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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전이 되다시피 한 마이클 J. 폭스 주연의 SF 영화 <백 투 더 퓨처> 삼부작이 일본에서 20주년 박스세트로 발매된다.
11월 25일 발매 예정인 <백 투 더 퓨처 20주년 기념 박스>는 본편 삼부작과 함께 제작과정 등 풍성한 부록이 포함된 4장의 디스크로 구성될 전망. 지난 2003년에 이미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삼부작 박스세트가 발매된 바 있으나, 이번 20주년 기념 박스는 함께 포함되는 다양한 부속물들로 인해 또 다시 팬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정판임을 입증하는 드로리안 번호판과 함께 오리지널 엽서 세트, 스페셜 부클릿, 종이로 만들 수 있는 드로리안 모형 등이 증정되는데, 그 가운데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에밋이 마티에게 보내는 편지’다. 출시 자료에 따르면, <백 투 더 퓨처 2>의 마지막 장면에서 과거로 갔던 에밋 브라운 박사가 미래의 마티에게 보낸 편지를 촬영 당시 그대로 복각한 것이라고
<백 투 더 퓨쳐> 일본에서 20주년 박스로 재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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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모는 195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이름인 동시에 트렌드 리더였다. 대중문화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 매번 새로운 시도를 펼친 그는 당대의 사회문제와 변화하는 여성의 위상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다루곤 했다.
한형모가 <성벽을 뚫고>(1949)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운명의 손>은 호스티스와 여간첩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여자와 직업군인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운명의 손>은 당시 반공 분위기를 반영한 스파이물이지만 기본적으로는 1950년대 멜로드라마의 원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외부의 장벽에 의해 비극적 운명을 맞는 러브스토리란 점에서 한형모의 1957년작 <순애보>와 연결된다.
정작 <운명의 손>의 유명세는 ‘키스신이 담긴 최초의 한국영화’라는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미술을 전공하고 촬영감독을 지낸 감독의 작품답게 그 미적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으며, 이제는 우리에게 낯선 1950년대의 유명 배우
<운명의 손> 50년대 트렌드 리더, 한형모의 테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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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김동원/ <송환> 순회상영하다 느낀 건데. 서구사회가 남한사회보다 더 보수적이구나 느꼈다.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편파적인 영화다, 어떻게 이런 영화를 남한에서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서 놀랐었다. 북한을 너무 미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적은 없나.
대니얼 고든/ 서구와 남한, 어느 쪽이 더 보수적인지는 모르겠다. 난 부산영화제에서도 답변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일방적인 주장만을 제시하는 관객도 봤으니까. 미국의 어떤 관객은 현순과 송연이 사는 평양의 아파트가 너무 좋지 않냐고까지 물었다. 진짜일 리가 없다, 선전용이다, 하는 거다. 보면 알겠지만 현순의 가족 중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방이 없어 거실에서 자야 한다. 그걸 보고 사치스럽다고 하다니. 내가 만든 다큐들을 보고서 누군가는 ‘저건, 가짜야’라고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우리랑 사는 게 똑같구나’ 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신경쓰지 않는다. 어차피 판단은 관객이 하는 것
김동원 vs 대니얼 고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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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감독은 얼마 전부터 북행(北行)을 서두르고 있다. <송환>의 상영을 위해서도 아니고, <송환> 이후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도 아니다. 북으로 돌아간 비전향 장기수 할아버지들을 뵐 수만 있다면 “카메라를 두고라도 북에 가야겠다”는 생각뿐이다(지금까지 그는 두 차례 북한에 갈 기회가 있었으나 출발 직전에 모두 무산됐다). <천리마 축구단> <어떤 나라>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에 온 대니얼 고든과의 대담 제의에 김동원 감독이 선뜻 응했던 것도 그런 조급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어떤 나라>가 상영되면서 국내에 알려진 영국 셰필드 출신의 대니얼 고든은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최초의 인물. 김동원 감독은 “10번 이상 카메라를 들고 북한을 오간” 대니얼 고든과 지난해 부산에서 만나 안면을 텄지만, 한번의 만남으로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진 못했을 것이다. 8월16일, 대학로의
김동원 vs 대니얼 고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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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허슬>로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 세계를 세상에 알린 주성치. 그의 중기 대표작들 네 작품이 박스세트로 발매된다. 스펙트럼DVD에서 9월 초 출시 예정인 <주성치 컬렉션>은 주성치 마니아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신정무문> <당백호점추향> <산사초> <구품지마관>을 담고 있어 기대를 모으는 타이틀이다.
<신정무문>은 주성치가 자신이 존경하는 이소룡에게 오마주를 바친 영화. <당백호점추향>과 <산사초>, <구품지마관>은 시대극을 지향한 영화들로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주성치의 엽기 코미디와 화려한 입담이 볼거리인 작품들이다. 오맹달, 장민 등 주성치 영화에 단골로 출연하는 조연들의 익살맞은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네 작품 모두 1.8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화면비와 광동어 및 북경어 돌비 디지털 스테레오 음향을 지원하며, 부록은 예고편과 스틸 사진 모음, 제작진
스펙트럼DVD, <주성치 컬렉션>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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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개봉하여 쟁쟁한 외화들을 제치고 수 주간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교섭인 마시타 마사요시>가 오는 12월 호화 사양으로 일본에서 출시된다.
