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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부터 너른 청풍호반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는 2005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반전과 평화를 노래하는 아시아 음악인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11일 첫상영을 한 겐 마사유키(한국이름 현진행·47) 감독의 <샤우트 오브 아시아>는 가수 강산에가 떠나는 음악여행 형식을 빌어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뮤지션들을 만나보면서 이들의 노래를 통해 아시아의 ‘오늘’을 조망하는 다큐멘터리다.
재일동포 2세 경계인 자산, 강산에등 아시아 뮤지션 조망 ‘샤우트 오브 월드’ 도 찍고파
재일동포 2세로 태어나 일본인 학교에서 교육받고 자란 겐 감독은 20년동안 잔뼈가 굵은 방송계에서 휴먼 다큐멘터리로 이름을 알린 다큐멘터리 작가로 제천영화제 참석차 한국에 왔다. <샤우트 오브 아시아>는 후지텔레비전에서 60분짜리 6부작으로 만들었던 것을 두시간 분량의 극장 상영용으로 재편집한 작품. 지난 5월 도쿄에서 개봉해 5주간 상영됐고 오사카, 규슈 등
일본인-한국인 경계에 다큐의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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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도 화목해 보이지 않는 한 가족이 좁은 차를 타고 여행을 시작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 가족들의 투덜거림과 가식적인 웃음으로 가득 찬 이 자동차 여행은 처음부터 무언가 불길함을 안고 있다. 익숙한 고속도로 대신 낯설고 어두운 지름길을 택할 때부터 공포의 기운이 조금씩 감지된다. 시간은 7시30분에 멈춰 섰고 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다. 가족들은 때마침 길 위에 나타난 하얀 옷의 여자와 아기를 태워준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가족들 사이의 비밀이 하나둘 밝혀지고 그들은 차례로 시체가 된다.
실제로 1918년 네브래스카 주, ‘마르콧’이라는 나선형 구조의 도로가 개통된 다음날, 임신부 한명이 죽은 사건이 있었다. 그뒤, 이 도로에서는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교통사고 사망률이 나타나고 있는데, 1997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한 가족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영화는 이 기이한 도로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평범해 보이는 가족 내부의 불
가족주의의 균열과 공포, <더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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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도시’ 부산에서 21세기 한국 영화의 새싹을 키우기 위한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비키)가 탄생한다.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조직위는 16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영화제는 내년부터 해마다 5월 어린이날이 들어 있는 주에 열린다. 이에 앞서 올해는 10월7일부터 1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메가박스와 대천공원 야외상영장에서 프레페스티벌이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릴 예정이다.
프레페스티벌에서는 중국·방글라데시·독일·프랑스·캐나다 등 11개국에서 출품한 장편 11편, 단편 30여편의 어린이용 영화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한국 어린이들이 직접 제작한 단편 10편, 조직위가 운영한 어린이 영상캠프 참가자들의 작품 24편 등이 상영된다.
조직위는 해마다 두 차례 여는 어린이 영상캠프와 10월 개교하는 어린이 영화학교를 통해 영화 꿈나무들을 발굴하고 키우기로 했다. 또 영화제 기간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어린이 영상물 시장을 열어 영화제를 어린이 문화
국제어린이영화제 부산서 10월 7∼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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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점을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는다.” 일본 최정상급 성우인 재일동포 3세 박로미(33)씨는 12일 내한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재일동포라는 정체성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인정하듯 ‘일본에서 한국 이름으로 활동하는 유일한 성우’다.
박씨는 일본의 메가히트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주인공 에드워드 엘릭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이를 영화화한 <샴바라의 정복자>에서도 같은 역을 맡았다. <강철의 연금술사> 디브이디 발매에 앞서 한국을 찾은 그는 “가슴이 떨릴 정도로 몰입했던 작품”이라며 “애니메이션이라 전쟁의 아픔과 비극, 고통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오히려 더 잘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중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눈에 띄어 본업을 성우로 바꿨다. 도미노 감독의 <브레인 파워드>로 데뷔했고, 같은 감독의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 재일동포 성우 박로미씨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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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TV감상실] 차승원의 무모한 도전에 박수를~
[올드독의 TV감상실] 차승원의 무모한 도전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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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의 상영에 즈음해 네티즌에게 그들이 생각하는 박찬욱 감독의 최고작을 물었다. 보기가 여섯 항목으로 제한된 온라인 설문인 까닭에, 부득이 1999년 이후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작품 중 합작 옴니버스 <쓰리, 몬스터>를 제외한 장·단편영화 가운데 고르도록 청했다. 8월5일부터 12일 오후 5시까지 참여한 1875명의 투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사랑받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역시 그의 위상에 전환점을 가져다준 칸영화제 수상작 <올드보이>였다(32.3%).
