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환경영화제가 “CO2를 잡아라”라는 기치 아래 두 번째 축제의 막을 올린다. 9월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펼쳐지는 제2회 서울환경영화제(이하 GFFIS)는 서울 씨네큐브, 정동 스타식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34개국 총 114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지난해 국내 경선으로 제한했던 경쟁부문의 문호를 이번에는 해외작품에도 개방했다.
먼저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신작 <길>이 개막작으로 세계 최초로 상영된다. 환경재단이 사전제작을 지원한 <길>은 스틸사진과 다큐멘터리를 융합한 로드무비다. 금호미술관에서 영화제의 부대행사로 열리고 있는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사진전에 전시된 스틸사진들이 영화 초반 관현악과 함께 화면에 보여진다. 정지된 화면에 카메라의 움직임만이 존재한다. 그것은 프레임의 이중구조를 만들어낸다. 드넓은 자연을 보여주던 카메라는 길 위의 양떼들을 기점으로 좁은 공간으로 파고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키아로스타미의 내레이션이 들려온다. 그의
환경은, 지켜야 지켜집니다, 제2회 서울환경영화제
-
이번 8월 에든버러국제영화제에선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예년과 다르게 비평가들도 관객도 영국영화가 얼마나 형편없는지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영국 영화업계는 또 다른 영어권 영화 친척인 할리우드 업계만큼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열등감과 지속적인 위기감으로 이끌려간다. 영국은 결국 미국으로 넘어가서 부와 명예를 얻게 되는 재능있는 사람들을 양성한다. 그리고 미국 상표를 붙여서 나가는 블록버스터들에 기술자와 스튜디오 공간과 로케이션을 공급한다. 심지어 할리우드가 대중화하고 재해석할 역사를 제공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그러면서 우린 어째서 성공적으로 볼 만한 영화를 직접 만들 수 없는 걸까?”라며 한탄을 하곤 한다.
지난 10년 동안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에든버러영화제는- 남부의 런던영화제보다도- 매해 가을 영국영화의 활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장소가 돼왔다. 올해 에든버러 작품들은 기억으로는 최고였다고 본다. 열두편 정도의 장편영화들이 상당한 다양성을 지녔고, 관
[외신기자클럽] 에든버러국제영화제 2005 (+영어원문)
-
중국이 ‘해적판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인가. 지난 8월29일 중국영화저작권보호협회(China Film Copyright Protection Association)가 출범됐다. 이 협회는 중국영화제작가협회, 극장협회, 배급상영협회 등 중국 내 영화 관련 62개 단체가 참여하는 비영리기관으로, 해적판 근절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영화저작권보호협회가 설립된 것은 자국영화 및 해외수입 영화를 임의로 복제하고 유통하던 기존의 행태를 근절하기 위함이다. 그간 할리우드의 경우 중국 해적판으로 인한 손실이 매년 수십억달러에 달했고, 중국 극장가 또한 매표 수익에 막대한 타격을 입어왔다. 중국 당국은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나라 안팎에서 숱한 마찰을 빚어왔지만, 최근 몇해 들어 해적판 단속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당국이 압수한 불법 복제판은 모두 4천만장. 그러나 일반 상점이나 노점에서는 아직도 해적판의 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중국 정부, 해적판과의 전쟁에 박차
-
지난 8월29일 미국 남부에 상륙해 수백명으로 추정되는 인명피해와 260억달러 이상의 재산피해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할리우드에도 타격을 입혔다. 이 지역에서 촬영 중이거나 준비 중이던 영화와 TV영화 6편의 제작이 일시 중단됐으며, 침수와 정전으로 불가피하게 문을 닫은 극장업계도 손실을 입었다. <LA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긴급 대피 작전을 펼친 메이저급 영화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제작 중이던 디즈니의 <데자뷰>와 <가디언>.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토니 스콧이 연출하는 <데자뷰>와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가디언>은 8월27일 밤 9시 전세기편으로 미술팀, 세트팀 등 70여명의 스탭을 대피시켰다. <데자뷰>는 이번 사태로 3주 정도 스케줄 지연이 불가피하다. 역시 뉴올리언스에서 제작 중이던 인디영화 <라스트 타임>의 스탭들도 급히 피난길에 올랐다. 루이지애나주 베이톤 루즈를 로케이션장으로 골
