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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출소한 맥스(진 해크먼)와 5년간의 선원생활을 마친 프랜시스(알 파치노)가 캘리포니아의 시골길에서 만난다. 그리고 세차사업을 같이 하기로 의기투합한 둘은 덴버와 디트로이트를 거쳐 피츠버그로 향한다.
<알 파치노의 허수아비>는 뉴 아메리칸 시네마 중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첫 수상하면서 일군의 영화를 대표하게 된 작품이다. 그러니 두 사람의 행로를 서부에서 동부로의 단순한 이동으로 볼 수는 없다. 개척정신과 이상향이 부정되고 권위가 도전받던 때, <허수아비>는 먼 옛날 야만의 땅을 찾았던 자가 문명의 세계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가족의 해체와 사회의 분열, 황폐한 산업을 목격한 그들은 자연스레 유사가족 혹은 동맹을 결성하게 된다.
뉴 아메리칸 시네마에서 그 동맹은 소년과 할머니의 묘한 관계(<해롤드와 모드>) 또는 한 남자의 씁쓸한 분투(<잃어버린 전주곡>)로 형상화될 때도 있지만, <허수아비>는 <이지
<알 파치노의 허수아비>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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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크레이븐의 신작 <나이트 플라이트>가 순조로운 비행을 시작했다. 첫 주말 개봉성적 1650만달러. 미국 박스오피스 2위. 장거리 순항을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3500만달러를 첫 주말에 벌어들였던 <스크림2>와 <스크림3>의 성공이 <스크림>이라는 기념비적인 작품의 속편들이었고, 올해 초 개봉한 <커스드>가 비참할 정도의 흥행성적을 거둔 것을 염두에 둔다면, <나이트 플라이트>의 비상은 웨스 크레이븐이 맛보는 오랜만의 성공이라 할 만하다.
<나이트 플라이트>는 ‘호러영화의 대가’ 웨스 크레이븐의 이름을 찬찬히 음미하도록 만드는 작품이다. 영화사상 가장 기분 나쁜 영화 중 하나로 회자되는 <왼편 마지막 집>(1972) 이후, 웨스 크레이븐은 <나이트 메어> 시리즈로 현대 슬래셔영화를 정의내렸고, <뉴 나이트메어>와 <스크림> 시리즈를
<나이트 플라이트>와 웨스 크레이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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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독립 애니메이션의 기수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의 부가영상만을 모은 DVD가 11월 24일 일본에서 발매된다.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 메모리얼 특전 박스>라고 이름 붙은 이 타이틀은 한정판으로 생산되며 2장의 디스크(DVD와 CD-ROM)와 콘티북으로 구성된다. DVD에는 본편 러닝타임과 같은 분량의 동영상 콘티와 개봉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포토 무비, 그리고 일본NHK에서 방영된 특별방송이 수록되며, CD-ROM에는 제작에 쓰인 배경 그림, 벽지, 악보 등의 데이터가 들어간다. 콘티북의 경우 작품 전체의 콘티를 360페이지에 달하는 두터운 분량에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듯. 별도로 발매된 본편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가격은 4,725엔이다.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는 1인 제작 단편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로 주목을 받은 신카이 마코토가 처음으
日 애니 <구름의 저편...> 부록들만 따로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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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델센의 동화를 모티브로 한 김혜수 주연의 공포 영화 <분홍신>이 오는 9월 21일(예정) 발매된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극장에서 상영했던 버전 외에 새로이 ‘18세 버전’이 추가된다는 사실이다. 제작사인 우성엔터테인먼트의 발표에 따르면 ‘18세 버전’은 15세 관람가로 개봉된 극장판과는 전혀 다른 결말을 비롯해 눈알이 파이는 등의 잔혹한 장면이 추가되었으며, 극장판이 전형적인 공포영화였던데 비해 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심리 스릴러를 지향하고 있다고. 또한 주인공 선재와 인철의 정사신이 추가되었다는 점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이러한 재편집판을 보통 ‘디렉터스 컷’이라고 하지만 <분홍신>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두 가지 버전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기 때문에 감독판과는 다른 의미로 ‘18세 버전’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극장판과 18세 버전 모두 2.3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과 돌비 디지털 5.1 음향을
<분홍신> 극장과는 다른 '18세 버전'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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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게이지먼트>에 출연한 프랑스 배우 가스파 울리엘이 영화 <영 한니발>의 유력한 주연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영 한니발>은 최근 활발히 제작되고 있는 시리즈 영화의 ‘프리퀄(prequel)’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레드 드래곤> <양들의 침묵> <한니발>로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가공의 연쇄살인자의 반열에 오른 한니발 렉터의 젊은 시절을 다루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 그가 어떻게 살인자가 되었는가에 대한 미스테리가 풀릴 것으로 예상돼 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11월 29일 미국에서 출간될 토머스 해리스의 신작 소설 ‘가면의 이면(Behind the Mask)’이 원작이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피터 웨버가 감독을 맡는다.
