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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온 올리버와 에밀리. 첫 눈에 상대에게 호감에 갖게 된 두 사람은 비행기 화장실 안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이는 에밀리의 충동적인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계획된 삶을 추구하는 올리버는 애초부터 그녀에게 맞지 않는 남자였다. 결국 둘은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만을 남긴 채 헤어진다. 하지만 사람 일이란 모르는 법. 첫 단추부터 어긋났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후 7년 동안 끈질기게 이어진다.
친구 이상 연인 이하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오랜 시간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하는 남녀. 영화팬이라면 그리 낯설지 않은 소재다. 바로 로맨틱 코미디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 <우리, 사랑일까요?>는 내용상 <해리가 샐리를...>과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영화지만 비행기 안에서 대화도 없이 바로 러브씬으로 직행하는 첫 시작부터 신세대식 색다른 사랑을 보여주려 한 시도가
<우리, 사랑일까요?> 해리와 샐리의 21세기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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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디스크와 HD DVD로 양분되어 온 차세대 DVD 통일안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은 올 연말로 예정된 본격적인 제품 출시를 앞두고 협상의 최종 시한으로 설정된 8월까지도 양 진영이 의견차를 끝내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시한을 넘기게 되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로 예정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새로운 규격의 공동 개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차세대 DVD는 지난 3년 여간 양 진영이 독자적으로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올해 2월 경 규격의 분열로 인한 혼란을 피하고자 매체 통일을 위한 협상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협상은 소니와 마쓰시타, 도시바의 3사가 중심이 되어 진행해 왔으나, 서로 각자의 매체가 우세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5월 이후에는 협상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당장 도시바는 올 연말부터 HD DVD 플레이어를 발매한다고 발표했고, 소니 역시 블루레이 디스크를 지원하는 플레이스테이션 3를 내년 봄에 발매할 예정이다. 도시바의 후지이 요
차세대 DVD 통일 협상 결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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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신작 <랜드 오브 데드>의 DVD 상세 사양이 공개되었다. 10월 18일 극장공개판(1시간 33분)과 무등급판(1시간 37분)의 2가지 버전으로 발매될 예정인데, 극장공개판은 1.33대 1 스탠다드 화면비를, 무등급판은 2.35대 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화면비를 수록할 예정이다. 사운드는 두 버전 모두 돌비 디지털 5.1과 DTS를 지원한다.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으는 부록으로는 로메로 감독과 프로듀서, 편집담당자가 참여한 음성해설이 가장 기대되며, 2편의 단편 메이킹 다큐멘터리, 삭제 장면, 그리고 '숀이 조지를 만났을 때'라는 코믹 다큐멘터리가 수록된다.
또한, 특수분장과 시각효과, 스토리보드와 완성본 영상의 비교, 좀비들의 캐스팅 과정 등을 담은 5편의 메이킹 다큐멘터리가 무등급판에만 추가될 예정이다. 영화 자체에 관심이 있다면 극장공개판을, 보다 상세한 제작과정을 알고 싶다면 무등급판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할 듯.
<랜드 오브 데드
<랜드 오브 데드> DVD 최종 사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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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 감독의 동화적 상상력이 빛났던 영화 <가위손>이 11월 8일 미국에서 특별판(SE) DVD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는다.
<가위손>은 한 발명가가 만든 인조인간이 미완성으로 가위가 달린 손을 갖게 된 뒤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게 된다는 이야기로, 가위손 에드워드 역을 맡은 조니 뎁의 감성 연기와 뛰어난 음악, 스타일리쉬한 세트 디자인과 의상 등 볼거리와 감동을 겸비한 걸작으로 평가 받는 영화다. 이미 DVD로 출시된 작품이기는 하나, 올해 개봉 15주년을 맞아 부록이 보강된 새로운 타이틀로 선보이게 된 것.