일본의 국민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의 ‘스핀오프(파생된 기획영화)’로 제작된 <교섭인 마시타...>는 그간 조역으로 출연했던 경찰 간부 마시타 마사요시(유스케 산타마리아 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 2>의 1년 뒤 경시청의 교섭인이 된 그가 지하철 테러사건에 직면하는 내용을 그렸다.
흥행작답게 일반판과 한정판, 두 종류로 발매되는데 5만 세트 한정으로 발매되는 ‘프리미엄 에디션’은 디지팩 케이스에 총 4장의 디스크로 구성될 예정이다. 본편은 2.3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과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를 지원하며 메이킹 필름 등 각종 부가 영상은 두 장의 부록 디스크에 포함된다. 단 ‘스페셜 디스크’라고 이름 붙은 나머지 한 장의 디스크의 내
일본 화제작 <교섭인 마시타...> 12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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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으로 충격을 주었던 조지 A. 로메로는 그 삼부작 이후 20년 동안 좀비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그사이 영화 속의 좀비들은 빠르고 영리하고 코믹한 존재로 진화했고, 더이상 자신의 조상과는 관계를 맺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므로 <랜드 오브 데드>는 노인네의 허무한 발악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느릿느릿 걷는 게 전부인 저능아 좀비. 로메로는 신기하게도 자신이 오래전 “인간이 가진 능력의 5%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던 클래식한 좀비들을 거느리고, ‘좀비 삼부작’의 리메이크가 아닌, 지금 이순간의 영화를 만들었다.
되살아난 시체들이 사람을 습격하기 시작하고 몇년이 지난 언젠가. 라일리(사이먼 베이커)는 좀비들이 점령한 마을에서 식량과 물품을 가져오는 보급부대의 군인이다. 그는 좀비들에게 이성과 의사소통 능력이 생기는 모습을 목격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인간의 흔적이 없는 북쪽지역으로 떠나려는 라일리. 그러나
가볍고 통쾌한 오락영화, <랜드 오브 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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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주관객층으로 잡고 어린이를 다룬, 어른이 만든 ‘어린이’영화에서 소박한 현실성을 찾으려는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마치 아이스크림 가게에 구비된 색색의 아이스크림처럼, 한편의 ‘어린이’영화 속에는 가족간의 사랑, 우정, 꿈, 희망, 모험이 갖가지 빛을 발하며 어린이들의 구미를 당기기 마련이다. 여기에 정의로운 아이들과 타락한 어른의 대립구도를 통해 아이들의 주눅 든 감수성에 일시적 충만감을 준다면, 현실을 완벽히 차단하는, 더할 나위 없이 달콤한 어린이영화가 된다.
<에밀과 탐정들>은 전세계적으로 번역되어 수많은 어린이 독자를 확보한 에리히 케스트너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심부름을 하려다 도둑한테 돈을 빼앗긴 소년이 친구들과 힘을 합쳐 도둑을 잡는다는 원작의 이야기는 엉성하고 단순해졌지만 한층 화려해진 스케일의 영화가 되어 부활한다. 갑부의 아들부터 가난한 집시까지 다양한 계층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에밀의 친구들. 아이들은 그 극명한 생활수준의 차이에
정의로운 아이들 vs 타락한 어른, <에밀과 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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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수도원, 벽에 그리스도상을 못질해 걸자 피가 흘러나오는 기이한 사건이 벌어진다. 니먼 형사(장 르노)는 벽에 묻힌 사체를 발견한다. 레다 형사(브누아 마지멜)는 예수 같은 복장을 하고 피흘리며 이상한 말을 하는 남자를 병원으로 데려갔다가 검은 옷을 입은 수도승의 공격을 받는다. 니먼과 레다는 기이한 사건들간의 유사성을 포착하고, 함께 수사에 나선다. 계속 사체를 발견한 두 사람은 예수를 닮은 한 남자와 그를 따르는 12명의 사람들이 일정한 규칙과 암호에 따라 살해당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성서 기호학을 연구한 메리(카미유 나타)의 도움으로 비밀은 점차 베일을 벗고, 괴력의 수도승들의 위협 속에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7개 봉인의 미스터리를 풀어간다.