현재까지 확정된 캐스팅으로는 렉터 부모의 살인자 역에 의 리스 아이판스, 렉터의 아버지 역에 케빈 맥키드, 렉터에게 문화적 교양을 가르치는 레이디 무라사키 역에
<영 한니발> 캐스팅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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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화끈한 항공 액션을 선보였던 블록버스터 <스텔스>가 12월 중 국내판 DVD로 출시될 예정이다.
<트리플 엑스>의 롭 코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인공지능으로 조종되는 최첨단 전투기의 폭주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공군 파일럿들의 활약을 박력 넘치는 영상에 그려내어, 극장 공개 당시부터 DVD의 뛰어난 퀄리티를 기대하게 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코드 1번 미국판 DVD가 11월 15일 출시될 예정인데, 공개된 사양을 살펴보면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본편 영상과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를 수록할 예정이며, 메이킹 다큐멘터리, 세밀한 장면별 분석, 뮤직 비디오, 영화 음악 관련 단편 다큐멘터리, 2개의 멀티 앵글 장면 등이 현재까지 부록으로 확인된 상태다.
국내판의 사양은 현재 미정이지만 미국판과 대동소이한 사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 픽처스 출시.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스텔스> 12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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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도 영화의 일부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집을 방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란에 와서 키아로스타미를 제외하고 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초조하게 기다리던 터였다. 기다리게 한 선물이었을까? 방문을 허락했을 때 그는 흥분되는 이야기 하나를 덧붙였다. 엘 샤드와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체리향기>에서 자살하기 위해 자동차를 몰고 테헤란 시내를 헤매다니던 그 중년의 주인공 남자를 기억하는지? 그가 바로 엘 샤드다. 도착한 그의 집. 작은 마당을 건너 안으로 들어서니 1층 거실에는 의자와 거울 등 가구들이 즐비하고, 2층에는 작은 탁자 하나가 놓여 있다. 아마도 손님은 아래층에서 맞이하고, 작업은 위층에서 하는 모양이다. 뭔가 구획되어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지럽지도 않은 그의 영화구조 같은 집에서 키아로스타미가 반갑게 맞는다. 여기서 그 신기한 이미지들이 구상되었나보다.
-알리 악바르 사데기가 38년 전 사진 한장을 보
아시아 영화 기행: 이란 [4]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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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의 벽과 제작 현황
파흐란 메흐란파르와 바흐람 베이자이를 만난다는 것은 이란 내 소수민족의 문제와 검열의 문제를 만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쿠르드족 출신의 감독 메흐란파르는 <종이 비행기> <생명의 나무> <사랑의 전설>로 유명하다. 만난 감독들 중 가장 선한 인상을 보여준 이 사람은 자신이 속한 쿠르드족, 혹은 이웃하고 있는 탈레쉬족에 이르기까지 소수 민족의 언어와 풍습과 전통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시학과 다큐멘터리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작품을 스스로는 “드라마적인 다큐멘터리”라고 부른다. “사랑은 함께하는 것이다. 서로를 키워주는 것이다. 키워주는 것은 사랑의 징표이다. 키워주지 않는 것은 증오의 증표이다.” 외우는 시 한편을 들려달라고 하니, 서슴없이 즉석에서 몰러너(외국에는 ‘루미’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고 한다)의 시를 한수 들려줄 만큼 낭만파다. 그러나 상당한 유명세를 갖고 있는 해외의 상황과 달리 메흐란파
아시아 영화 기행: 이란 [3] - 검열·제작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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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상은이 부른 주제가 ‘어기야 디어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파이팅 에츠코>가 9월 21일 일본에서 콜렉터스 에디션으로 재발매된다.