1.85대 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과 돌비 디지털 4.0 사운드가 지원되며, 부록으로는 감독과 작곡가 대니 엘프먼이 제공한 2개의 음성해설, 메이킹 다큐멘터리, 배우와 제작진 인터뷰, 설정 자료집, 예고편, TV CF 등이 수록될 예정이다. 또한 특별 제작된 양철 케이스에 DVD와 6장의 수집용 스틸을 담은 한정판(사진 오른쪽)도 함께 발매
<가위손> 특별판 DVD로 11월 재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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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 낙원이지, 늘 태양이 가득한 푸른 하늘과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는 은퇴한 보석도둑 맥스(피어스 브로스넌)에게 감옥과 같다. 맥스와 롤라(셀마 헤이엑)는 ‘내 인생의 한탕’에 성공한 뒤 은퇴했다. FBI 요원인 스탠(우디 해럴슨)을 보기 좋게 엿먹이며 아기 주먹만한 다이아몬드를 훔친 두 사람은 캐리비언해로 은퇴해서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다. 롤라는 취미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보려고 애쓰지만, 맥스는 얼마 안 가 무료함을 느끼고 뜨내기 여행객의 지갑을 슬쩍 하는 것으로 심심풀이를 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스탠이 그들 앞에 나타난다. 캐리비언에 정박할 크루즈에 맥스와 롤라가 두 개를 훔쳤던 나폴레옹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다이아몬드가 전시된다면서, 스탠은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겠다며 노골적으로 두 사람을 감시한다.
어쩌면 ‘낙원판 <오션스 일레븐>’이나 ‘낭만적인 <이탈리안 잡>’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실력이 뛰어나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최고의 보석절도 커플의 최후의 한탕, <애프터 썬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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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에서 김상경은 입버릇처럼 ‘서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흔히 말하는 ‘감’ 즉, 직관으로 사건에 다가서려는 송강호와 대조되는 수사 태도를 가진 김상경은 정보수집과 분석을 통한 과학수사의 신봉자였다. 이처럼 연쇄살인범들을 조사할 때 그들이 범죄 현장에 남긴 정보들을 담은 온갖 서류와 범죄 심리 이론을 통해서 살인범을 역추적해나가는 이들을 프로파일러라고 한다. 제목인 프로파일러를 칭하는 속어인 ‘마인드 헌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프로파일러가 되고자 하는 FBI아카데미의 교육생들이 겪게 되는 연쇄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8명의 교육생들은 실전과 유사한 경험을 쌓기 위한 시뮬레이션 실습을 위해 외딴섬에 격리된다. 그들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 있는 시뮬레이션을 기대하지만, 닥쳐오는 것은 실제의 연쇄살인이며, 희생자는 다름 아닌 바로 그들 자신이다. 외부인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살인들 때문에 그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제한된 시간 안에 살
허술한 프로파일러들이 겪는 연쇄살인사건, <마인드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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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를 능가하는 센세이셔널한 서스펜스 스릴러. 이런 홍보문구는 억지로 웃으며 던지는 농담처럼 들린다. <오픈워터>는 서스펜스를 품었으되 스릴러가 아니며 상어가 등장하나 <죠스>와는 전혀 닮은 데가 없다. 관객이 79분 동안 지켜보게 될 대부분의 이미지는 넘실대는 검은 바다와 두 남녀에 한정되어 있을 뿐. 디지털카메라 한대, 120시간의 촬영기간, 13만달러의 제작비로 완성된 <오픈워터>는 영화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이가 아이디어와 몸뚱이 하나로 만들어냈을 법한 아마추어리즘의 산물이다. 선댄스에서 화제를 모은 뒤 전미 개봉으로 이어진 성공담 역시 <블레어 윗치>의 전례와 쏙 빼닮았다.
1998년 호주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오픈워터>는 스쿠버다이빙 담당자의 실수로 망망대해에 남겨진 두 남녀의 이틀간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허기가 밀려오고, 체온은 저하되고, 구조의 희망도 말라붙는다. 그 순간 다이버의 천국이
고요하게 찾아오는 죽음의 순간, <오픈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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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로맨틱코미디를 보는 이유는 뭘까. 해피엔딩이 예정되어 있는 달콤한 사랑 게임을 보며, 현실 속의 나 자신도 그러리란 희망을 품는 걸까, 아니면 실제 사랑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믿기에 오히려 거리두기의 편안함을 느끼는 걸까. 어떤 경우든 로맨틱코미디는 양자 모두한테 만족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우연, 운명, 해피엔딩이라는 비현실과 밀고 당기기, 오해와 난관, 다툼과 화해라는 현실을 뒤섞어놓은, 일종의 무스 케이크니까.