그러나 팬들의 열정은 2위를 차지한 <복수는 나의 것>에 대해 더 뜨거웠다.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은 역시 이 영화”, “이때부터 박 감독의 취향이 드러났다”,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도 여기에 비하면 밋밋하다”는 코멘트가 따랐다. 3위는 <공동경비구역 JSA>에 돌아갔다. 한편 아직 논란이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영화
[씨네폴] 찬욱씨의 넘버 1은 <올드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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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바리짱>은 남기남 감독이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 이후 2년 만에 만든 영화이다. 어느 초등학교. 하늘(신윤섭)과 바다(김시명)라는 남학생 두명이 나란히 전학을 온다. 하늘의 아버지는 조직폭력배의 두목이고, 바다의 아버지는 현직 대통령이다. 그래서 엉성한 조폭 네명은 하늘을 수행하고, 웃기는 경호원 네명은 바다의 신변을 지킨다. 하늘과 바다는 같은 반 여학생 미나(강지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갈등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동심으로 다시 친구가 된다. 다른 조폭 패거리가 하늘의 아버지를 위협하기 위해 하늘을 납치하는 사건을 벌이자 반 친구들은 함께 하늘을 구출해낸다.
예상보다 개그맨들의 개그 강도가 높지 않다. 아마도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라는 진심의 말미가 작용했기 때문인 것 같다. 바다, 하늘, 미나라는 세 아이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를 따로 갖고자 한 점이 그것을 뒷받침한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아이들의 생활과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친구를
방학 때마다 종종 출현하는 남기남표 아동영화, <바리바리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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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국 남부는 늘 어떤 종류의 비이성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미드나잇 가든>의 사바나가 그랬고, <빅 피쉬>의 앨라배마가 그랬으며, 텍사스로 대변되는 유수의 시골 마을이 그랬다. 허영과 낭만, 허풍과 판타지, 갖가지 괴물과 살인마의 땅. 미국의 다른 도시들이 범죄·스릴러의 주무대가 될 때, 미국 남부는 할리우드식 호러의 토양으로 자리잡았다.
<스켈리톤 키>는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스를 골랐다. 재즈와 잭슨광장 정도가 떠오르는 이 남부 도시에서 무슨 호러를 만들었다는 걸까. 비틀스, 컴퓨터 해커, 정신병원에 사는 외계인의 이야기를 만들었던 이언 소프틀리는 그 답으로 ‘후두’(Hoodoo)라는 주술을 꺼내놓는다. (아이티인들과 함께 들어와 역시 뉴올리언스에서 유행했던) ‘부두’(Voodoo)와 혼동하기 쉽지만, 후두는 부두와 달리 종교가 아니라는 게 영화의 설명이다. 주문과 마술, 부적과 약. 주술사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
마지막 한방을 향해 달려가는 스릴러, <스켈리톤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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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 페이톤(린제이 로한)의 꿈은 레이서다. 그러나 아버지(마이클 키튼)는 레이서가 되겠다는 딸의 소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학 졸업 기념으로 ‘허비’란 이름의 고장 직전인 폴크스바겐 비틀을 아빠에게 선물받은 매기는 곧 허비가 생각과 감정을 가진 차임을 알아차린다. 허비는 매기를 미국 최고의 카레이싱 경기장으로 이끌고, 매기는 실력 좋은 카레이서 트립 머피(맷 딜런)와 우연히 대결을 벌였다가 이기고 만다. 이를 계기로 매기는 자동차 정비소를 하는 친구 케빈(저스틴 롱)과 함께 아빠 몰래 카레이스에 출전할 계획을 세운다.
국내 관객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 관객에게 허비란 이름은 낯설지 않다. 허비는 1968년 <러브 버그>라는 영화에서 이미 주연이 된 바 있는데, 딘 존스와 마이클 리가 출연한 이 영화는 <허비: 첫 시동을 걸다>와 마찬가지로 카레이서와 살아 있는 자동차의 만남을 레이싱에서의 승리로 마무리짓는 훈훈한 가족영화다. 이후 폴크스바겐사의 비틀은 자동차
허비와 린제이 로한의 신나는 모험, <허비: 첫 시동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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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드미, 닐 영에 관한 다큐 제작해
<양들의 침묵>의 감독 조너선 드미가 로커 닐 영에 관한 음악다큐멘터리를 만든다. 영화제목은 9월에 출시될 닐 영의 신보 제목이기도 한 <프레리 윈드>. 내시빌에서 8월18일과 19일 이틀간 열리는 공연을 중심으로 ‘노래하는 시인’ 닐 영의 40년 음악인생을 재조명한다. 드미는 영화 제작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공연장을 통째로 빌렸다. 영화에 큰 관심을 표명한 파라마운트는 음반을 들어보지도 않고 배급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영화연출 도전하는 뮤지컬의 미다스
세계적인 오페라 뮤지컬 연출가 프란체스카 잠벨로가 영화 <레전드 오브 포크 파이>의 연출을 맡아 영화계에 데뷔한다. 전설적인 재즈 클럽 ‘Pork Pie Hat’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뮤지컬판타지. 제작사 비겔엔터테인먼트는 제작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잠벨로는 올 가을 케네디센터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를 연출하고 디즈니의 <인어공주>도
[해외단신] 조너선 드미, 닐 영에 관한 다큐 제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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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나무 잡치기’,‘코끼리 상아 찍기’. 무에타이 기술에 붙여진 이름들이다. 예부터 타이 사람들은 코끼리를 숭배해왔다. 특히 왕에게 바치는 코끼리는 함부러 다뤄선 안 될 진기한 영물이었다. 전편에서 불상을 되찾기 위해 도굴꾼들을 뒤쫒던 토니 자가 이번엔 밀매꾼들에게 빼앗긴 코끼리를 되찾기 위해 머나먼 호주까지 날아간다.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바람에 경찰의 추적까지 따돌려야 하는 캄(토니 자)은 왕실의 근위대였던 조상들의 용맹스러움을 끊임없이 떠올리며 마피아 일당과 맞선다.
