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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30일 MBC <음악캠프>에서는 대한민국 방송 개국 이래 가장 센세이셔널한 방송사고가 터졌다. ‘성기 노출 사건.’ 이후 언론과 서울시는 ‘청소년 보호’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며, 이번 사고의 배후로 ‘홍대 클럽’ 혹은 ‘홍대 인디’라는 주체를 지목하고 맹공을 퍼부었다. 문화는 개인과 자유를 기반으로 한다. 조직적인 억압이나 관리를 통해 문화가 꽃피웠다는 에피소드는 인류사의 어느 페이지에도 없다. 마찬가지로 술자리도 개인적이다. 누구도 술자리에서 사진 찍히고 인터뷰에 응하는 걸 즐거워할 리 없다. 언제나 주말에는 그러했듯이 홍익대 앞을 찾아갔다. 그리고 술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반나절 내내 질문했다. 밤이 새도록 홍익대 근처에서 보고 들은 현재 ‘홍대’와 ‘클럽’의 24시.
18:00 집중단속에 곳곳 휴업 팻말
소나기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홍익대의 주변 풍경은 여느 주말과 다를 바가 없다. 취재를 위해 섭외했던 두곳의 라이브클럽은 갑자기 거절을
씬 시티? 아니, 내츄럴 시티!! 홍대 앞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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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인기 코미디언 허관문이 자신의 주연 코미디 시리즈 <미스터 부>의 DVD 박스 홍보차 일본을 방문해 25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본의 스포츠 일간지 산케이스포츠지는 허관문이 영화 속에서처럼 쌍절곤을 휘두르며 회견장에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는 “요즘은 작년에 본 영화들도 금방 잊어버리는 시대인데 수십 년도 지난 영화를 기억해줘서 고맙다”며 일본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성공적인 코미디를 만드는 비법을 묻는 질문에는 “못생기고 저질이고 야비한 캐릭터가 주인공이면 성공한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허관문과 함께 <최가박당>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허관걸과 허관영 등 허씨 삼형제가 출연한 <미스터 부>는 7~80년대 홍콩 극장가를 주름잡았던 인기 코미디 시리즈.
8월 26일 한정판으로 발매되는 <미스터 부> 일본판 박스세트는 허관문이 감독과 각본, 주연을 겸한 1976년 작 <반근팔냥>을 포함해 총
'미스터 부' 허관문 DVD 홍보차 일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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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출판하고 400년이 지났다. 엄청난 에피소드와 액자소설을 포함하고 있는 <돈키호테>는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랄하고 재치있으며 생기를 간직한 소설이다. 그런 소설을 각색한다는 건 모험이지만, 뮤지컬 <돈키호테>는 원작을 뒤바꾸는 동시에 경의를 바치는 힘든 경지에 도달했다.
스페인의 지하 감옥, 신성모독죄로 투옥당한 세르반테스는 적대적인 죄수들로부터 구제불능 이상주의자라는 선고를 받는다. 변론의 기회를 달라고 말하는 세르반테스. 그는 연극으로 자신을 변호하겠다면서 의상을 챙겨입고 기사도 문학에 빠져살다가 미쳐버린 시골 귀족 알론조가 된다. 돈키호테를 이름으로 정한 알론조는 정의를 수호하겠다는 신념에 불타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소설 <돈키호테>는 감옥 안의 소품과 죄수를 동원한 극중 연극 <돈키호테>로 변해간다.
작가 데일 와서맨은 불쌍하게 살았지만 타락한 현실을 지치지도 않고
똑똑한 각색의 힘, 뮤지컬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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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음반 <Early Hits of the Mongoose>(2004)로 정식 활동을 시작한 3인조 몽구스는 음반과 공연을 함께 챙겨야 할 인디 밴드다. 음반을 먼저 들은 이들은 몽구스의 생동감 넘치고 ‘댄서블’한 라이브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반대의 경우엔 요 라 텡고(Yo La Tengo)풍의 절충적이고 감성적인 레코딩에 놀라기 때문. 그러니까 몽구스의 음악은 음반으로 들을 때와 라이브로 볼 때 느낌이 퍽 다르다는 얘기다. 몽구(보컬, 키보드)와 링구(드럼) 형제가 골방에서 빚어낸 데모 음원들이 정식 데뷔작의 소스였다는 점, 따라서 공연장에서 빛을 발하는 슈샤드(베이스 기타)의 연주는 데뷔작에 부재했다는 점은 ‘음반과 공연의 차이’를 낳은 주요인이다.