할리우드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
-
<화씨 9/11>의 감독 마이클 무어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관련한 부시 정부의 늑장 대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휴가는 끝났다...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9월2일 홈페이지(www.michaelmoore.com)에 올렸다. 이 글은 “우리의 헬리콥터와 군대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허리케인이 휩쓴지 5일이 지난 현재 뉴올리언스의 수많은 주민들이 구조와 수송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도 당신은 허리케인이 강타한 바로 다음 날 재해지역의 반대편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로 날아가 사업가 친구들과 파티를 열었다.”며 특유의 신랄한 어조로 부시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뉴올리언스 주민의 30%가 빈민층인 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다. 그렇지만 백인들이 지붕 위에서 닷새 동안 지내는 것을 당신은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며 인종차별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할리우드에서 부시에 대한 비난 여론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영화배우 피어스 브
마이클 무어, 부시의 허리케인 늑장 대응 비판
-
역대 영화 흥행수입에 물가변화를 반영한 결과, 1939년작<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미국 박스오피스 사상 최고 흥행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미디어산업 연구기관 스크린 다이제스트가 예전에 개봉한 미국영화의 흥행성적에 물가상승률을 적용해 새로운 ‘베스트 흥행작 리스트’를 발표했다고 <BBC>가 9월5일 보도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함께 1930년대 영화인 디즈니의 <백설공주>가 10위권에 들어 30년대가 할리우드 황금기였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위를 차지한 영화는 1977년에 개봉한 <스타워즈>였고 <사운드 오브 뮤직>(1965)이 그 뒤를 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죠스>(1975)와 <ET>(1982)를 7위와 4위에 올려놓아 흥행감독의 이름값을 했다. 90년대 이후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타이타닉>(1997)이 6위에 랭크됐다. 세실 B. 드밀의 <십계>(
물가를 반영한 역대 흥행 1위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예상이 점점 현실로 되고 있다. 무소불위의 흥행력을 과시하는 <웰컴 투 동막골>이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드디어 역대 흥행 4위였던 <쉬리>(1999년, 621만명)의 기록마저 깼다. 개봉5주차에 주말 이틀동안 서울관객 12만5천여명, 전국관객 42만1천여명을 더 보탠 <웰컴 투 동막골>의 현재 전국누계는 630여만명. 이제 위로는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 <실미도>(1108만명), <친구>(818만명) 세편뿐이다. 서울주말 이틀 관객이 12만5천여명인데서 유추할수 있듯이 5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도 지켰다.(<태극기 휘날리며>는 7주연속 1위를 한바 있다) 전주와 비교해서 예매율, 실관객수 등도 거의 낙폭없이 유지하고 있어 <친구>까지 내처 달릴 기세다.
물론 고비는 ‘추석 빅3’가 개봉하는 이번주다. 전통적으로 코미디가 강세였던 추석시즌을 돌이켜볼때 일단 손가락은 <가문의 위
<웰컴 투 동막골>, <쉬리> 기록 깨면서 5주연속 흥행 1위
-
오는 12월 9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되는 서울독립영화제2005에서 작품을 공모한다.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정리, 평가하는 서울독립영화제는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시작해 ‘금관단편영화제’, ‘한국독립단편영화제’를 거쳐 2002년 '서울독립영화제'로 개칭했으며 올해로 31번째 행사를 맞이했다.
