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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휴머니스트’ 오구리 고헤이 감독(56)이 한국을 찾았다. 영화를 찍기 위해서? 아니다. 영화를 취재하러 왔다. 일본의 공영방송 NHK가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취재하기 위해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오구리 고헤이 감독은 리포터 자격으로 일행에 합류했다. NHK는 매년 5편의 아시아권 영화를 선정해 제작을 지원하고 있는데 <박하사탕>은 작년에 낙점받은 영화 중 한편이다. 평소 오구리 고헤이 감독은 어드바이스 자격으로 NHK의 제작 지원작 선정 작업에 참여해왔으며 이번에 <박하사탕>이 한국에서 개봉하자 감독과의 대담을 겸해 한국을 방문한 것.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잠자는 남자>를 출품하는 등 오구리 감독은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쌓아왔다. 일일이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랄 정도. 감독의 데뷔작 <진흙강>(81)은 재일한국인 가족의 빈곤하고 누추한 삶을 포착한 영화였으며 재일한국인 작가 이회성 원작의 <
NHK <박하사탕> 특집 취재차 방한한 오구리 고헤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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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마르소는 007 시리즈의 유서깊은 법칙을 깨뜨렸다. 단단하게 몸을 감싼 상복이나 음모를 주도하는 계략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다리 때문에 캐스팅되진 않았다”고 우기는 소피 마르소도 물론 풍성하게 굴곡진 육체 때문에 007 시리즈에 진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본드걸 본연의 임무를 배반하고 제임스 본드를 위한 여자가 되길 거부했다. 소피 마르소는 처음으로 다른 남자를 사랑한 본드걸이다. 이처럼 소피 마르소는 사람들의 욕망에 부응하면서도 그녀의 방식대로 돌파구를 찾는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그랬다. 열세살에 사람들 앞에 나타나 성장과정을 고스란히 노출시켜야 했던 소피 마르소는 그렇게 항상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다.
1980년, 말간 눈빛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라붐>의 소녀를 지켜보았던 사람들은 아마 속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프랑스인들이 인형처럼 아꼈던 이 10대의 여배우가 스물네살 연상의 안드레이 줄랍스키와 때이른 동거에 들어갔을 때, 그리고 그가 연출한 <
본드를 사랑하지 않은 본드걸, <007 언리미티드>의 소피 마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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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축제 분위기의 새해 첫날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있다고 개봉이 1주일 밀리긴 했지만, <행복한 장의사>는 웃음과 희망이 있는 영화다. 사는 게 별로 즐겁지 않은 세 사람이 노 장의사로부터 죽음을 경건하게 맞는 법을 배우면서 삶의 온기를 되찾는다는 이야기다. 연기와 음악을 오가며 양쪽에서 다 든든한 자리를 마련한 김창완과 임창정이 주연이라는 점이 또다른 관심거리. 까마득한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자살하려다 마음 고쳐먹고 장의사 일을 시작한 판철구, 장의사 자리에 오락실을 차리려는 철없는 청년 장재현 역을 각각 맡아, 새 천년 벽두의 관객을 찾았다.
노래 부를까, 영화할까
김창완
“록하기엔 너무 늙어버렸지”
“맞아. 이게 처음 주연 맡은 영화야. 소감? 누군가 ‘60, 70년대라면 당신 같은 사람은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그러더군. 맞는 말이지 뭐. 난 영화 하는 거 자체가 좋아. 주연이라고 해봤자 멋있는 영웅도 아니고 그냥 허둥대는 초보장의사에 불과
<행복한 장의사>의 두 주연배우 김창완·임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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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자동차 추격신 그리고 폭팔
결말부터 보여주며 호기심을 유발한 <범죄의 재구성>(2004)
검은 스크린 위로 무전을 닫으라고 질타하는 경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화면이 밝아지면 “oh, shit”이라는 대사를 내뱉으며 차를 몰고 거리로 내달리는 주인공 최창혁(박신양)이 등장한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격렬한 자동차 추격장면에 주요 인물의 그래픽과 형형색색의 크레딧이 화면을 가르며 삽입된다. 터널을 통과한 자동차는 허공을 가르고 추락하며 폭파된다. 불길에 휩싸인 차량 앞에서 뉴스를 전하는 리포터가 보인다. 추격장면에 걸맞은 강렬한 음악도 차분한 톤으로 바뀐다. 폭파된 차량을 페인트칠하듯이 뒤덮으며 제목 ‘범죄의 재구성’이 갑자기 나타난다. <범죄의 재구성>의 타이틀 시퀀스는 사건의 결말을 도발하듯 영화의 첫머리에 내세운다. 이는 ‘리얼 사기극’을 표방한 영화의 시간적 구성이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숨은그림찾기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 최동훈 감독은 “이것은
타이틀 시퀀스 베스트10 [5] - <범죄의 재구성> <아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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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칼놀림에 압도당하다
애니메이션 오프닝이 인상적인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
노년의 도인들이 세상에 대한 푸념을 마치면, 대나무 두루마리(죽간)가 빠르게 화면에 펼쳐진다. 검과 도를 쥔 두 남자 캐릭터가 주연들의 이름을 요란한 굉음과 함께 죽간이라는 화폭에 써내려간다. 죽간이 감기고 새로운 죽간이 깔릴 때마다 창, 쌍도, 봉, 쌍검 등 제각기 다른 병장기들이 무사들의 손에 쥐어지고, 모자를 비롯한 의상에도 미세한 변화가 생겨난다. 순서상으로는 죽간이 스르륵 펼쳐지면 배역이나 역할이 빨간색 인장으로 미리 찍혀 있다. 그리고는 화면 전체에 펼쳐진 죽간 위에 무사들이 현란한 몸놀림으로 인장 아래 이름을 적어넣는다. 칼놀림에 글이 적혀나갈 때마다 글자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칼에서는 빛이 번득인다. 타이틀 시퀀스의 말미에 제목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적는 무사의 몸짓은 그러한 디테일을 실감하게 한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이 작품의 특수효과