아직 패키지 이미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새로이 리믹스한 돌비 디지털 5.1 음향과 기존판에 없었던 미공개 영상과 사진, 그리고 로케 현장 안내 등의 부가영상이 포함된 2디스크로 구성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이팅 에츠코>는 197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에츠코를 중심으로 한 여고생 조정부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 이상은의 주제가와 어우러지는 잔잔한 드라마가 인상적인 영화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스펙트럼DVD를 통해 발매되었는데 부록으로 포토 갤러리와 예고편만을 수록하고 있고 음향도 돌비 스테레오 방식이기 때문에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파이팅 에츠코> 일본서 콜렉터스 에디션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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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영화, 마지드 마지디를 만나다
어린이 영화(Children Cinema)는 이란영화를 세계에 알린 사절단이나 마찬가지다. 키아로스타미와 마흐말바프에게는 관심이 없다던 팔레스틴극장 앞 관객조차 이구동성으로 꼽은 최고의 감독은 <천국의 아이들>의 마지드 마지디였다. 현지에서는 마지드 마지디의 인기가 최고라고 한다(이번 파지르영화제에서도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아마도 키아로스타미 등에 비해 그의 영화 속 아이들이 좀더 서사에 바탕한 친절한 형식 안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찾아간 곳은 설립된 지 40년이나 됐다는 영화제작소 필름 사즈였다. 건물 외부나 내부나 오래된 흔적이 역력하고, 장비들 중에는 그 흔한 아비드 한대가 없다. 거기서 마지드 마지디는 파지르영화제에 출품할 <버드나무 사랑>의 마지막 믹싱작업을 위해 초를 다투고 있었다. 그를 만난 건 영화제 상영 직전이었고, 인터뷰를 하면서도 마지드 마지디는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바쁘게 옮겨다니
아시아 영화 기행: 이란 [2] - 어린이영화·여성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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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인도에 이어 아시아영화를 찾아 떠나는 세 번째 여행지는 이란이다. 인디컴시네마가 기획하는 12부작 다큐멘터리 <아시아영화기행>의 이란편 촬영팀과의 동행기다. <씨네21>과 부산국제영화제가 후원하고 CJ미디어가 공동제공하는 <아시아영화기행>은 부산영화제 기간 동안 12편의 각 작품을 1편으로 모아 편집한 버전을 상영하고, 10월3일부터 12일까지는 SBS에서 연속 방영할 예정이다.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없는 곳,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무의미한 곳, 시와 카펫 그리고 영화의 예술혼이 살아 숨쉬는 곳, 이란. 아시아 영화예술의 메카 이란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마지드 마지디 등 거장들을 차례로 만나고, 또 그들의 집과 현장을 직접 방문한다. 이란영화의 천일야화가 지금부터 시작이다. 살람! 이란!
늦은 밤 테헤란공항에 내린다. 생각보다는 규모가 작고 아늑하다. 현지 안내인을 만나 한숨 돌리며 건물을 빠져나와 차에 막 오르려는 때, 일행 한명
아시아 영화 기행: 이란 [1] - 이란문화·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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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첫선을 보였던 ‘서울실험영화페스티벌’(SEFF)이 그 규모를 확장하여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EXiS2005)로 거듭 태어난다. 9월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서울아트시네마와 spaceCell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17국에서 찾아온 경쟁부문 97편 등 140여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인 ‘영화? 영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EXiS2005’는 전위적인 실험을 통해 영화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다양한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이다.
‘엑스워즈’(EX-WAS)라는 이름의 해외초청 부문은 미국의 대표적 구조영화 작가로 독보적인 업적과 영향력을 끼쳐온 홀리스 프램튼(Hollis Framptom)의 회고전이 마련된다. 24글자인 라틴 알파벳을 1초씩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1초에 24프레임으로 구성되는 영화의 본질을 상기시키는 <조른의 공리>와 ‘EXiS2005’의 개막작이자 끊임없이 흐르는 내레이션에 ‘불타는 사진의 연대기’를 결합함으
이미지를 생산하라,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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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과 영화를 넘나들며 흥행배우로 입지를 굳힌 조승우가 실제 연인이기도 한 강혜정과 멜로 영화 <도마뱀>에서 연인으로 출연하게 되었다.
연인 사이임을 공개한 조승우, 강혜정의 동반 출연은 영화계에서 이례적인 캐스팅으로, 조승우는 뮤지컬 <헤드윅> 공연 당시 다른 배우에 앞서 가장 먼저 <도마뱀>의 시나리오를 읽었다. 하지만, 조승우는 당시 스케줄 때문에 출연을 결심하지 못하다가 공연이 끝난 후, 연인 강혜정의 출연여부를 떠나 캐릭터에 욕심이 나서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영화 <도마뱀>에서 조승우가 맡은 역할은 ‘아리’ (강혜정)의 상대역인 ‘조강’으로,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가 불쑥 나타나는 ‘아리’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지고 지순한 캐릭터이다. ‘조강’은 ‘아리’가 은행원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자 졸업 후 은행에 취직해 사라진 ‘아리’를 기다릴 정도의 순정파이다.
20년간 지속된 숨바꼭질 사랑을 줄거리로 하
조승우, 강혜정 커플, 영화 <도마뱀>에서 연인으로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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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TV감상실] 맹순이 최진실의 무자비한 대변신
[올드독의 TV감상실] 맹순이 최진실의 무자비한 대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