인류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휩쓴 <다빈치 코드>의 모태가 되었고, 또한 <크림슨 리버2: 요한계시록의 천사들>의 태동을 도왔다. <크림슨 리버2…>는 영화판 <
봉인의 미스터리, <크림슨 리버2: 요한계시록의 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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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38년 전, 스펜서 트레이시와 캐서린 헵번 부부의 저녁 식탁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애지중지 기른 외동딸이 결혼할 남자라며 데려온 이는 전도유망한 흑인 청년 시드니 포이티어. 진보적이라고 자부하던 그들에게도 극복하지 못하는 편견이란 것이 있어서, 피부색이 다른 예비 사위와의 대면은 불편하기만 하다. 인종문제가 첨예하던 1960년대에 등장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당시 영화계 안팎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다른 인종과의 결합이 생경하지 않은 지금, 이 작품을 리메이크한다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옳을까. <게스 후?>의 제작진은 기발하다면 기발한 ‘트위스트’를 시도했는데, 흑인 가정에 백인 사위가 들어오는 설정으로 바꾸어버린 것이다. 또 주제의 무게를 덜어낸 자리에 코믹한 에피소드를 빼곡히 채워넣었다.
<Guess Who Comes to Dinner>라는 원작영화의 제목을 싹둑 잘라낸 가벼
주제의 무게를 덜어낸 코믹한 에피소드, <게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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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모코가 그리 불량한 학생은 아니다. 술과 담배를 하는 것도, 거리에서 원조교제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로코코 시대의 복장에 푹 빠져 있을 뿐이다. 하늘하늘한 드레스만을 입는 모모코는, 자신이 18세기 프랑스의 공주 혹은 귀족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언제나 드레스를 입고, 로로코 시대의 귀족들처럼 자신만의 쾌락을 추구한다. 나만 즐거우면 됐지, 가 모모코의 주장이다. 그래서 모모코는 친구가 없다.
전직 야쿠자인 아버지가 팔다 남은 짝퉁 베르사체를, 인터넷으로 팔아치우려는 모모코. 그걸 사겠다고 찾아온 이치코는, 시커먼 화장에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입은 여고생 폭주족이다. 너무 착하고 마음이 약해서 늘 왕따였던 이치코는, 우연히 만난 폭주족 리더 아키미에게 반해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된다. 언제나 얼굴을 찡그리며 껌을 씹고, 목소리를 깔면서 침을 찍찍 뱉는다. 말대꾸를 하거나, 짜증이 나면 바로 박치기를 한다. 그런데 왜 이치코는 모모코의 친구가 되는 것일까?
<불량
공주와 폭주족이 한패가 되다, <불량공주 모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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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에서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는 첫 번째 대상은 푸른 벽에 붙어 있다가 재빨리 기어올라가는 한 마리 도마뱀이다. 자신이 속하지 않은 어딘가에 홀로 뚝 떨어진 듯해 보이는 그것은 아무래도 주인공 겐지(아사노 다다노부)가 읽던 그림책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온 녀석인 것만 같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자신이 자기 종 가운데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존재임을 알게 되었더라는 바로 그 도마뱀. 슬슬 가족과 친구들이 그리워지고 심지어는 자신을 괴롭히던 녀석들마저 곁에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품게 되는 세계의 그 단독자는 결국에 이런 결론에 이른다. “같이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삶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원제가 <우주에서의 마지막 삶>인 <라스트 라이프…>는 그처럼 깜깜한 우주 속을 유영하는 듯 마지막 삶을 살아가는 도마뱀들의 모습이 현재 우리의 모습과 겹쳐진다고 이야기하며 그 ‘도마뱀’들의 초상을 그리는 영화다.
방콕에서
고독한 영혼들의 러브 스토리,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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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에서 분단과 민족문제 만큼 발화력이 큰 소재는 없다?’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이 지난 27일 올해 최고 흥행작 <말아톤>의 기록(518만명)을 깬 데 이어, 28일까지 5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새 기록을 세웠다. 역대 흥행기록 순위로 치면,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 <실미도>(1108만명) <친구>(818만명) <쉬리>(621만명) <공동경비구역 JSA>(583만명)에 이어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는 지난 4일 개봉 이후 불과 4주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개봉 8주만에 500만명을 넘긴 <말아톤>에 견줬을 때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이 영화의 흥행 요인으로 평론가들은 우선 남북분단을 그렸다는 점을 꼽는다. <태극기 휘날리며>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정면으로 다루며 그 아픔을 어루만진 흥행작 계보
“550만 동막골 손님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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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글스는 몇 개의 이미지로 기억된다. 'Hotel California'나 'Desperado'같은 몇 개의 히트곡들, 그리고 음악 타이틀 최고의 마스터 피스중 하나로 기억되는 <Hell freeze over>에서 어쿠스틱으로 'Hotel California'를 연주하는 모습 같은 것들. 그래서 한국에서 이글즈는 그들의 '판'을 사 모으던 올드 팬들이 아니라면 굉장히 서정적인 음악을 하는 밴드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 데로, 이글스는 서정적인 록 발라드 그룹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그렇다고 레드 제플린이나 딮퍼플 같은 하드록 그룹도 아니지만, 컨츄리 록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의 음악은 재결성후 자신들과 함께 나이를 먹은 팬들을 위해 편안한 마음으로 내놓은 어쿠스틱 공연 <Hell freeze over>와는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이글스가 최근 은퇴를 선언하며(솔직히 언제 또 재결성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글스 - 페어웰 투어 라이브 프롬 멜버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