<그녀는 요술쟁이>는 무스 케이크 중에서도 쌉쌀한 초콜릿이나 농축된 치즈가 아닌, 그야말로 달콤한 산딸기 무스다. 꽃이 흐드러진 집 앞에 플랫 슈즈를 신은 니콜 키드먼이 퐁당 내려서는 순간부터 자줏빛 향연은 시작된다. 이제부터는 인간 세상에 살겠다는 마녀 이자벨. 남들은 그 좋은 마녀를 왜 안 하려는 거냐지만, 사랑마저 마법으로 뚝딱 해치우는 그들 세계가 그녀는 지겹다.
비오는 날 머리도 망가져보고, 어딘가 모자라는 남자와 사랑도 해보
코 끝에서 시작되는 아주 특별한 로맨스, <그녀는 요술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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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1966!” 2002 월드컵 한국팀의 이탈리아전 당시 붉은 악마들이 연출했던 카드섹션 응원은 알다시피 1966년 제8회 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1 대 0으로 이겼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함이었다. 그 승리는 단지 ‘한민족의 쾌거’만이 아니었던 게 확실하다. 그로부터 36년 뒤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천리마 축구단>은 그 확실한 증거다. 어렸을 적부터 약소국인 북한이 어떻게 이탈리아를 이겼는지 궁금했다는 대니얼 고든 감독은 이 축구사의 신화와 그 뒤편에 자리한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붙잡아낸다.
<천리마 축구단>은 단순하지만은 않은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가 우선 조명하는 것은 이탈리아전에서 환상적인 결승골을 날렸던 박두익을 비롯해 당시 북한 최고의 스트라이커 박승진, 골키퍼 리창명 등의 현재 모습과 그들의 추억담이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 어떻게 훈련을 진행했으며, 월드컵에 어떤 자세로 임했는지 등 그들의 이야기는 당시 북한팀에서 촬영했던 진귀한 기록
1966년 축구사의 신화와 그 뒤편에 자리한 이야기, <천리마 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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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라>의 명목상 관심은 북한의 매스게임이다. 아닌 게 아니라 북한의 매스게임은 과도한 정치성만 제거한다면, 체조와 음악 등이 고도의 조화를 이룬 종합예술이라 할 만하다. 물론 여기서 정치성을 떼어내기란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매스게임은 ‘전체를 위한 하나’라는 전체주의의 이상이 가장 잘 녹아든 집체예술이며, 이 과정을 통해 참여자가 ‘진정한 공산주의자가 된다’는 게 북한 지도자들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스게임에 참여하는 두 소녀, 열세살 현순이와 열한살 송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대니얼 고든 감독은 이들이 어떻게 공산주의자가 되어가나에 관심을 두는 건 아니다. <어떤 나라>는 매스게임을 소재로 내세우지만, 관심만큼은 북한사회의 일상에 꽂혀 있다. 2003년 2월부터 9월까지 고든의 카메라는 노동자 아버지를 둔 현순이네와 교수 아버지를 둔 송연이네 집안 구석구석을 훑으며 밥숟가락은 몇개인지, 도시락 메뉴는 뭔지, 공휴일에는 뭘 하는지 등등 시시콜콜
매스게임을 통해 본 북한, <어떤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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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의 노래 <옥이의 슬픔>에서 옥이는 “햇빛에 타고 있는 팔월 오후에 권태에 못 이겨” 폼나게 가출했다. 한편 <초승달과 밤배>의 옥이는 먹고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아니 떠밀려난다. 옥이(한예린)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오라비 난나(이요섭)의 무관심으로 약장수의 트럭에 오르고, 이모할머니 집으로 더부살이를 떠나고, 시립아동보호소에 내팽개쳐진다. 슬픈 얼굴로 내몰리면서도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옥이와 남겨진 가족들의 모습은 김수용의 <저 하늘에도 슬픔이>, 이원세의 <엄마없는 하늘아래>로 연결되는 한국영화 ‘소년소녀 가장’ 신파물의 계보를 잇는다.