타이틀 시퀀스 베스트10 [4] - <아라한장풍대작전> <그때 그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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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일본 TV 애니메이션 중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카우보이 비밥>이 전 시리즈 5.1채널 음향으로 다시 찾아왔다. 음향을 새롭게 업그레이드 시킨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뛰어난 영상에 못지않은 칸노 요코의 훌륭한 사운드트랙이 새롭게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또한 이번 <카우보이 비밥 5.1ch 박스>에는 지금까지 공개돼지 않았던 제작 뒷이야기가 담긴 스탭들의 코멘터리와 해설집이 포함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카우보이 비밥>은 이제껏 '제작비화를 밝히는 것을 촌스럽다는 듯이 거부해온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이 작품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DVD토픽에서는 미리 입수한 <카우보이 비밥 5.1ch 박스>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제작에 얽힌 뒷이야기와 함께 영화, 음악 등 여러 대중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이 독특한 애니메이션의 여러 면면에 대해 살펴보기로 했다.
제작에 난항을 겪
<카우보이 비밥>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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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을 타고 하늘을 날다
스포츠 및 성장영화의 특성을 살린 <태풍태양>(2005)
푸른색 배경에 검은색 인간이 등장한다. 그림자처럼 새까만 캐릭터는 출발선에서 자세를 잡고 스케이터처럼 서 있다. 드디어 파스텔로 그린 듯한 거리 위를 교통표지판에 그려진 아이콘 같은 모습의 캐릭터가 달려나간다. 강한 비트의 음악에 보폭을 맞추듯이 빠른 속도로 집들과 거리를 누비는 검은 인간. 인라인을 타고 도시를 누비는 그의 몸동작은 댄서 같다. 빌딩숲 사이를 뛰어다니며 하프파이프(반원 모양의 스케이트를 타는 기구)를 오르내리는 그에게 봄볕이 내리쬔다. 땅 위의 질주만으로는 부족했던 그는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하얀 구름에 새겨지는 빨간색 제목 <태풍태양>. 양일석 팀장과 함께 이 오프닝을 만든 DTI 임배근 팀장은 “경쾌하게 시작되는 초반부를 만드는 동시에, 영화성격에 맞게 화려한 액션보다는 자아를 찾아가는 내면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경이 계속 바뀌고 액션이 많아서
타이틀 시퀀스 베스트10 [3] - <태풍태양> <귀신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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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과 복수의 시간을 예고하는 시곗바늘
용이 감독이 타이틀 시퀀스를 따로 연출한 <올드보이>(2003)
공중전화 박스에서 술에 취한 채 전화를 거는 오대수(최민식). 화면 하단으로 오프닝 크레딧이 흘러간다. 디지털 시계의 숫자와 아날로그 시계의 바늘이 퍼즐처럼 맞물리며 각각의 크레딧을 형성한다. 크레딧의 문자 하나하나가 제각기 시곗바늘처럼 움직이다가 연기처럼 사라진다. 경찰서에서 오대수를 데리고 온 친구 주환(지대한)이 통화하는 동안 오대수도 자취를 감춘다. 쏟아지는 빗속에 그가 딸에게 선물하려 했던 하얀 날개만 덩그러니 버려져 있다. 화면이 바뀌고 나타나는 일렁거리는 시계의 이미지는 15년간의 감금이 빚어낸 시간의 공백과 그로 인한 삶의 변화를 암시한다. 구름처럼 떠다니다가 겹쳐지고 흩어지는 시계들의 움직임은 앞으로 벌어질 오대수의 추적과 복수의 시간을 예고한다. 시계의 모양이 알파벳 Y로 변하고, 다른 문자들이 시곗바늘처럼 돌아가며 제목 <올드보이>를 만
타이틀 시퀀스 베스트10 [2] - <올드보이> <2009 로스트 메모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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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타이틀 시퀀스가 변신중이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에 국내 최초로 별도의 연출자를 기용하며 타이틀 시퀀스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할리우드 타이틀 디자이너 가슨 유가 만든 박감독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의 타이틀 시퀀스는 영화 자체만큼 화제를 모으고 있다. CG의 역할이 나날이 확대되는 한국영화의 제작환경을 고려하면 이는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영화의 타이틀 시퀀스의 제작사는 어느 수준이며, 전문가는 몇명이나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쉽게도 한국영화 타이틀 시퀀스는 아직 미완성의 영역이다. 현재 충무로에는 타이틀 시퀀스 전문 제작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타이틀 디자인만으로 밥벌이하는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보통 CG 스튜디오와 감독의 부수적인 작업으로 여겨지는 대부분의 한국영화에서 타이틀 시퀀스에 공을 들이는 일은 영화제작의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조금이라도 길다고 느껴지면 제작자와 투자자들의 눈길은 어김없이 타
타이틀 시퀀스 베스트10 [1] - <친절한 금자씨> <웰컴 투 동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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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부터 할인 판매되는 CJ 엔터테인먼트 타이틀 22편 가운데 일부가 일본어 자막이 추가된 보정판으로 출시된다.
