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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다. 커밍아웃한 아버지와 사색적인 아들의 이야기는 <비기너스>(2010)가 되었고, 어머니와의 일화는 <우리의 20세기>(2016)에 녹아 있다.
= 맞다. 늘 그랬다. 내 아버지가 75살이 되던 해에 커밍아웃을 하셨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아빠로서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시간을 반영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키운다는 건 그동안 내가 살던 세상이 송두리째 바뀌는 경험이다. 아이들이 내가 아주 완벽하게 구축해놓은 나만의 세상을 어떤 예측 불가한 방식으로 와해시켜버리는데 그게 싫거나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선물 같은 놀라운 시간이었고 그 충만했던 시간을 표현하고 싶었다.
- 제시와 조니의 동행이 영화의 뼈대를 이루는 가운데 라디오 저널리스트인 조니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미래를 묻는 인터뷰를 진행한다.
= 제시의 목소리만이 유일한 아이의 소리
'컴온 컴온' 마이크 밀스 감독, "자전적 경험이 보편적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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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베란다에 새들이 마실 물통이라도 걸어놓아야 하나 고민한다. 인터넷 마트에서 배송 신청을 하려다가 장바구니를 든다. 고체치약을 씹는다. 기온이 높아져 펭귄들이 아사했다는 소식을 본다. 사진이 보일까 무서워 눈으로만 기사를 훑는다. 과일을 사며 20년 후에도 이 과일을 먹을 수 있을지 진심으로 걱정한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연비 나쁜 자가용을 날마다 몰고 다닌다. 사람 두명과 고양이 세 마리가 사는 집에서 에어컨을 방마다 켠다. 많은 서류를 인쇄한다. 세탁기와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를 쓴다. 택배로 물건을 산다. 물을 틀어놓고 세수하는 습관을 아직도 완전히 고치지 못했다. 사놓고 안 먹은 음식이 냉동실에 가득하다. 가뭄과 기온 변화로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이나 생존을 위협받는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에 울되, 그 이야기를 와이파이가 연결된 커다란 텔레비전으로 본다. 기후 위기 대응에 가장 효과적인 일은 아이를 덜 낳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 한명이 연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이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재난의 본질을 내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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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는 드랙퀸 아티스트 모지민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전남 무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무용에 재능을 보여 목포예술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발레과 진학에 성공한다. 그의 꿈은 발레리노가 아니라 발레리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모지민의 가족을 제외한 사회 환경은 트랜스젠더인 그에게 호의적이지 않았고, 모지민은 방황 끝에 발레를 포기하고 드랙퀸 아티스트로 살아간다.
<모어>가 인물 다큐멘터리로서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인물에 대한 사려 깊은 묘사에 있다. 자신을 끼순이라 자평하는 모지민의 성정을 반영하듯 영화는 다양한 형식을 동원해 탐구 대상으로 삼은 인물을 충실히 설명한다. 그중 수많은 몽타주로 끊임없이 교차하며 등장하는 모지민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인물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그의 퍼포먼스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서울 이태원, 자취방 옥상과 고향 텃밭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퍼포먼스의 형식 또한 뮤지컬, 무용, 뮤직비디오 등으로 다채롭다. 그의 퍼포먼스
[리뷰] 강렬하고 활발하며 사려 깊은 모지민 탐구 '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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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인 나나세 하루카(시마자키 노부나가)는 자신의 꿈의 무대인 시드니 세계수영대회에 출전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시드니로 향한 하루카는 수영계의 ‘절대 왕자’로 불리는 알베르토 워란데르와 마주한다. 감정 없이 냉철하게 경기에 임하는 알베르토의 수영을 보며 하루카는 묘한 위압감을 느낀다. 동료인 이쿠야(우치야마 고우키), 린(미야노 마모루)과 함께 경기에 출전한 하루카는 원하던 등수에 랭크되지 못하고 겨우 입상에 그치고 만다. 대회에 참여한 세 선수 모두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전력 강화를 위한 방법을 강구한다. 하루카 역시 쉴 새 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훈련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인다. 알베르토의 압도적인 실력을 떠올리며 하루카는 자신이 왜, 무엇 때문에 수영을 계속하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은 하루카를 긴 슬럼프의 수렁으로 던져넣는다.