<옹박: 두번째 미션>은 훼손된 전통을 복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의 무용담을 전편에 이어 충실하게 재현한다. 영화의 원제 ‘똠얌꿍’은 타이의 전통음식이지만, 극중 현실에선 매춘과 마약을 일삼는 범죄소굴이다. 비단 코끼리만이 밀반출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된 캄은 “가진 것 없다면 우리 몸이 무기가 되지”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서, 외지에서 자존을 잃고 살아가는
차고, 비틀고, 꺾어라! <옹박: 두번째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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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 호주서 수상, <썬데이@서울> 독일행
중견감독들의 독립장편영화 두편이 각종 해외영화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5월 국내에서 개봉됐던 <프락치>(감독 황철민)는 호주에서 열리는 브리즈번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지역 초청작 중 가장 주목하는 작품에 주는 넷팩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영상원 교수로 재학 중인 오명훈 감독의 <썬데이@서울>은 오는 9월22일부터 29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독립·예술영화 축제, 필름페스트 함부르크 공식부문에서 상영된다.
SICAF2005 팡파르
지난 8월11일 오후 5시30분 코엑스 메가박스 로비에서 SICAF2005가 성대한 개막을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심사위원장인 크리스 랜드래스 감독, 김병헌 경기디지털아트센터장, 안정숙 영진위원장, 만화가 이두호, 박재동 등 많은 국내외 게스트들이 모습을 보였고, 이명박 서울시장의 영어 축사와 국제애니메이션필름협회(ASIFA)의 공식 인증
[국내단신] <프락치> 호주서 수상, <썬데이@서울> 독일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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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는 우아한 첼로의 선율과 자동차 사고의 굉음을 함께 들려주며 시작한다. 평온한 중산층의 일상이 붕괴되는 소리가 도입부부터 감지된다. 음대 강사 미주(성현아)의 안온한 일상은 의문의 테이프를 받으면서, 그리고 자폐증을 앓는 큰딸에게 첼로를 사주면서 일그러진다. 학점을 나쁘게 받아 유학을 갈 수 없게 되었노라고 행패를 부리는 수강생, 남편이 들여온 말 못하는 가정부, 그리고 느닷없이 죽는 강아지. 미주는 낮에도 헛것을 보고 잠자리에 들어서는 환청에 시달린다. 급기야 함께 사는 손아래 시누이 경란이 결혼을 앞에 두고 목을 매 자살한다. 이 불길함의 리스트는 끝도 없이 늘어난다.
<첼로>는 <링>이나 <주온> <착신아리> 같은 일본식 공포영화부터 중산층 내부의 공포를 다룬 <아카시아>, 경쟁과 질투를 동기로 삼은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 등 공포 장르의 온갖 관습을 인용한다. 귀신은 사진 한
죄의식으로 비롯한 악몽의 반복, <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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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쌩쌩 효과음을 동반한 편집과 아드레날린을 펌프질하는 음악, 정지동작으로 소개되는 등장인물들. <이대로, 죽을 순 없다>의 시작은 <춤추는 대수사선>이나 <수사반장> 같은 TV 수사시리를 보는 듯 긴박하다. 주인공 이대로 형사(이범수)는 미친 듯이 차를 몰아 용의자를 추격하는 중이다. 혹시 그는 불나비 같은 영웅? 천만에. 평소, 검거현장 대신 러브호텔의 애인에게 출동하고 용의자 빼돌려 뇌물 챙기기 분주한 이대로 형사의 본색을 아는 자라면 물을 것이다. “어디 아파요?” 혹은 “죽을 때가 됐나?”라고. 실은 둘 다 맞다. 뇌종양 말기 선고를 받은 이대로는, 홀로 남겨질 딸 현지(변주연)에게 보험금이라도 남기려면 몇달 안에 반드시 사고로 죽어야 한다는 사실에 직면한다. 그는 순직을 도모한다. 그러나 살고자 하는 자 죽고 죽고자 하는 자 산다는 옛말의 섭리에 따라, 이대로는 죽긴커녕 9시 뉴스를 주
불량 형사의 사생결단 순직작전, <이대로, 죽을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