‘비로소’ 슈샤드의 연주가 레코딩에 포함된 2집 <Dancing Zoo>(비트볼레코드 발매)가 발매 전부터 ‘결과가 궁금한 음반’으로 주목받은 이유는 그런 맥락에서다. 미리 말하면, 2% 부족하긴 하지만 ‘
인디 신의 미래는 살아 있다, 몽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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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널 기다리네, 아무도 없는 쓸쓸한 골목길’, ‘골목길 접어들 때에,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커튼이 드리워진 너의 창문을 말없이 바라보았지’. 각각 이재민과 김현식의 노래에 나오는 골목길이다. 하지만 그런 골목길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 단지 한 모퉁이나 빌딩 사이라면 몰라도. 지난 30여년 동안 서울의 골목 풍경을 담아온 김기찬의 사진과 시인 황인숙의 글을 실은 이 책은 그래서 오늘날 일상의 풍경이라기보다는 먼 과거 기억 속 장면으로 다가온다.
‘처마는 실생활에서 지붕의 가장 낭만적인 부위다. 우리는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한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 때, 처마 끝에서 굵어진 빗방울들이 주룩주룩 치는 수렴(垂廉) 너머의 세상은 가볍게, 깨끗이 부서지고 맺히며 아롱거리는 커다란 빗방울 같다. 안과 밖의 경계에서, 안이기도 하고 밖이기도 한 처마 밑에서.’
‘축대 계단 담장 벽의 공통점은 쌓아올린다는 것이다. 그 행위에는 사람을 숙연하
그때 그 골목에서는 무슨일이,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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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읽는 탐정 이야기는 위인전과 맞먹는 감동을 선사한다. 탐정은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을 해결해 ‘악인’을 잡고, 억울하게 죽거나 피해를 당한 사람을 구한다. 탐정은 영민한 두뇌의 소유자인 동시에 액션을 펼쳐 보이기도 하고, 변장의 달인인 경우가 많다. 60년도 더 전에 쓰여져 소년소녀들의 모험심을 자극했던 에도가와 란포의 <소년탐정단> 시리즈가 만화화되었다. 현재 3권까지 출간되었는데, 권말부록 형식으로 원작자 에도가와 란포(그는 괴이한 분위기의 공포추리물로 유명한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로, 그의 이름을 딴 에도가와 란포상이라는 추리문학상은 권위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장르문학상이다)에 대한 설명과 원작소설이 연재되던 당시의 자료, 어려서 이 책을 읽고 큰 작가들의 추억담이 실려 있다. 소년탐정 수첩이나 BD(Boys Detective) 배지, 괴인이십면상 퍼즐 맞추기 등의 사진은 쏠쏠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만화 <소년탐정단>은 에도가와 란포가 낳은 일본의 대
여름엔 역시 탐정만화! 에도가와 란포의 <소년탐정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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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전주 동상리의 한 저수지에서 <마파도>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하고, 설경구와 송윤아가 주연을 맡은 멜로 <사랑을 놓치다>의 촬영이 있었다.
이 날, '우재’(설경구)가 늘 친구로만 생각했던 ‘연수’(송윤아)가 시골에서 양식장을 하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자 비로소 그녀에 대한 마음을 깨닫고 한 걸음에 서울에서 전주까지 내려와 만나는 씬을 촬영했다. 이 장면은 영화 전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장면으로, 등장인물인 설경구, 송윤아, 장항선, 이휘향, 이기우 다섯 배우 모두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앵글에 담기는 장면이기도 하다.
촬영 당일, 비가 내려 촬영이 무척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과 스탭들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속에서도 촬영을 강행했다. 물 위에 지어진 가교 세트 위에 선 송윤아는 비바람에 세트가 심하게 흔들려 계속 균형을 잃어 어려움을 겪었다.
다른 배우들은 시골 양식장이라는 설정 때문에 모두 촌스러운 모습으로 등장
설경구, 송윤아의 멜로 <사랑을 놓치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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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선과 쾌락을 따를 때는 겉으로 내세울 구실을 찾게 마련이다. 앤서니 버지스가 쓴 <시계태엽 오렌지>의 1·2·3부는 ‘이제 어떻게 될까?’란 물음으로 시작한다. 동의나 호기심을 구하는 듯한 이 말은, 그러나 핑계다. 비록 폭력과 광기로 물든 것이라 할지라도 자유의지로 충만한 소년 알렉스는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작품 <꿈 이야기>의 프리돌린(영화에서는 빌)도 질투에 사로잡힌 것처럼 행동하고 있으나 이 또한 변명이다. 그는 가면 아래에 숨겨진 자신의 모습을 좇아 욕망의 오디세이를 써나간다. 그리고 두 사람의 행위가 한 여자의 죽음이란 결과를 각각 초래하면서, 국가권력은 소년의 의지를 통제하고, 남자는 알 수 없는 권력에 의해 욕망의 세계로의 진입을 저지당한다. 개인선, 쾌락, 자유의지는 누가 허용하는 것이며 어디까지 제한될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전후에 태어난 1960년대의 비트족 혹은 미래의 악동을 상징하는 알렉스 패거리가 덜 이성
[명예의 전당] 거장 스탠리 큐브릭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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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이란 독특한 소재로 판타지 세계관을 구축한 인기 애니메이션. 동명의 원작만화를 영상으로 옮긴 작품으로, Vol. 1, 2화에서는 섣부른 연금술로 자신들의 신체를 잃은 에드와 알 형제의 신체를 찾기 위한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재일동포 박로미가 주연 성우로 활약하고 있어,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의 주목을 모으기도 했다. DVD 타이틀은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며, 부록으로 ‘강철의 뒷면’이란 제목의 각 에피소드의 예고편을 코믹하게 더빙한 영상을 제공한다.