<프리! 더 파이널 스트로크 후편>은 일본의 TV애니메이션 시리즈인 <Free!>
[리뷰] 성장과 경쟁, 우정을 고르게 묘사한 스포츠 애니메이션 '프리! 더 파이널 스트로크 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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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사는 9살 소년 요한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가 홀연히 사라진 것이다. 며칠 뒤 안전원(북한 경찰)으로부터 “남편이 민족과 당에 중죄를 저질렀다”는 통보를 받고 남은 가족 모두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다. 수용소 생활은 잔혹하기만 하다. 수용자끼리 서로의 잘못을 고발해야만 추가 식량을 받을 수 있고, 탈출하다 걸린 자에겐 강도 높은 처벌과 죽음만이 기다린다. 그로부터 9년 뒤, 18살이 된 요한은 수용소 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수용소 내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다른 수용자의 비밀을 폭로한 대가로 식량을 받아 배고픈 가족을 먹이기도 하지만, 결국 어머니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수용자들이 겪는 애환과 설움, 슬픔과 고통을 다시금 이해하게 된다. <리멤버 미>는 시미즈 에이지 한 감독이 직접 탈북민을 만나 들었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관리 계급이 수용자에게 습관적으로 일삼는 폭력, 아이들 사이에 만연한 서열 문화는 북한 사회의 현실을 드러낸
[리뷰] 누군가의 잔혹한 현실이 나의 것으로 전환되는 경험 '리멤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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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저널리스트 조니(호아킨 피닉스)는 미국 각지의 어린이들에게 삶과 미래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어느 날 어머니의 죽음 이후 오랜 시간 소원했던 여동생 비브(가비 호프먼)로부터 연락이 온다. 사정이 생겨 아들을 잠시 맡아달라는 동생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한 조니는 9살 조카 제시(우디 노먼)를 당분간 돌봐주기로 한다. 조용하면서도 자기 세계가 분명한 제시와 함께하는 시간은 조니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을 안긴다. 그렇게 조니는 미국 여러 도시의 어린이들과 인터뷰를 하는 가운데 제시와도 조금씩 속 깊은 대화를 이어간다.
마이크 밀스 감독의 신작 <컴온 컴온>은 어른과 아이의 관계에 대해 써내려간 한편의 어른동화다. <비기너스>(2010)에서 아버지, <우리의 20세기>(2016)에서 어머니와의 추억을 담는 등 자전적인 경험을 영화에 녹여온 마이크 밀스 감독이 <컴온 컴온>에서는 아이의 성장에 얽힌 시간을 극화했다. 성숙한 아이 제
[리뷰] 너를 기록하는 행복, 서로의 기억이 되는 동행 '컴온 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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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이 좀 뜸하네… 요새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우아한 태와 다르게 형사 해준(박해일)은 그의 아내가 묘사하는 것처럼 “살인과 폭력이 있어야 기쁜” 남자다. 어느 날 산악 유튜버 기도수가 바위산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타살 의혹을 품은 채 기도수의 중국인 부인 서래(탕웨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불면증이 심해 잠복을 즐기는 형사는 여자를 취조하는 동시에 매일 밤 망원경으로 엿본다. 해준을 사로잡은 것은 관습으로부터 자유롭고 의외로 정연하며, 결국 정확해지고 마는 서래의 문장들이다. 한국어가 서툰 서래를 위해 ‘부검’, ‘방수’ 따위의 단어를 쉽게 설명하고 싶지만, 풀어서 말하려 할수록 그의 마음은 뒤엉킬 뿐이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추방될까 두려워 신고하지 않고 살아온 서래는 건너온 생의 고비만큼 초연한 구석이 있는 여자다. 낮에는 간병인으로 일하고 매일 아이스크림과 담배 한대로 저녁을 때우던 여자에게도 새로운 바람이 생긴다. “저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리뷰] 박찬욱 영화의 정서적 만조 '헤어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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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의 해준은 서래를 두고 “몸이 꼿꼿하다”고 표현한다. 이는 박찬욱 감독이 배우 탕웨이에 대해 남긴 코멘트처럼 들리기도 한다. 탕웨이가 연기하는 여자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어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품위가, 존재만으로 형형히 빛나는 묵직한 존재감이 있다.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의 눈을 거쳐 해석되던 팜므파탈의 검은 과부가 중반 이후 관계의 주도권을 쥐는 <헤어질 결심>은 탕웨이의 고유한 기질을 정확히 활용하는 영화다. 더불어 슈트를 입고 안주머니에서 립밤과 핸드크림을 꺼내는 형사 캐릭터는 박해일이 연기하기 때문에 말이 된다. 완벽을 추구하던 남자가 스스로 무너지고 깨어지며, 미결로서 완결되는 역설적인 관계 역시 박해일의 마스크가 주는 불균질한 특성을 통해 탁월하게 시각화된다. 때문에 <헤어질 결심>을 이루는 재료와 화학식은 두 배우가 존재한 후 비로소 결정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탕웨이와 박해일은 함께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
'헤어질 결심' 배우 탕웨이, 박해일 "모든 것이 완벽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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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현장 가보니 캠핑시네마, 축하공연, GV 등 행사 다채, 28개국 장편 42편·단편 46편 영화 상영
캠핑장과 감자창고에서 즐기는 평화로운 영화제.
강원도 평창은 청량했다. 지난 24일,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열리는 대관령면 횡계리에는 장마가 무색할 정도로 종일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개막 이틀째를 맞은 이날 평창영화제는 감자창고 시네마를 비롯한 6개 상영관과 캠핑장 등지에서 영화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 공연 등이 다채롭게 열렸다.