바닷가 마을에서 할머니(강부자)와 단둘이 사는 난나. 갑자기 나타난 젖먹이 여동생 옥이 때문에 난나는 졸지에 보모로 전락한다. 할머니가 일하러 가는 동안 옥이를 돌봐야 하는 난나는 그녀를 버려두고 놀러다니기 일쑤다. 게다가 성장하며 영양실조로 등이 굽어가는 옥이는 난나에게는 ‘쪽팔림’ 그 자
‘소년소녀 가장’ 신파물의 계보, <초승달과 밤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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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생 도마와 일본 학생 다쿠야가 한장의 지도를 사이에 두고 결투를 벌인다. 사무라이 옷을 입은 다쿠야가 먼저 칼을 꺼내 휘두르며 도마를 위협한다.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피하던 도마가 손에 잡은 것은 바로 휴대전화. 단추를 누르자 마치 게임처럼 도마의 얼굴이 변하기 시작한다. 안중근 의사에서, 윤봉길 의사로, 마지막에는 백범일지를 손에 든 김구 선생님으로…. 과연 이들이 서로 뺏으려는 지도 속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고등학생들이 독도와 위안부 문제 등 한일관계를 다룬 영화를 직접 제작하고 있어 화제다. 영화제목은 <김구와 삼의사>
서울 선린인터넷고 학생들이 주축이 된 고등학생 25명이 서울시 청소년정보문화센터의 도움을 받아 시나리오 작성, 출연, 촬영까지 직접 하고 있다. 영화 기획은 선린인터넷고 영상연출 수업시간에 우연히 찾아간 효창공원에서 시작됐다. 삼의사 묘지를 둘러보던 선생님과 학생들이 비석이 없는 무덤을 보고 의아해 했는데, 알고 보니 주검을 찾지 못해
선린인터넷고 학생들 독도·위안부 문제 영화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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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균동 감독의 신작 <비단구두 사 가지고 오신다더니>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5월 말 한국영화조수연대회의(이하 조수연대)에 <비단구두…>의 녹음, 제작, 연출 세 파트의 임금체불에 대한 신고가 접수된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이후 조수연대가 제작사 오리영화사에 사실을 확인한 뒤 가압류 신청과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와중에 8월15일 광복 60년 기념영화제의 개막작으로 <비단구두…>의 상영이 결정되자 해당 스탭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광복절 상영 건을 기점으로 영화인회의가 중재에 나섰으나 양쪽의 견해차가 심해 협상은 결렬되었다.
최진욱 조수연대 사무국장은 “스탭들이 저예산영화임을 감안하여 평소보다 적은 금액으로 계약한 조건을 고려하면 그것마저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것은 분명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임금체불 문제를 제기했던 스탭들은 다른 영화에서 받는 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4개월간 계약했고, 지금까지 그 금액의 70%를 못 받은 상황이라고
[충무로는 통화중] 여균동 감독의 <비단구두…> 스탭 임금체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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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광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김갑의)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광주에서 열린다. ‘영화제를 즐겨라’는 표어를 내건 올 영화제는 개막작 <헤어드레서>(중국·지앙 청 감독), 폐막작 <내 마음의 이방인>(일본·우치다 켄지 감독)을 포함해 장편 85편 등 모두 18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이전과 달리 작품성보다 대중성을 내세우고서 ‘한국영화 지금’, 어린이 영화, 시민영화광장 등의 섹션을 넣었다. 상영관은 광주 밀리오레시네마와 광주극장이며, 인터넷 예매는 영화제 홈페이지(giff.org)와 일반 예매사이트(ticketlink.co.kr)를 통해서 할 수 있다. 현장 구매는 개막일부터 가능하다.
광주국제영화제 26일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