지난 2002년 ‘충돌’, 2003년 ‘거침없는’, 2004년 'Never Mind'라는 슬로건 아래 대안이 될 수 있는 독립영화들을 발굴했던 서울독립영화제는 올해에도 한국영화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독립영화를 모집한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응모가능하며 2004년 10월 이후에 제작, 완성된 작품을 경쟁 부문에 출품할 수 있다. 단편, 중편, 장편의 세 부문에 걸쳐 작품을 공모하며 접수기간은 9월 5일부터 10월 7일까지이다. 홈페이지(www.siff.or.kr)에서 출품 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작성한 뒤 심사용 프리뷰 VHS테이프 1
서울독립영화제2005 작품 공모
-
꼬박 1년이었다. 첫 전파를 탄 지난해 9월4일부터 지난 8월28일까지. 한국방송 1텔레비전 <불멸의 이순신>은 무려 104회를 이어왔다. 노량해전에서 출발한 ‘대장정’은 노량해전으로 끝났다. 왜군과의 7년 전쟁을 마무리하는 승리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장렬한 죽음이 겹치는 장면은 비장미가 엿보였다.
마지막회 가구시청률은 31.0%(에이지비닐슨미디어리서치). 가벼운 트렌디 드라마들이 자극적 설정으로 쉽게 끌어올리곤 하는 시청률과는 견줄 수 없는 수치다. 드라마 제작비 350억원에 투여된 연인원만도 2만여명이다. 비용 대비 효과는 단순한 숫자 이상이다. 역사를 놓고 여기저기서 벌인 크고 작은 토론도 뜻 있었다. 한국방송은 3~4일 제작 에피소드를 담은 토크쇼와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드라마와 함께 더듬어 가는 다큐멘터리로 이뤄진 특집 방송까지 마련했다.
자녀와 함께 보는 역사극 새 지평
인물 재해석 소홀은 ‘흠’
한계도 있다. 한국의 역사 드라마가 늘 그래온 것처럼,
막내린 ‘불멸의 이순신’
-
“중장년층도 함께 빠져봅시다”
카사노바에 정기뺏겨 늙어버린, 프란체 친구 역
5일부터 방영(밤 11시5분)되는 문화방송의 <안녕 프란체스카>(극본 김현희·연출 조희진·이하 프란체) 시즌 3에, 프란체스카(심혜진)의 동갑내기 친구가 등장한다. 50대 외모를 지닌 ‘이사벨’이 바로 프란체스카의 친구.
몇백 년 전 카사노바에게 온몸의 정기를 뺏겨 졸지에 50대 중년 여성처럼 늙어버린 ‘이사벨’ 역은 요즘 영화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는 김수미씨가 맡았다. 지난 1일 오후 문화방송 경영센터에서 열린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 기자간담회에서 김수미씨를 만났다.
“‘프란체’가 마니아가 많아서 시즌 3 출연 요청을 받고서 망설였어요. 시즌 3이 중장년층을 포함해 폭넓은 시청자층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고 해서 승낙했습니다.”
김수미씨는 “‘내가 시즌 1·2를 보니까 처음 보는 시청자들이 스토리를 이해하기가 어렵겠더라”며 “특히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안녕 프란체스카’ 5일부터 시즌 3… 합류하는 김수미
-
드라마, 다큐멘터리, 토크쇼 등 TV 방영 컨텐츠의 DVD 타이틀(이하 TV-DVD)이 미국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최근 닐슨 비디오스캔에서 조사한 자료를 인용하여 TV-DVD 시장이 지난 해에 비해 26%나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TV-DVD 타이틀의 출시량은 전체 DVD 출시량의 7%에 불과하지만, 올해 8월 21일까지의 전체 판매량의 1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늘었다.