이날 오후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는 특별한 게스트와 함께하는 토크 프로그램 ‘위드 시네마’ 섹션도 열렸다.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함께 본 뒤 정 감독과 동물권행동 ‘카라’의 전진경 대표가 버려진 고양이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둔촌주공아파트가 재건축되면서 고양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둔촌냥이’ 모임의 활동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청량 100%! 캠핑장과 감자창고에서 즐기는 자연 속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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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방은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위원장 “영화인과 주민 만나 문화적 시너지” 지난해 영화제 동안 지역 매출액 증가, <용의자 엑스> 등 4편 영화 연출한 그, 올 연말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 도전
지난 23일부터 엿새 동안 열리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도시가 아닌 자연 속에서 영화를 체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축제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전주와 부천영화제 등이 모두 도심에서 열리는 데 비해, 평창영화제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 청정지역이 근거지다. 지난 24일 오후, 평창군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방은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장은, 4회째를 맞은 올해 영화제의 특색과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80여분 동안 열정적으로 얘기했다. 배우이자 <오로라 공주> <용의자 엑스> 등 4편의 영화를 연출하기도 한 그는, 올 연말에는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을 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전과 비교해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제가
방은진 집행위원장 “대자연 속 힐링, 평창영화제만의 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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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페인 히트작 ‘종이의 집’ 리메이크, 하회탈로 바꾸고 남북분단 설정 더했지만 원작 내용 거의 따라가면서 흥미 잃어
2021년 <오징어 게임>은 세계를 뒤흔들었다.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 수 1위를 차지했고, 수많은 대중과 스타들이 <오징어 게임>에 나온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나 ‘달고나’ 게임 하는 영상을 에스엔에스(SNS)에 올렸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도 아닌 드라마가 세계를 휩쓰는 것은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이기에 가능했다. 넷플릭스의 핵심 전략 중 하나가 현지화다. 한국, 스페인, 브라질, 벨기에, 남아공 등 낯선 나라의 영상물을 세계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세계 표준의 영상물은 그동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였다. 중학생이면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에,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멜로와 액션을 황금비율로 섞으면 세계 어디에서나 잘 팔렸다. 온라인동영상
넷플릭스 살릴까 했던 ‘종이의 집’…한국 현지화 실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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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진의 캐릭터 세상21ㅣ<왜 오수재인가> 오수재
윤석진의 캐릭터로 보는 세상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생존과 처세에 관한 표현이다. 권력 구도가 급변하는 시기의 정치권이나 소비자의 기호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에 관해 평가할 때 주로 사용한다. 사는 것이 전쟁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일상의 관용구가 되었다. 세상이 각박할수록 생존을 걱정하고, 그만큼 자신의 신념과 위배되는 처세술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사는 게 원래 그렇다지만, 그래도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은 지키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렵다. 사람들은 때로 자기방어 기제를 작동하면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공격만이 최선의 방어라는 판단 때문이겠지만,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절이다.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야만이 판치는 대형 로펌의 민낯을 다루는 <왜 오수재인가>(에
정경유착 설거지 기술자, 고졸 변호사 ‘오수재’가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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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은 해준(박해일)이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 ‘미결 사건’을 맞닥뜨리는 것으로 끝이 난다. 어떤 사랑과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이자 멜로드라마인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애꿎고 지독한 취향이 아름답게 맺힌 작품이면서 동시에 전례 없이 애틋한 감정을 철썩철썩 건네는 영화다. 박찬욱 감독이 시리즈 <리틀 드러머 걸>을 만들고 난 뒤 착수한 <헤어질 결심>은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중국인 서래(탕웨이)와 형사 해준이 변사 사건의 유가족과 수사관으로 만나, 서로의 숨소리를 가만히 맞추어보듯 사랑의 시간 축을 맞춰보려 애쓰는 이야기다. 사랑이라는 답도 없는 사건 앞에서 붕괴되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고 돌아와 홍보 강행군을 이어가던, 시차 적응도 되기 전의 박찬욱 감독을 만났다.
-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가 공개된 뒤 히치콕과 비교하는 외신이 많았다.
= (히치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소통의 시차에서 비롯된 영화적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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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하는 형사와 팜므파탈의 블랙 위도우, <헤어질 결심>은 고전 서스펜스 혹은 누아르 장르에서 다양하게 변주됐던 구도의 박찬욱식 해석이다. 설정과 장르만 놓고 보면 앨프리드 히치콕의 <현기증>을 비롯한 여러 클래식영화들이 떠오르지만, 막상 <헤어질 결심>을 만나고 나면 시네아스트 박찬욱의 새로운 미학을 정리하고 싶어진다.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지연과 작은 오해, 애플의 전자기기가 만드는 미묘한 리듬과 정동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로맨스영화를 만든다. 그리고 탕웨이의 꼿꼿한 품위와 박해일의 이면은 <헤어질 결심>의 감정 화학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뼈대다. 박찬욱 감독의 탐미적인 취향과 그 자체로 영화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두 배우의 만남은 <헤어질 결심>을 올해 가장 아름다운 마스터피스의 자리에 올려놓는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 이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여독을 풀며 국내 개봉을 기다리던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이토록 낯설고 아름다운 로맨스라니: 박찬욱 감독, 배우 탕웨이, 박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