’를 훔쳐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다.
6월24일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되는 <안나>는 <싱글라이더>의 이주영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현주와 그의 삶을 동경하는 안나, 안나와 결혼하는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 지훈(김준한)은 각자의 욕망을 동력 삼아 움직인다. 이들이 형성하는 묘한 긴장감은 우리에게 어떤 결말을 가져다줄까. 작품이 공개되기
거짓과 욕망의 블랙홀: '안나' 수지 / 정은채 / 김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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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일곱 조각>은 일곱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 연작소설집이고 모두 같은 이름을 가진 여성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소설마다 조금씩 다른 삶을 살고 있어서 동일 인물이 맞는지 헷갈린다. 은하, 민주, 성지, 세 여성의 이야기는 다음 소설마다 새로 시작되면서 혼동을 주고 그것이 이 소설집의 흥미로운 지점이다. 앞 장이 성지의 이야기로 끝났다면, 다음 장은 친구 민주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주인공들이 평행 우주 속에서 다른 삶을 살면서, 새로운 페이즈가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어떤 삶을 살아도 내 주변의 환경과 ‘나’는 크게 다르지 않은지라 저마다 한계와 좌절은 존재한다. 은하, 민주, 성지가 아무리 다른 선택을 해봤자 한국 사회에 사는 30대 후반의 여성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에서 양성애자인 민주는 혼자 제주도에서 칵테일 바를 운영하다가 또 다음 소설 속에선 쌍둥이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기도 한다. 그 어느 쪽의 민주라고 해서 완벽하게 행복하진 않다.
은모든 작
씨네21 추천도서 - <우주의 일곱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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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1960년대와 1970년대 편이 출간된 <한국 팝의 고고학>은 17년이 지난 2022년, 1980년대와 1990년대 편이 나오면서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었다. ‘고고학’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리즈는 유물과 유적을 찾아내듯이 20세기 중반부터 세기가 끝날 때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세세하게 추적하고 음반과 기사와 관련 사진들을 그러모았으며 그때그때 놓칠 수 없는 인물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특히 한국이라는 공간의 현대사적 특성은, 저자들이 정한 ‘한국 팝’의 개념과 잘 어우러진다. ‘한국 팝’이란 대중가요 전체가 아니라, ‘팝’이 ‘한국’과 만나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그렇게 탄생한 음악은 어떠한지 살펴보는 개념이다. 한국전쟁 이후 대규모로 주둔한 미군은 연예공연이 필요했으니 1950년대 후반부터 ‘미8군 무대’ 출신의 신예 가수들이 현대적인 대중음악을 만들어나갔고, 이후 1960년대를 수놓은 신중현과 펄시스터즈 같은 이름들이 등장한 것이
씨네21 추천도서 - <한국 팝의 고고학>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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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홀레는 다시 술에 빠졌다. 일요일 한낮, 술기운을 떨치지 못하고 간신히 눈을 뜬 해리 홀레는 손에 핏자국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해리 홀레 시리즈’ 12번째 소설인 <칼>은, 전편 <목마름>에서 해리 홀레와 라켈이 결혼한 이후 모종의 문제가 있었음을 분명히 암시하며 시작한다. 두 사람은 별거 중이며, 해리는 다른 여자들과 마구잡이로 만나고 있는데, 무엇보다 다시 술을 진탕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해리가 해결한 사건의 범인의 아버지가 용의자인 범죄가 다시 시작되고, 같은 시기에 해리는 믿고 싶지 않은 비보를 전해듣는다.
“라켈이… 발견됐어요.”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 12번째 소설 <칼>에서 라켈이 사망했음을 알리는 이 문장이 등장하는 순간, ‘올 게 왔다’는 근심과 슬픔에 잠기는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칼>은 (2022년 6월 기준) 후속작이 아직 없는 해리 홀레 시
씨네21 추천도서 -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