TV-DVD의 인기 비결은 기본적으로 미국 시장이 컨텐츠의 구입 문화가 발달한데다가 현재 방영 중인 인기 프로그램은 물론 추억의 고전 프로그램까지 폭넓은 컨텐츠를 갖추고 있어 모든 연령대가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평균 21달러 13센트에 팔리는 영화의 단품 DVD에 비해 TV-DVD의 평균 판매가는 45달러 10센트로 2배가 넘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도 이익이다. 따라서 각 출시사는 블록버스터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소위 ‘대목용 타이틀’은 쇼핑 시즌
미국, TV-DVD가 잘 나간다
-
#4. “너 정말 삶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냐” “네?” “니가 그렇게 썼잖아, 일기장에.” 1987년 4월
공포에 질린 운동권 피의자 박명식과 능숙한 고문형사 김영호가 마주한 고문실. 그리고 전혀 엉뚱한 질문. 가학적이고 악랄한 형사, 평범한 서민 가장의 두 얼굴 사이에 김영호는 첫사랑에의 그리움을 아주 짧지만 진하게 드러낸다. 그럴 때마다 그는 다리를 전다.
=나는 관객이 여기 와선 김영호에게 동화되기를 바랐다. 최소한 연민은 가기를 원했다. 그런데 가장 악랄하기도 해야 한다. 이때부터 내가 너무 힘들어졌다. <초록물고기> 때는 나는 이야기를 빠져나와서 계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내가 빨려들어가 있었다. 특히 4번째 장에선 괴롭고 힘들었다.
-김영호가 박명식의 뺨을 때리는 장면은 그냥 징그럽고 끔찍하다. 왜 그렇게 찍었나.
=그 장면 찍기 전날 잠을 못 이루고 내내 악몽만 꿨다. 힘들었지만 그날은 특히 그랬다. 나는 이 장면은 이야기의 맥락보다 고통의
이창동을 만나다 [2]
-
이창동 감독은 느리다. 말도 느리고, 동작도 느리다. 정신도 느린 것 같다. 1980년대 중반에 소설가 생활을 시작했는데, 아직 90년대에도 도착하지 않은 사람처럼 보인다. 동료들이 왕창 빠져나간 지 오랜인데도 이창동은 어쩐지 80년대를 서성이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그의 두 번째 영화 <박하사탕>은 심지어 거꾸로 간다. 김영호라는 사내의 20년사를 일곱 토막 내어, 시간의 역순으로 배치했다. 맨 마지막 장면은 1979년, 그의 나이 스무살 시절의 어떤 하루다. 속도의 계율을 아예 걷어차내는 짓인데도, 이창동은 “첫사랑의 순수한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그랬다고 태연스럽게 말한다.
누군들 첫사랑이라는 말만으로도 가슴젖지 않으랴. 하지만, <박하사탕>을 통해서 그곳에 이르는 건 심란함을 각오해야 한다. 본래 맑고 착했던 청년이 완전히 부서지는 과정을, 그것도 역순으로 목격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가슴아픈 일이다. 더구나 이 여정에는 한국 땅에서 살아온 사람이면
이창동을 만나다 [1]
-
“진정 무서운 것은 지금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이 아닐까”
지난 6월18일 드림웍스 스튜디오에서 웨스 크레이븐을 만났다. <나이트메어>와 <스크림>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공포영화 감독인 그는 지적이고 차분한 말투의 노신사였다. 영화 트레일러만을 본 뒤, 소수의 국제부 기자들과 함께 작은 회의실에 앉아 오붓하게 담소를 나누었다.
-한동안 영화를 만들지 않고 쉬었다.
=한 2년은 쉰 것 같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회로> 리메이크를 디멘션 영화사와 만들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진행이 어려웠다. 사실 100일 이상 촬영을 했는데 스튜디오와 마찰이 좀 있었다. 운이 없었나보다. 그리고 심장측관이식수술을 해야 했기 때문에 1년을 더 쉬어야만 했다.
-<나이트 플라이트>는 호러영화가 아니다. 이제 호러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나.
=그런 건 아니다. 단지 지금은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에 관심이 더 많을 뿐이다. 당장 호러물을 만들고 싶지
<나이트 플라이트>와 웨스 크레이븐 [2] - 감독 인터뷰