이번에 보정판으로 출시되는 타이틀은 <복수는 나의 것> <피아노 치는 대통령> <지구를 지켜라> <살인의 추억> <스캔들> <위대한 유산> <말죽거리 잔혹사> <내 남자의 로맨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총 8종이다.
이 타이틀들은 최지우, 배용준, 권상우 등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하거나 일본 극장 공개시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한류 열풍'을 의식한 판매 정책임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CJ 할인 타이틀은 <무사> <오아시스> <슈퍼스타 감사용> 등 근래 좋은 평가를 받았던 한국영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25일부터 디스크 수에 관계 없이 14,850원의 할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CJ 할인 타이틀, 일본어 자막 추가된 보정판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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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작은 메이저 스튜디오로 떠오르고 있는 라이언스 게이트가 차세대 DVD 매체로 블루레이 디스크를 선택했다.
라이언스 게이트의 사장 스티브 빅스는 미국 시간으로 17일 이루어진 공식 발표를 통해 "블루레이 디스크의 대용량과 복제방지 기술의 수준, 공인된 생산성, 적절한 제시 비용 등은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라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라이언스 게이트는 <쏘우> <진저 스냅> <도그빌>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 장르 영화는 물론 비평적으로도 주목을 받은 작품들을 제작, 배급해 온 회사. 이로써 블루레이 진영은 소니 픽처스, 20세기 폭스, 디즈니와 함께 막강한 컨텐츠를 보유하게 되었다.
한편, 블루레이와 팽팽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HD DVD 진영은 올 연말 블루레이에 앞서 HD DVD 전용 플레이어를 출시하여 시장에 먼저 진입할 예정이다. 블루레이 전용 플레이어는 내년 초에나 정식 출시될 예정이
라이언스 게이트, 블루레이 지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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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 >>
<파리의 연인>의 완벽한 그 남자, 박신양이 컨테이너에서 웰빙을 꿈꾸는 막장인생으로 돌아온다. 박광수 감독의 신작 <컨테이너의 남자>(가제)는 라스베이거스의 선상 카지노를 꿈꾸며 야바위판에서 망을 보는 삼류인생 우종대와,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이 일생일대의 소원인 꼬마 여자아이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 박신양과 함께 류승수, 예지원 등이 캐스팅됐다.
윤진서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엄마 얼굴 예쁘네요> 등의 출연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윤진서. 최근 CF에서 선보이고 있는 청초한 이미지와 달리, <올드보이> <슈퍼스타 감사용> 등 영화에서는 다소 엉뚱한 모습을 선보였던 그가, 청춘멜로물 <울어도 좋습니까?>에 캐스팅됐다. 윤진서는 동갑내기 남자친구가 세상을 떠난 뒤, 씩씩하게 상처를 극복하는 여고생으로 출연한다.
주윤발·공리 >>
[캐스팅 소식] 박신양, 컨테이너에서 웰빙을 꿈꾸는 막장인생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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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한 당신, 멋지다. 8월9일치 영국 <텔레그라프>가 휴 그랜트의 ‘영국인다운’ 팁 매너를 보도했다. 최근 베벌리힐스의 한 식당에 들렀던 휴 그랜트는 주차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100달러를 팁으로 건네주었다. 하지만 행복한 직원의 미소도 한순간. 휴 그랜트는 차를 유턴해 돌아와 거스름돈으로 90달러를 되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호사가들은 휴 그랜트가 300억원대의 부자니 어쩌니 말들이 많은 모양이지만, 영국 신사는 경박하게 수백달러를 팁으로 날리진 않는다우.
휴 그랜트의 ‘영국인다운’ 팁 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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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의 누>를 만든 김대승 감독이 결혼한다. 상대는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를 함께 작업했고 현재 싸이더스F&H 기획실에 근무하는 유화영씨. 두 사람은 영화작업을 통해 애정을 키웠으며 9월4일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화촉을 밝힐 예정이다. 김 감독의 신작 <가을로>의 촬영 시작이 9월 중순에 잡혀 있는 터라 아직 신혼여행 계획도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한다. 김 감독님, 가까운 곳에서 신혼기념 번지점프라도 한번.
<혈의 누>의 김대승 감독, 웨딩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