애니메이션이 된 인기만화, <강철의 연금술사 Vol.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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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판타지>는 용이 실존하고 있다는 가설 아래 그 실체를 파헤치는 박사들의 행적을 따라간다. 영화에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밀어붙이고 있는데 그 효과가 제법 그럴싸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방불케 하는, 끊임없이 배경에 삽입되는 내레이션의 드래곤에 대한 상세한 해설은 ‘진짜 같은 가짜 자연 다큐멘터리’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또한 극적 재미를 위한 티-렉스와 드래곤의 대결 등 볼거리가 꽤 풍성한 독특한 작품이다.
페이크 다큐 즐겨보세요, <드래곤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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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과 거리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인라인 스케이트.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는 여름, 어그레시브 인라인을 타며 젊음의 열정을 발산하는 소년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태풍태양>은 그 직설적인 제목처럼 에너지가 넘친다. 과하지 않는 수준으로 또래의 고민과 좌절, 그리고 희망을 담고 있는 영화는 지나간 청춘의 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본격 스포츠영화이니만큼 DVD 타이틀에는 그와 관련한 부록을 제공한다. 30분 정도 분량으로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트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고, 또 자세한 기술도 소개한다.
젊음의 열정을 흡수하라, <태풍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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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기록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를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이 산 넘어 산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속에 봉인된 2천년 묵은 비밀을 파헤치는 기호학자들의 모험을 따라가는 소설이,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 사이에서 비롯된 혈통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제안하는 탓에 가톨릭 교회 단체는 오래전부터 영화화를 반대해왔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시작한 <다빈치 코드>(감독 론 하워드)는 소설의 주요 공간인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내부의 촬영을 거부당한 바 있다. 또 다른 무대인 영국의 링컨성당은 소설의 내용을 문제삼다가 10만파운드의 헌금을 조건으로 촬영을 허가했다. 지난 8월16일에는 링컨성당의 수녀들이 영화제작에 항의하며 12시간 동안 항의기도를 감행했다. 주인공 로버트 랭돈으로 출연하는 톰 행크스와 제작진은 아마도, “최후의 심판날, 이단에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것”이라는 마리아 미카엘 수녀와 그 일행의 결연한 기도를 목격했
[What’s Up] <다빈치 코드> 영화 제작의 난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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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년남이긴 한데 어른 여자 이야기에 계속 흥미를 갖고 있고, 매혹을 느끼거든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8월2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사랑니> 제작보고회에서 정지우 감독은 다소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건넸다. 그 쑥스러움은 자신의 ‘여성지향성’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해피엔드> 이후 6년이 지난 뒤에야 신작을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비롯된 듯 보였다. 6년만의 ‘외출’이 그를 긴장케했다는 사실은 “너무 오랜만에 영화를 해서 그런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니까 버벅거리게 되고 정신을 못 차리겠네요”라고 말을 이어나간 데서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후반작업이 한창인 <사랑니>는 학원 강사인 서른살의 여성 조인영(김정은)이 학원을 찾아온 열일곱살의 고등학생 이석(이태성)에게서 오래전 헤어진 첫사랑의 모습을 발견한 뒤 위태로운 관계를 맺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영이 보기에 이석은 십여년 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이름도 같고, 얼굴
김정은 주연의 <사랑니> 제작보고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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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클루니가 작년에 겪은 일로 아직도 의사들에게 화가 나 있다고 미국 남성잡지 <멘즈 보그> 9월호에 털어놨다. 이야기인즉슨, 그는 2004년말 <Syriana>를 모로코에서 촬영하던 중에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그 자신의 표현에 의하면 “아이스크림으로 된 뇌를 24시간 얼리는 느낌”이었다고. 게다가 콧물까지 끊임없이 흘러나오자 분명히 몸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 클루니는 당장 비행기를 타고 캘리포니아로 날아가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들은 “그냥 두통일 뿐입니다. 돌아가세요.”라고만 했다. 클루니는 “의사들은 내가 배우니까 드라마틱하게 연기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회고했다.
결국 한 신경과 의사가 경뇌막에 중대한 손상이 생겼다는 진단을 내렸고 클루니의 척추에 플라스틱 볼트를 박아넣는 대수술을 시행했다. 수술하기 3일전 <오션스 트웰브>시사회에서는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었다고 한다.
“사람은 마흔
의사에게 화난 조지 클루니 “나 엄살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